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증오 (따로 커플링은 없는 단편입니다)
w. 우민
증오 |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사람이 있다. 내 손으로 죽이고 싶을 만큼. 내가 그에게 매일 품어왔던 앙심과 분노. 나와 동거하는 그는 매일 밤마다 음주상태로 집에 와 평소와 다르게 다른 사람이 된 듯 나에게 폭력적으로 대한다. 그럴 때 그의 생동감 없는 눈동자를 볼 때마다 불안하며 소름이 끼친다. 그에게 나는 화풀이 대상이라도 된 마냥 매일같이 당하고만 사는 인생. 그럴 때마다 정말 확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 죽어도 마땅하다는 마음. 매일 같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밤 11시, 거실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문짝만 계속 쳐다보고 있다. 나도 모르게 손톱을 계속 잘근잘근 뜯고 있고, 나는 마치 공포에 끼친 사람처럼 있었다. 지옥의 문이 열리도록 기다리는 것처럼.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기다리던 문이 열렸다. 그는 역시나 예상대로 음주상태였다. 그는 팔에 겉옷을 접어 걸치고 있었다.
"씨발… 뭐야, 변백현. 나 기다린거야? 쳐돌았네." "박찬열…"
나에게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곧 한 대라도 때릴 만큼. 하지만 나는 그의 앞에서 그저 작고 여리고 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마음 속으로는 내가 그 사람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정말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왜 나는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강하게 저항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내가 가만히 서있는 허수아비가 되어버리는 것 일까? 그와는 말로는 소통이 되지 않는다. 오직, 그냥 몸으로 치고박는 사람이다.
"내가 오늘 존나 화나는 일 있거든? 이리 와, 새끼야." "왜 그래… 그만해, 박찬열." "뭘 그만해? 니가 나랑 같아? 지랄한다, 재수없는 새끼."
그는 나에게 거침없이 욕을 내뱉는다. '재수없는 새끼'… 나란 존재는 박찬열에게 그저 재수없는 새끼로 각인되었을까. 평소의 그는 어떤가. 정말 해맑기 짝이 없고, 그야말로 착하고 웃음이 예쁜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정말 공포스럽고 폭력적이다. 난 힘이 없으니 이대로 맞고만 사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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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뜨여오고 있었다. 얼마나 얻어터진건지 뺨엔 손자국이 빨갛게 흔적이 있었으며 두 팔과 두 다리의 종아리에는 피멍이 시퍼렇게 들어 있었다. 입술엔 피가 말라있었다. 몸 하나하나 전체가 욱신거렸다. 머리도 지끈거리고, 일어날 때마다 허리가 고통스럽게 아파왔다. 그야말로 몸 전체가 엉망이였으며, 망가진 장난감같이 망가질대로 망가져있었다. 매일 이럴 때마다 난 참 부질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쩔 땐 너무 고통스러워서 수화기를 들고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였지만, 이내 수화기를 놔버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악한 박찬열. 이런 내 고통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의 이중인격, 정말 두렵다.
날이 갈 수록 나의 앙심은 더더해졌고, 나의 불안감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래, 너도 느껴봐 박찬열. 내가 오랫동안 뼈저리게 느껴왔던 고통과 슬픔을 말이야. 너도 이제 알 때가 되지 않았을까? 넌 나와 달라, 난 약자 넌 강자. 가끔은 강자 말고 약자가 이길 때도 있지 않을까? 그 때가 오늘이야. 기대해, 박찬열.
"변백현."
그가 제 발로 걸어왔다.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 부르지 마. 내 말에 박찬열은 화가 난 듯 했다. 대뜸 생각하면 박찬열은 나를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 생각하면 할 수록 계속 화가 난다. 짜증나, 화나. 내가 그에게 당하고 살았던 것을. 그걸 떠올려 낼 때마다 화가 날대로 단단히 난 나는 칼을 들었다.
"그냥 죽어, 박찬열." "뭐야, 변백현. 장난이지?" "장난 아니야. 칼 안 보여? 죽일 수 있어."
박찬열, 너만 없으면 난 너를 두려움에 떨면서 기다리며 살 필요도 없어. 니가 이 세상에 사는 것도, 날 이렇게 괴롭히는 것도 이제 마지막이야. 너의 파란만장한 인생, 마치 나비가 꽃을 날아들 듯 살았겠지. 하지만 이제 그 나비는 하나하나 찢겨지면서 부서질거야. 그 꽃잎 앞에서 말이야.
"넌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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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 찬열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절 용서하세요......
암호닉 받습니당 신청하실 분도 없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