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 보고 오시는 것이, 이해가 빠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금손이라고 해준 그대들 덕에 황급히..☆ 아주 황급히 들고 왔소이다
[공영] 1학년, 3학년 (2)
W. pribana
말로 꺼낼 순 없어 소심하게 맘으로만 새기다가 그제서야 정환이 형이 내 앞에 있다는 걸 알았다.
“여튼, 여튼 찬식아!”
“응.”
“나 안경테 부러졌잖아, 안경 맞추러 같이 가자!”
“집에 하나 더 있지 않아?”
“그거 맘에 안 드는데‥”
집에 안경이 수두룩한 걸 뻔히 알고 있는데도 징징징징댄다.
나이는 어디로 먹어서는…
알았다고 대충 둘러대곤 체육실 가려고 비적비적 사물함으로 갔다.
“야.”
“왜?”
“아까 그 형, 너랑 친해?”
입에 야릇한 미소를 걸치고는 슬슬 물어오는 표지훈이 웃겨서 킥킥댔다.
“당연하지, 겁나 친해!”
“귀엽던데?”
“니 눈엔 안 귀여운 게 어딨냐?”
어제는 선화여고 2학년이 사귀자고 했다면서 자랑질을 끝없이 내놓던 게, 어디서 정환이 형을 노려?
정환이 형이 아무리 귀여워두 그렇지 남자를 좋아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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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축구공에 맞은 데가 아직도 욱신욱신거린다.
표지훈 죽일 놈‥ 이따 교실서 보면 빵 2개 감이다.
“여어, 공찬식!”
웬 소몰이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서 정색 딱 깔구 뒤돌기도 전에…
“악!”
“야, 이게 얼마만이야!”
축구공 맞은 데를 강 스파이크로 맞았다.
차마 형이라 멱살은 못 쥐겠네! 다람쥐 같은 게!
“아, 진짜 아파!”
“헐.. 미안해.”
선우 형은 말은 미안하다고 하면서 열심히 폰 키패드만 두드리고 있다.
실실 웃는 걸 보니, 동생 윤지한테 하나보다.
나는 맨날 어깨며 머리며 퍽퍽 치면서 윤지한테는 손끝 하나도 못 건드린다.
동생 팔불출도 있냐면서?
“윤지야?”
“응, 오늘 유치원서 받아쓰기 100점 맞았데.”
“내가 초콜릿이라도 사줘야겠네.”
“쫌생이가 웬 일이냐?”
“형 말고 윤지 좋아서 주는 거거든?”
사실 윤지가 나 좋아한다고 막 사탕도 주고 그랬었는데?
말했다간 한 대 맞을 거 같아서 조용히 입 다물고 매점으로 갔다.
“야, 그 있지.”
“뭐?”
“매점 앞으로 학생회장이 관리한데.”
“엥?”
“진짜야, 인마!”
“구라 작작! 윤지한테 이른다.”
“아, 관리 말고 그니까‥ 돈관리 말고?”
“그냥 감시하거나 이런 거?”
“그렇지!”
형은 고르지 않은 앞니를 내놓으며 헤실헤실 웃었다.
맘 속으로 진짜 ‘존나 다람쥐같다’만 백 번 새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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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이 감시한다던 매점에는 학생회장은 코빼기도 안 보였다.
희안하게 머리 묶는 거 좋아해서 눈에 굉장히 잘 띌텐데.
“아, 없잖아!”
“헐.. 아냐, 계산 학생이 하잖아?”
“어디?”
형 말대로 카운터에는 학생이 계산하고 있었다.
학생회장이 떠맡기고 간 건가…
“어? 진영이 형이다!”
“누구?”
누구냐고 묻기도 전에 선우 형은 냅다 카운터로 달려가버렸다.
나 머쓱하게!
형은 또 다람쥐같은 면모를 맘껏 자랑하며 신나게 카운터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그 때 본, 그 선배다.
조금 익숙한 단정한 교복에, 파란 명찰.
삐뚤빼뚤 써 있는 ‘정진영’
한참을 선우 형이 떠드는 것만 쳐다보고 있었을까.
“아, 맞다! 찬식아!”
“어, 어.”
형은 내가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는 듯이 이름을 불렀다.
오늘따라 찬식아가 왜 이리 부끄러운 지!
내 이름이 조금만 더 멋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왠 진 몰라도!
아이 부끄러..★
손병신을 탓해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