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나와 더 무뚝뚝한 전정국이 연애하는 썰 S2-02 부제: 밀당의 고수 W.희주 아우.. 골이야... 어제 신나게 나 혼자 신나게 달렸더니 위가 주인이 나를 배려할 줄 몰라!!라며 소리치는 듯 거하게 쓰려왔다. 아, 정정하겠다. 신나서가 아니라 미친 듯이 민망해서라고 전정하겠다. 하루 이틀만에 본 것도 아니고 거의 3년만 에 본 건데 그렇게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면 누가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베기냐고. 어제 정국이 등판을 감상하다가 잠이 든 것 같은데 결국 침대에 나를 눕혀주고 집에 간 건가? 집에는 잘 들어갔나 모르겠네. 손을 뻗어 침대 옆 탁자를 더듬더듬거리다가 핸드폰을 쥐고 그대로 켰다. 전정국... 전정국! 정국이의 이름를 찾아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전정국의 전화번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 내가 지웠었지... 아씨, 그러면 연락도 못 하는 거야? 얘가 집에 잘 들어갔는지 확인을 해야 맘이 편할텐데. 어제 업혀온 내가 할 소린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뭐, 오늘 학식이라도 사줘야 하나. 아니지? 내가 먼저 아는 척하면 부담스러워할 수도... 아니,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누가 업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태형이랑 얘기중인데 달려와서 나 데려가고 그러냐, 어? 그래놓고 희망 갖지 말라는 건가?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도 하지도 않고 핸드폰만 바라보다가 손이 힘이 풀려 핸드폰이 내 코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우, 씨... 존나 아프다. 잠이 확 깨는 바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대 앞 거울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얼굴 부은 것 좀 봐, 꼴이 말이 아니네. ? 이거 사람의 모습으로 진화한 오랑우탄 아닌가요? 오랑우탄보다 못생겼을지도 모르겠네. 떡이 질대로 져서 만지기도 싫은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반팔 티를 훌렁 벗은 채 나시만 입고 샤워 준비를 했다.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방을 나오는데 거실 소파에 폭신폭신해 보이는 이불이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어제 소파에서 자다가 침대로 기어 왔나? 아니면 정국이가 잠시 눈을 붙이다가 갔나? 그것도 아니면... 도둑? 헐, 미친 도둑인가 봐. 잠깐만! 야구방망이랑 효자손 어디 갔어! 성큼성큼 다가가 이불을 확 들춰보니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부은 정국이가 입맛을 다시며 자고 있었다. 난 진짜 도둑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근데 왜 얘 여기 있어?! 집에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그건 둘째치고 집 주인이 난데 왜 내 허락도 없이 남의 소파에 벌러덩 누워서 꿀잠 자고 있는 건데? 깨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쫓아야 하나 고민하며신서 발만 동동 구르던 찰나 마치 애벌레가 움직이듯이 꿈툴대는 게 보였다. 망설이던 손을 머리로 가져가 퍽 내리쳤다. 으억! 하면서 숭어처럼 펄떡였다. 스매싱의 범인을 찾는 듯 두리번 거리더니 날 발견하고는 웃었다.
"코까지 골면서 잘 자던데." "ㅇ, 웃기지 마! 내가 언제 코를 골았어?" "녹음도 했는데, 들려줘?" "그 입 조용히 다물지?" 코까지 드르렁 드르렁 골면서 아주 잘 잤다고 코 고는 시늉을 해 보이며 나를 놀리는 전정국이 얄미우면서도 당황스러워 얼굴이 새빨개졌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나의 말에 녹음한 걸 들려주냐며 핸드폰을 찾으려는 시늉에 다급히 저지하고 전정국을 째렸다. 저거, 옛날에 내 말이면 끔뻑 죽고 다 져주더니... 진짜 변했네. 물론 지금이랑 현재 전정국과 내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서겠지만.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예전엔 나 외에 여자들과는 말 섞는 방법도 모르는 바보처럼 굴었으면서 딱 봐도 눈웃음 살살 치면서 꼬리 살랑살랑 흔드는 여우 같은 후배들 술도 다 받아주고, 낯도 많이 가려서 연락하는 친구도 한정되어 있었으면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랑도 몇 년을 보고 지낸 친구처럼 잘 지내네. 내 말이라면 다 들어주고 무조건 내가 1순위였는데, 이제 나는 안중에도 없고 낯도 안 가리고 능글능글하게 농담도 주고받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먼저 내친 건 나고 아픈 상처를 준 것도 난데 정국이가 나 외에 다른 여자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을 상상하니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게 나는 진짜 못된 사람이구나. 혼자 중얼거리며 옛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또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 예쁘던 눈이 사나워져서 날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민망한 기분이 들어 말을 더듬으며 왜 쳐다보냐고 소리를 지르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내게 한 발짝 다가온다. 찬 바람이 부는 날씨에 줄줄 흐를 정도로 긴장해서 또 한 걸음 뒤로 물러서자 내가 달아난 만큼 내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온다. 무슨 분위긴가 싶어서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다가 또 뒤로 물러섰는데, 이젠 아예 코앞까지 다가와 얼굴을 들이민다. 결국 벽에 다다라 침을 꿀꺽 삼키고 시선을 회피하니 벽에 손을 올리며 나와 눈을 맞춘다. 진짜 톡 건드리면 닿을 것 같아.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치는 바람에 손가락도 덜덜 떨린다. 혹여나 내 심장소리가 들릴까 싶어 엄청난 연기력을 발휘해 겉으론 절대 티를 내지 않았다. 난 절대 너한테 설레지 않았어, 진짜야.
"옷 좀 잘 입고." "...?" "술도 적당히 마시고." "뭐라는 거야..." "이제 네가 알아서 챙겨야 한다고." 입고 있던 후드집업을 벗어서 내 어깨에 걸쳐주곤 옷 조 잘 입고 다니라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그 말이 이젠 내가 널 신경 쓰지 않을 거니까 알아서 잘 챙겨라.라고 들리는 듯해서 기분이 묘했다. 후드집업 자크를 목 끝까지 올려주면서 확 덮친다라며 활짝 웃는데 다리가 풀릴 뻔한 걸 간신히 막았다. 정국이와 사귈 때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훅 들어오니까 어쩔 줄 몰라 말만 더듬어서 너무 창피하다. 민망한 기분을 이기지 못한 나는 괜히 저리 가라고 어깨를 휙 밀었고 정국이가 해장하러 가자며 나를 욕실로 밀었다. 욕실로 들어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로 생각을 했다. 차라리 그때 왜 그랬냐고 나한테 화를 내던가, 아니면 네 얼굴 보기 싫다고 나한테 욕을 하던가, 말을 걸지 말던가 아니면 신경을 쓰지 말던가. 말은 저렇게 하면서 왜 태형이는 경계하고 집까지 데려다주는 건데? 이건 친구로서의 관심이 도를 지나치잖아, 전정국. 너야말로 착각하게 하지 마. 내가 헛된 생각하게끔 행동하지 말란 말이야. 왠지 모르게 축 처진 기분으로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정국이가 tv에서 방영하는 만화에 눈을 고정하고 시선을 뗄 줄 몰랐다. 아직도 저 만화 좋아하네, 옛날에도 저 만화만 보더니. 변한 게 없는 정국이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울리는 벨 소리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말을 끝내기도 전에 친구가 다급한 목소리로 미팅에 나갈 생각 없냐고 물어왔다. 이미 미팅이라면 많이 해봤기 때문에 거절을 했지만 수정이도 나가고 연영과와 우리 과 애들이 나오는 거라며 기분 상할 일 없을 거라고 날 꼬시는 바람에 팔랑귀인 나는 지금 30분째 입을 옷을 고르는 중이다. 전화를끊고 옷장을 뒤져 보는데 왜 입을 옷이 하나도 없는지, 항상 그게 의문이다. 만화만 보던 정국이가 방에서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는 내가 이상했는지 내 방으로 들어와 나를 주시했다. 누가 들어오던 말던 여러 옷을 꺼내놓고 분주한 내가 신기한 건지,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벽에 기대어 다리를 꼬고 흥미로운 눈길로 나를 쳐다봤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르고 지루함을 참지 못한 정국이가 데이트 나가냐며 물었고 나는 데이트는 아니고 미팅이라며 답했다. "미팅? 나간다고?" "어~ 이게 나아, 아니면 이게 나아?" "둘 다 별로야. 나가지 말지?" "물어본 내가 바보지... 방해 되니까 나가있어." 심술이라도 부리는지 입술을 내밀고 뚱한 표정으로 둘 다 별로라며 옷을 휙 던졌다. 물어본 게 잘못이지, 응... 정국이를 문 밖으로 밀어낸 다음 문을 잠그고 빠르게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공들여서 메이크업을 하니 얼굴이 좀 예뻐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문을 열고 나가자 배고프다며 학식을 먹자고 내 손목을 잡고 걸었다. 날 이끌던 정국이가 뒤를 돌아 향수가 바뀐 것 같다고 킁킁댔다. 그 질문이 웃겨서 네가 준 향수는 몇 년 전 건데, 바뀌는 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자 정국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네가 준 향수 아까워서 몇 번 뿌리지도 못 했어. 아직 서랍에 그대로 어, 근데 미안해서 어떻게 써. "ㅁㅁ아, 여기서 밥 먹는구나~ 정국이도 있네?" "아... 응. 어쩌다 보니까 같이 먹게 됐네." 비어있는 자리에 가서 앉아 묵묵히 밥만 먹었다. 정국이도 말 한마디 없이 먹기만 하고 있을 때, 나에게 전화를 한 친구가 다가와서 아는 체를 해왔다. 밥을 같이 먹는 이유를 구구절절 늘어놓으면 이상한 소문이 돌 수도 있고, 정국이가 난처해질 수도 있어서 대충 둘러댔다. 그러자 그렇냐며 이따 보자고 손을 흔들고는 자신의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친구가 자리를 뜨자마자 정국이가 입을 열었다. "진짜 나가?" "그럼 가짜겠냐." "왜?" "너한테 설명할 필요 없잖아." 퉁명스럽게 대하자 정국이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내가 불편하고 멋대로 생각할 것 같아서 그래, 미안해.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는 정국이의 말에 식판을 들고 일어섰다. 아직도 나를 배려하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은 모양인지 양손에 내 식판과 제 식판을 들고 걸어갔다. 아차 싶어 빠르게 다가가서 식판을 낚아챈 다음 먼저 가 보겠다고 걸음을 빨리했다. 땅만 보고 걷는데 누군가의 신발이 보여 고개를 드니 태형이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얼굴 보는 게 처음이라 약간은 미안한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에 일부로 더욱 반가운 듯 아는체했다. 속은 괜찮냐고 물어보니 배시시 웃으며 끄떡없다고 오히려 내 걱정을 해주기에 나도 끄떡없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태형이와는 둘도 없는 절친 사이긴 하지만 우리 둘의 처음은 친구의 목적이 아니어서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내가 정국이 때문에 힘들어할 때마다 귀신같이 알고 찾아와 말없이 위로해 준 것도 태형이고, 고백을 거절했을 때도 그럴 줄 알았다며 제 마음을 전한 것에 이의를 둔다고 했었다. 미안해하지 말라며 아무일 없던 것처럼 친근하게 대해줘서 나도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나도 눈치가 있는 사람인지라 태형이가 나에게 해준 배려들을 마냥 고맙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신경 쓰지 말라고 하지만 사람 마음을 가볍게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더군다나 그게 친구로서가 아닌 이성으로서 나를 챙기고 생각해 주는 거라면 더더욱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어디가 좋다고 전화 한 통이면 집까지 달려오고, 집에 데려다주고 어색해서 잠시 피할 때마저도 자기는 괜찮다며 그저 웃기만 했다. 태형이는 티가 안 나게끔 최대한 노력하는 거겠지만 나의 눈에는 다 보인다, 태형이의 마음이. 그래서 더 미안하고 고맙다. 이렇게 이기적인 내 옆에서 친구로 머무르는 게 미안해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자도 말도 꺼내봤지만, 네 옆자리 탐내지 않을 테니 제발 그러지 말라는 말에 순간 정국이가 생각나 쉽게 내칠 수가 없었다. 또 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 알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태형이의 마음을 모르는 척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에겐 정말 좋은 친구는 분명하나 그 이상은 아니었다. 날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던 건 참 고마운 일이지만 그 이상의 감정은 생기지 않아 태형이의 얼굴을 바라보기 항상 미안했고 고마웠다. "어디 가는 길이야?" "아, 나... 음... 그게." "와, 안녕. 우리 어제 얼굴 봤지?" 어디 가냐는 말에 미팅을 나간다고 하기엔 좀 민망해서 우물쭈물 말을 돌리려는데 뒤따라온 정국이가 어깨를 감싸더니 태형이에게 퍽 다정한 말을 건넸다. 전정국 능글맞은 것 봐. 이젠 저런 말도 할 줄 알고, 진짜 많이 변했다. 훅 들어온 정국이를 바라보다가 내 어깨에 올려진 손을 내렸더니 다시 내 어깨를 감싸온다. 이를 꽉 물고 즌증극... 즉즉 흐르그... 속삭이자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간지럽다며 큭큭댔다. 태형이를 앞에 세워두고 다시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게 너무 미안해서 급하게 인사를 하고 정국이를 끌고 나왔다. 가면서 고개만 뒤로 돌려 내가 내일 밥 살게!라고 소리치자 내 말이 좋았는지 바보같이 웃으며 알겠다는 외침이 들렸다. 식당을 나오고 정국이를 째려보며 하고 싶었던 말을 쉴 틈 없이 했다. "넌 나 엿 먹이는 게 취미야? 왜 그래?" "누가? 내가? 허, 섭섭하네." "그럼 좀 꺼져. 너도 네 친구들이랑 놀아. 방해하지 말고." "알았으니까 화 내지 마라. 무서워." 이런 내 말에도 끝까지 능청스럽게 대꾸하더니 연락은 꼭 제때제때 받으라고 제 귀 옆에 손으로 전화기 모양을 만들고 흔들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ㅁㅁ아, 여기!"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해 우리 과 동기들이 어디 있나 살피는데 누가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으며 이제 왔냐고 나를 반겼다. 테이블로 가니 한껏 예쁘게 꾸민 친구들이 수줍은 미소를 띠고 서로 재잘재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까지 설레이는 것 같아 들뜬 마음에 거울도 한 번 보고, 립글로스도 한 번 쓱 발랐다. 테이블에 올려놨던 핸드폰 알람이 울렸고, 무슨 문자인가 싶어 화면을 보니 정국이다. [결국 미팅 나갔네.] ...? 내 번호를 알고 있단 사실에 한번 놀랐고,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말투에 또 한번 놀랐다. 바보처럼 초점을 잃은 눈동자를 도르륵 굴려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다시 핸드폰을 봤다. 허벅지도 꼬집어 봤지만 알싸한 아픔이 느껴지는 게 꿈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아니, 도대체 얘는 어디서 날 지켜보는 거야... 므츤늠이... 혼자 이를 바득바득 갈며 걸리기만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하며 주먹다짐을 하는데 연영과 동기들이 도착했는지 친구들의 목소리가 더욱 하이톤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잠시 정국이 생각은 접어두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도중 문이 열리는 소리 들려왔고 한 무리가 우리 쪽 테이블로 걸어왔다. 오, 연영과라더니 일단 잘생겼네. 좋아, 합격이다. 난 너무 좋은데? 나도 모르게 흐뭇한 눈빛으로 맞은편에 나란히 앉는 연영과 동기들을 바라봤다. 그런데 내 앞자리 의자는 빈 채로 미팅이 시작됐다. 얼굴에 물음표 달고 당황스러운 얼굴로 쳐다보니 한 명이 약속을 펑크 내서 급하게 다른 과 친구를 불렀다는 말이 들렸다. 솔직히 ㅈ, 조금 황당하긴 한데 그래도 넘어간다. 절대 잘생기고 착하다는 말 때문이 아냐, 난 외모만 보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연영과와 우리과가 번갈아 가며 소개를 하고 순조로이 미팅이 진행되었다. 내 앞 의자는 언제까지 비워둘 참인가... 하는 생각에 의자만 바라보던 찰나 한 손이 테이블 위에 올려지며 맞은편의 자리가 채워졌다. 드디어 왔다는 기쁨에 내적 비명을 지르면서 그 얼굴을 보는 순간, 내 얼굴이 조금씩 구겨지기 시작했다.
"늦어서 미안. 연락을 좀 늦게 받아서." ♡진짜 오랜만이죠... 저를 치세요, 예.... 콘서트를 다녀오고 너무 힘든 나머지 몸살이 도졌는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어요ㅠㅠ 슬럼프가 왔는지 글도 잘 안 써지고 이래저래 고생하다가 겨우 들고온 게 이거에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여러차레 면목이 없어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 글 봐주셔서 오늘도 참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암호닉은 가장 최근화에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헝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