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부터 쭈욱 정주행 바랍니다!
진짜 빨리 썼다.. 너무 안 튕겼나.. (진지)
[공영] 1학년, 3학년 (3)
W. pribana
“어, 알아.”
“형 얘 알아?”
“응, 보건실.”
선우 형은 그 선배랑 날 사이에 끼고 둘이서 얘기하고 있었다.
그냥 괜히 기분이 조금 안 좋아졌던 건 사실이다.
입꼬리를 선하게 올려서 웃는 미소는 계속 쳐다보고 싶었다.
헐, 미쳤나봐 찬식아!
고개를 혼자 이리저리 돌려댔다.
이상하게 얼굴이 붉으스름해지는 거 같다.
이, 이, 이게 뭐여!
“이, 이거.”
“나도 이 초콜릿 좋아하는데.”
담담하게 바코드를 찍는 손도 굉장히 하얬다.
거짓말 않고, 햇빛 안 받아본 것처럼.
한 번 만져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나선 나도 화들짝 놀랐다.
진짜 미쳤나보다, 헐?
“팔, 팔, 팔백원‥”
“아냐, 안 줘도 돼. 내가 주는……”
안 줘도 된다고 선배는 분명히 말했지만, 난 천원 짜리를 그냥 그 선배 손에 툭 던지고 뛰어나와버렸다.
뒤에서 선우 형이 소몰이하는 것처럼 또 불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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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뛰쳐나와서는 망연자실하게 교실에 앉아있었다.
내가 왜 그랬지? 그냥 이백원만 돌려 받고 인사하고 나왔으면 됐을텐데!
천 원 짜리를 줬을 때 선배는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안 줘도 된다고 입을 열 때, 확 뛰어와버렸다.
흑, 흑, 공찬식 미쳤어!
머리를 두 손으로 쥐고 책상에 엎어져있었을까.
“찬식아‥”
표지훈은 어디서 튀어나와선 우는 소리를 하며 내 옆에 고꾸라졌다.
이 미친 새끼는 또 왜 이래?
“왜 이래?”
“나, 나, 존나‥”
등치는 겁나 큰 놈이 우는 소리를 내니까 나도 소름이 끼쳤다.
무거워, 이 시발아!
가뜩이나 나도 울고 싶어 죽겠는데 니가 울면 어떡하냐!
“차였어, 엉엉.”
여자가 깔리다 못 해 남자도 깔린 놈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이 새끼가 누구 염장을 지르나 싶어서 머리를 때리려고 손을 드는 순간.
“우지호가‥ 우지호가‥ 딴 놈 있대.”
“우지호는 또 누구여?”
“아, 있어 중딩 동창…”
“내가 니 중딩 동창을 어떻게 아냐, 개새끼야!”
표지훈은 여튼 슬프다며 내 소맷자락을 물고 늘어졌다.
드, 드, 드럽다고!
가만, 우지호는 어디서 들은 듯한 이름이다.
대충 표지훈의 등을 퍽퍽 토닥여주다 한 대 세게 쳤다.
“개새끼야!”
“야, 나 우지호 알 것 같아.”
“씨발… 아파서 울 거야…”
우지호는 그, 랩한다고 이상한 오이같이 생긴 형이랑 다니는 형 아니여?
이걸 뭐라고 설명 해야 해?
꼴에 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자니 표지훈도 조신히 옆에 앉아있다.
표지훈은 만나게 된 계기며, 사귀게 된 거며, 차인 거며 하나 하나 말했다.
난 듣다가 울컥해서 흑, 이 씨발 새끼! 하면서 둘 다 껴 안고 엉엉댔다.
지나가던 같은 반 남자 애가 쯧쯧댔다.
나도, 나도, 차인 것 같은 기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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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참 표지훈이랑 투닥투닥 쳐 울다가 정신 차리고 눈 좀 굴리고 있으니.
“공찬식!”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에 흑흑, 귀를 막으려 했건만.
그냥 덥석 교실까지 들어와 이백원을 책상에 내려 놓는 선우 형을 보며 멍 때렸다.
이백원, 아, 아까 그거.
“야, 너 때문에 개놀랐어!”
“왜 지 혼자 툭 나가가지고는!”
“진영이 형이 눈 얼마나 깜빡인 줄 아냐!”
혼자 겁나 빠르게 랩을 내뱉는 거 같은 선우 형한테 알았다며 고개를 사십번 끄덕였다.
그 와중에, 눈을 자꾸 깜빡이는 선배가 떠올라서 딸꾹질이 나올 뻔 했지만.
“근데 팔백원은?”
“형이 와서 받으라던데?”
대화를 계속 듣고 있던 표지훈은 ‘여 너 찍혔나보네~’ 하며 존나 비꼬았다.
한 대 퍽 치고 나서야 심각해졌다.
왜, 왜 오라 하지?
다시 만나야 한단 생각 때문에 그 날 하루 종일 수업은 망했다.
선배가 만약 여자였다면 조금 더 편하게 능청스럽게 굴었을텐데.
‘아, 누나~ 아까 할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하면서.
근데 차마 그 선배한텐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또 머리채 잡고 우는 소리를 냈다.
그 형 앞에서만 서면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머리채 잡고 한숨 푹푹 쉬어대는 나를 보고 표지훈은 장난스레 내 어깨를 쿡쿡 찔렀다.
“야, 너 게이냐?”
“이 새끼가 뭔 소리를 지껴?”
“근데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갛냐? 사랑에 빠진 아가씨마냥!”
“아가씨 좋아하고 있네! 차인 새끼가!”
미안해요.. 점점 이상해지는 느낌이야..
너무 빨리 이으면 재미 없잖아요'-^ 이.. 이해해주시오.. 짧은 것도 이해해요..
우지호가 왜 형인데 동창인 지는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