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준 - 사랑에 빠졌죠
01.
그러니깐 그 남자를 처음 만난 게 저번 주말에 책 사러 서점가는데 누가 완전 다급하게 나를 부르는 거야. 야, 요즘 세상 흉흉하다고 아빠가 누누이 말씀하시는데 그 남자가 부르는 거 못 들은 척했지. 그리고 슬쩍 그 사람 봤는데 얼굴이 진짜 잘 생긴 거야. 연예인인가? 싶을 정도로 잘생겨서 솔직히 조금 혹 했다. 근데 혹시 아냐 그런 사람이 범죄자 일 수도 있으니깐 모르는 척, 못 들은 척 갔지. 어차피 아빠 근무하시는 날이고, 서점도 병원 옆에 있고, 무서운 사람이면 바로 병원 안으로 들어가야지. 하고 있는데 내 어깨를 툭 잡더라고. 아, 내가 그때 이어폰 꼽고 있었거든? 그 사람이 이어폰 쑥 빼더니 진짜 낮은 목소리로 저기요. 이렇게 부르는 거야. 나 진짜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뻔 했다. 내가 당황해서 빠진 이어폰 들고
"... 네?"
이랬더니 그 사람이 진짜 범죄 영화 찍는 거처럼 이곳저곳 막 둘러보고 좀 눈치 보는 거 같았어. 그 순간에 아, 진짜 이 사람이 범죄자면 어쩌나, 나 달리기도 안 빠른데.. 지금 긴급전화 그거 해서 아빠한테 전화할까?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살려달라고 외칠까? 나 왜 달리기가 느린 걸까.. 이런 생각하고 있는데 내 어깨를 툭 잡더니
"한국 병원이 어디 있어요?"
이러는데 사투리를 쓰더라.. 근데 완전한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어 쓰면서 사투리 쓰는 거.. 어, 그래 그 표투리! 그걸 쓰는 거야. 그게 더 무서운 거 있지? 이 사람이 병원을 왜 찾지..? 병원 물어보는 건데 왜 이렇게 눈치 보면서 말하는 거지? 암튼 이런저런 생각 다 들고, 무섭고, 안 알려주면 나 죽일 거 같아서 진짜 손 벌벌 떠는데 안 떠는척 하고 바로 앞에 있는 병원 가리켰지. 그랬더니 진짜...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와, 바로 앞에 있었네. 고마워요 ^ㅁ^"
... 이러고 신나서 가더라. 나 서점 가는 길이였으니깐 당연히 같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지. 그 사람 발걸음에 신남이 묻어 있었는데 모르는 척하고 핸드폰 들어서 카톡 들어갔다, 나왔다만 하고 있고. 아, 맞다. 너 카톡 답 좀 빨리해라. 진짜 죽여버려. 암튼 서점 가는데 그 사람이 자꾸 뒤돌아서 나 확인하더라? 나 되게 스토커 된 기분이었어.. 숨을까 싶었다. 병원 잠깐 들려서 전정국 한 번 보고 갈까 했거든? 아, 그 아친아 있잖아. 그래, 키 크고 토끼 닮은 전정국 오빠. 암튼 그래서 병원 들어가려고 그 회전문 기다리는데 그 남자가 획 돌아보면서
"왜 따라오세요? 저 길 잘 찾아요. 감사합니다."
이러고 슝 들어가는 거 있지. 나 진짜 너무 당황스러웠다.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그러고 끝났지. 책 사고 집에 왔더니 아빠 퇴근하셨더라. 저녁 먹는데 레지던트 들어왔는데 애 하나 키우는 거 같다고.. 우리 아빠 소아과에서 일하시는 거 알지? 애기들이랑 잘 놀기는 잘 노는데.. 너무 잘 놀아서 탈이라고 하시더라. 아, 나 이제 끊어야 돼. 야, 내일 만나자.
02.
세상 진짜 좁은 거 같지 않냐? 그 남자가 옆집 살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어.. 어쩐지 아침부터 시끄럽다고 했어. 진짜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운 거야. 아빠는 출근하셨고, 엄마도 잠깐 어디 나가셨고 동생도 집에 없고.. 그냥 집에서 예능 하는 거 다시 보고 있는데 엄청 시끄러워서 아, 뭐야.. 하고 있는데 엄마 들어오시더라고 동생이랑 같이. 동생이 막 신나서 옆집에 잘생긴 삼촌 이사 왔다고 막 그러길래 좀 기대했지. 야, 내가 너무 얼굴만 보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 나이면 다 그렇거든? 너도 똑같아. 암튼 동생이 이야기하는 거 듣고 있는데 실제로 보고 싶더라.. 그거 알지? 인소나 무슨 썰 같은 거 보면 옆집 남자랑 잘 되고 그런 거 있잖아. 나도 약간 그거 기대했었거든? 야, 웃지 말고. 그냥 망상 정도..라고 생각해주라. 전에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었잖아. 그 과외 쌤이랑! 아, 자꾸 말이 샌다. 빵 먹으면서 티비 보는데 누가 벨을 누르더라고. 나가기 귀찮아서 동생 불렀더니 동생도 귀찮다고 하고, 그래서 결국은 엄마가 나갔지. 아니 근데 금방 안 들어오고 엄마가 막 하하 호호 웃고 계시길래 아랫집 사는 아줌마 올라오셨나? 싶어서 인사드리러 가니깐 그때 본 그 남자더라고. 그 남자도 나 딱 보고는
"어, 그때 나 따라 온 학생 맞죠?"
이렇게 말하는데 우리 엄마 현실 당황.. 나한테 진짜냐고 묻길래 내가 다 말했지. 저 사람이 병원 어디냐고 물어봐서 알려줬고, 나는 서점 가는 길에 병원 잠시 들려서 아빠랑 전정국 잠깐 만나려고 했다고 그러니깐 아, 그렇냐.라고 대답하시고 그 남자한테 직업 뭐냐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의사라고 하더라. 솔직히 그렇게 안 보였거든? 저 사람이 의사라니..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래서 벨 왜 누른 거냐고 물어봤다? 그제야 그 남자가
"아, 잠시만요!"
이러고 자기 집 들어갔다가 떡 들고 나온 거 있지. 그 남자가 없을 때 엄마한테 무슨 이야기했냐고 물었더니 비밀이래.. 아빠한테 다 말해줘야겠다. 그 남자가 떡 가져와서 나한테 주더니
"이사 왔는데 이웃끼리 얼굴은 알고 지내야죠."
라면서 그때 그 웃음. 그래! ^ㅁ^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더라. 엄마도 같이 웃고 나 혼자 거기 멍하니 서 있다가 엄마가 점심시간인데 밥 먹었냐고, 짐 정리 다 했으면 같이 밥 먹자고 해서 그 남자랑 같이 밥 먹었다.. 아니, 근데 진짜 말 잘 하는 거야. 되게 어른들이 좋아하실만한? 그런 사람? 그래서 좀 신기하다 하고 있었는데 엄마도 궁금하셨나 봐. 어쩜 그렇게 말 잘하냐고 말하니깐 어릴 때 할머님이랑 살았대. 부모님이 일하시느라 바빠서. 암튼 뭐 그랬다고. 종종 만나는 데 만날 때마다 스토커, 스토커 하는 거 있지? 진짜.. 아, 야 미안. 나 지금 가봐야 할 거 같아. 만날 사람이 있어서. 누구냐고? 옆집 아저씨.
03.
"아저씨는 왜 자꾸 불안해해요?"
"네가 그렇게 만드니깐 그렇지."
"내가 뭘? 나 진짜 아저씨 불안하게 만든 적 없는데?"
"있거든? 왜 하필 전 쌤이랑 친해서는.."
"그 오빠는 내가 친해지고 싶어서 친해졌나? 부모님들이 친하니깐 그러지.."
"왜 전 쌤은 오빠고 나는 아저씨야? 너무한 거 아냐?"
"... 아저씨 지금 질투해요?"
"아, 아니거든? 질투 아냐."
"에이 맞는데?"
"아니다. 아니라고 했어. 아, 얼른 집 들어가. 빨리."
"뭐야. 왜 갑자기 집 들여보내. 진짜 질투하죠?"
"그래. 질투 나니깐 빨리 집 들어가."
04.
"일하는 남자가 그렇게 섹시하다던데.."
"응, 그렇다던데?"
".. 아저씨는... "
"... 응."
"왜 제가 올 때마다 혼나고 있어요?"
"...."
"울 아저씨 오래 살겠다. 아빠한테 욕 엄청 많이 들어서."
"... 그렇겠지?"
"저희 이러는 거 알면 아저씨 살아 있을까요?"
"나 이제 레지던트 1년 찬데.."
"굳세어라 김태형."
"... 아자아자."
05.
"전정국이랑.."
"아니, 그 사람이랑 아무런 일도 없었다니깐? 그냥 밥만 먹었어요, 밥만. 아빠 친구 아들이라고. 왜 자꾸 불안해해요."
"나는 그게 싫다고. 그냥 나 말고 아무도 만나지 마. 안 그래도 자주 못 만나서 슬픈데 너 자꾸 그 쌤만 만날 거야?"
"내가 만나고 싶어서 만났나? 아빠 만나러 왔더니 그 사람이 있는 걸 내가 어떻게 해!"
"아무튼 싫어. 우리 집에 벌레 나온 거보다 더 싫어."
"아저씨도 진짜 웃긴다. 벌레 나왔다고 집에서 자고 있는 여자친구를 불러?"
"무서우니깐 그랬지.. 벌레가 엄청 컸잖아. 너도 봤지?"
"... 아저씨가 왜 애들한테 인기 많은 줄 알겠다, 알겠어."
"왜?"
"아니 무슨 애기들이랑 정신 연령이 똑같아? 아저씨도 터닝메카드 이런 거 좋아해요?"
"어, 나는 에반. 아니 나백작이 더 좋긴 하지만 요즘에는 그리핑크스가 더..."
"저 갑니다. 그 터닝메카드 많이 보세요, 많이 봐."
+)
예! 여러분! 안녕하세요 :)
곧 돌아오겠습니다!를 외친 후 근 한 달 만에 돌아온 작가입니다.
저 안 잊고 잘 지내구 계셨나요?
저는 울 독자님들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글을 쓸까 고민하다 왔습니다!
먼저 이렇게 늦은 이유를 말하자면
........
제가 그 유명한 대학 5년 다니는 학생일 거 같네요.
원래 대학 다 5년 아닌가요?
진짜 애들이 노르웨이? 간 것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울 애기덜.. 잘 쉬다가 왔니 ;ㅅ;
그리구 어제 제가 메일 보내드렸는데 받으셨나요?!
혹시 파일이 이상하다! 아님 메일 적었는데 안 왔다!
하시는 분들은 댓글 꼭꼭 남겨주세요!
어.. 그럼 글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하자면!
이것도 여러 번 생각하다가 적은 글인데..
처음 생각은 여주가 부모님이 안 계시고, 동생이랑 사는?
태형이는 소아과 의사고.. 교통사고로 여주가 입원했는데 회진 돌던 태형이가 딱
여주가 첫눈에 반해서 태형이한테 계속 치근덕거리는 뭐... 그런..
쌤 저랑 사겨요!
환자분. 퇴원 안 하세요?
약간 이런 거.. 생각했는데
나 왜 자꾸 여주 부모님 없애냐 ;ㅅ; 싶어서
어째 울 이삐들 맘에 쏙 들지 모르겠어요 8ㅅ8,,
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진짜 정말 많았는데
쓰려니깐 생각이 안 나요 ㅠ_ㅠ..
먼저 태형이 글 올라오면서 타투이스트와 남준이 글은 지웁니다.
혹시나 지금까지 나와있는 남준이 글 텍파 소장하시고 싶으신 분은
댓글에 메일 주소 남겨주세여 :)
그리고 다시 띠동갑으로 나이를 훅 올렸습니다.
아무래도 의사면.. 6년에 인턴 1년에 뭐 하고, 뭐 하면 나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서..
그럼 이거는 띠의연인가여? 띠소연?
아! 무! 튼! 제가 의사는 잘 모르니깐 아무래도 전문적인 그런 단어는.. 안 ... 나.. 올.. 거....
멋진 의학용어 쓰는 태형이가 보고 싶으시겠지만.. 데둉합니다. (-ㅅ-) (_ㅅ_) (-ㅅ-)
어, 그리고 암호닉은 계속 받구여!
정말! 빠른 시일 내로! 1화로 돌아오겠습니다!
울 이삐들 주말 잘 보내구
사랑해요!
♡이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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