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케줄이 끝나고 한국으로 넘어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홍대 클럽으로 왔다. 시람들도 알아보는 눈치였지만 대놓고 아는 척 하는 사람이 없어 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창 음악과 술에 취해 리듬을 타고 있을 그때 "안녕하세요 선배." 안 그래도 몸에 술이 들어가니 인사를 하나 하나 받아주기 힘들어 의도치 않게 인사를 씹었다. 한동안 내가 반응이 없으니 한숨 소리가 들리더니 뒤에서 제 어깨를 잡고 뒤쪽으로 몸이 돌려졌다.
"선배. 많이 취했는데 좀 쉬어요."
"...귀찮아."
몽롱한 기분으로 너를 쳐다보니 몸이 더 달아오르는 듯 했다. 아마 넌 이런 날 보고도 아무렇지 않겠지. 관심도 없을테니."하, 제가 데려다줄테니 가요. 이런 상태로 더 놀아봤자 안 좋아요."
날 좋지 않다고 할땐 언제고 겨우 너에 대한 미련을 떨쳐냈더니 미련이라도 느끼는 걸까. 비참한 기분이다."권지용."
"너 간도 크다. 언제부터 내 이름을 그렇게 막 불렀어?"
할 말 없으면 간다 최승현이 기다려. 그렇게 떠나려 했다. 넌 내게 미련이 있을지 몰라도 난 이제 너에 대한 미련은 없기에."그 새X가 너한테 물려주는 게 더 좋든? 나하곤 안 맞았나봐?"
웃겼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잠자리로 날 그렇게 평가하다니."적어도 너보단 친절했거든. 나에 대한 배려랄까 넌 그 배려, 조금도 나에게 배풀지 않았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때만큼은 진심이었어. 지금도 그렇고." 이제와서? "막상 남한테 뺏긴 떡이라 탐나나 보네. 내가 가지긴 싫고 그렇다고 남에게 뺏기긴 싫고. 너 노래 하난 잘 만들었다. 내 멘탈도 흔들 줄 알고? 그건 칭찬 해 줄만 하네." 꽃을 줄때 받았어야지. 그 꽃이 시들면 볼 수 없을텐데. 가여워라. -花無十一紅 人不百日好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 :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 사람은 백 일을 한결같이 좋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