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루민]070-1990-0420 Ⅱ
W.하니슈
자신이 살아온 24년동안 가장 부끄러운일을 겪었다고 자부할수있는 어젯밤.민석은 밤새 뜬 눈으로 지새며 애꿏은 발을 동동 굴려야했다.머릿속에서 자꾸만 리플레이되는 장면에 이불을 앙-물고 견뎌야했다.결국 아침해가 뜨기 직전에서야 잠에 빠진 민석은 자꾸만 울리는 빌어먹을 핸드폰을 욕하며 물머금은 솜마냥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갑자기 쏟아지는 핸드폰 불빛에 미간을 찡그린채 실눈을 뜬 채로 액정을 확인했다.
[부재중 전화 18통]
[부재중 메시지 8통]
눈을 껌뻑이며 멍-하니 바라보던 민석은 잠시후 스프링처럼 몸을 벌떡 일으켰다.강하게 흔들리는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본 시계는 야속하게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급하게 핸드폰을 집어 들고 부재중 전화의 주인공을 확인한 민석은 덜덜 떨리는 손가락을 움직여 자신에게 감정을 표현한듯한 열여덟통의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었다.에이핑크의 슬퍼하지말라는 상큼한 컬러링이 오늘따라 공포 영화 ost처럼 두렵게 느껴졌다.잠시후,자신의 고막의 순결을 빼앗을듯한 엄청난 괴성에 급하게 핸드폰을 잠시 귀에서 뗀 민석은 크게 심호흡을 한뒤,잔뜩 잠긴듯한 목을 한번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 종대야아아.. ”
-죽여버릴거야!!!!!
“ 나 어제 힘든일이 있ㅇ ”
-닥쳐.변명은 나와서해 끊어!!
자신의 말을 무시하곤 할말만을 한채 뚝 끊어버린 종대의 행동에 한숨을 푸욱-하고 내쉰 민석은 침대에서 밍기적밍기적 일어나 자신에게 이미 해가 중천에 떴음을 알리는 햇빛을 꽁꽁 차단하고 있던 커튼을 걷어낸뒤,머리위로 손을 뻗어 기지개를 폈다.어제 하도 추운곳에 오래 쪼그려 앉아 있던탓인지,밤새 하이킥을 날려서인지 이곳저곳 안 쑤시는곳이 없었다.작은 손으로 허리를 콩콩 두드리며 화장실로 향했다.화장실의 큰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퉁퉁뿔은 만두같은 모습에 다시 한번 한숨을 쉰 민석은 얼음장같이 차가운물로 씻기 시작했다.으!!추워..윗이빨과 아래이빨이 닿은채로 딱딱 소리를 내며 화장실에서 탈출한 민석은 대충 머리를 탈탈 턴후 방으로 들어와 널부러져있는 옷들을 분주하게 입기 시작했다.
어제밤에 교훈을 제대로 얻은 민석이 오늘 껴입은 옷만해도 반팔티,와이셔츠,두툼한니트,패딩까지 4겹이다.누가보면 한겨울이냐며 웃을정도로 껴입고 뒤뚱뒤둥 움직여 집을 나섰다.자신의 삐쟁이친구 종대가 기다리고있을 단골카페를 향해 미친듯이 걸음을 빨리해야 욕을 그나마 덜 먹을것임을 알기에 파워워킹을 유지하며 도착한 카페의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들어서자마자 팔짱을 낀채 부루퉁한 입을 내밀며 자신에게 열혈한 눈빛을 보내는 종대를 발견한 민석이 그제서야 몰려오는 후끈한 열기에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며 조심스레 종대에게 다가갔다.
“ 야..지금이 1시냐?!!내가 이 영화 시사회표 구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데!!!!내 눈앞에서 여신님을 볼 기회를 놓쳤어!!!! ”
“ 진짜,진짜 미안!”
“ 하....이제 와서 너한테 화낸다고 달라질게 뭐있겠냐.그나저나 왜이렇게 늦게 일어난건데!레어 야동이라도 봤냐? ”
“ 야!!!내가 넌줄아냐?...하...내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은 역사적인 날에 잠이 편히 올리가... ”
한숨을 땅이 꺼져라 쉬며 급 눈꼬리가 축 쳐지는 민석의 모습에 언제 자신이 삐졌냐는듯이 표정을 풀고 뜨거운 관심을 보내기 시작한 종대는 무슨일이 있었냐며 보채기 시작했다.고민상담소 직원을 빙의한 표정을 짓고있는 종대에게 어젯밤일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나가기 시작했다.'추워서 겉옷을 부탁하기위해 너에게 문자를 하려는것을 단골 인터넷 쇼핑몰번호 채팅창에 보냈다.20분정도 뒤에 인기척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보았더니 너가 아닌 왠 잘생긴 남자가 서있었다.알고보니 문자를 받고 온 쇼핑몰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사람이였다.옷을 빌려주더니 나중에 밥이나 한번 사달라며 연락을 기다리겠다고했다.어떻게 하면 좋을지..'나름 정말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하는 민석과 달리 이야기를 듣는 내내 입꼬리를 씰룩이며 요란하게 박수까지 쳐가며 웃어대는 종대에 의해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눈치챈 민석이 종대의 팔을 살짝 꼬집고서야 종대가 웃음을 멈추고 민석을 바라보았다.붉으락푸르락한 민석의 얼굴을 보고 곧이어 또 빵터진 종대의 모습에 민석은 창피함과 분노감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푸흡...큽...김민석..존나!!웃겨!!진짜!!! ”
“ 그믄 우스르그 흐쓸튼드... ”
“ 아아..알았어!..흠흠-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가 고민이라고? ”
“ 응... ”
“ 상대가 여자도 아닌데 뭘 고민해?그냥 아무거나 대충 사주고 퉁치면 되지!근데...그 남자..너한테..관심 있는거 아니야?푸흡.. ”
“ 그래..내가 너한테 무슨 대답을 바라겠냐.. ”
자신의 고민을 별거 아니라는듯 여기며 카카오톡 게임을 하기 시작한 종대를 보며 이를 바드득바드득 갈았다.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종대와 시간을 보낸 민석은 알바를 하러 가야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헤어지는 순간에도 '설레이는 이마음은 뭘까-왠지 잠을 이룰수가 없어~'얄미롭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손을 흔들어대는 종대를 쫓아가 하이킥을 날렸음에도 분이 안풀린 민석은 가게를 향하는 내내 눈에 보이는 돌멩이들을 뻥뻥 차버렸다.가게에 들어서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교대를 마친 민석은 알바자리 하나 잘 잡았다며 미소를 지으며 한산한 가게를 둘러보곤 카카오톡 게임초대를 자꾸 보내는 종대 때문에 쉬지않고 울리는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야 작작 초대 보내」
「너무하쟈냐 쇼핑몰 사장님이 초대 보내면 화 안낼꺼쟈냐(음흉)」
어떻게 하면 자신의 속이 뒤집어지는가에 대해 연구를 하는지 제대로 속을 뒤집어놓는 종대에게 'ㅗ'를 연타해서 보낸 민석은 내심 심심한 마음을 달래고자 종대가 초대한 게임들을 다운받기 시작했다.다리를 덜덜덜 떨며 게임별로 종대의 신기록을 깨고자 액정이 부셔져라 집중을 하던 민석은 종대의 점수보다 딱 10점 높은 자신의 신기록을 세우고서야 만족한듯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든 순간,심장이 쿵-하고 떨어질뻔했다.아니 떨어진거같다..분명 문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언제부터 서있었을지 모르는 루한이 카운터에 턱을 괸채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 어?드디어 고개 들었다!완~전 열심히 하길래 기다렸어요!잘했죠? ”
“ 아...아니에요..정말로 죄송합니다!..주문..하시겠어요? ”
“ 흐음...그냥 민석씨가 좋아하는걸로 3잔 포장해주세요 ”
“ 네?.. ”
“ 하루밖에 안됬는데 자꾸 연락이 기다려지더라구요.그래서 찾아왔어요.어제 잘 들어갔어요? ”
“ 아...네..덕분에..아!옷은 제가 택배로라도 보내드릴게요.. ”
“ 에이-그연락을 기다렸다는게 아니에요.조금 있다 시간있어요? ”
자신의 연락을 기다렸다는 루한이 주문도 자신이 좋아하는걸로 하라는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사람은 날 당황하게하는 재주가 있는게 확실하다.연락을 기다렸다길래 옷은 꼭 택배로 보내 드리겠다고하자,그 연락이 아니라며 미간을 찡그린다.그리곤 금방 얼굴을 풀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시간있냐며 물어오는데..너무 적극적이다 이사람.같은 남자인 자신에게 왜 이렇게 적극적인걸까?머릿속에 완성된 결론을 애써 부정하고있는 민석이다.자신이 하고싶은말을 돌직구로 막 던지는 통에 그 돌직구를 무방비 상태로 제대로 맞고있는 민석은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꼈다.그런 민석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있는 루한의 모습에 민석이 조심스레 입을 뗐다.
“ 시간은 있는데...... ”
그럼 됐다는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루한이다.상대방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며 나오란다.그러곤 오늘 저녁은 따로 먹어야 할거같단다.아직 시간이 있다고했지 저녁을 함께 먹자고 수락한 민석이 아닌데 말이다.막무가내인 루한을 응시하며 조용히 핸드폰을 꺼낸 민석은 종대에게 HELP 카톡을 보내기 위한 손길이 바빠졌다.
「종ㄷ애야..살ㄹ여줘....그 분이 찾ㅈ아ㅇ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행쇼ㅇㅇ」
자신의 긴박한 감정을 다시 한번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종대의 카톡에 부들부들 떨며 혼이 나간 표정으로 컵에 타피오카를 넘치도록 담아내고있는 민석의 모습에 루한이 전화를 하던 도중 빵-터져버렸다.전화를 하고있던 상대인 세훈이 무슨일이냐며 루한에게 물어왔고.루한은 웃음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아무것도 아니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은뒤,그런 민석을 몰래 휴대폰에 담아내기 바빴다.
+ 작가 |
ㅠㅠㅠㅠㅠㅠㅠ미리보기가 마음대로 조절되는게 아무래도 신경쓰여서..구독료 포7ㅣ.. 1편은..구독료를 내신분들도 있으니..수정을 못하겠네요ㅠㅠㅠㅠ죄송해요..
+헐...여태 제목에 오타를 내고 있었네요..아무도 모르셨길...(당황)
1편에 댓글 달아주신분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망글을 읽어주신다니..감격... 능글맞은 루한이를 쓰는 내내 자꾸 입꼬리가... 꿈 내용에 살을 붙어가니 글이 점점 길어지네요........헣ㅎ..
요번편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thㅏ랑해요..(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