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야하는데, 하는 생각에 번쩍 눈을 떴다. 평소보다 낮은 시야라던가 고개를 내리면 보이는 까만 털로 덮힌 조그마한 발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아, 지금 나는 사람이 아니였지.' 를 알려주는 것 같아서 겨우 잊고 있었던 괴랄한 기분이 온 몸을 덮쳐왔다. 잠에 가득 취한 목소리로 고양이도 악몽을 꿔? 하며 낮게 중얼거리다 침대에서 일어나 저를 품에 앉는 주인, 그러니까 민윤기라는 사람에게 안기고 나니 그제야 괴랄한 기분이 깨끗하게 씻겨져나가는 것 같아 작게 소리를 내었고 그것이 아직도 꿈에 취해 무서워서 그러는 줄 알았는지 저를 안은 상태로 침대에 누운 윤기는 내 등을 하염없이 두드리며 같이 자자, 하고 주문 걸 듯 소근거린다.
같이 사는 고양이가 사람 같은데요. 01
6.
"형."
"뭐냐, 그 커다란 봉투는."
"우리 탄이 간식이죠!"
"우리?"
"우리."
"나가."
"왜요!"
"야아.(한심)"
7.
"까꿍"
"...먀."
"형, 제가 요즘 느끼는건데요."
"어."
"탄이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왜."
"예전에 이러면 놀라서 눈 커지고 그랬는데."
"너 탄이 괴롭히지마라."
"지금은 되게... 날 한심하게 보는 것 같고..."
"거짓말 하지마라. 고양이가 어떻ㄱ..."
"먀."
"그쵸?"
"...그러네."
8.
"형, 궁금한게 있는데요."
"묻지마라."
"탄이는 이름이 왜 탄이예요?"
"까맣잖아."
"그죠. 검은 고양이니까."
"탄거같잖아."
"?"
"그래서 탄이야."
"??"
9.
"너, 요즘 잠 안 잔다."
"야아."
"야야 거리지마. 어디서 주인한테 야야거려."
"야아? (뒹굴)"
"..."
"야아아? (뒹구르르)"
"내가 졌다."
10.
"탄아."
"야아?"
"야 말고 다른 말 좀 해봐. 주인이라던가."
"(어이없음)"
"... 내가 미안하다. 그렇게 보지마라."
반갑습니다. |
멤버들은 차곡차곡 나올 예정입니다. 항상 고양이의 행동이나 울음소리는 저희 집 고양이님의 울음소리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암호닉은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신청해주셔서 뭐랄까 감동 받았습니다... 차곡차곡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이름은 왠지 윤기라면 매우 단순하게 지을 것 같아서요... (소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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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슈가소리, 복쭈앙, 요랑이, 챠이잉, 피망피망파프리카, 이브, 삐삐까, 돼냥이, 종이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