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제목 - 바람소리
노래 재생 및 이름 변경 부탁드려요.
終天之慕 (종천지모)
: 이세상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사모의 정.
ep.02
3년 전
2013년 12월 31일 내가 아저씨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중학교 생활을 끝으로 방학식을 하는 날이었고 그 때의 한기는 겨울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성이름 학생, 앞으로 나오세요."
학교에서는 장학금을 줄 학생들을 찾기 바빴다. 본격적인 수여식에 앞서 선생님은 장학생인 날 불러냈고 아저씨와의 첫만남을 주도하셨다.
"이름아, 인사드려 장학금 주시는 재단 대표로 나오신 김태형 이사님이셔."
"...안녕하세요."
"또래 아이들에 비해 많이 성숙하네."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는 무심함이 서려있었다.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다. 더이상 마주치지 않을 줄 알았고 마주치고 싶지도, 엮이고 싶지도 않았단 말이다. 2014년 1월 27일. 아저씨와의 첫만남 이후 대략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 날은 겨울같지 않았다. 추위보단 답답함이 날 옭아매고 있었다.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엄마 걱정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그렇게 기다리던 엄마의 연락이 왔다.
[XXX환자분께서 위독하시니 XX병원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아니, 생각하지 못했다가 더 올바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다 내린 결론은 참으로도 형편없는 결론이었다. 그때의 내 생각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 아니였을까.
"...김태형?"
"성이름 학생이 웬일로 연락을"
"도와주세요."
"...무슨 일인데."
"XX병원으로... 와주세요. 빨리..."
난 어렸고 가난했으며 나약했다. 누굴 상대할 힘도 없었다.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김태형 한 명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와도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 없었다.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을까. 어린 고등학생 한 명이 늦은 밤에 전화해서 부탁하는 꼴이란...
.
.
.
"감사해요."
"뭘?"
"그냥... 다 감사해요."
"도대체 뭐가. 병원비 내준 거 아님 장례 비용 대준 거 그것도 아니면 널 거둬준 걸 말하는 건가."
"...내가 바래서 가는 거 아니예요"
"날 보호자로 부른 건 너야."
"멋대로 해석한 거 잖아요. 적어도 난..."
"..."
"법적 보호자를 해달라는 건 아니였는데."
"내가 원래 좀 단순해서."
엄마의 장례를 치르고 집에 가는 길에 아저씨를 만났다. 이걸 우연이라고 해야하는지 필연이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엉켜버린 실뭉치들은 풀릴 생각이 없는지 매듭을 지었고 그 단연함에 난 손을 대지 못했다. 오히려 그 실뭉치들을 마구 헤집어놨다. 겁이 났었던 것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실수를 가정한 고의가 아니였을까 싶다.
.
.
.
"성이름."
"아...네."
"무슨 생각하길래 대답이 없어."
"잠깐 그 날 생각이 나서요."
"갑자기 왜 생각하는데."
"그냥..."
"후회 돼?"
"...네?"
"후회되냐고."
"..."
갑자기 물어오는 너의 말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3년만에 처음 물어오는 질문이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아저씨의 감정에 무슨 변화가 생겼길래 저런 질문을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런 아저씨에게 답을 주어야 한다.
"후회... 잘 모르겠어요. 아저씨는... 후회해요?"
"아니. 그리고 네가 그 날을 후회한다고 해도"
내 뺨에 살며시 올리는 손은 차가웠고,
"난 너를"
내 뺨은 따뜻했으며,
"놓아줄 생각이 없어 이름아."
우리의 온도차는 점점 사라지며 서로에게 스며들었다.
아저씨 김태형 X 동거하는 성이름
마지막 대사는 킬링파트라는 거^ㅁ^
[주절주절]
늦었죠...♡ 최대한 분량 많이 많이 쓰려고 했는데 제 머리는 여기까지가...끝인가보ㅇ...ㅠㅠ 죄송해요 아무튼 여주와 태형이의 첫만남은 이러하다는 거~! 진짜 많이 고민했는데 가족을 빌미로 만나게 하는 게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인 거 같아서...!
여주는 자신의 감정에 혼란을 느껴서 저렇게 행동하는 거니 나쁘게 보지 말아주세요ㅠㅠ 맘이 아파...! 여주가 하는 말에 상처를 받고 죽어나는 태형이는 제가 뽀뽀로 치료를 ㅉ...... (퍽)
※ 아마 다음편은 아니지만 관련된 인물이 한 명 추가될 거 같아요. 힌트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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