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 1
"전정국 죽을래? 왜 이렇게늦게와!”
“미안, 회사 좀 다녀온다고영화 시작했어?”
“곧? 빨리와”
“팝콘은?”
“여기 있는데 제발 빨리와라, 나너 없이 공포영화 보면 눈물을 다른 곳에서 흘릴 수도 있을 것 같아…”
나와 정국이는 둘도없는 단짝친구이자 소꿉친구이다. 10년 동안 지겹도록붙어다닌 우리는 25살이나 먹은 지금까지 붙어있다. 옆에남자친구 하나 끼지 못한 내 처지가 안타깝지만 그래도 정국이와 놀땐 열 남자친구 부럽지 않다.
[어디]
무뚝뚝한 자식…10년을 같이 지내왔지만 아직도 문자는 적응이 안된다. 나중에 전정국이랑 만날 여자는 누군진 몰라도 문자로 속 많이 썩을거다.
[l열 4,5번 빨랑와!]
곧이어 정국이가 도착했다. 정국이는 언제봐도 옷을 잘입는다. 패션쪽으로 나간다더니 진짜 소질있는 것 같기도? 어쩌다 보니나도 오늘 파란 맨투맨을 입고 왔는데 정국이도 파란 맨투맨을 입고 왔다. 의도치 않게 커플이 된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작한다, 폰 내려놔”
“야 나 무서워”
“무서우면서 이건 왜 보자고 했냐?”
“몰리, 무서워 씨..”
“내 팔 잡고있던가 소리만 지르지 마라”
“응….”
내 말이 끝나기와 동시에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하였다.영화가 시작한지 10분쯤 지났을 떄 아니나다를까 나는 정국이의 팔만 붙들고 화면에서 시선을옮겼다. 역시나 정국이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은 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가자”
벌벌 떨고 있는 나를 본건지 영화에 집중하고 있던 정국이가 가자며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하여튼 김탄소 겁쟁이인건알아줘야해”
“……..”
“밥이나 먹으러 가자 영화 재미도 없더라”
“거짓말…”
“공포영화가 뻔하지 뭐 안봐도 알겠던데”
“미안, 괜히 나 때문에너 영화도 못보고 나오게해서…”
“미안하면 밥 사던가”
“이럴 줄 알았어! 사실대로말해 너 일부러 나온거지?”
“:그건 나도 모르지~ 배고프네뭐먹냐 우리?”
“나쁜놈…..”
어찌되었든 나는 정국이 덕분인지 때문인지 영화관에서 무사히 나올 수 있게 되었고 얼떨결에 밥까지 사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영화관 바로 앞에 있는 파스타 집으로 향했다.
“난 해물 파스타랑 고르곤졸라 피자랑 리조또! 너는 정국아?”
“또 욕심부리지, 어차피다 못 먹으면서 하나 시키고 더 시켜”
“니가 우리 엄마냐? 맨날잔소리야!”
“그 잔소리 10년째 해도어떻게 하나도 변하는게 없으실까요?”
“언젠간 속터져서 죽을꺼야…”
“여기요 주문할게요”
“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해물 파스타 하나, 리조또하나, 고르곤졸라 피자 하나 주세요”
“치... 어차피 시키는거좋게 시켜주면 어디 덧나냐?”
“응 덧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국이는 자길 위하는 척 날 챙겨줬고 아마 난 거기 익숙해져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이어나가지못했을지도 모른다.
“천천히 먹어, 줘도 안먹어”
“누가 준데? 별꼴이야전정국”
“체해 또”
“매가멍눈데니가무순상광니야!”
입 안에 한 가득 피자를 집어넣고 웅얼거리며 정국이를 매섭게 바라보았다.
“많이 먹어라, 나 화장실좀”
“웅”
정국이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남은 피자 두 조각을 모두 해치우고 디저트를 준비하러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뒤에서날 툭툭 치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헐 태형아”
“김탄소 오랜만이다?”
“야 이게 얼마만이야? 잘지냈어? 부모님은 잘 계시고?”
“응 두분 다 너 많이 보고싶어하셔”
“야 진짜 반갑다! 여긴무슨 일이야?”
“나 여자친구랑 밥 먹으러 왔지, 니앞에 있던 사람 정국이 아니야?”
“응 맞아”
“둘이 잘 어울린다?”
“뭔 개소리야”
“발뺌 하지말지? 커플티 입고 커플 아니라고 하는게 더 병신같거든?”
“커플티? 야 아니야 그거그냥 우연인데”
때마침 정국이가 들어왔다.
“야 전정국이 오랜만이다?”
“와 김태형 이 새끼 제대하고 얼마만이냐?”
“한 2년? 아무튼 정국이 축하한다!”
“뭔 개 같은 소리야”
“모르는 척은? 연락할게자식아, 수정이 기다리겠네 탄소야 나 간다~”
태형이가 자리에 돌아가고 남은 우리 둘 사이엔 정적만 흐를 뿐 이었다.
“김태형 진짜 오랜만이지?”
“응 나 제대하고 처음 봤어”
“우리 티셔츠 이렇게 입어서 커플인줄 알았나봐”
“그래? 그래서 축하한다고했구만? 여자친구 생긴 것 같고 좋네 뭐”
“미친놈 내 남자친구인 척 하지마 윤기오빠가 들으면 너 혼난다?”
“민윤기 여자친구 생긴거 아냐?”
“미친 어디서 들었어?”
“들은건 아니고 본거지”
“봤다고? 윤기오빠 한국들어왔어?”
“응, 너만 몰랐던 것같은데?”
“8월에 들어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여자친구가 작사가래 윤기형 작곡 공부하다가 만났다는데 결혼한다고한국 들어왔데”
“헐 결혼?”
“와… 이거 윤기형한테관심 하나도 없었네 윤기형만 불쌍하지…”
“그 오빠가 일방적으로 나 따라다닌건데 뭐…”
“잘났다 아주?”
“나 완전 잘나서 아무 남자나 안만나는거 알지? 너 나랑 친구먹은거 복받은거야”
:”예~ 예~ 감사합니다”
“알면 됐어”
나와 정국이는 오늘도 시시한 농담 따먹기나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내일 뭐하냐]
집에 도착해 씻고 나오니 정국이에게 카톡이 도착해 있었다.
[나 내일? 집에서 시체놀이할 예정 왜?]
[찜질방 가고싶어서]
[찜질방? 완전좋지 가자!! 완전 가고싶어]
[ㅇㅋ]
[단답봐… 이러니까 여자친구가없는거야 병신아]
[지도 없으면서]
[어.. 할 말 없으니까닥칠게 몇시에 만날껀데?]
[11시]
[단답!!!!!!!!!!!!!!!!!]
[때 밀고와라]
[내가 너냐? 여자한테못하는 말이 없어 아주?]
[니가 여자냐?]
[아오 진짜 아무튼 나 잘거야 꺼져]
[ㅇ]
내일 할 일이 없어서 집에서 시체놀이나 해야겠다 싶었는데 정국이가 먼저 약속을 잡아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가만보면 정국이는 여자를 싫어하나 싶을정도로 여자친구를 사귀지 않는다… 그래서처음엔 동성애자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아닌 것 같고… 뭐 나도 남자친구 없는 처지라 할 말은 없지만…. 조만간 정국이한테 좋은 여자 하나 소개시켜줘야겠다.
반응연재할게요 ^^! 부족한 작품이지만 암호닉 신청해주시면 감사히받겠습니다~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