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전정국이 왜 박지민이랑 붙어있을 때마다 짜증 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김태형은 전정국 만나기가 꺼려질 듯.
안 그래도 자존심 센 김태형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도 아니고 남자. 그것도 라이벌인 전정국이라니.
아무도 뭐라고 한 사람은 없지만 괜히 자기 자신한테 지는 기분이라서 인정하는 것도 더 느렸을지도.
그리고 더 짜증 나는 건 자기는 이렇게 전정국 좋아하는데 전정국은 자신을 싫어하는 거 같아서. 그게 더 슬프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전정국은 그냥 최근 들어 김태형이 자기랑 눈 마주치면 피하는 게 느껴져서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날이 갈수록 더 신경 쓰이는 거지.
전 같았으면 한 번 흘겨보고 눈 피하는데 그게 아니라 마주치려는 그 순간 눈 피하고, 심지어 같은 공간에 있으면 후다닥 나가는 게 김태형이니깐.
기숙사 복도에서 김태형을 만난 전정국이 얼른 제 방으로 들어가려는 김태형을 붙잡고 기숙사 뒤뜰로 나가겠지. 할 말이 있다고.
"너 왜 나 피해."
"지랄 떨지 마. 그런 적 없어."
"너나 지랄 떨지 마. 사람 기분 더럽게 만드는 데 재주 있네."
"도끼 병 걸렸냐. 내가 피하던 말던 무슨 상관인데."
제 할 말만 하고 기숙사로 들어가려는 김태형을 붙잡은 건 전정국이고, 그런 전정국을 김태형은 뿌리치겠지.
그러다가 옆에 세워진 나무판자에 박힌 못에 전정국 팔뚝이 긁혀 피가 뚝뚝 흐르고.
김태형은 그저 "아..." 하는 탄식과 제가 그랬다는 미안함 땜에 뒤도 안 돌아보고 전정국을 혼자 그 자리에 두고 기숙사로 들어가겠지.
자존심 때문에 미안하단 그 한 마디조차 하지 않고.
아, 김태형 병신 같은 새끼.
밤 새 그 생각에 머리 쥐 뜯는 김태형.
+)
"전정국. 네가 웬일로 춘추복을 다 입었냐? 내일 지구 망한대?"
"미친 새끼야. 어디서 다쳤냐? 치료는 했고? 누가 그랬어. 이 형아가 때려줄게. 데려와."
"쥐 새끼 땜에 다쳤는데 그 쥐 새끼는 사과도 안 하네. 뒤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