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백] 어린이집 교사 알파 도경수 X 미혼부 오메가 변백현 A
경수는 올해 26, 어느 한 작은 어린이집의 선생님이었다.
사고로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집에 얹혀 살며 온갖 눈치란 눈치는 다 받아먹고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왔다.
그 결과 성적 우수, 운동 잘해, 성격 좋아, 거기다가 잘생겼고, 상위 계급 '알파' 이기 까지 한 경수를 모든 학생들은 선망의 대상, 같은 나이의 또래임에도 존경 스럽다는 둥
많은 인기를 누려 왔었다. 알파임에도 우월감에 젖지 않고 겸손했으며, 오메가를 무시하는 태도 조차 없었던 경수의 행동이
뭇 오메가들의 마음을 선덕하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그렇게 초등학교, 중학교를 보내고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 경수의 담임 선생님은 모범생 경수를 보며 물었다.
경수야, 경수는 어떤 과에 들어가고 싶니?
"저요? 저 유아 교육과요."
"뭐라고? 도대체 왜?"
"그냥 아이들이 좋으니까요."
경수의 말 한마디는 학교에 크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선생님은 아쉬운 마음에 경수를 설득하고자 하였으나 경수의 마음은 확고하였고 변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수능을 보고 경수는 당당히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합격하였다.
또 졸업 하고 나니 24살, 빛나는 외모와 성적등으로 금방 지역 어린이집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경수는 자신의 직업이 꽤나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웠다.
경수는 5살 아가들이 있는 새싹반의 담임 선생님을 맡게 되었다. 처음엔 어린이집에 남자 선생님이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했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여자가 제격! 이라는 어른들의 틀에 박힌 고정관념은 쉽게 깨지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어머니 되시는 분들은 경수의 얼굴을 보고 얼굴을 붉히었으며, 경수가 일도 고만고만 잘 처리한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본 아버지들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돌아갔다. 그런식으로 반발은 쉽게 사그라들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수가 어린이집에서 일한지 이제 마악 1년 남짓 되었지만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속에서 경수는 사회의 쓴맛을 여러 차례 맛보아야 했다.
그것도 물론 자신보다 한참 어린 어린이집 꼬꼬마들 사이에서. 쪼꼬만 것들이 보통 영악한게 아니어서 골머리 썩힐일이 장난 아니었고
나쁜 짓에 대한 개념 또한 미미해서 장난식으로 경수를 걷어 찬다는 둥... 경수는 하루종일 일을 하고나면 집까지 기어들어가다 시피 하여 뻗곤 했다.
하지만 아가들의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그 영악함은 점차 줄어드는것! 이라고 믿고 있던 경수에게 5살 아가들의 담임 선생님을 맡으라는 원장 선생님의 말은
마치 천사의 나팔 소리 와도 같았다. 그렇게 어린이집의 방학이 지나가고, 개학식날 경수와 아가들의 첫 만남이 시작 되었다.
"자아, 얘들아 선생님은 앞으로 아가들을 돌보아 줄 도 경수 선생님이야. 잘 부탁해!"
"떤땡님! 앙녕하세여!"
무뚝뚝한 도경수 라는 친구들이 붙여준 타이틀은 아이들만 보면 무장 해제 되었다.
경수는 저멀리서 물 밀려오듯 밀려오는 감격에 몸을 한 번 부르르 떨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선 저에게 인사를 건네는 아가들이 귀여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하나하나 찬찬히 아가들의 얼굴을 훑어보던 경수의 눈이 어느 한 곳에서 멈춰섰다. 경수의 시선이 머무른 남자 아이의 외모는 강아지와 똑 닮아있었다.
추욱 쳐진 눈매와 동글동글한 코. 아이의 명찰에는 변수현이라고 쓰여있었다. 경수는 함성을 내지르며 아이를 끌어안고 오구오구 궁디팡팡 해주고 싶었지만
다 큰 성인 남자가 아기를 안아들고 둥기둥기 해주는 꼴은 흡사 변태와 비슷해 보였으므로 포기하기로 했다.
짐짓 아쉬운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던 경수가 다시 미소를 짓고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경수가 출근하는 어린이집에는 따로 아가들이 타고 다닐 통학 버스가 없었다. 그래서 아가들의 부모님들이 직접 어린이집으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경수는 자신이 맡은 새싹반 아이들의 부모님들을 몇 번 만나 뵙고, 인사도 할 수 있었는데 개학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수현의 부모님은 도통 만나뵙질 못하고 있었다.
수현은 경수가 출근하는 시간 보다 먼저 어린이집에 와 원장 선생님과 놀고 있었으며, 경수가 퇴근하는 8시 즈음에도 원장 선생님 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고민하던 경수가 원장 선생님께 이유를 묻자, 원장 선생님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곤 누가 듣지 못하게끔 한껏 소리를 낮추어 소근댔다.
"도 선생님이 수현이 담임 선생님이라 말 해 드리는 거에요. 수현이 어머님 혼자서 수현이를 키우고 계시거든요. 일이 바빠 사정하시기에 제가 수현이를 보고 있는거고."
경수는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고 있는 수현이가 안쓰러웠다. 그래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자신이 수현이를 돌보기로 결심했다.
경수는 비장한 눈빛으로 원장 선생님께 패기롭게 얘기 했다.
"원장 선생님, 이제 오후에 수현이 어머님 오실 때 까진 수현이 제가 보겠습니다. 제가 수현이 담임이니까요."
그러한 사정으로 경수는 오후 일곱시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간에, 수현이와 단 둘이서 새싹반 교실에 남아 있어야 했다.
어린이집 수업은 4시에 마치는데, 그 세시간 삼십분동안 남자아이 답게 로봇을 좋아하는 수현이랑 로봇 놀이를 하기도 하고, 동화책도 읽어 주다 보니,
시간은 금방 흘러 갔다. 경수가 백설공주의 끝부분을 다 읽었을 무렵, 느리게 눈을 끔뻑이던 수현이가 결국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고,
경수는 수현이가 편히 자게 하기 위해 수현이를 품에 안고 토닥여 주었다.
작게 꼼지락 대는 수현이를 품에 안고 어르며 수현이의 어머니 되시는 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와 함께, 쾅! 소리가 나며 교실 문이 열렸다.
"수현아!!!!! 미안해 엄마가 많이 늦었지!"
급작스레 들어온 남자덕에 놀랐고, 또 수현이의 어머님이 남자라는것에 한 번 더 놀라 눈을 크게 뜬 경수가 다시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남자는 내가 변수현 부모다! 해도 아 그렇군요. 하고 넘어갈만큼 수현이와 닮아있었다.
남자의 축 쳐진 눈이 경수의 눈과 마주친 순간, 경수는 심장이 쿵!하고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놀라 이제사 느낀거지만 남자는 경수가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이상형 이었다. 거기다가 남자가 수현이의 엄마라면 본인이 수현이를 낳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저 남자는 오메가라는 것! 이미 경수의 마음은 신이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무튼 경수와 똑바로 눈을 맞추고 있던 남자의 눈이 서서히 밑으로 내려가 경수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수현이에게로 향했다. 그러더니 놀라 뒷걸음질 하며 말을 더듬었다.
"다, 당신 누구야! 왜 우리 수현이 안고 있어?"
"저기요, 저는..."
하긴 모르는 성인 남자가 잠들어 있는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다면 그 누가 보아도 저 남자는 납치범이다! 할 만큼 의심의 소지가 다분하긴 했다.
쉽게 수긍한 경수가 차분히 그를 해명하려고 했지만 이미 코 끝이 붉어지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남자의 귀에 그러한 해명이 들어 찰 리 없었다.
"아니요, 저기 무슨 오해를 하신것 같은데..."
"오해는 무슨 오해야? 빨리 내려 놓으라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새끼..."
"저기요?"
"어헝헝, 우리 수현이 내려 놓으란 말야..."
이내 남자는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고, 난감해진 경수가 그를 달래기 위해 같이 쪼그려 앉았지만 남자의 울음은 도무지 멈출 기미 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런 시끄러운 상황이 한참을 지속되자, 곤히 잠들어있던 수현이가 작은 칭얼거림과 함께 눈을 떴다.
그러고는 저를 안고 있는 경수를 한 번 흘끔, 그리고 바로 앞에 주저 앉아 엉엉 울고 있는 제 엄마를 한 번 흘끔하더니 무덤덤히 입을 열었다.
"엄마, 우리 떤땡님한테 왜 꾸래? 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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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민망해서 우럭...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공이 어린이집 선생님인데! 어때요? 신선하신가요?ㅎ... 저는 상당히 민망....(오열한다)
읽어주신 후 댓글 한 줄 이라도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ㅜㅜ 많은 힘이 되거든요ㅠㅠ
이게 A,B,C 이런식으로 단편이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ㅠㅠ
오백 행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