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준이 얘기로 깊이 들어가자면,
석진이는 뭔가 세상을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남들의 기준에 맞춰 좋아보이게 사려는 타입이고
태형이는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 세상에 걍 뇌맑은 아이처럼 살고 있다면
남준이는 셋 중에서 가장 고독하고 어두운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혼자 몸에 타투도 하고, 담배도 피는 아이였으면.
그리고 또 골초라서 야작하면서 계속 뻐끔 뻐끔 담배 담배 담배.
형제 셋이 있을때는 허당에다가 빈틈도 많지만 그림이라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는 무서울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려는 놈이었으면.
그래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학과 애들이 남준이를 별로 안 좋아했으면.
안 그래도 실력이 좋아서 혼자 공모전이고 다 해먹는 애라 그냥 지나가는 것만 봐도 보기 싫은데,
그런 애가 매일 작업실에서 담배나 뻑뻑 피면서 미친 애처럼 그림 그려대는 게 보기가 좋을리가.
심지어 그 그림은 자신과의 실력차이가 너무 눈에 띄게 드러나서 보기도 싫다니.
특히나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알아채지 못하는 집중력 덕분에
인사를 몇번 씹혔던 애들이 김남준 저 새끼 잘한다고 우리 무시한다^^~ 이렇게 되는거지.
남준이를 이해하고 아는 애들은 몇명 없고 점점 학과에서 약간 재수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김남준 군.
2.
그래서 석진이가 태형이와 다른 의미로 남준이를 챙기고 걱정했으면.
야작하고 들어와서 죽어가기 직전인 애를 보고서 국밥 닽은 거 만들어다 멕이는데 사실 남준이의 소문을 들은거야. (출처 미늉기)
미대에 천재가 하나 있는데 재수없는 놈이라더라 하는, 그런 뒷담까는 소문을.
천천히 좀 먹어라. / 응? (우적우적) 응. (끄덕끄덕하며 밀어넣음) / ...야, 준아. / 왱. (우적우적)(우물우물) / ...아니다. / 형. / 왜, 새꺄. / 난 괜찮아. / ...뭐가. / 원래 이랬어. 그림 시작했을 때 부터 이랬어. 무뎌졌으니까 괜찮아. 그러니까... / ...(심각) / 국이 짜. 물 타줭. / 미친 새끼가... 네가 해 먹어. / 그리고 부엌이 없어지겠지. /
...아오....
첫째와 둘째는 오늘도 훈훈합니다...
3-1.
여기서 정국이가 등장합니다. 정국이는 서양화학과 16학번. 즉, 1학년 샌애긔인걸로!
정국이는 태태랑은 좀 다른 도라이였으면 좋겠다.
엄청 자기 신념이 강해서 남들 말은 1도 신경 안 쓰는 타입.
다시 말해서 조용하게 고집 엄청 강하고 집착도 강한 스타일
원래 입시 미술 준비생으로 디자인학과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수미술에 꽂혀서 남들 말 하나도 안듣고 순수미술 전공으로 하게 됐지.
3-2.
정국이가 서양화를 전공으로 한 이유가 바로 남준이 때문이었으면.
대학에서 입시생들을 상대로 한 재학생들의 그림 전시회를 열었는데
거기서 유일하게 신입생의 추상화 한 점이 붙어있었고,
그게 그때부터 학과에서 이름 날리던 남준 킴의 작품.
원래 미대 시각디자인을 가려고 하던 미술학도 정국이가
아무 생각없이 친구 따라 가서 전시회를 보다가
남준이의 그림을 보고 뒷통수 한 대 맞은 것 같이
멍해져서는 갑자기 순수미술 전공으로 방향을 틀었음.
그리고 전시회가 끝날 때까지 맨날 맨날 가서 그 그림을 쳐다보겠지.
(호에에에에에...멋졍....gif)
(나의_진로를_정했다!.jpg)
3-3.
집념의 정국이는 명문대 축에 속해있는 남준이의 학교에 입학했음. 그리고 오티 때부터 남준이를 찾기 시작함.
안녕? 잘생겼네. 이름이 뭐야? / 전정국이요. / 정국이? 안녕 나는 김탄ㅅ... / 선배님, 김남준 선배님은요? / 응? / 그 분 안 왔어요? 저 그 분 봐야해서요. / 걔는... / 저 테이블에 있나? 저 저기 가볼게요. 맛있게 드세요.
물론 학과 내 이미지가 별로인 남준이가 학과 생활을 할리가 1도 없음...ㅎ 전정국 집념 집착 잼...ㅎ
3-4.
그렇게 전정국은 학과 내에서 싹바가지 신입생의 칭호를 얻음과 동시에 김남준 빠돌이로 유명해짐ㅇㅇ
모든 학과 내의 행사를 오로지 김남준을 만나기 위해서 참여하던 정국이가 드디어 개강날 정문 앞에서 죽치다가 김남준을 영접함.
김남준은 그 전날 김태형과 피파를 해주느라 심신이 지쳐있었음...
이어폰 끼고 거의 졸면서 수업 들으러 가는데 갑지기 자신의 앞에 노란 팀버랜드가 뙇
갑자기 막아선 팀버랜드에 김남준이...? 나니? 스러운 얼굴로 올려다보자,
빨간 골무비니 쓴 또랑또랑한 눈빛을 가진 아이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음.
앞을 척하니 가로막고.
...? 무슨 일로...? / 김남준 선배님이시죠! / ...네, 전데요. / 선배님!!! 저는 16학번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 아, (긁적긁적) 안녕하세요... / 선배님, 저 진짜, 아 진짜 선배님... 제가 얼마나 찾아헤맸는지 아세요...?
네에...? /
선배님, 진짜... 사랑합니다. / ...?? 네?? 저요?? / 선배님!!!!! 진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큰절 잼ㅇㅇ 복식호흡 자랑하는 전정국이 정문 앞에서 엎드리자 김남준이 놀래서 애 일으켜 세우려고
아, 제발 이러지 마세요. 아 일어나요, 제발. 전정국씨. 제발. 이러고 사정사정하면서 일으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음날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저희 학교에 게이커플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러고 올라오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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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콩다콩입니다.
김남준 빠돌이 전정국ㅎㅎㅎㅎㅎ
드디어 댓글로 썼던 걸 다 옮겼네요!
와아!
근데 너무 스토리 방향이 중구난방이죠...?
음...
제 썰의 매력이에요...
(먼산)(헛기침)(애써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