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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변우석 더보이즈
인스피릿 전체글ll조회 1870l 16

지난이야기 (수정덜됐지만..그래도올리는..)

 

 

 

 

 

 

 


"…씨발"

 
믿을수없는광경에 꿈뻑꿈뻑, 눈을 감았다가 느릿하게떳다.


이게무슨상황인걸까? 머릿속 회로가 멈춰버린듯아무것도 기억나지않는다.
도저히 제 머리로는 이해할수없는 상황이었다.눈을뜨자마자 물밀려오듯 밀려오는 습기와 쾌쾌묵은 썩은냄새.제 눈앞에 널브러져있는 시체들,  그리고 -


' 스윽 '


제 발목에 찰떡같이 묶여있는 쇠사슬까지.

 

 

[인피니트/다각/추리물,호러물 ] shadow of the day ( 부제: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십니까 ) 

 


모든게 최악이었다.
묶여있는 발목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는상황에다가 지끈거리며 아파오는머리까지,땀에 절여진 와이셔츠는 옷 너머 제몸을 훤히 드러내주고 있었다.
 

씨발씨발씨발씨발 -  이게 대체무슨일이야. 무한 욕짓거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꾸욱 눌러담고는 호원은 자신의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그러자 제 눈앞에 보이는 어린아이시체와,머리가 반쯤파여 죽은시체, 손목이잘려있는채로 고통스러운얼굴을 하고 죽은시체,눈을뜬상태로 죽은건지 근처엔 여기저기나있는 손톱자국이 나있는 시체등등의 차마 눈뜨고 볼수없는 광경에 두눈을 질끈감고 외마디욕을 곱씹으며 다시눈을뜨자 그들의 몸속을 기어다니는 구더기까지 눈에띄었다.

제기랄.


모든게 정말 최악이었다.썩은내라도 좀 덜나면 나을텐데…

이뤄질리없는 바램을 접어두곤, 우선 여기있다가는 자신도 이들과 같이 이곳에서 썩어갈지도 모른다는생각에 곧게앉아 자신의 발목을 바라보았다.


'짤랑짤랑'

가볍게 발목을 비트니 녹슨쇠끼리의 마찰소리가 들려온다.내가 무슨죄수도아니고,경찰한테 쇠고랑이라니-
제발에 엮어있는 쇠고리를 보며 피식피식. 한쪽입꼬리를 쓰윽 올리며 픽픽 바람소리를 흘려댔다.

아마,이상황에서 웃음이 나올수있는건 근 6년동안 지긋지긋한 형사생활을 겪어온 지독한 경력덕이랄까?
이곳을 나가면 나,이호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감방에 가둬다 콩밥을 먹이겠단 다짐을 하곤 그는 쇠사슬을 풀 궁리를하기시작했다.

 

'이걸어떻게 풀어야하나… '


생각에빠진듯한 그는 한참뒤 슬쩍 입꼬리를 올리더니 희열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 역시 난 천재야"


' 스걱스걱스걱 '

 

잠시후 자만에 찬 말을 뱉은그의주변에서는 소름끼치는 쇠와쇠끼리의 마찰소리가 한참이어지다가 ' 쨍' 하는소리와 함께 동시에 멈췄다.녹슬어있는 쇠사슬은 제 자신옆에 곱게누워있는 어린아이시체에 손에 쥐어진 낫 으로 끊어내는 행위에 비롯된 소리였다.


고맙다아가야-
짤린 쇠고리를 뿌듯하게 보던 호원이 반듯이누워있는 어차피 듣지도못할 아이의시체에게 쓸때없는 말을 던지고선 끊어진 씨익웃었다.
아직 두 발목을 옭아메고있는건 여전하지만 두다리사이의의 연결고리가 끊겨 걸어다니는데는 지장이없으니 굳이 다 잘라낼필요없다는 결론을 내린호원이 비척비척 일어섰다.

어차피 다잘라내봤자 귀찮은 일이니 패스.

일어나 제옆에서 썩어가는 시체들을 뒤로한채 무작정 방문앞으로 걸어나간 그는 걸을때마다 덜렁거리며 제발목을 쳐대는 쇠사슬이 거슬리는지 자꾸만 제발목을 쳐다보며 꿍시렁거렸다.'에이 그냥 다자를껄그랬나?' 잠시 쭈구려 앉아 쇠고리를 메만지던 그는 자리에 앉자 더욱더 고약하게 제 코를 찌르는 역겨운냄새에 질색하며 다시 일어서 묵묵히 문앞으로 걸어나가 방문고리를 비틀었다.
 

'철컹'


혹시나, 하는마음에 기대에 찬 손길로 문고리를 돌렸으나, 당연하다는듯이 잠겨있는 방문에 그는 조용히 표정을굳혔다.
그래, 될리가있나-안열릴것이라고 생각은했지만 막상 현실이 이리되니 막막해지는 호원이었다.


내가 어디가서 원한사고 다니는짓은 안한것같은데….
곰곰히 깊어지는생각에 골머리가 날때쯤 지지직거리며 방안의 스피커가 울렸다.


아주 소설이구만,밀실에서 나오는 스피커.
뭐 당신은 여기에 갇혔으니까 알아서 기어나가라 이런뻔한 내용이겠지,한심한표정으로 구석에 박힌 스피커를 쳐다보았다.

 

" 지지지직크크크ㅡ지지지직… "

첫마디가 기분나쁜 웃음이라니-
짜증스럽게 구석에 설치된 스피커를 노려보자 그제야 그는 기분 나쁜웃음을 멈추고  제대로된 말을했다.


-기분이 .....새롭나..... ?...


뭐,새롭냐고? 지랄도 병이다이새끼야-

작게 욕짓거리를 뱉고는 아까 득템한 낫으로 저 스피커를 부숴 버릴까 생각하다가 나오는 다음말에 귀기울였다.


- ..당신이....여기서.. 나갈수있을것같아....?

 

 

 

 

 


-좋....아..그럼..나와...숨바...꼭질..을......하는...거......야

 

 

 

 

 

 

 

 

 


-나를...찾으면..나가게...해주지.........................단

 

 

 

 

 

 

 

 

 

 

 

 

 

 

 

 

 

 


-..........그전에..............니가.....살아....있을지....

 

 

 

 

 

 

 

 

 

[출구는 오직 나뿐이다] 라는말을 끝으로 꺼져버린 스피커.

 

뭐 저런 미친새끼가 다있어 입밖으로 나올뻔한 말을 꾸역꾸역 넣고는 찾아오는 적막함에 또다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곤 생각에빠졌다.

출구는 지뿐이라는 별 도움안되는 말을 한뒤 꺼져버린 스피커탓에 꽤 골머리앓게생겼다.
분명 폭발장치같은것도 있을텐데.. 뭘알아야 행동할텐데 말이지.

 

막막하다.

 

어느새 제 주위는 더욱더 까맣게 물들어있었다. 지하도 밤을타나?
썩은내는 줄어들 기미가 없는지 더욱더 악취를 품어대며 두통에 한몫했다.
여름이라그런지 더욱더 빨리 진행되는 부패때문에 미칠지경인 호원은 짜증스럽게 제앞에 있는 문을 발로 차곤 참아왔던 욕짓거리를뱉었다.

 

" 콩밥먹을 각오해라 이개새끼야-! "


거세게 발을 움직여서인지 잘린쇠사슬의 일부가 제발목을 쳐대는 바람에 멍이들긴했지만, 분이안풀리는지 여전히 씩씩거리며 욕한자리를 되풀이하던 호원은 잠시후 아무 소용없다는걸아는지 벽에기대어 눈을감았다.

여전히 제코를 찌르는 썩은냄새에 표정을 굳힌 호원이 이제 이정도면 익숙해질때도됬는데..라며 작게 중얼거리곤,쩝- 아쉬움에 입맛을다지며 또 다시 주위를스캔했다.
아까 어린아이시체에서 발견된 낫처럼 이 방을 나갈수있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우선 이곳에서나가야 스피커목소리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을테니.

기대어있던 벽에서 일어나 다시금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정도 익숙해져버린 어둠에 주위는 꽤 잘보이는 편이었다  아주 꽤. 냄새는 여전했지만.


슬슬움직여볼까나-

바닥에서 발을떼어 다른쪽으로 이동하려는 찰나,


" 으윽 "

" ! "

 

이동하다 무심코 밟아버린 손목에서 나는소리에 깜짝놀라 쪼그려앉아 신음을흘린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살아있었으면 꽤 인기좀 많았을법한 반반한얼굴의 소유자였다.

쯧쯧, 어쩌다가 이리됐누. 안타까움에 그를 흔들어보았다.
죽었니 살았니, 흔들흔들.

신음을 낸것보면 분명 살아있는게 맞을텐데-


그를 흔들어보았지만 아무미동이없었다.

 

 

사람아닌가…?아니면…

 

 

여러가지생각들이 떠올랐지만 이내 도리질하고는,한번더 손을 내어 남자를 흔들어보았다.


" 저기..."

" 쉿 "

으악,깜짝이야!
갑자기 내민손을 잡아 자기쪽으로 끌어당겨버리는 남자의 행동에 그에게 안기는꼴이 되어버렸다.

젠장, 살아있었어? 아니 그건 둘째치고 남자끼리뭐하는거야.

 

짜증스럽게 남자를 올려다보고는  다시 일어나려는 순간 남자는 내게 조용히 읊조렸다.

 

" 살아나가고 싶으면 좀 가만히있어."

 

뭐라는거야. 계속 이렇게 안겨있으라고 ?
갑작스러운상황에 당혹감도잠시, 확 밀려오는 짜증에 충동적으로 주먹을 꽉 쥐곤 녀석을 치려다 생각했다.

어쨌든 그도 사람이니 적어도 같은편아닌가? 괜히 해쳐봤자 좋을것 없기에 소리없는  한숨을 뱉고는 얌전히 주먹을 풀곤 가만히 그에게 안겨있었다 .

 


나는 내 스스로에게 놀라고있었다.
자신이 이토록 감정적으로 변해져있다니
무슨상황이던 이성적이었던 그였다 모든것에 냉정하고, 단호했다.


내 눈앞에 닥쳐있는 현실이 두려운걸까…


또다시 복잡해져오는 머리에 조용히 눈을감고 그에게 안겨있었다.


은은히 들려오는 그의 심장박동소리에 혼란스럽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것 같았다.
어디로 튈지 모를만큼 사나웠던감정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기에.


한참후 그는 나를 밀어내며 말했다.

 

" 녀석들은 움직임에 예민해 "

" ? "

" 쟤네 시체아니라고 "

" !!! "

 

눈이 커다래져 그를 쳐다보자 그는 피식웃으며 말을이어갔다.


"내가 이틀동안 관찰해본 바로는 녀석들이 행동하는 시각은 자정부터 새벽6시 사이야 "

" 무슨소리야 "

" 일종의 좀비라고보면돼. 시체야맞긴하지만 완벽한시체는아니니까"

"…"

잠자코 들으며 녀석이 하는말을 머릿속에 새기고 있었다.
어느것이든 이상황에선 도움이 될테니.

 

" 녀석들은 스피커가나오는동안  소리때문에 움직임을 느낄수없었어"

"…"

" 너를 노리던녀석도 쇠소리에 잠잠해지더라고 "

 
" 소리엔약하고 움직임엔 강한가보지?"

 

끄덕.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했다

 

그나저나 이틀이나 관찰했다니.

게다가 내가 일어난뒤 했던 행동을 다본거야?
의문에 찬 눈으로 그를바라보자 그는 마치 제 마음을 읽은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니가하던거 다봤어 "


" .. "

" 뭐,그리 놀랄것까지야."

 

 

 

대체 이녀석의 정체는 무엇일까.

 

 

 

 


 

 

 

 

 

 

 

 

 

 

 

 

 

 

 

 

 

 


-

 

 

녀석과 합세해 좁은 방안을 돌아다닌지 한시간 조금지났을까, 조금은 밝아진 주위에  수월하게 몇몇개의 물건을 수확했다.

짭짤한데 ?

 

낫, 라이터, 10원짜리동전, 깨진 거울,빈 유리병  등등 보잘것없어보이지만 필요할때가 있겠지 하며 한곳에 밀어두곤 털썩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렇게해서 언제나가려나.

 

 

" 조금 쉬었다하자 "

 

끄덕.

말없이 끄덕이곤 제 옆에 앉는 그.
이렇게보니 잘생겼네-
인정하긴싫지만, 정말잘생겼다.

그를 바라보며 호원은 궁금한듯 물었다.

 

 

" 이름 "

 

" ? "

 

" 이름이뭐냐고 "

 

" 그런거없어"

 

 

귀찮다는듯 말하는 그의 모습.

얼레, 이름이없다니.?  왠지모를 오기가 발동한 호원은 그에게 끊임없이물었다.

 

" 이름."

 

"..."

 

" 이름 "

 

"..."

 

" 이름 "

" 없다고"

 

허,이놈 보게나.
이름이없다며 뻔뻔하게 저를 쳐다보는 그의모습에 호원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 이름이없다고 ? "

" 끄덕"

" 나이 "

" 한 2000살쯤 됬나?"

 

이새끼가 지금 장난하나,아마 이녀석이 범죄자였으면 파일철로 녀석의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호이트훅을 날렸을것이다.
얼굴은 정상인데, 멘탈은 정상이아닌것 같은 그의모습에  표정을 굳히곤 입을떼었다.

 

 

 

 

" 장난해? "

" 진짠데."

 

아무런 표정변화도없이 ' 사실임 ' 이란 뉘앙스를풍기는 그의모습에  슬슬 오기보단 짜증이 나기시작했다.

 

 

" 이름도없고 나이는 2000살 ? "

" 아마 ? "

 

에라이, 구라도 작작쳐라 시발놈아.

못믿겠단 표정으로 그를쳐다보자 그는 나를보며 말했다.

 

 

" 이호원 27살 . 형사? "

 


아니,뭐야?
말하지도않은 제신상이 남의입에 오르락거리는게 기분이나빳던 호원은 표정을 찡그리곤 물었다.

 

"니가 어떻게알아 "

 

 

호원의 물음에 답할생각이없는지,대꾸도 안한채 반대쪽으로 몸을돌려 드러 누워버리는 남자의모습에 호원은  짜증과함께 점점 그의 정체에대한 의문이 증폭했다.

 

 

" 궁금해하지마 알꺼없어."

 

마치 독심술이라도 한것마냥 눈을감고 제쪽은 쳐다보지도 않은채 입을여는 그를보며 허. 하고 허탈한 웃음을 내뱉었다.

어차피 더이상 물어봐도 대답해줄것같진 않기에 조용히 체념하고 그의 정체에 대해생각했다.

뭐야, 지가무슨 초능력자라도 되는거야 뭐야.

 

번뜩.

 

 

그의정체에대해 열심히 생각하는 도중 등뒤쪽에서 느껴지는 무언가의 빛에 호원이 반사적으로 고개를틀어 뒤를보았다.
 

" !! "

뒤를 돌아보니 천장을향해 솟아있는 한줄기의빛에 놀라 벌떡일어나 주춤거리며 서있자 누워있던 남자가 슬며시 눈을뜨더니 말했다.

 

 

" 아침인가보네."

 

"? "

 

"햇빛들잖아. "

 

 

그의말에 자세히 창문쪽을보니 문틈새에서 조금의 빛이 새어나오고있었다  깨진 거울에 반사되어 V자모양으로 생겨있는 빛.

완벽히 지하는 아니었나보군.


 
호기심에 가볍게 옷에붙은 먼지를 털어내곤 창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창문으로 가보니 판자 하나가 나사로 단단히 박혀있었다.

 

 

' 톡톡 '

 

조심히 창문을 두들겨보니 쇠창살 창문인지 한쪽에선 막힌소리가 한쪽에선 빈소리가 났다.
뜻하지않는 수확에 입꼬리를 비틀고는 판자를 가볍게 흔들어보았다.
이 판자를떼면 썩은내도 어느정도 밖으로 나갈것같은데, 빛도 들어올테고.

 
판자가 허술하면 좀 좋아?  쓸떼없이 튼튼한 판자떼기를 보며 호원은 혀를 끌끌찼다.

그럼 나사라도..하며 나사를 메만지자 그나마 나사는 허술했다.
판자를떼어낼수있는 가능성이 높아지자 저절로 입가엔 미소가지어졌다.

좋아좋아.

여기서 드라이버가 있으면 더 좋을텐데말이지. 그것이아니더라도 사이에 끼워놓고 돌릴수있는것이 라면…
잠깐, 끼워놓고 돌린다?
순간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10원짜리 동전에 호원은 짝.하고 손바닥을치며 달려가 동전을 집어왔다.

 

 

 ' 끼익 끼익 끼익 '

 

동전과 나사를 맞물려 돌리자 끼익 거리며 돌아가는 나사,힘주어 계속 돌리고 있자 나사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난 천잰가봐,씨익웃으며 자만에 찬 말을 뱉고는 손을올려 위쪽나사에 동전을 대었다.

 

 

' 탁'

 
순간 나사에손을댐과 동시에, 제발목에서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손길에 온몸이 감전되듯 큰 전율이 밀려왔다.
뭔가 하고 내려보았더니 흉악스러운 얼굴을 한 하나의 시체가 자신의 발목을 죄고는 귀까지 찢어진 입꼬리를 올리는 모습이 눈에보이자 기겁한 호원이 시체의 얼굴을 걷어차버렸다. 


" 씨발!!!! "

 

저만치 나가떨어진 시체가 화가난듯 팔로 호원을향해 걸어오자  놀란 그 가 일어나 깨진거울을 집어들곤 호원의 곁으로갔다

 

' 다다다다다다 '

" 제길."

"아오 !!!!자정에서 새벽6시에만 움직인다며!! "

 

흥분한 호원이 그에게 소리치자 그는 말없이 깨진거울을 시체의 얼굴에 비췄다.

 

 

" 꾸에에에에엑 "

 

고통에찬 신음소리와함께 재가 되어사라진 시체를 보며 그는 말했다.

 

" 규율을 어겼어 "

 
" 뭐? "

 
" 여기있는 시체들 모두다 "

 

뜬금없이 뭔소리를하는거야.

도통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해대는 그의모습에 호원은 신경질적으로 팔을올려 다른 나사를 풀었다.

 

' 끼익끼익끼익'

 

또다시 끼익 거리며 돌아가는 나사.

어느새 마지막 4개째 나사를 풀고있는  호원에게 그는 말을건네었다.

 

 

 " 이름..궁금하댔나 "

 

 

"......."

 

" 김명수야 "

 

 

탁.
그가 자신의 이름을 말함과 동시에 떨어진 4번째 나사.

오랫동안 붙어있었는지 나사를 풀어도 그대로 붙어있는 판자에 호원이조심히 손을올려 판자를떼어내자 강한빛이 내부로 들어왔다

 

 

 

 

" 꾸에에에에에에엑 "

 

 


 
여기저기서 들리는 기분나쁜소리에 뒤를돌아보니 재가 되어 흩어지는 시체들의모습들에 말없이 그모습을 보고있었다.
햇빛때문에그런가?

한참이나 그 소리가 계속 이어지더니  곧이어 잠잠해졌다.

주위를둘러보니 몇구의시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다 사라져있는 시체들의모습들에 호원은 안심하며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언젠가 좀비들은 햇빛에 약하다는 말을 들은적이있다.

사실이었군,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사실일까? 하고 의혹을 품었었는데 이런곳에서 해결되다니-

무언가 뿌듯해지는 호원이었다.

 

시체들도 좀 사라지고 썩은내도 덜하고 무엇보다 그의 이름을 알아낸 호원이 기분이 좋은지 벽에기대어 베실베실 웃어댔다.

여전히 머리는 아팠지만 그래도 이제조금 숨통이 트인것만같아 훅 하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 후 - "

 

무언의 안도감과 숨을 내쉰 호원이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곤 명수를 쳐다보았다.

 


" 김명수야."

제이름이 불리우자 아니꼽던표정을 풀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호원을 쳐다보자 그는말했다.

 

 

 

" 나이는 말 안해주냐."

 

 


궁금한건 못참는 호원이었기에.

 

 

 

 

 

 

 

 

-

 

 

뚜벅뚜벅.

한치앞도 보이지않는 깜깜한 이곳을 걷는 두사람.
기나긴 복도를걸으며 두사람의 발걸음은 마치 이곳에 둘밖에없다는걸 증명하듯이 주변을 발소리로 메꾸었다.
끝이없는 복도를 걸으며 우현은 겁이났는지 성규에게 더욱더 밀착하며 말을붙였다.

 


" 형 "


" 응 ? "

긴장감이 역력한 그의 떨리는목소리에 움찔한 성규가 애써 담담한척 답했다.

 

" 우리..살수있겠지 "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곤 애써 밝게 웃어보며 그의 대답을기다렸다.
두려웠다 이상황이, 여긴 대체 어디일까 왜 내가 이런곳이있는걸까.

어느때와 다름없이 자고일어나 눈을떴는데 이런곳이다니.
정말 씨발스럽게도 이꿈같은 상황은 현실이었다


모든것은 변함없이 여전했다.
 제 곁에있는 예쁜 그의 모습도, 마주잡은손이 꼭 잡혀있는것도 뭐같은 이상황만 뺀다면…

 

 

저도모르게 그와 잡은손에 힘이들어갔다.
미친듯이 불안해져오는 마음에 나약해지면안된다 스스로 다짐하며 자신을 굳혔다.

 
누군가가 분명 장난을 친것일것이다. 장난치곤, 너무 심하지만 이건 정말 현실성이없지않나?

 

 

" 우현아 "

"... "

" 살수있을꺼야. 아니 살수있어 "


" .... "

 


" 우린 반드시살아 "

 

 


불안감에 산만해진자신과는달리, 차분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성규의모습에 우현은 내심 뿌듯해진다.
이래서내가 좋아한다니까?
그의 확신의 찬 말에서 불안함에 요동치던 제 마음은 언제그랬냐는듯 잠잠해졌다.

 

" 형...."

" 그럴려면 여기서 나가야해 "

"..."

" 우선 주위를 좀 살펴보자."

 

싱긋웃으며 제게 말을건네는 그의모습에 자신도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이 거지같은상황도 사랑하는 제 연인 김성규와 함께라면 무엇이두려울까-

 

믿음.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었다.

 


한참을 걸어 기나긴 복도를 걸어나오니, 로비와 같은 곳이 두사람을 반겼다.
이제야좀살겠군,어두침침했던곳을벗어나 조금은 밝아진 주위에 긴장감이 조금은 풀어지는느낌이었다.


 
 

" 호텔이었나보네 "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쪽에 가득히걸려있는 객실키를 쓰윽 쳐다보곤 그에게 말을건네었다.
곧이어 성규도 그것을 발견하곤 궁금한지 우현을 이끌어 그곳으로갔다.

 

" 가서 제대로 살펴보자"

 


어어?함부러 행동하면 안된다고-
우현은 성규에게 이끌려가며 소리쳤다.
사실, 무서워서 그랬다는건 비밀.

의외로 겁이많은 우현이 성규가 그곳으로 자신을 끌고가자 겨우안정됐던마음이 불안함에 또다시 빠른속도로 뛰기시작했다.
갑자기 뭐가 튀어나올까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자신과달리 성큼성큼 걸어가는 성규에 우현은 기겁하며 그를제지했다.

 

" 형.. 조심히..조심히 "


그의말을 들은건지 못들은척한건지 여전히 무식하게 발걸음을 하는 그를보며 괜히 뻘쭘해진 우현이 뒷머리를 벅벅긁었다.
에잇,내가너무 약해보이나 ?
성규가 자신을 겁쟁이로볼까봐 걱정가득인 우현은 결심한듯 성규를 앞질러 걸어가기시작했다.


괜한 허세였다.

 

" 우왁!!!!!!!!엄마 !!!"


" 뭐야뭐야, 왜그래 "

 


지나가던 바퀴벌레 한마리보고 엄마타령 할정도면 말이지.

 

 

 

 

-

 

'203호'

어느새 도착한 키 박스 앞에서 두사람의 발걸음은 멈췄다.
살펴보니,203호라 적혀있는 수많은키들이 놓여있었다.

무슨 같은호실키가 이렇게많아? 투덜투덜.
아까의 참사가 창피했는지 우현은 얼굴이 벌게진채로 소리쳤다.
그사이 키박스앞으로 가 열쇠를 살펴보던 성규가 중얼거렸다.


" …키에적힌 한문 "

" ? "

성규의말에 저도 그곁으로가 키를살펴보았다.

분명 숫자는 같은 203호인데 무슨 알아보지못할 한문이 뒷면에 써져있었다.
모두 다른한문이 적혀있는 키들에 어떤것이 진짜 203호 키인지 알수없는 상황.
자연스레 굳어지는표정에 알수없는 짜증이 치밀었다.

 


"일이 복잡해지겠는걸."

 


작게 중얼거린 성규가 주변을 살피다가 카운터위에있는 메모지와 만년필을 발견하곤 우현에게 소리쳤다.

 

" 우현아, 저기 메모지랑 만년필좀 "


알았다며 카운터앞으로가자 약간 더럽혀진메모지와 오래된 만년필이 우현을 반기고있었다.
메모지를 집어들자 문득 눈에들어오는 문구에 자세히 쳐다보자 보이는 [1978년 2월3일 현성씨생일] 이란문장.


뭔가 찝찝한 마음에 가볍게 찢어버리곤 찢긴 메모지구석지에 짧게  볼펜을 그어보았다

잘나오구만, 큭큭.
개구지게 웃고는 나름 만족하며 성규에게 그것들을 건네자 그는 고맙다며 그대로 메모지와 볼펜을들고 번호키뒷면에있는 글씨를 차근차근 내려적었다.

 

" 뭐하려고 ?"
" 우선 한문들을 적어보게 "


잘보이진않지만 달빛에 키를비춰가며 성규는 꼼꼼히 색깔을 메모지에 적어나갔다.

 


"子,丑, 寅,卯,辰,巳,年,未,申,酉,戌,亥 "

 


서로다른 글자들에 정신없이 써내려가다보니 위와같은 한문들에 성규가 한숨을 푹. 하고 쉬었다.
이게 뭔지.이 키들에 어떤단서가있을턴데 그것을 모르니 답답할뿐이었다.

그옆에서 성규가 하던걸 지켜보던 우현은 글자가보이지않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성규에게말했다.

 


"여기는 어두우니까 밝은곳가서 봐보자"

 

 

땅이꺼져라 한숨을 내뱉던 성규는 우현이 하는말에 끄덕이며 로비중앙으로 가려는 찰나 어디선가 기분나쁜 노이즈음이 들려오자 발걸음을멈췄다.
뭐야.소리가 나는곳을찾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휘젓던 성규는 또다시 들려오는 소리에 표정을굳혔다.
 

 
 
 

"..지지직....크크크크큭..지직.."

 

 

갑작스런상황에 놀란우현이 굳은성규를 자신의 품에 가둬두곤,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까의 겁은 다 어디로갔는지 저를 품에 가두고는 사방을 살피는 우현을보고 성규는 의외라는듯 굳은표정을 풀고는 그를 쳐다보았다.

두근두근.

들려오는 우현의심장소리에 멍-하니 안겨있던 성규는 또다시 흘러나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 기분이...새롭나 ..?

 


이건또 뭔소리래.
기분이 새롭냐니? 어떤미친작자인진몰라도, 정신이 제대로박힌놈은 아닌듯하다.

 

- ..당신이....여기서.. 나갈수있을것같아....?

 

 

 

 

 


-좋....아..그럼..나와...숨바...꼭질..을......하는...거......야

 

 

 

 

 

 

 

 

 


-나를...찾으면..나가게...해주지.........................단

 

 

 

 

 

 

 

 

 

 

 

 

 

 

 

 

 

 


-..........그전에..............니가.....살아....있을지....

 

 

 

 


 
 

[출구는 오직 나뿐이다] 라는말을 끝으로 꺼져버린 스피커.

 

 
 

두사람사이에 한참의 정적이흘렀다.
쓸때없는 말만 늘여놓고 꺼져버린 스피커에 성규는 원망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힌트라도 주던가.

 

"무슨 단서라도 줘야 뭘하든가 말든가하지. 짜증나고 좋네요."

 

불평아닌불평을 하는 성규의모습에 우현은 귀엽다는듯이 그를 한번쳐다보곤 다시금 로비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선 자신과 성규가 가야할곳은 203호실 인것같은데..

 

" 형 아까 그 메모지좀 "


스윽.

 
성규가 우현에게 메모지를건네자 그것을 건네받은 우현이 달빛에 메모지를 비추고는,거기에 적힌 글자들을 다시 되읊어보았다.

이래뵈도 한문은 꽤 자신이기에.
그러나 밤은 밤인지 제대로 보이지않는 글씨탓에 몇번이나 다시 보고는 힘겹게 그것들을 조합해보았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

 

 

" 성규형 "

" 응 ? "

"..이거 우리 나라12띠잖아."

" 12띠? "

" 아니, 그있잖아. 뱀띠 소띠 이런거 "

" !!!!"

그제야 떠올랐다는듯 성규는 손가락으로 '바로그거야' 라는 제스처를 해보이곤 신난듯 말했다.


" 남우현천잰데 ??? "

" 그럼.. 辰(진) 이라고적혀있는 키가 맞겠네"

 

올해가 2012 임진년 용띠니까.

으쓱거리며 말하자 해결됬다는듯이 눈꼬리를 접으며 환하게 웃는성규.

 

헤헤,내가 한몫 한건가 ? 자신만만해진 우현이 아까의 겁들은 어디갔는지 성큼성큼 키박스쪽으로가서 번호키들을 살폈다.
뭐야, 그렇게 어려운문제도아니었네.

그리고는 辰(진) 이라고 적힌 번호키를 꺼내서 몸을틀려는 순간 갑자기 밑에서 무언가가 기어나오며 힘겹게말했다

 

 

 

 

 

"그거...아니...에요...."

 

 


 


" !!!!!!! "

 

 

뭐야..!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되기도전에  놀란 우현이 번호키를 떨어뜨리자 순식간에 주위가 붉게변하면서 싸이렌이울려댔다.

 


[ 위이이이이이이잉 ]

 

 

 

 

 


머릿속을 윙윙 헤집을만큼 엄청난소리로 울리는 사이렌에 두사람은 급히 귀를 틀어막았다.
밑에있는사람도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 귀를틀어막으며 나왔다.

 

 


" 뭐야 !! "

 

소리의진동에 가구들이 충격이큰지 쿠쿠쿵흔들리며 심지어 몇개의 가구들은 쓰러져버렸다.
패닉상태에 빠진 두사람이 안절부절 못하자 남자는 두사람에게 손을내밀며 소리쳤다

 

"일어나요, 계단입구 막히기전에 가야해요!!"

 

 


의문에 손길에 불안하기도했지만 이상황에선 여기에 그대로있다간 고막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현과 성규는 재빨리 일어나 남자를 따랐다.

남자한테 끌려가 죽든,고막이 터져죽든 죽는건 메마찬가지일테니.
차라리 남자한테 끌려가 죽으면 2:1이니까 싸울수도있고,그게안되면 도망이라도 칠수있을꺼아닌가.

참 남우현다운 생각이다.

 

 

2층으로 올라오니 줄어든 사이렌 소리에 살것같다는 표정인 우현과는 다르게 성규는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여기저기를 살폈다
정적속에서 긴장감과 안도감이 교차하며 2층 복도를 말없이 걷는 세사람.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는 몰라도 이런상황이 우현은 답답했다.
이런경우도 처음이었고... 전생에 무슨죄를졌나.영문모를 일에 마음속 깊은곳에서 짜증이 솟구쳤다.

 

 

 


" 함정이었어요"

 


정적을깬건 정체모를 남자였다.

 


함정이라니?
뜬금없는 남자의말에 성규와 우현이 그를 쳐다보자 그는 싱긋 웃으며 입을열었다.

 


" 무슨키를 꺼냈어도 저런 상황이었을꺼에요 "

" !! "

 

 

저 남자는 무엇을 알고있는게 분명하다. 성규는 다가가 남자에게 물었다.

 


" 무슨소리에요? "

" 여기있는 방들못보셨나... ? 리더기가없잖아요.  "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차' 하는 두사람

 

 

"즉, 카드키가 아니라는거죠 "

웃으며 여유롭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  성규가 미안하다는듯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 미안..해요..우리는 그냥..나름추리한건데 상황이 악화됬네요 "


" 아니에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추측했었어요 "


괜찮다는듯이 이쁘게 웃는 남자의모습에 성규도 눈꼬리를 접어 웃음으로 답했다.

 

에이씨, 아무한테나 웃지말라니까.
속타는 우현의 마음을 아는지모르는지,헤헤 하고 웃는 성규의모습에 질투심이타오르던 우현은 괜히 남자한테 시비를걸었다.


" 근데 그쪽은 왜 아래에서 나왔어요? "

" 열쇠가 아래에있더라구요 "

 

짤랑짤랑


열쇠꾸러미를 내보이며 대답하는 남자에 우현이 바람빠진웃음을 허. 하고뱉었다.
이대로 지면안된다.

 

 


" 그래요?  "

" 사실은..처음에 이상한사람들인줄알고 숨어있었어요. 의도치않게 열쇠를 발견한거구요 "

그는 어느새 도착한203호 문앞에서 멈춰서곤 열쇠꾸러미에서 한열쇠를 골라잡아 그대로끼워넣었다.

 

 

'달칵' 소리와 함께 문이열리자 열린문을 거침없이 열어제낀 남자의앞엔 허름한 호텔방의 모습이 펼쳐졌다 저건 호텔이란표현보다 여관이란 표현이 더맞을것같은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의외로 깨끗했다.
가구들도,다른 물건들도 마치 새것같이.
누군가 방금전까지 머물고있었던것 처럼 미약한 온기도 느껴졌다.
기분탓이겠지?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들어가던 우현이 남자의 말에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 우선..좀 쉴까요? 각자다른방을쓰면 위험해질수도있으니까.."

 

 

남자의말에 애써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곤 고개를 끄덕이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 통성명이늦었네요 저는 이성종이에요. 나이는 25살이구요"

 

 

" 저는 김성규고 올해로 29살되네요"
" 남우현입니다. 27살이고 성규형이랑 연인이에요 5년넘게 사겼죠."

 


꼭 그런거까지말해야해 ? 들려오는 성규의 작은목소리에 우현은 모르는척 귀를 후볐다.
저녀석도 알껀알아야지. 짤막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다시 방을 둘러보는 우현.

 

 

낡은 침대와 화장대 ,조그맣게 딸려있는 화장실 이것도 호텔이랍시고 있을건 다있네..
피식거리며 어정쩡하게서있는 두사람을 그대로 둔채 화장실안으로 발걸음을옮겼다.

들어가보니 세면대와 변기통 그리고 작은 선반 하나가 자리하고있는모습에 씻을만한게 있나 싶어서 살펴봤더니 놀랍게도 자리하고있는 일회용 세면도구들.

샴푸,린스,바디워시,칫솔,치약 그리고 콘돔까지.

역시 호텔은 호텔이구만.
지나치게 친절한 물품들에 우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콘돔을 집어들어 주머니속에 넣었다
미래를 대비하는것도 나쁘진않지-
화장실 탐방을끝낸우현이 방으로 들어서자 그새 친해졌는지 정겹게 이야기를나누고있는 두사람의모습에 아까 얻은 콘돔을 오늘밤에써버릴까.
하다가 아직 어린 성종이를 위해서 꾹꾹 참아내곤 성규에게말했다.

 

" 형,욕실가봤어? "

" 아니 "

" 있을꺼다있던데, 오랜만에같이씻을래?"

분명 성규한테하는말인데, 눈은 왜 성종을 쳐다보고있는건지.
자꾸만 성규가 성종에게 정을주는것같아 기분이나빠진 우현은 마지막결정타를 날렸다.


뭐바람날일이야없겠지만, 바보같은 김성규는 제앞에서 속타들어가는 나는 못보고 계속 성종이와 가깝게 지낼것이니 성종이를 성규에게서 떼어놓게하는게 어쩌면 더 빠를지도.

이쯤하면 알아서 떨어질테지.
자꾸 성규랑성종이 엮이는것같아 거슬렸던 우현은 짗군게 웃고는 성규를 바라보았다.
그모습에 성규는 성규나름대로 부담스러웠다


다짜고짜 와서 같이씻자니,이녀석이  커밍아웃까지 모자라서 ...
능글맞게 물어오는 우현에 당황한 성규가 놀란눈으로  성종과 우현을 번갈아보자 성종은 웃으며 말했다

 


" 씻고오세요 저는 좀 자고있을게요 "

 

 

성종의 대답에 만족한 우현이 씨익웃으며 성규의 팔을 잡아끌었다.

짜식.그래도 눈치는있네

 

 

성규와 함께 욕실로 들어선 우현이 옷을 훌렁훌렁 벗으며 변기통에 옷을 곱게 개어두곤 수건두개와 선반에서 샴푸린스 바디워시 샘플을 꺼내왔다.
그사이 성규는 샤워기를 틀어 욕조를 대충헹구고는 거기에물을채우고있었다.

내가할께.어느새 일회용 세면도구들을 세면대위에 두고는 샤워기를 건네받은 우현이 맨몸으로 자신을바라보자 갑자기 부끄러워진 성규가 후다닥 달려가 옷을벗곤 변기위에 자신의옷들을 차곡차곡 개어뒀다.

"뜨거운물도나오네"

" 응.트니까나오던데"

 


어느새 안개로 자욱해진 욕실을보며 우현은 이상하다는듯 말하는 모습에 성규가 우현의옆으로 다가가며 대답했다.


무심결에 옆에있는 그의얼굴을보곤 우현이 움찔하고 고개를돌렸다
욕실에깔린 수증기 때문에 그런지 약간의 홍조빛을띄며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우현은 미칠지경이었다

 

오늘따라 김성규가 더 섹시해보였다.

 

" 큼..욕조안에들어가자 "

 

 

애써 아무렇지않게 말하고는 욕조안으로 들어가자 따라들어와 제 맞은편에 자리잡은 성규.
2인용 욕조인지, 성인남자2명이 들어가도 넉넉한 사이즈였다.


무의식적으로 다시금 성규의얼굴을보자 하얀 목선에 붉은 얼굴을보자니,미칠것같았다.

어이 진정하라구.

자꾸만 꿈틀대는 제 물건에 난감해진 우현이 눈을감고 욕조안에있는내내 애국가를 열창하며 애국자의 느낌을 만끽했다.
욕조의크기가 넉넉하다지만,성규가 살짝만움직여도 자신한테 그의살갗닿는탓에 겨우 이성의끈을 붙잡고있었다.

 

참아야하느니라.

 

" 우현아 "


"..."


" 우현아 ? "


겨우 버티고있는데 제이름을 불러대는 성규때문에 우현은 손까지 덜덜떨며 그를 보았다.

 


" 너아까 질투했지."

" 응..아니????? "

 

순간 헛나온 대답에 당황해서 소리를 빽- 질러버렸다.

 

이게 무슨상황이다냐. 놀라서 성규를 쳐다보자 성규는 베실베실 웃으며 말했다


" 다알아.귀여운것 "


손을뻗어 제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온몸에 소름이돋았다.

더이상은한계다 .

 


" 형"

" 왜 "

"...나 ..섯다? "

 

 

오늘이 날이구나.

 

-

 

 

 

 

 

 

 

얼마나잔거지.
잠에서 뒤척이던 성종이 일어나 창밖을 확인했다.

동이트려는지 밝아오는 날에 벌써 시간이이렇게 됬나? 하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주위를살폈다.
아직 두사람은 욕실에서 나오지않은건지 보이지않는 모습에 그동안 방이나 살펴볼까 하고 일어나려는순간 욕실에서 들려오는 괴성에 움찔하며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뭐지..?

놀란성종이 혹여나 무슨일이라도 생겼나싶어 욕실앞으로가서 문을 두들기려는 순간이었다.

 

 

 

"우혀나..흐으..아파 "

 


문밖에서도 선명히 들리는 신음소리와 살부딪히는 소리에 조용히 손을내리곤 머리를 긁적였다.
에잇.솔로는 외로워서 살려나 -
갑자기 더워진 성종이 탐색이나 마저 할겸 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화장대 앞으로가니 오래된것처럼 보이는 투명립글로즈과 더러워진 거울이 보였다.

 

뭔가이상했다.
다른건 다 새것같은데 유독 거울만 이렇게 더럽다니.

왜그럴까?
한참을 생각해도 나오지않는 답에 답답한성종이 의문을 뒤로하고 그아래에 서랍장을 열어보았다

 

 

"열쇠?"


서랍장 한견엔 녹슨 열쇠하나가 자리하고있었다.


챙겨둬야지.

작게 중얼거린 성종이 바지주머니안에 열쇠를 넣으며 일어나는순간 욕실문이열렸다.

 


눈가가 벌게져서 나오는 성규형과 팔자주름을 내보이며 웃고있는 우현이형.

하여튼 둘다 못말린다니까.

고개를 가로저으며 두사람에게 다가가 말했다.


" 이제 저 씻어도되죠?"


"응, 따뜻한물나오니까 목욕해도되 "

 

 

 

 

욕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식지않은 두사람의 열기와 자신을 반기는 비릿한 냄새에  순간적으로 욕이 나올뻔했다

겨우 내리누르곤 도저히 이상태에선 샤워를해도 개운하지 않을것같아 세면대로향했다

 

대충세수만해야지.

물을 틀자 느껴지는 차가운감촉에 성종은 뽀득뽀득 얼굴을 씻어내곤 거울을 보았다.


김에낀 거울은 뿌옇게 변해 제얼굴이아닌 불투명함을 띄고있었다


" !! "

 

 

 

 

 

 

 

 

 

 


-

 

 

 

 

 

온몸의 감각이 아득히 멀게만느껴진다.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려보니 보이는 낯선광경에 움찔하며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일으켰다

 

" 아야야 !! "


손목에서 느껴지는 아픔과동시에 반쯤일어났던몸이 도로 제자리에 누워져버렸다
그제서야 제손목을 바라보자 두손목에 자리잡고있는 수갑하나.

 

 

수갑의 한쪽고리는 제손이 한쪽고리는 .....

 

 

"으음..뭐야아..."


" !! "

하얀손목을타고 올라가 시선을 옮기니 옆에 보이는 모르는얼굴에 하마터면 악!하고 악을지를뻔했다.


아니, 넌 누구니세요?
창문틈새로 들어오는햇살에 눈이부시는지 얼굴을 한번 찡긋, 하고는 뭐야아..라는 혼잣말도 중얼거린뒤에야 나를보고 눈이 커지는그


" 누구야 ?!"
" 너는누구세요?? "

 

서로의모습에 놀라 동시에 도망가다가 손에채워진 수갑에의해 다시 원위치로 온 두사람.

바보같긴,어쩜 두사람이 이렇게 똑같을까

 

 

 

 


" 그..그러니까 성열씨도 여기가 어딘지모른다구요?"

" 저도 눈뜨고 일어나니까 동우씨랑 여기 이렇게 !! 수갑채워진채로 있었다니까요 "

 

 

 

어느새 통성명까지 마쳤는지 열띤 토론을 하는 두사람의 모습은 마치, 흡사 몇년만에 동창을 만나 수다를떠는 흥분한 아줌마들 같이 익숙한모습이었다

 

" 그럼우선 여길나가야하는데..."


짤랑짤랑.


" 이 쇠고랑은어떡하죠 ? "

 

 

정말이지 찰떡궁합인 두사람이었다.

 


-

 

 

간단한 자기소개와,상황파악을 마친 두사람이 본격적으로 이곳을 탐색하기시작했다.

수갑때문에 어쩔수없이 붙어있게된 두사람은 역시나 굳건히 닫혀있는문에실망한듯 주위를 둘러보며 이곳의 용도에대해 추측하기시작했다.

 

" 연회장 같은데..."

 

성열이 허리를 굽히자 당겨오는 손목에 인상을 찌푸린동우가 되물었다.

 

" 연회장이요? "

 

" 네, 프로젝터도있고.. 앞에 스크린도있고..별것들이다있네요 . 이것보세요 "

 

아까 허리를 굽힌용도가 이것이었는지 성열의 손바닥위에 올려져있는 프로젝터리모컨.
이게뭐지?
동우가 의아해하면서 리모컨을 보자 성열도 덩달아 호기심가득한 표정으로 그것을 한참이나 쳐다보며 말했다.

 

 

" 한번..켜볼까요? "

" 켜봐요!"

 

 

동우가 대답하자 성열이 결심한듯 리모컨의 전원버튼을 꾸욱눌렀다.
꾸욱꾸욱. 눌러도 아무변화가없자 성열은 실망했는지 리모컨을 쥔손에서 힘이 빠졌다.

 

" 아무변화도없네요.."

" 이리줘보세요 "

 

아무반응없는 리모컨에 동우가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성열에게 리모컨을 건네받았다.
건네받은 리모컨을 이리저리살피던 동우가 뒤쪽을 확인하더니 당황한듯 말했다.

 

 

" 건전지가없네요..이러니 안켜질수밖에.."

"건전지야 찾으면되니까요."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는 성열이 긍정적으로 대답하자, 동우도 헤프게웃으며 답했다

 
" 으헝헝, 빨리찾아봅시다"

 

동우의말에 성열이 고개를 끄덕이곤 주위를 살폈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무너질것같이 위태위태한 연단과, 곰팡이가피어 꺼림칙해보이는 탁상과 의자만이 뒹굴뿐 건전지와 그외 쓸만한것은 찾을수가없었다.

그때 ,

 

 

" 연무기도있네요..?"

 

이제 성열이 허리를굽히면 저도 알아서 허리를 굽히며 묻는동우.

 

"연무기가뭐에요?"

" 식장에서 안개효과? 같은거 낼때 쓰는거에요"

" 우와- 성열씨는 많은걸알고계시네요 ?"

" 아아..아르바이트 경력이많아서.. "

" 성열씨덕분에 많은걸알아가네요 "

 

새삼스럽게, 뒷머리를 멋쩍게 긁적인 성열이 말했다.

 

" 그럼..이거 한번켜볼까요 ? 혹시모르잖아요"

 

성열의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우가 말했다.

 
" 근데 콘셉트를 찾아야할것같은데.."


연무기끝에달린 선에 동우가 조심스럽게 묻자 성열은 웃으며 답했다.

 

" 콘셉트는 아마 연단근처에있을꺼에요,그래야 사용하기 편리하니까요 "

 

아아,알겠다는듯 동우가 연단쪽으로 발걸음을옮기자 성열도 동우를따라 연단쪽으로 향했다.

 

성열의말은 정확히 일치했다.

연단 근처 왼쪽 모퉁이에 자리잡은 콘셉트에 동우가 감탄을하며 말했다.

 

" 우와..역시 경력의힘?! "

 

동우의 말에 성열은 연무기의전선을 콘셉트에 꼽고는 그 를 돌아보며 미소진채 말했다.

 

 

"이제 변화를 기다려보죠."

 
 

 

[ 니들만없었어도 난 행복했어 ]

[ 엄마가미안해,이런 모자라고 힘없는 엄마라서 미안해.. ]

 

가슴이 짓눌린듯 먹먹해진다 .

 

어느새 뿌옇게 변한 주위, 순간 머릿속에울리는말에 성열의 몸이 잠시 휘청거렸다.
역겨워... 덜덜 떨려오는몸에 자꾸만 다리에 힘이풀렸다.
정신차려야해. 아무리 다잡아도 자신의 의지와는다르게 전보다 더 떨려왔다.

그 모습에 동우가 괜찮냐며  성열의 어깨를잡자 성열은 흠칫하며,순간적으로 동우의 손을 쳐내었다 .
그와동시에 떨림이 멎은 제몸에 성열이 숨을골라쉬며 저도모르게 경계적인행동을 한것에대해 놀라있었다.
 

" !! "

 

" 미..미안해요 동우씨, 순간적으로.."

"아니에요..."

 

갑작스런 성열의 행동에 어색해진 두사람이 한참을 말없이 연무기만 바라봤다.
왜그런거야이성열- 분위기가 풀어지면 꼭 사과하겠노라 다짐한 성열이 주위의 변화가있는지 살피기위해 여기저기를 둘렀다.

 

 
" 앗!"

 

순간 파랗게 뜬 불빛에 성열이 놀라 탄성을 지르곤 그것을바라보자 동우도 놀란듯 그쪽을 보았다.

프로젝터에서 나오는듯 직선의 불빛에 동우가 이끌리듯 그곳으로 향했다.

 

스크린을 들춰내보니 보이는 네개의건전지.
손이닿지않는 동우가 낑낑대며 그것을 잡으려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성열이 가볍게 그것들을 떼어내곤 동우에게건네었다.

 
성열의손에담긴 건전지와 그의얼굴을 번갈아보던 동우는 고민하다 건전지를 제손에 쥐었다.
그리곤 와아- 하며 아이처럼 웃고는 말했다.

 

" 찾았다" 

 

 

 

 

***

 


 

 

 

[When you have eliminated the impossible, whatever remains, however improbable, must be truth]


 

이것이무엇일까요?
리모컨에 건전지를 끼워넣고 전원버튼을 누르자 스크린에 뜬 한문장.

스크린에 떠있는 문구를 가만히 올려보던 성열이 동우에게 물었다.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것..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그것이 진실이다"

 

" .."

" 셜록홈즈의 명대사라고 꼽힐정도로 유명한 대사죠 "

" 우와-별걸다아시네요 "

 

" 평소에 책을자주읽어서.헤헤 "

동우가 멋쩍은듯 머리를 긁적이며웃자,성열도 따라웃었다.
아까의 어색한분위기는 대체어디갔는지 그전과같이 활발한분위기에 성열이 안도감을느끼며 동우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 아까는..죄송했어요 "

" 에에,뭐가요 ? "

"부축해주셨는데...."

 "아!괜찮아요 "


 

또 헤벌쭉웃는 동우의 모습에성열은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를 응시했다.
나는 늘 억지로웃는데
동우는 아무걱정없이 진심으로 웃는것같아 부러워졌다.

 

한없이 내자신에게 되묻던 말.
'행복하니?' 그질문에 나는 수없이 같은대답이었다. '한때는'

행복하지않다 기쁘지않다 웃을수없다.
절때 그럴수없다. 내가살아있는동안 그감정은 절때느낄수없다.
다시돌아갈수없기에 행복할수도 기쁠수도 웃을수도없다.
놓쳐버린 시간앞에서 나는 한없이작아졌으니,시간에묶여 추억에묶여 한사람을 죽인 죄인.

그틀안에갇혀 도망가기 바빴던사람이니까-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결국 그자리였다.
관심받고싶어서,사랑받고싶어서 가식투성이에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상처받기싫어서 귀를막고 눈을감아도 사람들의 시선과 비난은 나를 더 지치게했다.
안그런척 안힘든척 온갖척으로 나를감싸고 살았다. 이성열은없었다.

 

 

 

그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아무힘이없어 제앞에서 죽어가는 엄마를보고도, 엄마와 나를죽이며 미친듯이 웃던 새아빠란 작자한테 아무것도할수없었다

제게 아무말없이 돈다발을 던지며 홀연히떠나버린 아빠란 사람까지도.

 

 

엄마와아빠는 18살에 나를낳아 기르셨다고한다

내가 너무 벅찼던아빠는 엄마와 나를버렸고, 엄마는 자신보다 10살 어린 남자를 남편이라고 데려와살았다

이때까진 모든게 행복했다

적어도.

 

 

 

" 죽어버려 !!!!"

 

실성한듯 이성을잃은 눈동자와 미친듯 같은말을 반복하며 웃어제끼던남자는  어느새 기름통을들고와 집안 여기저기에 들이붓고있었다.

 

" 현성씨..!!

" 이씨발 !!!!! 왜 내인생에 끼어들어 !!!! "

 

"흐으윽..."

" 니들만 없었어도 난행복했어 !!!!!!!!! "

 

남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던 엄마의 손길도 잔인하게 뿌리친채 남자는  성냥불을 켰다.

 

" 죽어버려,더러운것들 "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남자의모습도, 울면서 나를 끌어안던 엄마도.

 

 

사람들은 내가 살아난것이 기적이라고했다.

하지만 난 늘 그사람들에게 하지못할 답을 꺼내 되풀이하였다

 

기적따위, 바라지도않았다고

 

 
조여오는숨통에 가슴을 팡팡 쳐댔다.
숨이가빠왔다,시야가 뿌옇게변하더니 무언가 흘러내렸다.

 


가슴아픈 과거를 되새기던 성열의촉촉히 젖은눈가를 본 동우가 당황한듯그에게물었다.


" 으에..? 성열씨 왜울어요 ?"

" 안울어요 "


애써밝게 눈가를닦고 아무렇지않게 웃어보이자 동우가 찡그리며 말했다.

 


" 성열씨바보네 "

" ...예 ?? "

" 슬프면서 왜 억지로 좋은척해요 "


"..."

"그냥 성열씨.자기 자신 그대로를 표현하세요 "

"..."

" 싫으면싫다. 좋으면좋다. 화나면화난다 "

 

 

동우의 따뜻한말에 울컥한성열이 울지않으려고 입술을 꼭 깨물었다.

제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며 말해주던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기에.그토록 원했던 관심과 사랑을 건네주던건-
애써 다시나오려던 눈물을 머금고는 환하게 웃어보았다.


바쁜세상속에서는 아무도 저를 봐주지않았다,그는 어딜가던 없는사람이었다

 

치밀어오르는 눈물에 결국 울음을 터뜨린 성열.
그모습에 동우가 가만히 그를 품에안고는 등을토닥여줬다.


" 적어도 자신한텐 솔직해져요 "


" 고마워요... "


한참을 동우의품에서 울던 성열이 팔로 눈물을 슥슥닦고는 마음을 추스리며 말했다

그때였다.

 


"..지지직....크크크크큭..지직.."


" ? "

갑작스런 노이즈음에 당황한두사람이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영상에서 나오는듯,아까의 영어문장이 사라지고 검은색정지화면을 띈채 섞여나오는 말에 동우가 경계하는눈빛으로 화면을 노려보았다.

 

- 기분이...새롭나 ..?

 


- ..당신이....여기서.. 나갈수있을것같아....?

 

 

 

-좋....아..그럼..나와...숨바...꼭질..을......하는...거......야

 

 

 

 

 

-나를...찾으면..나가게...해주지.........................단

 

 

 

 

 

 

 

 

 


-..........그전에..............니가.....살아....있을지....

 

 

 


[출구는 오직 나뿐이다] 라는말을 끝으로 꺼져버린 스피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두사람이 멍-하니서있다 갑자기 문쪽으로 뛰어가는 성열에 동우가 끌려가듯 문쪽으로 향했다.


역시,열려있을리없는문에 성열이 실망한듯 중얼거렸다.


" 아씨 "

"성열씨..! ."

손목이 쓸려아픈듯 동우가 찡그리며 말하자 성열이 동우생각은 미처못했다는 얼굴로 그는 동우에게 사과를건넸다.

" 으악!미안해요..마음이급해져서-"


성열의 사과에 동우가 씨익웃곤 이상한웃음소리로 답했다.


" 으항항. 괜찮아요!"


동우의 밝은대답에 성열이 재차미안하다는듯 또다시 사과를하곤,문을다시보았다.

 

"후..."


" 여전히 문은잠겨있네요"


동우가 한숨섞인목소리로 말하자 갑자기 숨을 크게들이쉰 성열이 뭔가 결심했다는듯 몸을 약간뒤로했다.

그모습에 동우가뭐하나싶어 그를계속쳐다보니문을향해 세게 발길질을하는 성열


'쿵'


"아야 !!!!!"


성열의 돌발행동에 당황한 동우가 문앞에다가서니 열쇠구멍하나만이 덩그러니 있을뿐 손잡이부분은 아예뚫려있었다
철로만들었는지,탄탄한재질로만들어있어 부실수도없는 상황에 짜증난듯 성열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 이걸 어떻게열라고 !!"

 

꽤나 발이아플텐데.

분이안풀린듯 씩씩대며 말하는 성열에 동우가 워워,하며 그를 제지시키곤 문을 더 살폈다

 


"발은 괜찮아요..?"

"..네 "

" 흠..우선 손잡이와 열쇠를 찾는게 먼저인것같은데..아무리 봐도 없으니..어딘가에 힌트가있을법도한데"

동우가 굳은표정으로 말하자 성열은 동우의 표정이 심상치않은게 제탓인거같아 애써 그것을 무마시키려던지듯이 말했다.

 

" 그럼 스크린에 힌트가있겠죠 !!!!"


" 스크린이요...?"

" 아까 저기에 글귀도떳고.. 음...검은색에도 많은의미가있으니까요"


" ... "


"예를들어서...뭐... 죽음재앙불행........."


이게아닌데.. 성열이 흠칫하며 동우를 쳐다보자 찾아오는정적

분위기를 살리려다가 오히려 더 망쳐버렸다

하여튼 입이 문제라니까.성열이자책하며 무심코던진 말에 후회를했다.


" 아..아님말구요 !! "


급하게 수습하는 성열의모습. 주워담는다고 담아질 말이아니지만..

하지만 예상과는다르게동우는 굳은표정을 풀곤 해맑은표정으로 입을열었다


"..권력이란의미도있고..겨울....그리고"


"..."

 

 

갑자기 말이끊긴동우에 성열이 그를 쳐다보자 그는 씨익웃으며 말했다


"북쪽 "


갑자기 '북쪽' 이란말을 하고선 박수를 짝 치는 동우의행동에 수갑에묶여있던 성열의손이 쓸려갔다.

 

깜짝이야. 뭐야?
성열이 약간의 신음을흘리자, 동우가 당황한듯 성열의 손목을붙잡고 물었다.


" 으악, 미안해요 .. 괜찮아요 ?"

" 에? 아..네네 "


" 성열씨, 스크린을 기준으로 북쪽으로서봐요 !! "

" ??"


신난듯 들떠말하는 동우의 모습에 영문도 모르는성열은 북쪽으로 몸을틀었다.


" 역시 그쪽이 북쪽이맞죠 ? "


그리고는 '가요' 란말과함께 성열을끌고 북쪽으로 향하는 동우.

그의행동에 성열은 여전히 영문도모른채 홀린듯 따라갔다.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있는테이블에 아래를 들춰보니 손잡이하나가 자리하고있었다


" 역시 "


동우가 성열을 쳐다보자 성열도 그제서야 이해한듯 벙찐표정으로 동우를 봤다.
순간 밝아지는 주위에 뒤를돌아보니 이번엔 스크린이 하얀배경으로 바뀌어있었다.


" 하얀색은....."

"..."


" ..."

" 서쪽 "

희열에 찬 동우의 목소리에 성열이 테이블을기준으로 서쪽으로서니 벽하나만 자리할뿐 별다른점이없었다
이것도 스크린기준인가.
자신감넘치게 말해놓곤 벽밖에없는상황에 동우가 멋쩍은듯 뒷머리를 벅벅긁고는 스크린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다시 서쪽으로 돌아서니 다른테이블이 자리하고있었다.


" 이번에도제발! "

식탁보를 들춰보니 보이는 은색의 작은열쇠에 동우와성열이 작게 탄성을 뱉으며 하이파이브를했다.


" 우와- 동우씨 진짜 천재에요 "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거듭 천재라고 자신을 칭찬하는 성열의모습에 동우는 부끄러운지 가만히 열쇠를 손잡이의 잠금부분을풀고는 문에끼워넣었다

 


이문을 넘어서면 다른 고비들이 들이닥치겠지

휘몰아치는 두려움에 동우는 망설여졌다.


이문을 열고 나갈것인가, 아님 겁쟁이처럼 나갈수있음에도 여기를 지킬것인가.

 

문고리를 잡고 생각에빠진 동우의모습에 성열이의아하다는듯 그에게 물었다


" 동우씨, 안나가요..?"


" 에? - 아 .."


성열의 물음에 동우가 결심한듯 손에 힘을주어힘겹게 손잡이를 돌리며 다짐했다.


더이상은 도망치지않을꺼라고.

' 끼이이익 '


쥐죽은듯 고요한 이곳에 문열리는소리가 울려퍼졌다.

문을열자 쏟아지는 달빛에 동우는 가만히 웃어보았다

 


[ 원래 웃음이많은사람이 더 상처가 많다는거아세요 ? ]

[ 그 상처를 웃음으로 가리려고 애쓰죠 ]

[ 그래서 매일밤마다 배게를 움켜쥐고 소리없는 눈물을 흘려대요 ]

[ 칼로 자신을찌르며 살아있다는감정을느끼죠 ]

[오늘밤에도 허공에대고 같은말을 되풀이해요 ]

[ 그리고 이말을듣고있을존재도모를 신한테간절히 빌고빌죠 ]

 


[ 나를 이 지옥에서 제발 꺼내달라고 ]

 

 

 

 

 

 

 

 

 

 

-


문을나서 밖으로 나오니 깊은밤임에도 불구하고 달빛이 밝은터라 어느정도 시야확보는 가능한상태였다


" 동우씨, 카운터쪽으로가봐요 "


성열의말에 동우가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기자 보이는 엉망진창인 카운터와 그주변들.

 

 


" 뭐야..여기 "

성열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키박스는 부숴져 형태를 잃은지오래, 그앞에 같은번호의 번호키들이 몇몇개는 깨진채로 바닥에 어지럽게 놓여있었다.

 

 

- 子,丑, 寅,卯,辰,巳,年,未,申,酉,戌,亥


이게뭐지?

떨어진 키 사이사이에 놓여진 메모지를 발견한 동우가 조심스레 허릴굽혀 메모지를 주워들었다.


"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 "


동우가 메모지를 주워 내용을읽자 성열이 그목소리에 고갤들려 메모지를봤다.


" 왠 한자일까요? "


" 그러게나말이에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라....우리나라12띠아닌가.
이게왜여기적혀있을까, 하다 조심스레 메모지를 어루만져보았다.


"!!"

무심결에 만진 메모지인데, 잉크가 번져버렸다.

잉크가 번졌다?

의문이었다, 잉크가 번졌다는것은 그게 아직 다 마르지않았다는것.
불과 몇분전에 그문장을 적었다는것이되고, 그렇게되면 이곳에 다른사람이 머물렀단 뜻도 된다.


이곳에 나와 성열씨가아닌 다른사람도 있다...
뭔가 느낌이 좋지않다.


" 동우씨, 저기에 뭐가있는데 가봐요 "


성열이 뭔가 발견한듯 탁자밑에 있는 종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동우는 메모지를 왼쪽주머니에 넣곤,그의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탁자밑쪽으로향했다

 


- 1978년 2월 3일 현성이생일


종이를 주워보니 정갈한글씨체로 쓰여있는 메모지의글씨.
보아하니 방금전 한자가쓰여있던메모지에서 찢겨나간듯 하다.


"..."

혹시이것도 그사람들이남긴걸까 싶어 메모지를 문질러보았지만,잉크는번지지않았다.
그럼,또 다른사람이 있단것일까.

점점 복잡해져왔다

일이어떻게돌아가는거야.
심란함에 동우가 눈을감고는 생각에빠졌다.


다른사람이라..

우리와같은상황인사람일까 아니면 아까 그 스피커에서나온 목소리의 주인공일까.

이상황에선 아무것도 확신할수없다.
우리와같은상황인사람이 남긴거면 탈출의 단서가될것이고 반대로 스피커에서나온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면 함정이될것이다.

착잡해져오는마음에 우선 '두고보자' 라는 결단을내리곤 천천히 눈을떴다.

 

아까부터 메모지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보던 성열은 말이없다.

동우가 그의얼굴로 시선을옮기니 그의눈동자는 사정없이 떨리고있었다.


 

 

" 성열씨.."

" 어..엄마 "

" 네..? "

"그..그남자..현....성"


동우는 영문도모른채 성열이하는말을 멍청하게 듣고있었다


" 성열씨..무슨말을.."

" ... "


메모지를 들고있던손을 파르르 떨며 성열은 떨리는목소리로말했다.

 

"엄마..글씨에요.."


이게 무슨일이야.
동우가 이상황을 이해할틈도없이 성열은 계속해서 넋을잃은모습으로 말을이었다.


"현성..그남자..."

"..."

" 새아빠에요."

" !! "


그럼 방금전에 다녀갔던사람들이 성열의 새아빠와 어머님이실까.
동우가 그에게 말을걸려던 찰나 성열은 계속 중얼거렸다

" 죽었어요...둘다"

 

그말에 한참의정적이흘렀다.
죽었..다?
죽었다니.동우가 놀라 커다래진눈으로 성열을 보자 그는 조금 침착해진목소리로 못다한말을 이어갔다.

 

" 그남자가..엄마를죽였어요...그리고..둘다죽었어요..."

 

 


그러니까 상황을정리하자면, 죽은성열의어머님의 글씨가적힌 메모지가떨어져있고 그메모지에는 성열의 새아빠의생일이적혀있었다.
혹시나, 아까 다른메모지를쓴사람과 같은사람일까해서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어 성열의손에 담긴 메모지와 비교해봤다.
적은글씨는달라도 확연히 글씨체는 달라보였다.

 

" 아..."


" 동우씨 우리잠깐만 ...아주잠시만...쉬면..안될까요?"

" 그래요,."

확실히 동우와성열은 첫만남때보다 지쳐있었다. 로비의 소파에 앉아 넋이나간듯 성열은 멍하니 허공만을 바라봤고,
동우는 그저 두개의 메모지를 바라보며 온갖추측을 하기시작했다.


다른사람과 다른사람이라.

그사람들은 어떤사람들일까, 어떤모습일까.

역시 연회장에계속있던게 나았을까.
뒤늦게 밀려오는 후회에 동우가 왼쪽팔을 이마에 얹고는 기대어 눈을감고 피로를달랬다.

 

 

" 동우씨 일어나봐요! "


 잠깐 눈만 감았다 뜬것같은데 어느새 밝아오는 주위에 동우가 눈살을 살짝 찌푸리곤 기대어있던 몸을 바로 새워 앉았다.
옆을보니 성열이 아까보단 진정되어있는 모습으로 자신을반겼다


" 흐에, 저 잔거에요 ?"

" 피곤했나봐요 동우씨. 더 자게둘껄그랬나.."

" 아니에요! 얼른 더둘러봐야죠."


자신과 만났을때처럼 밝아진 성열의모습에 동우도 밝게 대답해주며 일어서려고 했다.


" 근데..왼쪽손목상처..."

성열의말에 반쯤일으켰던 몸을 다시 앉히며 동우는 에 ? 하고 손목을봤다.


"아..."


흉측하게 남아있는 손목의 흉터.
여러개의 상처들을 보며 동우는 희미하게웃어보였다. 그날의 기억도 이제는 점점 무뎌지는듯하다.
사람이란 정말 이기적인것같다. 그사람이없으면 죽을것같더니, 시간이지나고 세월이 흐르니 어느새 무뎌져버린 기억이 미치도록허무했다.
피식웃곤 성열을 바라보며 물었다.


" 궁금해요 ? "


" 대답하기 힘드시면 안해도되요..."


" 저는...."

 

그게언제였더라.
아무렇지않다는듯 말을이어가는 동우에 성열은 눈이커다래져 그를 보았다.

 

 


***

 

 

" 왜그래.너 "

" 너는 내가 망가지길 바란것 아니었어?"

"..."

" 말해봐...너는.."

" ....장동우."

" 내가..불행하길바란거아니었어?"

 

결국 터져버린 울음에 동우는 끅끅대며 남자를 붙잡고 말했다


" 날...사랑하긴했어...?"

 

마음한켠에서 북받혀오는 감정에 동우는 말없이 고개를떨구었다.


외로웠다. 사랑받고싶었다.
내가사랑하는사람도 나를 사랑해줬으면했다.


주체할수없이 흐르는눈물에 동우는 힘없이 소리내어 말했다.


" 너도나와같았다고 .. "


"... "


" 장동우를 사랑했다고...."

"..."

"말할순없는거야 ?"


남자는 끝내 입을열지못했다.

허탈한 웃음과함께 동우가 자리에 일어서 힘겹게말했다.


" 미안착각해서."


너역시 나와 같은맘일꺼라 확신한 내가 병신이지.
동우는 씁쓸한웃음을 머금고 자리를 나섰다.

 

-


[4층입니다.]

층수를 알려주는 엘레베이터의말과 동시에 열리는문에 허겁지겁 동우는 402호라는 호실앞에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방으로 들어간 동우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손님에게 다가가 미안하다는말을 전한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었다.

그런남자는 늦은그가 마음에들지않는지 동우의 뺨을 내리치고는 머리카락을 한웅큼 잡고는 말했다


" 창놈주제에 "


남자는 거칠게말했다.
술을마셨는지 입에선 알코올냄새가 풍겨온다. 다가오는 입술에 동우가 순간적으로 입을 닫아버렸다.
그런동우의모습에 남자는 닿은입술을 살짝떼어놓고 말했다.


" 씨발,입열어 "


그말에 동우가 순순히 입을열자 진한담배향과 술에 찌든 남자의뜨거운혀가 그를 탐했다.
더러워. 제입안을 쓸어내리던 남자에게차마 못할말을 속으로삼킨 동우는, 제마음과는달리 반응하는몸에 미친듯이 화날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입술을 맞대고있던 남자는 동우를 바닥으로 밀쳐내고는 그는 급히 지퍼를 내렸다.

눈앞에 보이는 남자의것에 동우는 눈을 질끈감아버렸다.

더럽다. 이사람이 더럽고 나도더럽다.
내 살결에 스치는 더러운손길 .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만을 바랄뿐 내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없다.
벗어라하면 벗고 빨라하면 빨고 대라하면 대주는게 내 일이니까. 흥분한 남자는 동우를 탐하기에 바빴다. 그리고는 못참겠는지 동우의안으로 파고들며 격한 허리짓을 했다. 억지로내는신음소리, 그리고 이남자의 거친숨소리 .


모든게 역겹고 더럽다. 이사람도,그리고 내자신도.

 

그의 모습에 남자는 동우의 고개를 잡아올리고는 말했다


" 눈떠 "


거부하기엔 남자의 말투가 위협적이어서 어쩔수없이 동우는 눈을 떴다.

그의 모습에 남자는 입꼬리를 쓰윽올리더니 갑자기 동우의 옷을 뜯어내었다.


곧이어 바지까지 끌어내리고는 뭐가그렇게 급한지 바로 동우의 안속으로 파고들었다


" 악 !! "

 

갑자기 들어온 물건에 살이쓸렸는지 피가 흘러나왔다.

뻑뻑한 그의 안속을 남자는 거칠게 박아댔다.

 

" 악!!으..하.. "


엄청난 고통에 동우는 눈을 질끈감고는 몸을 덜덜떨었다.

아프다..아픈데...행복하다

이렇게라도 해야 내가살것같아서.
나는 돈받고 나를파는 더러운사람이니까.
발정난새끼들 욕정이나풀어주는 성노리개일뿐이고  사랑하는사람 한테 버림이나받는 못난새끼니까.
이렇게라도해야..내가 이럴때라도 쓸때있는놈인가해서..

덜덜떨며 동우는 남자의 어깨를 잡았다.


건조한 그의안속에남자는 안되겠는지 물건을 빼서는 침을 탁 뱉고 다시 세게올려쳤다.

 

" 웁!..."


다시제안을 밀고들어오는 그것에 동우는 입술을 꼭 깨물고 버티었다.

어째 이짓은3년째해도 적응이 되질않는다.


서로의 살이 맞부딪히는 음란한 소리에 어느새 달아오른 동우가 달뜬숨소리를 뱉으며 중얼거렸다

" 더..하으..더.."


그모습에 남자는 동우의 것을잡고박아대며 말했다


" 좋지 ? "


" ..."


" 더러운새끼.이 뒷구멍에 몇명이 박아댔을까"

"..."


"아니지..몇십명 ?.."

아무렇지않게말하며 더욱더 속도를 올리는 남자.


훨씬 더 부드러워진 동우의 안에서 남자는절정을향해 더욱더 거칠게 받아대었다.

그리고 한참을 달리던 엉겨붙은몸이 한동안멈췄다.


동우와의 관계가 만족스러운지 옷을 차려입고는 그 에게 돈봉투를 던지며 말하는 남자.


" 다음엔 신음소리좀 더 내봐 "

그리곤 나가버렸다.

 

바닥에 누워 한숨을 토하던 동우는 덜덜떨리는손으로 옆에있는 돈다발을 집어들었다.

"으으으..."


더러웠다.
미친듯이 자신이너무나 더럽고 싫었다.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 으으..으으..."


걷혀진 소매사이로 보이는 손목의 흉터도 보인다


모든게 뒤죽박죽이다.


" 으흐...흐흐흐.........."

 

바닥에떨어져있는 수많은사람들의 흔적들과, 옆에놓인 돈다발을 보면서 동우는 희미하게웃었다.

 


***

 

 


 


" 나는 나를파는사람이었어요 "

"..."

" 그사람은 내가 망가지길바랬어요."

"..."

"....자신만큼 "


미치도록 무덤덤한 동우의모습에 성열은 마음이아팠다.


" 철저하게망가져갔어요.."

"... "

" 사실내가 누구한테 솔직해라 뭐하라 말할처지는아니지만 "

"..."

"그래도 나는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는걸 느낄때마다 감사했으니까 - "

"동우씨"

" 다른사람은 나처럼 안됬으면해서..."

"..."

" 차라리 죽는게나을꺼라 수백번도 생각햇어요.. "

"...왜 그런말을하세요...."

" 내가 죽어도 기억해줄사람도, 울어줄사람도, 아파할사람도 없으니까 "

"..."

" 저는 이세상에 있어선 안될 사람이었으니까...-"

" 동우씨!! 그런생각말아요....동우씨가얼마나....... "

" 에이,나 동정하는거에요?"

두눈엔 눈물이 가득한데 입은 애써웃는 동우의모습에 성열이 안쓰러워 어찌할바를몰랐다. 가만히 그의말을 들어주며 애써 차오르는 슬픔을 억누를뿐.

"ㄱ..그런거아니에요 !!.."

" 흐에? 그래도 몸판건 후회안해요. "
"...."

" 사람들이 나를안을때마다..."

"..."

 

 

"행복했으니까.......그순간만큼은 그사람들한테 나는 쓸모있는존재였으니까요 "

 

 

 

 

 


" ..왜그랬어요"

"..에..?"

"자신을 포기하고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일인데..."


"에..저는괜찮은데...으항"


개구지게 웃어보이며 성열을 다독이는 그말이 왜이리 슬퍼보이는지.

 


자신을포기한채 살아가는것이 얼마나 힘든것인데..
모든걸 내려놓고 살아가는게 얼마나 아픈건지.
무엇보다 잘아는 자신이기에 동우의말에 제자신이아픈것처럼 아파왔다
물론 저도 힘들었지만 무슨사정인진몰라도, 저렇게잘웃는사람이..어쩌다저렇게 됐을까.
자꾸만 짓눌리는 마음에 주체할수없는 아픔이 나를 조여왔다.

항상 내가 세상에서 제일힘들고 아픈줄알았다.

남상처보다 내상처가 더중요했다, 사실 맞는말이지만.

 

 


"누구탓을하겠어요. 그사람을 좋아한 내잘못일지, 나를아프게한 그사람잘못일지"

"..."

" 누구탓을해야맞는건지는, 아무도모르죠.그래도...내가 그를향한마음은 진심이었으니까"

"..."

" 그마음준건 아깝지않아요, 비록 그사람이 진심이었는진몰라도 "

"...."

" 끝나버린 인연에 묶여 내 진심을 헛되게 만들고싶진않았거든요 "

 

헤헤. 또바보같이 웃는 동우의모습에 성열은 그가 안쓰러워 미칠지경이었다.

 


제 엄마도 그런걸까. 자신의몸을 불태우면서 마지막까지 내게 하던그말을 잊지못하겠다.

[ 엄마가미안해,이런 모자라고 힘없는 엄마라서 미안해.. ]
[ 그래도..현성씨원망하지마...이건 다 엄마탓이야..사랑해우리아들 성열아]

엄마를 죽음에몰아넣은건 내자신일까,아니면 그남자일까

만약 자신이 태어나지않았다면..엄마아빠는 지금쯤 어디에선가 잘살고있겠지,그남자도.
성열이 씁쓸하게 웃자 동우는 굳어서 씁쓸하게웃는 그의얼굴을 보며 한마디 더 덧붙였다


" 누구탓이라고 말할수없는건 그사람을 위했던 진심어린 마음때문이겠죠 "


동우의 말에 성열은 제손에잇는 메모지를 힐끗 바라보았다.
진심이라.. 엄마는 살면서 언젠가 내원망을 하지않았을까? 그리고 그남자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한걸까?. 그래서 그런말을한걸까?

모르겠다. 엄마가 저를 끝까지놓치않았단건 자신을향한 진심이었으니 그걸로만족.


쿨하게 한가지결단만으로 만족하며 히죽웃어보이자 동우도 그모습에 살짝 웃어보였다.

 

" 성열씨, 이제 슬슬일어날까요? "


어느정도 체력도회복이 된듯하고, 여기서 하루빨리나가야하니까.
동우의 말에 성열이 고개를끄덕이며 천천히 몸을일으켰다.

순간 성열의 신발코에 채인 만년필에 그가 허릴숙여 그걸 집어들었다.

" 흐음..만년필이네요"


먼지가붙은 볼펜을 성열이 한번 쓱 닦아내고는 두사람은 멈췄던발걸음을 다시 카운터쪽으로 옮겼다.
카운터에 다다르자 뭔가 이상하다는듯 성열에게 말을걸어오는 동우.


" 아까보니, 그 메모지와 한자가적힌메모지의 글씨체가 확연히 차이가났어요 "

" 네 ?"

" 아마 여기 저희말고도 다른사람이 더있는것같은데‥ "

아깐 연회장만 나가면 될줄알았는데, 새로운곳에서 길이막혀버렸다.
이런고난이 닥칠줄이야.그냥 계속 그대로있었던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어찌됐건 성열씨와 힘을모아 여길나가는게 우선이니, 주위를 휙휙 둘러보았다.
아까와같이 탈출의힌트가 어느정도 주어질것이니 직접 찾아보는수밖에.
동우가 생각에빠지는동안 성열은 손에담긴메모지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저희‥엄마도계실까요‥"


아까 자신의과거를털어놓자, 성열도 제게 그런말을해왔다.
자신의과거에 대해서.

비록 저와는 전혀다른케이스였지만...
돌아가신친어머니와,새아버지 그리고 친아버지에대한 이야기들.
아직 할이야기가 더 남은것 같아보였지만 동우는 성열을 다그치지않았다.
그저 스스로가 이야기할때까지 기다릴뿐.. 그게언제가될진몰라도말이다.

 


아니아니. 지금그런걸 생각할때가아니지
삼천포로가려는 생각을다잡고 다시집중했다.

성열의 돌아가신어머니의 글씨가담긴 메모지가 여기에있다.
지금여기서 주어진힌트는 이메모지두장뿐.
동우가 의심과혼란에 찬 눈으로 메모지를 번갈아 쳐다보자 성열이 그모습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 과거인가…"

"네?"

" 저희엄마는 돌아가셨는데..엄마 글씨가 여기 있으니까요.."

"..."

"이곳은 과거가아닐까요..?"


뜬금없이.과거라니.
뭐..틀린말도 아닐것이다. 이곳에 가둔사람도 정상은 아닌것같았기에.
과거든 미래든 현재든 이승이아닌곳이든 나가야하는건 똑같지 아니한가.

 

"여기가 어디건 우선나가는게 먼저일것같아요.. 힌트..가 어딘가 더 있을텐데.."


" 음..."

" 성열씨 "

" ..네 ?"

" 실례지만, 어머니와 남자분 나이가.."

우선 힌트가 두가지. 성열의 어머니로추정되는사람과 현성이란남자뿐이니, 그들의정보를 알고있는 성열에게 묻는수밖에없다.


" 78년생,68년생이에요 .저희어머니가 연상이시구요 "


10살차이구나. 78년생과68년생이면 원숭이띠와 닭띠.
어딘가에 한자를 적어야할것같아 성열에게 만년필을 건네받곤 메모지한쪽에  위와같은 순서로 띠한자들을 나열해보았다.


 申,酉,戌,亥,子,丑, 寅,卯,辰,巳,年

 

무슨의미일까 .
아무리봐도 답은나오지않았다. 답도안나오는 메모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으니 동우는 머리가 멍- 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옆에서 한참지켜보던 성열이 옆에서 동우에게 말했다.


" 동우씨!저기..뭐가있는데..."

" ? "

성열의 손끝을따라 시선을옮기니 뭔가가 적혀있는 A4종이한장이 떨어져있었다.
뭐든간에 이상황에선 도움이되지않을까싶어 그곳으로 향했다


" 설계도? "


뜻밖의 수확에 성열과함께 종이를주워 다시 카운터쪽으로돌아왔다.
성열이아니었으면,지나쳤을뻔했는데

역시. 경력자의힘?!

 

 

주운 설계도를 훑어보니 이곳은 지하1층과 지상10층으로이루어진 11층정도의 호텔이었다.


크기도 엄청크네.
새삼 놀라울정도로 큰 호텔의 규모에 동우가 오 하며 탄성을뱉었다.
예전엔 꽤 화려했을꺼란 생각을 하며 무슨도움이되지않을까 하고 한자가쓴인메모지와 설계도를 번갈아보며 생각에빠졌다.


申,酉,戌,亥,子,丑, 寅,卯,辰,巳,年 과 11층의 호텔.


11개의 한자.11개의층.

대충 제가 한 해석이 맞다면 저 순서대로 층마다의 키가 있는듯하다.
한층마다 방이하나씩있는건아니지만 모든키를꽂아보면 언젠간 열릴테니.

 

" 엇!! "


 
메모지와 설계도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동우가 알아냈다는듯이 탄성을내질렀다,
놀란 성열이 그를바라보자 입가에 웃음을 띄고는 헤헤 웃어보이는 동우.

 

 

"동우씨? 뭐알아낸것있어요?"

 

 

" 으음- 나름 추리를해봤는데, 성열씨 어머니와 남자분의 띠를 바탕으로 한자순서를 나열해봤어요. 총 11개의 한자들이 나열되었고, 이호텔의 층도11층이니까.."

"그럼..지하일층엔 거듭신(申)의 한자키가...맞겠네요?"


이해한듯 성열이 동우의 말을 이으며 웃어보였다.
바로그거죠.


뭔가 일이 착착 해결되는느낌이다.


"이제 한자키를 찾아봐요..여기저기흩어져있어서..."

고개를끄덕인 성열이 동우와함께 열쇠를 찾았다.


" 동우씨! 조오기 - "
" 으항.네네"


" 저기도 !!"

 

 

시력이좋은 성열이 여기저기서 열쇠를 찾아내는덕에 별진(辰)을 제외한 나머지키를 모두찾았다.

 


해가뜨려는지 점점밝아지는 주위에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수없겠다 싶어,동우는 열심히 주위를살피고있는 성열에게 말했다


" 성열씨!우선, 이키들로 다른사람들을 만나고 그사람들과와서 찾는게 나을것같아요..지체할시간이없어서.."

" 그렇게해요.. 음..어디부터 먼저갈까요 "

" 아래에서부터 위로가는건어때요?위로는10층이나있지만 아래는1층밖에없으니까..아래를 둘러보는게 더 빠를것같은데"

" 그래요!! 좋아요"


동우의 제안에 성열이 흔쾌히 승락하고는 두사람은 계단으로 향했다.


"아까 메모를 남겨둔사람이 위로갔는지 아래로갔는지 답해줬으면 더좋았을텐데"

" 흠..그럼 저희라도 남겨두고갈까요..? 엇갈릴수도있잖아요.. "

" 그건그렇네요 "


성열의말에 동우가 동감하듯 끄덕거렸다.


" 동우씨, 잠시만 만년필좀.."

" 아? 네네!"


성열에게 만년필을건내자 성열은 계단입구쪽 흰 벽에 크게 'B1' 이란 단어를 적었다.
여러번 덧칠해 'B1' 이란 완전한 형태가 보일때까지 적고는 만년필 뚜껑을 닫았다.

 

" 종이는.. 못볼수도있으니까..계단은 가면서 볼수있잖아요 "


싱긋.
웃으며 일리있게 말하는 성열의 모습에 동우가 함박웃음을 머금고는 답했다

 

" 역시 성열씨에요"

 

 

-

계단앞에서보니 음침한 모습에 괜시리 온몸에 한기가돈다.


"으으.."

성열이 무서운듯 약간 신음을흘리자 동우가 팔을 꼭 붙잡고는 괜찮다며 성열을 위로했다.


허나,자신도 겁먹은상태인데 누가 누구를 위로할것인가.

둘다 꼭 붙은채로 덜덜떨며 한계단한계단을 내려갔다.


으아, 거미가 왜이렇게많은거야.

제발밑을 기어다니는 거미들에 동우가 악 하고 악을지를뻔했다.
반면에 성열은 키가 큰탓에 자꾸만 머리에 거미줄이걸려 머리를 털어내기에 바빴다.

우여곡절끝에 지하에 도착한 두사람은 마지막계단을 내려와서야 휴. 하고 숨을내쉬고는 제앞에있는 방의 푯말을 쳐다보았다.

 

' 직원휴게실'

숨고를틈도없이, 제앞에보이는 푯말에 성열이 나즈막히말했다.

"과연..이곳에 저희와같은 사람이있을까요?"


성열의말에 동우가 말없이 아까 챙겨온 카드키를 주머니에서 꺼내었다.


" 있길바래야겠죠"


그리곤 문앞에 보이는 카드리더장치에 동우가 거듭신(申)의 한자키를 꺼내어 리더기에 꽂았다.

 


[♪♩♬]

 

-


" 야야.김명수야 "

" 왜 "

" 이 좀비는 왜안죽어 ?"


괜히 나이물어봤다가 정강이를까일뻔한 호원이 조심스레 물었다.


하여튼 성질머리하고는, 호원이 혀를 끌끌차면서 명수를 흘겨보았다.
자기는 내이름이랑 나이까지 다알고있으면서, 왜 내게는 안알려주냔말이다.


설마 내가 박명수라 놀려서그런건가?

삐쭉삐쭉. 입을 내밀며 호원은 퉁퉁거렸다


나보다 어리게생겼는데, 반말 찍찍해대는 이녀석을보니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 지금은 시체잖아, 움직일때만 햇빛과 거울에 효과를볼수있어,"

" 지랄맞네.아오 죽었으면 얌전히 저승에나갈것이지. "

"인과율을 감안하고 저렇게 버티는거지."

" 그게뭔데 ? "

" 그런게있어 "

" 그런게뭔데? "

" ..."

" 너 자꾸 치사하게 아까 박명ㅅ.. "


찌릿.
자신을 녹일듯이 노려보는 김명수의 눈빛에'뭐이새끼야'하고 되받치려다가 더안알려줄것같아서 얌전히 꼬리를내렸다.


" 궁금해 ?"

" 어 "

얌전히있자 몇분후 반응이오는 김명수의모습에 호원이 덥썩물고 연신 어 를 외쳐댔다
그모습에 명수가 한숨을 한번 훅.쉬고는 입을떼엇다.


"혼령들은 그들의 세상으로 가기 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이승에 머무르는데,

그런 와중에도 살아있을때와 마찬가지로 행동해. 여러가지유형도있겠지만 생전의 원한 따위로 살아있는 존재에게 해를 입히려는 혼령. 원귀들도 있겠지.

하지만, 그들에겐 법관도, 경찰같은것도 있을리 없잖아, 인과는 그들에게 일종의 질서야.

자신의 어떤 행위에 대해 어느정도의 책임이따른다는거지."


뭐? 뭐를 어째 ?
쉽게말할순없나. 호원이 귀를후비며 뭐냐는듯 명수를보자 명수는 뒷머릴를 긁적이다가 다시말을이었다.


" 한마디로 자신이 이승에서 해를입히면입힌만큼 저승에서 되돌려받는거야 "


아아.진작그렇게설명할것이지.
그제서야알겟다는듯 호원이 고개를끄덕거리자 명수가 피곤한듯 마른세수를한뒤 다시 말했다.


" 이좀비새끼 영혼들은 산사람의 몸을빼앗아들어갔어, 그래서 지금 이렇게 자신의 전생의몸으로 벌을받고있는거야 "


" 너는 별걸다안다 김명수야. "


" 그러게 "

 

자신의 얘기를해도 마치 제일이아니라는듯 태연하게 말하는 명수의모습에 호원이 기가막힌다는듯 한번쳐다보고 시선을거두었다.


저싸이코새끼, 내가 여기서탈출하면 저녀석 정보나 캐봐야겠어.

굳은다짐을하곤 무의식적으로 거둔시선에서 앞을쳐다보았더니,

타죽은듯이 온살이 까맣게그을려선 내장을 다들어내고잇는 좀비가누워있는 모습에 호원이 기겁하며말했다.


" 그럼 저 좀비들은 안없어지는거야?"

" 원한이 깊나봐. 순전히 악으로 버티는거지."

" 지독한새끼들 "

" 어찌보면, 불쌍한녀석이야"

"..."


" 특히 저여자 "

남은 3마리의 좀비들중 아까 호원이보았던 좀비를 가르키며 명수는말햇다.


딱봐도 그래보이는구만.
쯧쯧 혀를차던 호원은 뒷목을 벅벅긁으며 아무바닥에나 누웠다.


" 원한이고 나발이고 힘들어죽겠다. "


" 지금동트는데?"


" 알게뭐야."


동이트건 뭘어쩌건 나는 피곤하니 잠좀 자야겠다.
김명수 너는 옆에서 짖건 물건 알아서하렴.


쿨하게 호원이 눈을감았다.


***

 

 


[ 내선택이 잘못됬단걸알아.하지만 후회는안해 니사랑에 행복했고, 그걸로만족할게 ]


눈물로 번져버린 작은 메모지 안에는 그녀의 처절함이 고스란히 담겨잇었다.


[ 날 잊어 ]

진한 슬픔이 베어있는 마지막문장은 눈물에 번져있었고, 종이는 그녀의 마지막순간을 기억하는듯 심하게 구겨져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리운 목소리에 호원은 애써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며 나즈막이 말했다.


' 미안해 '


마지막까지 아픈기억을 안고갔을 그녀생각에 눈물은 주체할수없을만큼 흘러내렸고, 참아내려 하면할수록 찢어질듯 아파오는 가슴에 호원은 사진속 그녀를 바라보며 힘겹게 말했다.


' 미안..해....미안..해'


고개를 푹 숙인채 그 한마디만을 되풀이하는호원.

해맑게 웃고있는 사진속 그녀의 얼굴은 호원의 눈물로 차갑게 젖어갔다.

 

[ 갖고싶었어]


[ 안타깝지만, 피해자는 죽었어]


[ 결과야 상관없어, 그녀와나의 happy ending]


[ 목,팔다리가 잘려있었고, 가슴쪽엔 키스마크로 x가 새겨있더라]


[어쨌든 마지막은 나였잖아.]


그의얼굴과그녀의얼굴. 그리고 제게 잔인한말을뱉던 동료의 얼굴이 겹쳐보인다.

안되.... 안된단말이야..


"으으...으...."

 

***

[♪♩♬]


????

순간 들려오는 벨소리에 호원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꿈이었구나.
요새는 잠잠하더니. 후아.


그나저나 왠 벨소리래,잘못들었나?


한숨을 내리쉰 호원이 식은땀이흐르는 제이마를 닦아내고선 주위를둘렀다.

모든것이그대로인 모습에 살짝 안도감을느끼곤, 명수를찾았다.

그는 반대쪽 벽쪽에서 반대쪽에서 낫으로 무언가를 내리찍고있었다.


" 뭐야?"


일어나 명수곁으로간 호원이 물었다.


" 벽을 만져보는데 여기에 빈공간이 느껴지길래 부숴질까해서"


텅텅.

정말로 살짝 두드려보니 빈소리가난다.


의외의 상황에 재밌다는듯 씨익 웃어보이곤, 생각했다.


여기에 아마 이문을 나가는 열쇠같은게 숨겨져있지않을까 하고.
호원은 기대감에 아까의 악몽은잊고 그를 지켜보았다.


' 탁 탁 '


한참을 낫으로 벽을찍는 명수를 지켜보던 호원은 무너지기는 커녕 살짝 홈만난 벽모습을보자니, 답답해져왔다
남자가 힘을써야지 힘. 오만상으로 그를바라보던 호원은 벽을 찍으려던 그를 제지했다.

 


"벽부수려다가 날새겠네 새겠어"


그리고는 낫을 뺏어들어 다시 고쳐잡으며 얄밉게 한마디한 호원이 찍을준비를 마쳤는지 그대로 힘을가해 벽을 쳤다.


' 쿠쿵 '

두어번 벽을 내리치자 요란한소리를내며 벽은 무너져내렸다.


그모습을 뿌듯하게 보던 호원은 어느정도 먼지가가라앉자 보이는 무언가에 손을뻗어 꺼내들었다.

무너진 벽속에선 나온건 다름아닌 작은보석함


" 뭐야."

유용한물품인줄알았는데, 놓여있는작은보석함에 그가 먼지를 툭툭털며 말했다.


" 함부로 흔들지않는게 좋을거야"

옆에서 지켜보던 명수가 한마디했다.


나도알아임마.


항상모든일엔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거니까.

이안에 있는것이 폭탄일수도, 열쇠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천천히 보석함을 메만지며 그것을 열심히살피는 호원의모습을 보던 명수는 순간들려오는소리에 멈칫했다


[ 여기가아닌가봐요 ]

[ 다른곳으로 가보죠 ]


사람이다.

명수가 좀더 그 소리에 집중했다.


분명 사람의목소리다. 우리와 같은사람들일까? 아니면,우리에게 해를 가할 사람들일까.

 

[ 이쪽일까요 ? ]

[ 한번 해보죠 ]


자꾸만 들려오는 목소리에 경계심을 가진 명수는 한껏 문을 노려보았다.


" 야,야, 이것좀봐"

호원이 보석함을 살피다 아래에적힌 의문의 문구에 명수를 불러제꼇다.


야야 김명수?
아까부터 말이없던 그의모습에 뒤돌아 그를보니, 문만 쳐다보고있는 모습에 어이. 정신차려 . 하고는 그의얼굴앞에대고 손을 휘저었다.


" 쉿."

내젓던 손이 민망하게 손가락하나를편채 입으로 갖다댄 명수의모습에 호원은 손을 천천히 내렸다.


하여튼 지맘대로라니까.


저를 무시하는 그는뒤로한채 호원은 다시금 보석함을 살폈다.

 


[When you have eliminated the impossible, whatever remains, however improbable, must be truth]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것,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그것이 진실이다


한때 자신이 수사할때 참고했던말이다.

셜록홈즈의 명대사가 왜 이런곳에 적혀있는지.

 

[♪♩♬]

 

 

의문을 품은 호원이 좀더 보석함을살피다 . 순간 열리는 문소리에 놀라 문쪽을바라봤더니 왠남자두명이 서있었다.


" 으아!!!!"


명수와 자신을보고 놀란건지 두사람은 소리를지르며 뒷걸음치다 조심스레물었다


" 사람..맞아요?"


그럼사람이지, 뭐겠냐. 호원이 경계하며 두사람에게 말했다.


" ..뭐야당신들"

 

아까 스피커 그새끼들인가.
혹시나해서 바닥에둔 낫을 집어들곤 문쪽을 다시 쳐다보니 낫을든 내 모습에 기겁한 흑발의 남자가 손을내저으며 말했다


" 에? 저희도 이상한사람아니에요! 생존자들을 찾다가... "


그래도 여전히 경계의눈빛을 보내자,옆에있는 키큰남자가 수갑을 내보이며 말했다


" 으아,이거안보여요?"

 

그의말에 조용히 낫을내려놓고 명수를 쳐다보니 뭔가 알듯모를듯한 표정으로 그는 그들을 쳐다보고있었다.

그리고는 잠시후 그들에게 한발짝 씩 다가갔다.

'터벅터벅'

 

 

명수가 천천히 다가가자 두사람도 눈치를 살피다슬금슬금 안쪽으로 들어왔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짙어지는 고약한 냄새와, 구석에있는 시체의모습에 두사람이 흠칫놀란다.

어느새 발걸음을 멈추곤 주위를 보던 두사람은 구석에얌전히 누워있는 시체의 모습에하얗게질려 소리를쳤다.

 

" 으어 !! "

"아씨, 뭐야 !!"

그래그래. 밖에있을땐 이안쪽의 상황을몰랐겠지.

두사람은 구석에있는 시체와 명수호원을 번갈아보았다.


마치 우리가 그랫냐는듯 보는눈길에 기분이 팍상해진 호원이 미간을찌푸리며 두사람을보자, 슬슬뒷걸음치는 성열과동우.

?그모습에 명수가 피식웃곤 상체를 앞으로 내밀어 두명과 눈을맞추며말했다


" 장동우, 이성열?"


두사람의 이름인지 명수가 입을떼자 두사람을 살짝 놀란듯 눈이 커졌다.

그와 동시에 구석에있던 좀비중 한마리가 명수의 뒤를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뭐야..!!

당황한 호원이 명수를향해 외쳤다.

 

" 뒤에!!!!!!!"


그에 뒤를 돌아본 명수는 자신을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좀비의모습에 두사람이 다가오지못하게 제지시켰다.

도망갈생각도못햇는지 그대로 굳어서 어버버. 거리는 두사람에게

시체, 아니 좀비는 눈물을 흘리며 더욱더 빠르게 다가가고있었다.

 

" 꾸에에에에엑"


재빨리 깨진거울을 집어든 호원이 달려가 그들앞에서서 시체를 비추자시체는 괴성을 내며 괴로운듯 그자리에서 몸부림을쳤다.

원래는 타죽어야 마땅할 그것이 몸부림을치며 눈물을 흘리자 명수도 당황한듯 그것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그모습에 두사람역시 놀란듯, 흑발의남자는 으아아.하며 외면했고, 키큰남자는 눈을 크게뜨곤 두눈엔 눈물이 글썽글썽한모습으로 덜덜떨며 그것을 쳐다보고있었다.


난감하네.

햇빛도, 거울도안통하다니.그제서야좀비의모습을 살펴보니 아까 자신이 보았던 좀비였다.온몸이 까맣게 그을려진채로 내장을 내밀고있는좀비.

 

어쩌냐는듯 명수를 보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상황이 엿같이되어버렸다.

또다른 생존자를 만나자마자 이런 일이벌어지다니.

호원이 침착하게 거울과 햇빛보다 강할거라는, 그것을 대체할만할 물건을 찾았다.


동전은 나사를돌리다 이미 찌그러져버렸고, 남은건 낫, 라이터, 10원짜리동전, 깨진 거울,빈 유리병 이었다.

마땅한물건을 찾던 호원은 낫으로 찍기엔 무리다싶어 눈앞에보이는 라이터에 그것을 가져와 좀비앞에 켰다.


혹시모르잖아. 라이터도 햇빛처럼 빛이니까 되지않을까.


" 꾸에에에엑 "


괴로운듯더욱더 거세게 몸부림치는 좀비의 모습에 호원이 옳다구나. 하고라이터를 좀비에게 던져버렸다.


" 안돼!!!!!!!!!!"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라이터가 붕떠 좀비한테 향하는순간, 키큰남자 아니 이성열이란남자는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그들을제지하고있는 명수의 손을 쳐내곤 좀비에게 다가갔다.
졸지에 성열을 따라간 동우는 성열에게 끌려가다 무릎이쓸려 피가나고있었다.


돌발상황에 당황할틈도없이 좀비에게 다달은 라이터가 공중에서 펑 하고 터져버렸다.

굉음과 함께 불꽃이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타버린좀비는 어느새 잿가루가 되어있었다.


그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성열, 그는 잿가루를 만져대며 오열했다.


이게무슨상황이지? 상황파악이 안된 호원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성열을제외한 모든사람이 벙쪄있는상태였다.


그렇게 무서웠나?호원이 성열에게 다가가 그를 떼어내려할때 그는 떨리는목소리로말했다.

 


" 어...엄마..."

 

 

 

그옆에서 쓸린무릎을 만지며 아야, 하던 동우는 놀라 눈이 동그레져물었다.

 

" 어머니..?"


끄덕끄덕.
성열이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곤 이내 고개를 다시 떨궜다.


이상황을 알리없는 명수와 호원은 당황해 굳어있었고, 동우만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의말을건네었다.

 

" 괜찮..아요? "

" 흐..으...."


입술을 깨물며 터져나오는 울음을 삼키던 성열은 어느새 목놓아 엉엉 하고 울어버렸다.

그런성열을 한참이나 안쓰럽게보던 동우가 조심스레 제 뒤에있던 호원에게 말했다.


" 병같은거있나요..? 이거라도..담게"

동우가 잿가루를 가르키며말했다.


" 아."

호원이 짧은탄성을뱉고는 주위를 살펴 빈유리병하나를 발견하곤 동우에게 건네었다.

그것을받아 말없이 잿가루를 병안으로 밀어넣는 동우.

어느새 다담은건지  동우가 성열에게 유리병을 내밀며 굳건히 말했다.

 


"성열씨"

"..."


" 나약해지면안되요 "


말은 독하게 하지만 코끝이 빨게진 동우의모습에 성열이 눈물을닦고는 병을받아들며 애써 웃어보였다.

 

그런 동우와 성열의 모습을보면서 호원은 제가한일이 잘한것인지 갈등하고있었다.
성열의 어머니는안됬지만,모두가 위험해질수있는상황이었기에 -
잘한거겠지? 한숨을 쉬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좀비가된 성열의어머니라.. 명수의 말대로 규율을어긴걸까.
대체어떤규율이길래.

꿈틀.
호원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한번 생각에빠지면 깊이파고드는 성격인 호원은 이내 한숨을내쉬곤 애써 떠오르는생각을떨쳐내었다.
어떻게든답이나오겠지.

그리곤 시선을 돌린사이 틈새를타 피냄새를맞고 동우에게 다가가려던 좀비를 발견한 호원이 재빨리 낫을들고와 두사람의사이에섰다.

 

" 에?"

놀란동우가 호원의 팔을잡았지만 호원은 다급한표정으로 둘사이의 쇠고리를 낫으로 끊어냈다.


" 김명수, 거울!!!"

멍하니있던 명수가 호원의 고함소리에 놀라 재빨리 거울을 찾아 들었다.

그리고는 두사람, 아니 세사람에 달려드는 좀비에게 거울을 비추자 성열의엄마와는달리 좀비는 금방 타버려 잿가루로 남아있었다.


이제 남은좀비는 한마리였다.

 

 

 

 


 


 
 

 


 

 


 

 

 

 

 

 

 

 

 

 

 


 

 

 


 

 

 

 

 

 

 

 

 

 

 

 

 

 

 

 

 

 

 

 

 

 

 

 

 

 

 

 

 

 

 

 

 

 

 

 

 

 

 

 

 

 

 

 

 

 

 

 

 


 


 

 

[인피니트/다각/호러추리물] Shadow of the day :: before the 9 episode #(현성시점) | 인스티즈

 

[인피니트/다각/호러추리물] Shadow of the day :: before the 9 episode #(현성시점) | 인스티즈

[인피니트/다각/호러추리물] Shadow of the day :: before the 9 episode #(현성시점) | 인스티즈

 

 

 

 

 


오글주의보....

 

 

 

 

 

 

 

금 더 담담하게 너와의이별을 준비할순없는걸까.

덜덜떨려오는 손끝으로 하얀천을 끌어내리자 동시에 보이는 인정할수없는 그의모습에 주체할수없이 눈물이쏟아져나왔다.

 

 " 일어나김성규."

" … "

" 일어나서 무슨말이라도해보라고-!!!"

 

이미 차갑게 식어 뻣뻣해진 제연인의 어깨를부여잡고 미친듯이 흔들며  애써 눈앞의 상황을 부정해보지만, 부질없는 일일뿐.

굳게닫힌 두눈은 뜨여질 생각이없는지, 얄밉게도 너무도 편해보이는 그의모습이 이상황과 너무 모순이어서. 도저히 일어날수없는 일이라서 미친듯이 고개를 져었다.

 

거짓말이지? 응? 일어나란말이야.

 

빨갛게 부어오른 눈가를 신경질적으로 벅벅닦아내고는 애써 그와의 이별을 밀어내었다.

이럴줄알았으면 더 잘해주는건데.내게서 자꾸만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아니 그림자라도 내안에 조금 더 담아둘껄. 조금 더 기억할껄.

하염없는눈물과 마음속 빈공허함이 동시에 벅차올랐다.

 

웃고있는 사진속 그모습이, 지금 내앞에 나타나 웃어준다면 얼마나좋을까.

 

온기가 떠나가버린, 이젠 다른세상의 사람이 된 그의 차디한손을 마주잡고 한손으로는 편안히 눈감은 그의 얼굴을 메만졌다.

창백하게 질려버린 꺼슬꺼슬한 피부에, 파랗게말라버린 입술이 안쓰러워보였다.성규야. 왜이러고있어.

 

 

" 좋냐.김성규 "

" … "

" 뒤지니까 좋아죽겠어? "

 

허공에묻혀버린 질문을, 대답하지못할 질문을 수없이 되풀이하던 우현은 들려야할 대답이 들리지않자 체념한듯 고개를떨구며 말했다.

 

" 성규야."

" … "

"아니, 형."

" … "

" 내가 못받은 사랑만큼…"

 

잠시일어나 죽은이의 입술을 메만진 우현이 망설임없이 제입술을 가져다대었다.짧은순간이지만 

그순간만큼은, 제발 자신과 입술을 맞대고있는 그입술이 달뜬숨소리와함꼐 사랑한단 말이 나오길기다렸다.

 

우현이 성규에게 입술을 맞추자 옆에있던 장의사가 놀라 그를제지하려 일어섰지만, 그런건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성규에게 제 온기를 불어넣느라 정신없던 우현이 입술을떼고는 희미하게웃어보였다.

 

"  형,사랑까지 내가.전부 다 짊어지고 갈게."

 

사랑해. 마지막으로- 다시는. 얼굴을 마주하고 할수없는, 사랑해란말에 대답도 하지못할 김성규를 앞에두고 너무나쉽게. 그리고 너무나도 어렵게 인정해버렸다.

그와의이별을.

 

 

 

 

-

 

미적지근한 바람이 온몸을 스쳐지나가는느낌에 한숨을 훅-내려쉬고는 피식. 양쪽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예쁜미소를 지었다.날씨 참 좋다.

높고 푸른 하늘에 손바닥을 올려보이며 폴짝폴짝.뛰어보기도했다.

 

이렇게 손을뻗으면 잡힐까?

 

김성규를 보낸 뒤 의 하루는 참 뭐랄까.허전하다기보단 꽉차있는것같다.

어딜가든 제머릿속에 지독하게 자리잡은 김성규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어보이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 더러워

- 남자들끼리의 사랑? 그거 우리나라에도 있었어?

- 사회에서 사라져야할 존재들.

 

생전 저와성규를 지독히도 괴롭히던 음성이떠올랐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사랑하는건 당연한건데, 단지 당신들이하는사랑과는 좀 다르다는이유로 이미 서로의존재에 행복한 사람들을 죽일필요가있었을까

 



 메마른 입속에 차분히 아픔을 삼켰다.정말 사랑한게 죄라는 말이 맞긴맞구나-

인연이아니었던걸까. 어쩌면,우리는 그저 한낱 우연에 불과한걸까.길어져버린 우연에 얽메여 사랑이라 칭한건아닐까.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의형상과 바쁜 도시속 모습이 겹쳐보였다.내가 없어져도,이세상은 아무렇지않게 돌아가겠지.

내 죽음에 대해 슬퍼할사람도, 눈물흘려줄사람도  더이상없겠지.

 

빵빵거리며 속도내어 달리는 차들과,어디론가 바삐 걸어가는사람들. 단지 그것뿐이다.제할일에 급급해 자기밖에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들.

그 아래를 향해 한발짝 내딛었다. 더이상 딛을곳이 없을때쯤, 마치,하나의 꽃잎처럼 힘없이 떨어지는 우현과, 우현을향해 미소짓는 성규만이 빈 허공을 메웠다.

 

그리고 점점 아득히 멀어지는 온몸의 감각에 눈을감았다.

 

 

 

 

 

 

"  내가 김성규. 너 좋아한다니까? "

" … 원래 취향이이래? "

" 아씨, 그래서 나 싫어? "

" 딱히.그렇지만은않… "

 

 

 

 

 

 

그럼됐어.성규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을자르고 치고들어온 우현이 그가 반박할틈도없이 제입술을 덮쳐오자 성규는 어버버거리며 그의 옷깃을 살짝 쥐었다.

우리가 연인이란 이름아래에 나눴던 여러감정들과, 설레임이 온몸을 감싸고돌았다.

 

  

 

 

 

다시시작하는거야.

 

 

 

비록,끝나버렸지만.

 

 

 

 

 

 

 

 

 

 

 

 

 

 

 

 

 

 

 

 

 

 

 

 

 

 여러분이보고싶어서 번외들고온 인스피릿입니다 !!! 10~11일이 시험이어서.ㅠㅠㅠ엉엉 ㅠㅠㅠㅠㅠ당분간못올것같아서 엄청난 스포를 가지고 !!!!!!!!!! 왔답니다.

내용이해안가시죠 ? 흐앙 그럴꺼에요..여러분이 실컷 추측해보세요 !!!!!!!!!!!12일날 진실이밝혀질꺼지롱.

사실오늘 너무우울해서 이렇게 우중충한글을써버렸어요.괜히 그대들기분까지 막..슬퍼지면어쩌지..

그전에 고데기랑 다리미 오늘 필수품입니당.챙겨두고 보시길 ! 항상저와 달려주시는 독둥이들 ~~~~~~ 너무너무사랑해요 . 하트뙇!! 그럼 안뇽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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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기억을걷는시간을 브금으로첨부하려했는데에. 흑.
그대신 아쉬운대로 가사라도첨부할게요`.~

아직도 너의 소리를 듣고
아직도 너의 손길을 느껴
오늘도 난 너의 흔적 안에 살았죠

아직도 너의 모습이 보여
아직도 너의 온기를 느껴
오늘도 난 너의 시간 안에 살았죠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
바람을 타고 쓸쓸히 춤추는 저 낙엽 위에도
뺨을 스치는 어느 저녁에 그 공기 속에도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니가 있어 그래

어떤가요 그댄 어떤가요 그댄
당신도 나와 같나요 어떤가요 그댄

지금도 난 너를 느끼죠
이렇게 노랠 부르는 지금 이 순간도
난 그대가 보여
내일도 난 너를 보겠죠
내일도 난 너를 듣겠죠
내일도 모든게 오늘 하루와 같겠죠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
바람을 타고 쓸쓸히 춤추는 저 낙엽 위에도
뺨을 스치는 어느 저녁에 그 공기 속에도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니가 있어 그래

어떤가요 그댄 어떤가요 그댄
당신도 나와 같나요 어떤가요 그댄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진 저 의자 위에도
물을 마시려 무심코 집어든 유리잔 안에도
나를 바라보기 위해 마주한 그 거울 속에도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은 음악 속에도 니가 있어

어떡하죠 이젠 어떡하죠 이젠
그대는 지웠을텐데 어떡하죠 이제 우린..

12년 전
독자1
뀨형♥
12년 전
독자2
그대 보고싶엇어요♥ 이번편 뭐이렇게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성규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현이도 불쌍하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12일이 시험끝이라구여? 저도요 근데 사실 10일날 끝나는듯 그게그니까 10일까지 주요과목 끝나고 11일이 개교기념일이고 12일이 음미체 ㅋㅋㅋ 교장찡 사악하지않아여? 개교기념을을 갖다 끼우다니...하... 12일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잇을게요 그대 ♥_♥
12년 전
인스피릿
저도딱11일날끝나지만 ! 완벽히자유의몸이되는건 12일이죠~.~ 감사합니당 ! 이번편..헤헤 특별번외랍니다.반전을위한?! 그대도 시험잘보세요^0^
12년 전
독자3
헐 미치겠네 대박이예요 호름...진심 말도안돼욬ㅋㅋㄱㅋㅋㅋㅋ문체도 진짜 짱이고 와;;;;;으어 처음에 검은방같은건가?이랬다가 좀비나오고 워킹데드이후로 그런거 읽고싶다생각했는데 이거였어요 아 멘붕와여 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아 신알신할게요 엉엉엉 이제알게됐는데 안오신다니 아..앙대 ㅠㅠㅠ아레알 소름돋았어요 진짜 오랜만에 문체랑 스토리 쩌는 픽보는거같애요분량도bbbbb 애들 이미지 상상진짜 잘가고 오싹하기도하고 상황묘사부터해갖고 완전 빙의 규..성규야 나도 무서워 찡찡ㅋㅋㅋ성열이ㅠㅠ하고 잉피든든하고좋네요 작가님광팬해야지...철컹철캉 하튼 금손피릿그대 기다릴게요♥,♥으어 고마워요징쨬ㅋㅋ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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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잌 지난이야기에서 8(1)~(2) 읽으셔야 이해가가실텐데ㅠㅠ 제가깜빡하고 말을안했지뭐에요 ! 그래도 재밌게봐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당 ㅎㅎㅎ ! ! 금방올꺼에요 ~ 일주일만 기다려주시기! 그대신 대용량으로올꺼지롱 쀵쀵- 저도 감사해용 ~
12년 전
독자4
꿀꿀이에요엉엉이게뭐야ㅠㅜ현성이들왤ㄱ캐슬퍼ㅠㅠ아그대ㅠㅠㅠ시험호이팅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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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이그대~ 힁힁..다행이에요..저는쓰면서 오ㅓ..그..라들..었.. 네넹! 호이팅하겠습니다~.~
12년 전
독자5
구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이거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현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왤이렇게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하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브금도 좋다 야동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ㅇ흐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대 ㅇㄹ심히 ♥ 시험치시고 ♥ 나중에바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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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그대~ 브금은 제가제일좋아하는 ㅠㅠ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네:ㅇ 헤헿 시험잘칠게요 ! 그대의기운을받아 빠샤빠샤 ~~
12년 전
독자6
메로나)그대 조으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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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도♡♡♡♡♡♡♡
12년 전
독자7
이유입니다 왜렇게 슬프고 아련해요ㅠ현성이들 너무 눈물나요ㅠ잘보고갑디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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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그대! 눈물까지야..ㅁ7ㅁ8안오글거리셔서다행입니당 ㅠㅠㅠ 잘보고간다니 기쁘네요 ! 으항항 -
12년 전
독자8
헐ㅠㅠㅠㅠ전왜 이글을 이제야 본거죠?ㅠㅠㅠ혹시저 암호닉신청했나요?ㅠㅠㅠ안했으면 매직홀로 신청좀 받아주시겠어요?ㅠㅠㅠㅠ근데 당분간 못오신다니!!!ㅠㅠㅠㅠㅠㅠ그대 열공하셔서 시험잘보고 계속 연재해주세요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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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받죠:ㅇ 지금이라도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이 딱 일주일만 눈감고 기다려주세요 ! 얼른 다음편 데리고올게요 ㅎㅎㅎ !! 감사합니다 ~
12년 전
독자9
뭐지뭐지뭐지뭐지 ㅠㅠ그대감성 이에요 ㅠㅠㅠㅠㅠ아뇌ㅡ증말 ㅠㅠ흑흑뭘까 그대 아진심 빨리와요 ㅠㅠ흑흑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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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그대! 궁금하시죠 ?! 일부러 이런 아리송한 번외로왔답니다. 헤헤 - 빨리오도록 노력할게요! 그전에시험때문에..엉엉..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0
그댜호찡이에요! 으뭐지...!!뭐지뭐지..성규는요기저기서많이죽네요..+(((성규)))잉잉 왜쥭는거까요추리력이딸리는전이해불가ㅜ0ㅠ..이런스토리생각해내시는그대는천재..!으으뭐지?..ㅜㅜ아리송하네요 그대셤기간이저란비슷해여^_T..열공빡공하세여!올백맞고돌아오시길..♥셤공부해야되는데그대픽보니재밋어서공부는저하늘위로...는핑계에여ㅎㅅㅎ그대픽재밋는거진짜옳아요ㅜㅜ마치호원이가멋진게옳은것처럼ㅜ.ㅜ!그대사랑사랑♥제사랑드시구아이디어도솟아나시구공부도잘하시구언능돌아오세요!!♥
12년 전
인스피릿
호찡그대 ~ 성규가...몸이약...허약규...아잌.. 이건 어느분이보셔도 잘 이해못하실꺼에요ㅠㅠ다음편읽어야 모든 그 뭐랄까. 궁금증이라해야하나요 ! 해소될듯~.~ 저도 셤공부..엉엉...ㅠㅠㅠㅠ 그대도 제사랑드시고 시험잘쳐요^v^
12년 전
독자11
여성입니다 이 글을 보고 전 똥과같은 머리로 나름 추측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하하하.. 오늘도 잘보고가요 12일날만나요 작가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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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추측을하셨는지 조심스레 여쭈어봅니당... 아잌!어떤추측을..?!
12년 전
독자12
미트볼이에요!! 아련하다ㅠㅠㅠㅠㅠㅠ우현아ㅜㅠㅠㅠㅠㅠ커플들중에가장먼저헤어지게됫네요ㅠㅜㅠㅠㅠ혼자남은우현이가 안타까웟는데 결국 우현이도 성규따라가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근데이거 이어지는번외인가요?? 우현이 구슬깨져서죽은거아니였나요... 밖으로나온거같은데뭐징ㅠㅠㅠㅠ아예다른이야기..??ㅜㅠㅠㅠㅠ머리가안돌아가요ㅠㅠㅠ어찌됫던 현성이들이 안타깝고아련하네요ㅠㅠㅠㅠㅠㅠ12일에오세요??저는시험이 15일부터라 ㅠㅠㅠ못올수도잇어요ㅠㅠ댓글못달아도 이해부탁드려요...흑 시험이라니ㅠㅠㅠ잘읽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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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다른이야기입니다ㅠㅠㅠ그대도시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댓글..!괜찮습니다.당연히이해해야지요 ㅎㅎ시험잘보시규 다음에뵈여!!!!!!!!!
12년 전
독자13
작가님
사랑해요 우리 같이 시험보조.. 공부 열심히해 난 수학..;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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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나네요; 과학겁나게땀나요.
12년 전
독자14
음..혼자서 추리시작..ㅋㅋㅋㅋㅋㅋㅋ호..혹시....진짜 과거의공간인건가요ㅋㅋ사람에 따라 미래도 현재도 과거도 될 수 있는? 흐잉 이제서야 글을 읽었네요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흥미진진.. 그대 사랑해요 아 참 저는 잇츠에요!! 12일날 봐요 작가님ㅋㅋ
12년 전
인스피릿
오! 나름 비슷하게추리하셨는데요??? 짱이에요 !!잇츠그대!!!! 12일이아닌 14일오전 1시에보게되었네요.엉엉...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5
비타민이에요 그대.. 흐어 갈수록 왜 그렇게 슬퍼져요 ㅠㅠㅠㅠ 현성이들 ㅠㅠㅠㅠㅠㅠㅠ 으어 현성아 ㅠㅠㅠㅠㅠㅠㅠ 아 나 정말 미티겟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아라 현성이들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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