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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의식의 흐름 전체글ll조회 558l




독서실에 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영어 문제집을 끄적이고 있다.


문득 평소와 같이 나른해진다.


딱히 그 나른함에 저항할 의지가 없는 나는 이어폰을 뺀 뒤 그대로 팔을 내려 베개 삼아 이마를 댄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주변 시선이 신경쓰여 다시 몸을 일으킨다. 


어차피 시선은 없지만, 그냥.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의 잠금 화면을 띄워 시간을 확인한다. 10시 21분.


친구와 11시에 집에 같이 가기로 한 약속이 기억난다. 


무슨 공부를 새로 시작하기에도 뭔가 애매하고, 그대로 40분을 날리기에도 찜찜하고 아깝다.


따뜻하고 아늑하면서도 어딘가 무거운 독서실 안의 공기가 나를 짓누르는 듯 하다. 


익숙한 기분.


옆옆 자리에서 펜을 끄적이는 소리가 귓바퀴를 감싸고 돈다. 


어차피 두 사람 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나만 붕 뜬 듯한 기분이 든다.


문득 숨 쉬기가 힘들어 진다. 


얕은 숨을 천천히 쉬며 책을 덮고 외울것이 적힌 포스트잇에 시선을 고정한다.


왜인지 초점이 흐려지는 것을 붙잡을 수가 없다. 


머릿속이 어지러운 와중에 어떤 짙은 푸른 색의 영상이 내 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무슨 내용이지? 


순간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물 속인가? 의자 위인가?


의자 위 라고 머리는 말하고 있지만, 내 모든 감각은 여기가 물 속이라고 속삭인다.


숨이 부드럽게 막혀오고, 물 속에 잠긴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 눈 앞의 깊고 푸른 영상. 뭘까?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상하게도 다가갈 수 가 없다. 


그저 여기에서 못 박힌듯 떠 있다. 


그저 사람들이 있다.


아무 것도 모르겠다.


아니, 다 알겠는데?


명치께에서 두 의식이 충돌하는 순간, 핸드폰의 잠금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미안한데 나 11시 30분 넘어서 가봐야 할 것 같은데ㅠㅠ 넌 어떡할래?


친구다.


여전히 반쯤 멍한 상태로 문장을 이해하려 노력해 본다.


지금 몇시지?


10시 42분.


10시 42분?


눈을 힘주어 뜨며 아까 마지막으로 확인했던 시각과의 갭을 확인한다.


21분? 말도 안돼. 21분이라니.


잠시 멍하니 액정을 바라봤다. 21분? 그럴리가 없어. 아주 잠깐이었는데.


이내 정신을 흔들어 깨워 자판을 눌러 친구에게 답장을 보낸다.


-먼저 갈게. 내일봐.-


핸드폰을 옆에 놓고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더보기




일기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글이기는 한데, 정말 무서웠어. 그게 글에 조금이나마 배어나왔으면 좋겠는데.


여기까지가 혼란이라면 그 다음부터는 혼란과 공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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