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나는 왕따를 당했다.
그것도 좀 심하게 왕따를 당하게 된 계기는 반 아이들의 소문이었다. 그 소문은 내가 원조교제를 했네, 임신했다가 애를 지웠네 등등 말도 안되는 것 투성이었다. 나는 소문의 시작과 오해를 풀려고 애썼다. 하지만 모두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이미 그렇게 믿고 있었다. 아이들의 왕따시키는 방식은 이러했다. 막 밥을 받은 식판에 침 뱉기, 체육복 화장실에 버리기, 교과서에 낙서하기, 칠판에 성희롱말 적기 등등 정말 다양하게 날 괴롭혔다. 한 번은 담임선생님께 애들이 한 짓을 찔렀다. 그러나, 담임 선생님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런 시궁창같은 내 삶에 구원자같은 한 친구가 있다.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우리는 넷상에서 알게 되었고, 친하게 지냈다. 이름은 태오라고 했다. 이름이 참 예뻤다. 1년정도 학교가 끝나면 항상 컴퓨터 앞에 앉아 우리는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날, 태오가 말했다. “나 어쩌면 너의 학교로 전학갈지도 모를 것 같아!” 큰일이다. 우리 학교로 전학을 오면 태오가 내가 왕따당하는 모습을 알거고, 그 추악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절대로 막아야 한다. “아니야, 우리 학교 완전 별로야. 애들도 별로고 선생님도 별로고!” “은빈아, 혹시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아니!! 무슨 일은~ 널 위해서 하는 말이지” “그래 고마워” “벌써 10시네 졸리다 우리 내일 또 연락하자~” 나는 다급하게 연락을 중단했다. 갑자기 등에 식은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손은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진짜로 우리 학교로 전학오면 어떡하지 긴장하면서 거의 잠든 것 같다. 다음 날, 학교를 등교하던 중, 또 무리애들이 나한테 온다. “야 보고 싶었다 ㅎ”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한 손엔 우유를 들고서는 내 머리위에 천천히 부었다. 저 멀리 정문이 보였을 때쯤, 앞에 걸어가던 한 남자애가 뒤를 돌며 말했다.
“요즘에도 친구를 괴롭히나?” 무리 중 한 명이 협박을 했다. 신경끄고 그냥 가던 길 가라고 난 처음 듣는 남자애의 목소리에 놀랬다. 그 남자애는 곧 큰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저기 학주선생님! 여기 누가 친구를 괴롭히는 것 같은데요?” 그러더니 내 옆에 있던 무리들은 사-악 사라졌다. 난 어리둥절 했다.
“왜 나 도와줘,,? 그냥 지나갔어도 됐잖아,,”
“내 성격이 보고 못 지나치는 성격이거든~ 또 괴롭히면 말해 어렵지 않으니깐” 그러면서 내게 손수건을 건네주고 앞질러갔다. 손수건에서는 비누향이 은은하게 났다. 우유를 뒤집어쓴 채로 학교에 있는 건 무리이기 때문에 중간 조퇴를 했다. 사실 거의 조퇴가 일상이다. 집에 돌아와서 씻고 밥을 챙겨먹고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 다음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켰다. “오늘도 수고했어 은빈아 ㅎㅎ” 하고 연락이 와있었다. “태오 너도 오늘 하루 고생했어 ㅎㅎ 라고 보내며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물론 내가 우유를 맞은 건 빼고” “오늘 학교 가다가 어떤 남자 애가 나한테 손수건 줬다?ㅋㅋㅋㅋㅋㅋ” 몇 분뒤, “진짜? 나도 오늘 누구한테 손수건 줬는데!” 연락창이 보이자 바로 컴퓨터를 꺼버렸다. 아차 오늘 태오가 우리학교에서 등교하는 첫 날이지. 왕따 당하던 애가 나라는 건 모르겠지...? 제발,,,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