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잼 (Ci Gam) :: 00
W. 지인
“…….”
나는 말을 못한다. 아니, 못하기 보단 안한다. 항상 말을 안하는 내 모습에 사람들은 모두 내가 말을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것, 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안하는 이유는, 말을 하면 할 수록 그 말들은 칼이 되어 내게 돌아오거든. 말 하는것을 비롯해서 문자든 뭐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꺼려한다. 학교를 다니지만, 말도 안하고 활동적이지도 않으니 아이들 모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고 있었다. 이내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집으로 들어오는 듯,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
“도련님?”
“…왜요.”
도련님 데리고 오시랍니다, 보스의 명령이에요. 가기 싫다, 가기 싫어. 내가 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되? 하고 싶은 말도 내뱉지 못하고 그냥 집 밖으로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주차된 검은 세단에 올라타 검은색으로 코팅 된 창문을 들여다보고 있자, 밝은 햇빛이 들어왔다. 이거, 코팅 다시 해. 쥐 죽은 듯이 뒷좌석에 앉아있다가 한 남성을 보고 그대로 문을 열었다.
“누, 누구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도, 도련님!”
나에게로 쫒아오는 조직원을 보고는 그 남성의 손을 잡고 무작정 달렸다. 미안해요, 정말!! 조직원을 따돌리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하아, 하아- 아무 말 없이 우리 둘은 가만히 서 있다가 그 정적을 깬것은 남성이었다.
“저기요?”
“네?”
“괜찮으세요?”
“네….”
“그럼 저 이만 가볼께요.”
“…저 진짜 죄송한데 조금만 신세 좀 질게요, 아버지가 절 잊을 때 까지만.”
“그건 곤란한데, 저가 혼자 사는게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