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비 프리 코드 콤비네이션(Rb-Free Code Combination) - 바람 (Classic Peek)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짧음주의) |
by.팊 지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무대포 스타일 기성용과, 그걸 알고서 항상 그에게만 져주는 전략가 구자철의 엉키고 꼬인 이야기는 까까머리 사춘기 소년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 성용아. ” “ 응? ” “ 내기할래? ” “ 무슨 내기? ” “ 누가 더 유명해지는지. ” “ 무슨 그런걸 하냐. ” “ 왜? 질거같아? ” “ 아, 이 새끼가 장난하나‥ ” “ 질거같지? ” “ 미친, 야 해! 까짓거 해보자! ” “ 조건은 ” “ 내가 이기면 너 내 빵셔틀해라 식빵놈아. ” “ 그래. ” “ 진짜? ” “ 어. ” “ 헐‥, 너 임마 빵셔틀이야. ” “ 대신에 내가 이기면 ” “ 뭔데? 이 엉아가 다 들어줄게. ” “ 나랑 사귀자. ” “ 그래! 좋‥, 어? ” 소년은 부드럽게 웃으며 소년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먼저 간다. 라고 말한뒤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툭툭 털고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홀로 남은 소년은 잠시 눈을 깜빡거리며 나 지금 고백 받은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죽마고우 같은 친구한테? 그리고 그 다음은, 같은 남자한테? 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져와서 산정상에 앉아서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어린 자철은 13살이 되던해에 어머니와 헤어졌다. 이유는 알지 못한다. 너무 어려서 기억도 나지않았다. 어머니는 그저 자철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해. 라는 말만 남겼다. 남자 셋이서 살아갔지만 나쁘지않았다. 자신을 밀어주는 아버지와, 그리고 자신의 길은 스스로 잘 닦으며 나아가는 형. 다만 그중에 자철만 조금 삐뚤어진 길을 가고 있었다. 자철이 성에 대해 눈을 뜬건 중학교 1학년때 였다. 옆집 대학생 누나에게 공부를 배우던 자철은 원치않은 첫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 후 자철에게 여자는 무서운 대상이 되어버렸다. 아마 그때부터 마음 먹었을거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알아온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을 더 이상 거부하지 않기로 결심했던건, 분명 그때부터 였다. 아버지도 형도 처음엔 화도 내보고, 때려도 보고, 무시하기도 하고, 달래도 보았다. 하지만 결국엔 가족이라는 관용 아래에 이해하게 되었고, 그저 조용히 지켜봐주기로 했다. “ 자철아, 너 진짜 내가 좋아? ” 같은 축구부에 있는 성용은 다음날 아침 훈련을 하며, 자철의 옆에 끈덕지게 붙어서 계속 확인 사살을 했다. 물론 그때마다 자철은 응, 좋아해. 라고 당당하게 말을해서 성용을 당황하게 했다. “ 야, 너 너무한거 아니냐. 나는 남자 안좋아해! ” 사실 성용 또한, 그가 같은 성별인 남자에 대해서도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친한 친구였고, 평소 그런거에 대한 편견이 없던 성용은 아 그래? 라며 단순히 넘어갔지만 그 대상이 자신이 되었다는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 마음에 친한 친구의 고백이 상처가 되기도 했다. “ 내가 유명해지기 전까지, 좋아하도록 노력해봐. ” 자철은 그렇게 말을 한뒤 먼저 뛰어가버렸다. 멍하니 그 뒷모습을 보던 까까머리 소년 성용은 없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너는 내가 꼭 이기고 만다! 라며 어느새 자신이 친한 친구에게, 그것도 남자에게 고백을 받았다는건 까맣게 잊은채 너를 좋아하지않을거야, 난! 이라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했다. 그 후, 자철은 다음날 홀연히 사라졌다. 정확히는 전학을 가버렸다. 고입을 준비하느라 운동장에 잘 안보인다 싶더니 그렇게 가버린 것이다. 성용은 그 소식을 듣고, 그 날 해가 질때까지 텅빈 운동장에서 공만 미친듯이 차며 개새끼, 나쁜새끼, 의리 없는 새끼, 개만도 못한 새끼. 라며 욕이란 욕은 모두다 허공에 퍼부었다. “ 구자철, 개새끼. 불알친구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전학을 가? 너 이 새끼 얼마나 잘되 내가 지켜본다! ” 바득바득 이를 간 성용은 다음날 무리한 운동으로 몸살이 나서 끙끙 앓았다고 전해진다. 그로부터 몇년이나 지났을까, 산정상에서 했던 그 날의 내기도 기억나지않을 정도의 시간이지나 대학생이 된 성용의 앞에 그가 다시 나타났다. 사라졌을 때처럼, 예고없이 불쑥 찾아왔다. 수많은 오빠부대 팬들과 몇몇의 기자들을 달고 나타난 자철은 성용의 앞에 우뚝 서서 손을 내밀었다. “ 니가 졌네, 기성용. ” “ 뭐, 뭐야. ” “ 국가대표 축구선수 구자철. 경기대학교 축구팀 미드필더 기성용. 내가 더 유명해졌지? ” “ 뭐? 지금 자랑질 하려고 몇년만에 불쑥 나타난거냐, 너? ” “ 아니, 내기 이긴거 보상 받으러 왔는데. ” 성용은 그 날 뒤에서 무슨 일이냐며 전공서적을 챙겨 나오던 여자친구를 뒤로 한채 발바닥에 불이 날정도로 잽싸게 튀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재회고 나발이고 성용은 도망가버렸다. 그리고 그런 성용을 가만히 바라보던 자철은 픽 웃으며, 또 만나. 라며 이미 사라지고 없는 성용이 뛰어간 길을 보며 속삭이고 돌아서서 시끄러운 학교를 벗어났다. |
팊.
그냥 쿠키라는 커플링을 너무 써보고 싶어서 한번 써봤는데
조각글로 끝날거 같네요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던 쑨환/태양이나 마저 쓸게요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