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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어”
수갑을 풀어주고 어김없이 쟁반을 내민 명수가 성열의 옆에 앉았다. 성열이 밥을 먹는 모습을 빤히 보던 명수가 성열의 볼에 입을 맞췄다. 밖에 내 친구들 있으니까 조용히 있어. 성열의 귓가에 속삭인 명수가 침대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갔다. 흥미롭다는 듯 저를 지켜보는 두 쌍의 눈을 가만히 보던 명수가 소파로 가 앉았다. 납치에 감금인가? 키득거리는 성규의 목소리에 잠시 인상을 쓴 명수가 소파에 폭 기댔다.
“야, 언제 되돌려 보낼 거야?” “안 보낼 건데” “푸핫, 진짜?”
그럼 돌려보내? 성열이가 돌아가서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명수의 태도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손을 들어 보인 성규가 제 머리 옆에서 손가락을 빙빙 돌려대는 우현을 보며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순간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나고 명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명수가 문을 닫으며 성열을 쳐다봤다. 반찬과 반찬이 담겨있던 접시가 깨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겁에 질린 얼굴로 접시를 내려다보는 성열을 보던 명수가 성큼성큼 성열에게 다가갔다. 저…그게… 치, 치울게… 급하게 쟁반을 옆에 내려놓고 쪼그려 앉는 성열을 다시 일으켜 세운 명수가 성열 대신 쪼그려 앉아 접시 조각을 줍기 시작했다. 밥 먹어, 내가 치울 테니까. 천천히 앉아 여전히 겁에 질린 얼굴로 저를 보는 성열에 명수가 대충 조각을 주워 방 밖으로 나갔다. 휴지통에 조각들을 넣고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방으로 들어간 명수가 바닥을 대충 쓸어냈다.
“나중에 다시 치워 줄 테니까 밥 먹어”
고개를 끄덕이는 성열을 확인한 명수가 성열에게 볼을 들이밀었다. 손가락으로 제 볼을 톡톡 친 명수가 성열을 보며 웃었다. 머뭇거리던 성열이 가볍게 명수의 볼에 입술을 붙였다 뗐다. 상당히 만족한 얼굴로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은 명수가 웃으며 방을 나섰다. 싱글벙글인 명수를 보던 성규와 우현이 명수에게 다가갔다. 뭔데 그렇게 기분이 좋아? 우현의 물음에 씩 웃은 명수가 손을 탁탁 털었다. 열이가 뽀뽀해줬다! …미친 놈. 우현이 욕을 하든지 말든지 연신 웃던 명수가 빨리 가라며 성규와 우현의 등을 떠밀었다. 야! 온지 얼마나 됐다고 가! 불만을 내뱉는 성규의 등을 탁탁 치며 결국 둘을 집 밖으로 내보낸 명수가 천천히 열리는 방문을 쳐다봤다. 다 먹었어… 고개만 쏙 내밀어 중얼거리는 성열에게 다가간 명수가 성열을 끌어안았다. 성열을 방 안으로 밀어 넣고 청소기를 가져온 명수가 성열을 침대에 앉혀놓고 청소기를 돌렸다. 행여나 다른 곳에 튀었을까 꼼꼼히 청소기를 돌리던 명수가 청소기 전원을 꺼서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성열의 옆에 앉아 다시 수갑을 채워준 명수가 성열을 끌어안고 침대에 누웠다.
-
명수가 성열의 손목에서 수갑을 풀어냈다. 눈만 깜박거리는 성열을 보던 명수가 성열의 두 볼을 감싸 쥐고 부드럽게 키스했다. 움찔움찔 거리던 성열이 명수의 팔을 붙잡았다. 입술을 떼고 이마를 맞대고 있던 명수가 웃으며 성열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성열을 일으켜 세웠다. 뭔가 놀란 것처럼 가만히 있는 성열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던 명수가 성열을 거실로 데리고 나가 소파에 앉혔다.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은 명수가 부엌으로 향했다. 손을 뻗어 리모컨을 쥔 성열이 말랑말랑해 보이는 버튼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뭐 보고 싶은 거 있어?”
명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성열이 리모컨을 내려놨다. 성열의 옆에 앉은 명수가 성열이 내려놓은 리모컨을 쥐고 TV를 켰다. 영화 채널에 맞춰져있었는지 TV를 켜기 무섭게 영화가 나왔다. 어, 재밌겠다. 성열이 작게 중얼거린 말을 듣고 피식 웃은 명수가 성열에게 리모컨을 쥐어주었다. 너 보고 싶은 거 봐. 성열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 명수가 손을 뻗어 성열의 손을 잡았다. 명수가 성열의 손을 제 볼 위에 내려놓았다. 그 손 위에 제 손을 덮어 놓고 명수가 눈을 감았다. TV에서 시선을 떼고 명수에게로 시선을 돌린 성열이 리모컨을 꽉 쥐었다.
“……”
영화가 끝나고 잠이 들어있는 명수 때문에 가만히 있던 성열이 명수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잡힌 손의 반대쪽 손으로 명수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던 성열이 손을 옮겨 명수의 코를 매만졌다. 천천히 손을 옮겨 입술 근처에서 동동 떠다니던 손가락으로 입술을 살며시 눌러본 성열이 급하게 손을 떼고 리모컨을 쥐고 채널을 돌렸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던 성열이 리모컨을 내려놓고 다시 명수의 얼굴을 쳐다봤다. 한 번 해볼까… 잠시 고민을 하던 성열이 천천히 잡힌 손을 들어올렸다. 명수의 얼굴 위에서 손을 치우고 허리를 숙여 명수에게 가까이 다가간 성열이 명수의 볼에 입술을 잠시 붙였다 뗐다. 새근새근 잘 자고 있는 명수를 확인한 성열이 다시 손을 볼 위에 내려놓고 리모컨을 쥐었다.
“…열아”
명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성열이 입술을 깨물었다. 몇 시야? 눈을 뜨려고 노력하는 듯 보이는 명수를 보던 성열이 6시 13분, 하고 말했다. 배 안고파? 결국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몸만 일으킨 명수가 성열의 어깨에 기댔다. 별로… 작은 성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명수가 씩 웃고는 성열을 끌어안았다. 성열을 품에 안아 소파에 누운 명수가 조금만 더 자자, 하고 중얼거렸다. 거의 코앞에 와 있는 명수의 얼굴을 보던 성열이 명수를 따라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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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 일어나”
부스스하게 눈을 뜬 성열이 앞에 보이는 명수의 모습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지금 밥 먹을래? 명수의 물음에 고개를 휘휘 저은 성열이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런 성열을 보던 명수가 실실 웃으며 성열을 안아들었다. 예쁘다. 성열의 볼에 입을 맞춘 명수가 제 방문을 열고 들어가 성열을 침대에 눕혔다. 성열의 옆에 누운 명수가 이불을 끌어와 곱게 펴 덮었다. 꼼지락거리며 품으로 파고드는 성열에 얼굴이 달아오른 명수가 성열을 꼭 끌어안았다. 다시 새근새근 자는 성열을 보던 명수가 성열의 콧등에 입을 맞췄다. 집에 가고 싶어? 잠든 성열에게 물은 명수가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냥 여기서 나랑 평생 같이 살자…”
성열의 옷깃을 매만지던 명수가 제일 윗 단추를 풀어냈다. 옷깃을 손으로 잡아당겨 쇄골이 있는 부분까지 내렸다. 희미해진 붉은 자국에 명수가 입맛을 성열의 쇄골 근처로 다가갔다. 희미한 자국 위로 입술을 덴 명수가 살결을 빨아들였다. 흐응… 흠칫, 한 명수가 성열에게서 떨어졌다. 약간씩 떨리는 손으로 성열의 단추를 잠가 준 명수가 성열을 품에 안았다. 아, 진짜 미치겠다.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리던 명수가 눈을 꾹 감으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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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깜박, 눈을 뜬 성열이 코앞에 와있는 명수의 얼굴을 보고 잠시 얼굴을 붉혔다. 그 자세 그대로 굳어 눈만 깜박이던 성열이 문득 제 손목에 거치적거리는 수갑이 없다는 걸 알아채고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덜그럭거리며 기둥과 맞부딪쳐 손목에 감겨있던 수갑이 정말 없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성열이 천천히 명수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멍한 눈으로 명수를 보던 성열이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작은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에 성열이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방 밖으로 나와 거실을 둘러보던 성열이 뒤에서 저를 끌어안는 손에 오싹함을 느끼며 멈춰 섰다.
“집에 가려고?” “……” “그랬으면 제일 먼저 내가 진짜 자고 있는 지 확인 했어야지”
어깨 위에 제 턱을 얹어 놓고 중얼거리는 명수에 잔뜩 굳어져 서 있던 성열이 작게 들리는 명수의 웃음소리에 허탈함에 풀썩 주저앉았다. 어이쿠, 하면서 성열을 일으킨 명수가 원래 성열이 있던 방으로 향했다. 성열을 침대에 앉힌 명수가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손에 다시 수갑을 채워줬다. 이게 없으니까 허전했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굳은 표정의 명수를 보던 성열이 갑작스레 씩 웃는 명수를 보며 알 수 없는 느낌에 몸을 떨었다. 이제는 니가 아무리 나한테 잘 해도 안 보내 줄 거야. 성열의 턱을 슥, 쓰다듬은 명수가 방에서 나갔다. 기지개를 쭉 펴며 부엌으로 걸어가던 명수가 방에서 울리는 벨소리에 발걸음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폰을 집어든 명수가 전화를 받으며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야, 이 성열네 부모님 경찰에 신고한 듯, 방금 경찰 왔다감. “아, 그래? 뭐하고 갔는데?” -이 성열이랑 제일 친한 친구나, 없어진 날에 본 사람 있냐고 물어봤지… “그래서?” -아마 경찰이 너한테 한 번 갈 거 같아, 너 이 성열이랑 학교에서 자주 붙어 다녔다고 누가 말 한 거 같더라.
너 어떻게 할 거냐? 성규의 물음에 씩 웃은 명수가 괜찮아, 하고 대답했다. 식빵 봉지에서 식빵 두 개를 꺼낸 명수가 토스터기에 식빵을 집어넣었다. 순간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표정을 굳힌 명수가 왔다, 하고 중얼거렸다. 뭐가? 하고 되물은 성규가 무엇인지 명수가 말 해주기 전에 알아차리고는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끊는다. 제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은 성규에 작게 웃음을 흘리던 명수가 다시 한 번 더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인상을 쓰며 현관으로 향했다. |
망함^0^
중편인데 벌써 이렇게 되면 난 어떡해... 왘, 이거 보고 다들 얘 뭐임, 이러고 가는 거 아니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학원 가야하는데 버스는 11시 30분에 출발이고 벌써 출발했고 종점부터 여기까지 길어봤자 15분인데 이러고 있는데
친구 전화 와서 12시 20분에 오는 차로 급 변경! 학원 1시까지 오랬는데 가면 1시 넘을 듯;;;
학원 갔다 와서 봐영! 빠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