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연애 중인 엑소 디오와 탑시드 홈마 너징 썰 :: 번외편
BGM : 316 - 카푸치노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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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분 제가 이렇게 번외까지 쓰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웅재님 죄송해요 ^^; 작가가 눈이 좋지 않아서.. (애써 변명한다.) 정말 죄송합니다! 추가했어요♥ |
#48.
징어는 여느 날처럼, 피아노 레슨을 해 주고 있다.
몇 주 전에 버스에서 보았던 여학생들이 소개시켜 준다던 '민하' 라는 아이는 정말로 우리 학원에 찾아와서 징어를 찾았다.
민하는 고등학생인데도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가수가 꿈인데, 음감을 좀 키워야 할 것 같아서.
민하는 겉모습과는 달리 꽤나 조용한 학생이었다.
의외로, 민하를 가르치다보면 한 시간이 금방 금방 지나간다.
90도로 인사를 하며 안녕히 계세요, 하고 학원 문을 나서는 민하를 떠나보내고, 징어는 핸드폰을 꺼내본다.
‘징어야. 오후 7:34’
‘레슨 중? 오후 7:34’
‘보고 싶다. 오후 7:34’
‘언제 끝나? 오후 7:34’
‘우리 이번 앨범 트리플크라운 달성해서 이틀 휴가 받았어. 오후 7:35’
‘오랜만에 네 명이서 같이 놀러갈래? 오후 7:36’
‘정수정이 너 여덟 시에 끝난다고 했으니까 여덟 시에 너네 학원 앞으로 갈게. 오후 7:38’
이제 마무리만 하고 퇴근하면 되는 시각이었다. 7시 57분.
창문 밖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니 저 아래에 경수, 수정이, 그리고 찬열이가 서 있다.
원장 선생님께서는 뒤로 와서 슥 보시더니,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시고 웃으면서 정리는 자기가 할 테니 얼른 내려가서 데이트를 잘 하고 오라고 하셨다.
늘 유쾌한 원장 선생님 덕에 오늘도 칼같이 퇴근할 수 있었다.
징어는 후다닥 코트를 입고 와인색 워머를 둘렀다.
안녕히 계세요!!! 빠르게 인사하고 나온 징어는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다가 마지막에 휙 넘어진다.
쾅!! 소리를 내며 넘어진 징어 탓에 고개를 이리로 돌린 여섯 개의 눈알들이 휙 징어에게 와서 박힌다.
징어가 고개를 살짝 들어보자, 놀라서 눈을 도르륵 도르륵 굴리면서 괜찮냐고 묻는 경수.
징어는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킨다. 회색 진이 조금 더러워진 것 빼고는 괜찮았다.
징어는 민망함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워머 속으로 고개를 묻었다. 차마 빨개진 얼굴을 보일 수가 없었다.
수정이와 찬열이는 뒤에서 계속 중얼거렸다.
“오징어 요즘 완전 정신 빼 놓고 살아. 나 쟤가 저렇게 허접해질 줄 몰랐어.”
“그래 보인다. 나 쟤가 넘어진 거 처음 봄. 아주 좋-으신가봐, 둘이.”
경수는 휙 뒤를 돌아 입모양으로 몇 가지 욕설을 찬열이에게 뱉었다.
그러자 찬열이는 일부러 놀리려는 듯 크게 말했다.
"여기!!!! 엑소!!!! 디오가!!!!!! 욕설을 하는데요!!!!!! 이거!!!!! 논란 일어나는 거!!!! 아닌가요!!!!!!"
다급하게 찬열이의 입을 막은 수정이가 등을 짝짝짝 세 번 때렸다.
입속말로, 미친놈아!!! 뭐 이런 말을 하면서.
-
처음으로 하는 공개적인 데이트였다.
특히나 징어와 경수는, 고등학생 이후오로 한 번도 함께 손을 잡고 걸어본 적이 없었다.
버스에 나란히 오른 네 사람은 각각 짝을 지어 버스의 뒷자리에 앉았다.
징어가 무심코 핸드폰을 꺼내 들었을 때, 아까 보지 못했던 건지 손에서 피가 약간 흐르고 있다.
징어는 어떡하지, 생각하다가 조용히 백에서 밴드를 꺼냈다. 상처가 있는 손이 오른손이라서 약간 붙이기 힘들었다.
징어는 자기가 다쳤다는 걸 알면 경수가 걱정할까봐 신경이 쓰였지만 어차피 나중에는 다 알게 될 것 같아서 애써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 했다.
밴드를 살짝 내민 징어가 오른손을 내밀며 입속말로 말한다.
'여기, 밴드 좀 붙여줘.'
'아까 다친 거야?'
'그런가봐….'
'피아노 치는 여자가 손을 다치면 어떡해.'
'손바닥으로 치는 거 아니고 손가락으로 치니까 상관 없어.'
'그래도 여자는 손이 예뻐야 되는데. 흉터 안 남게 조심해서 관리해. 자- 다 됐다.'
계속 걱정이 담긴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밴드를 다 붙이자 징어의 오른손을 꼭 잡아주는 경수.
그러나 안타깝게도, 징어는 상처와 밴드 하나 사이에 둔 경수의 손을 기뻐할 수 없다.
징어가 이를 꾹 악물고 손을 부들부들 떨자, 그제서야 자기 손이 상처를 눌렀다는 걸 안 경수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미안, 괜찮아?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내가 정말 미안하고… 사과를 늘어놓는 경수에게 애써 웃으며 됐다고 하는 징어이지만, 이미 손바닥의 감각은 마비되어 버렸다.
꼭 넘어져서 까진 상처를 아무 생각 없이 수건으로 쭉 닦고 머리 끝까지 전율이 반짝 이는 느낌이었다.
한편, 수정이와 찬열이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카톡을 하고 있다.
목소리로 말을 하면, 공공장소인 버스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날까봐 어쩔 수 없이 택한 방안이다.
목소리 때문에 알아보는 분이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수정이는 이럴 때가 가장 즐겁다. 삐진 척해서 박찬열 놀리기.
사실 말도 안 되는 문제에,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도 박찬열은 마냥 불안해서 바들바들 떤다.
수정이는 답장을 보내려고 키패드를 꺼냈다가, 답장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을 생각하고 그냥 홀드 버튼을 눌러버린다.
허망한 듯한 찬열이의 얼굴을 애써 무시한 수정이가 창문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 곳에는 하얗게 눈이 덮인 건물들과, 나무들이 있다. 잎이 다 떨어진 회양목에 소복하게 눈이 쌓인 것을 보고 수정이는 얼굴을 찡그린다.
-
얼마 전 내린 폭설 때문에, 징어와 수정이는 분노를 담아서 집 앞에 쌓인 눈들을 치워내야 했다.
징어는 그냥 조용히 삽으로 퍽퍽 퍼냈지만, 수정이는 한 번 퍼낼 때마다 욕설을 함께 내뱉었다.
「시발!!」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
「진짜 눈은 왜 내리는 거지?」
「아 씨발 힘들어!!!!」
결국 101호 아주머니께서 문을 쾅 여시자, 그제서야 수정이는 조용해졌다.
입으로만 뭐라고 중얼중얼거리면서, 장갑을 낀 손을 삽에 더 밀착시키고 퍽퍽 눈을 퍼냈다.
나쁜 마음에 벌이라도 주시는 건지, 수정이는 삽을 갖다 놓으러 가는 길에, 벌써 녹아버린 눈이 그 새 또 얼어버려 슉 슬라이딩을 했다.
징어는 그 날, 근육통과 온갖 멍이 들어 고생을 하던 수정이의 욕을 하루종일 들어야 했다.
징어는 수정이의 다리에 파스를 붙여주고 슬쩍 뒤돌아서 중얼거렸다.
'벌 받은 거야.'
귀가 밝은 수정이가 그걸 듣고, 징어의 머리에 쿠션을 휙 던졌다는 건 비밀.
-
… 수정이는 좋지 않은 추억이 떠오르게 만드는 눈을 보고 이내 시선을 회피했다.
어느덧 멀리에 네 명이 다녔던 고등학교가 나왔다. 그 유명한 H 고등학교.
창 밖에는 학원이 끝난 것인지, 수많은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돌아다녔다.
물론 개중에는 치마인지 속바지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 치마를 입고 노란색 파마머리를 풀어헤친 채 돌아다니는 날라리들도 있었다.
로데오거리에서 내린 네 사람은 조심조심 길을 걸었다.
수정이는 다시 넘어지지 않으려고, 징어는 수정이 꼴 나지 않으려고, 그리고 찬열이와 경수는 그 두 사람 보폭을 맞추느라.
벌써 아홉 시가 다 되어 간판들과 네온사인들이 반짝 빛나는 화려한 거리.
학교 앞이라서 많이 왔던 기억도 있고, 이제 봄이니까 봄 옷을 살까 싶어 선택한 장소였다.
…사실 별로 볼 것은 없었다. 정말로.
몇 층짜리 건물로 되어있는 유명한 브랜드의 옷 가게에 들어간 네 사람.
압구정엔 늘 연예인이 끓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다지 신기하게 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금 시각엔 왠지는 모르겠지만 커플이 상당히 많았다.
이 곳 저 곳에서 들려오는 혀 짧은 애교소리에, 네 명은 기겁을 하며 사람이 없는 키즈 코너에 들어갔다.
왜 하필 키즈 코너로 들어갔을까.
귀엽다-하며 애기 옷들을 들추고 있는 징어와 경수와는 달리, 수정이와 찬열이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 조용해졌다.
"……."
"……."
"ㄱ.. 귀엽다. 그렇지? 하하."
"그러게. 나도 꼭 아기를 낳으면 저런 옷을 입혀야 겠어."
형식적인 교과서 말투로 어색하게 말을 뱉던 두 사람은, 수정이가 뱉은 '아기를 낳으면'이라는 말에 화르륵 불꽃이 붙는다.
"나랑 결혼할거지?"
"아니. 내가 왜?"
"뭐어어어어???! 그럼 누구 애 낳게!!!!"
"아 깜짝이야. 애 떨어질 뻔했잖아."
"뭐어어어어어어???!! 너랑 나랑은 그거 한 적도 없는데 애가 왜 생겨!!! 누구 애야!!!!"
"미친놈아 좀 닥쳐!!!! 뭔 애야!!!"
징어와 경수는 또 투닥대는 두 사람을 보다가, 푸흣하고 웃음이 터진다.
"머릿속에 든 게 저런 것 밖에 없나."
"왜. 귀엽잖아."
"한심한데, 나는. 박찬열 저거 욕구불만인가 하는 생각이 왜 다 저따구야."
"그래도 귀여운데. 저것 봐. 둘이 바로 또 알콩달콩하는 거."
징어의 말대로 정말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찬열이가 수정이의 어깨에 턱을 괴고, 뒤에서 끌어안은 자세를 하고 있었다.
수정이의 배 위에 가지런히 모인 손이, 마치 수정이가 임신을 정말 안 한게 맞는지 확인하는 것 같아서 징어와 경수는 또 웃음이 터졌다.
예쁜 셔츠와, 가디건, 그리고 여러가지 아이템을 산 네 명이 사이좋게 문을 밀고 나갔다.
찬열이는 꼭 '당기세요'라고 적힌 문을 밀고, '미세요'라고 적힌 문을 당겼지만, 수정이가 머리를 때리니까 바로 문을 제대로 열었다.
네 명은 맨날 풀만 먹다가 오늘은 왠지 고기가 먹고 싶다는 수정이의 말에 스테이크 하우스로 향한다.
임신 안 한 거 확인까지 해 놓고, 뭐 먹고 싶다고 하니까 바로 그거 먹이러 달려가는 찬열이가 꼭 임신한 아내 둔 남편 같다.
어쨌든, 분위기 좋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우아하게 와인잔(에 따라진 오렌지 주스)을 들고 건배를 한 네 사람은, 웨이트리스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앳되보이는 단발머리의 웨이트리스는, 징어의 카메라를 받아들고 고개를 들자 마자, 깜짝 놀라서 손을 떨었다.
재빠르게 카메라를 밑에서 받친 징어 덕분에 카메라 렌즈가 산산조각나는 일은 면할 수 있었다.
"헐… 경수 오빠… 찬열 오빠… 저 엑소 팬인데!! 여자친구 분이랑 놀러온 거세요?
오빠 저 오늘도 투표했는데!! 이거 보여드릴까요?!! 헐… 대박.
언니!!! 저 오빠랑 사진 좀 찍어도 돼요? 찍어주시면 안 돼요?! 어머 웬 일이야 진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가 오히려 찍어주게 생긴 징어.
징어는 그저 웃으며 수정이한테 비키라고 하고, 전체적인 배경을 파악한 뒤 사진을 찍었다.
핸드폰을 다시 받아든 웨이트리스는, 이내 정신을 차린 듯 계속해서 죄송하단 말만 하다가,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열일곱의 그 때처럼, 꽃받침을 하고, 브이를 하고.
카메라를 돌려준 웨이트리스는 오래 사귀세요!! 영원히 사귀세요!! 저 그 쇼케이스 영상 보면서 울었는데!! 오빠 사랑해요!! 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경수와 징어는 귀여워서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수정이는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 지 뒤틀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찬열이는 당황해서, 살살 수정이를 달래 보았지만, 수정이는 잔뜩 화가 나서 음식이 나오자 마자 분노의 칼질을 시작했다.
마치 이 세상 모든 걸 다 썰어버리겠다는 수정이의 분노가 담긴 칼질에, 찬열이는 조용히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찬열이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여신님. 나는 여신님 밖에 없어. 여신님은 내 인생 최고의 여자야. 여신님보다 예쁜 여자 세상에 아무도 없어.
박찬열은 정수정 꺼야. 박찬열은 여신님 말고 다른 여자한테 관심 한 톨이라도 주는 날에 마포대교에 달려가서 뛰어내릴거야."
그 말을 듣자 마자, 경수와 징어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포크를 꽉 깨물고 끅끅댔고, 수정이는 즉시 칼질을 멈췄다.
활짝 웃으며 고기를 찬열이의 입에 먹여주고, 찬열이가 마치 걸레를 씹는 표정으로 우물대며 고기를 씹어도 마냥 예쁘다며 눈을 휘고 찬열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수정이.
사실 이것은 고등학교 시절, 옆 학교 여학생에게 번호가 따인 찬열이에게 수정이가 강제로 외우게 한 마법의 주문이다.
찬열이는 굉장히 싫어했지만, 수정이가 그 이튿날까지 식음을 전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수정이가 써 준 종이의 내용을 수정이의 앞에 가서 그대로 외웠다.
그 날이 수정이가 아마 너무 좋아서 길거리에서 찬열이에게 뽀뽀를 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일어난 날일 것이다.
찬열이는 아마 그 순간에 '억지로 마법의 주문을 외우게 되어서 굉장히 불쾌한 기분'을 전부 날리고 하루 종일 수정이를 업고 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수정이는 왜인지 몰라도, 이 주문만 들으면 어떤 일이든 기분이 바로 풀려버린다.
징어가 왜냐고 물었을 때, 수정이는 이렇게 말했다.
'내꺼라는 의미잖아. 다른 애한테 한눈 안 팔고, 나만 보겠다는 말.'
'박찬열이 너한테 이미 여신님 거리는 것만 봐도 벌써 한눈 안 팔 것 같은데.'
'그래도. 말로 직접 듣는 거랑은 다르지! 너는 여자가 아닌가 봐. 아무 것도 몰라. 완전 부처.'
'…….'
'하여튼! 박찬열이 내꺼다!를 딱 입증하는 거지. 길거리에서 키스하는 거랑, 커플링하는 거랑. 우리 그거 다 해 봤다? 넌 안 해 봤겠지.'
'…됐어.'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징어는 푸스스하고 웃음을 흘리게 되었다.
경수가 옆에서 눈을 크게 키우고 왜냐고 묻자, 징어는 대답했다.
"옛날에 우리 생각난다. 그 때, 고3 때 놀러갔을 때."
"갑자기 왜?"
"그냥. 옛날 생각 나니까."
경수는 그랬어? 하면서 징어에게 고기 썬 것을 입에 넣어주었다.
경수가 준 고기를 받아먹은 징어는 과거의 생각에 빠진다.
#49.
BGM : 지나 - 애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 (Feat. 비)
위의 BGM을 정지시키고, 새로 틀어주세요!
열아홉, 그 이름만큼 무거운 나이이다. 수험생이라는 타이틀을 단,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
찬열이와 경수는 이미 연습생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많지 않았지만 징어와 수정이는 인생을 건 싸움이 펼쳐지는 때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당했다.
사실 징어와 수정이는 성적이 나름대로 좋은 편이었다.
다만, 수정이는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부러운 타입이었다면, 징어는 130을 해야 남들 100을 따라가는 정도였다.
징어가 그렇게 성적에 힘들어하는 이유는, 판단력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늘 몸에 배여있는 배려 탓에 남을 늘 먼저 위하다 보니, 자신의 판단을 자꾸 뒤로 미룬 것이었다.
징어는 사진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서, 일반 문과생들처럼 공부만 했다.
수정이가 찬열이와 옆 방에서 몰래 놀고 있을 때 공부를 해야 했고, 정말 인생을 건 싸움을 해야했다.
징어는 수정이를 미워하지도 않았고 의식하지도 않았지만, 약간은 서러웠을 것이다.
일 년은 빠르게 지나간다. 그리고, 그 해도 그랬다.
어느덧 디데이가 D-80, D-50, D-30, 그리고 이제는 그 숫자가 열 손가락에 꼽힐 만큼만 남았다.
단발 머리를 아래로 낮게 내려묶고, 앞머리를 핀으로 넘긴 징어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 동안 고생했던 걸 보상받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일부러 방해가 될 까봐 한 동안은 경수와 찬열이도 피했으며, 노래도 일절 듣지 않았다.
그리고 수능 당일.
수정이는 학교에서 가장 빨리 대학에 간 사람이었다. 수시로 바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해서 징어보다 마음이 편했다.
사실 수정이는 징어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공부를 했지,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징어는 그런 수정이의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참 씁쓸했다.
수능은 네 명 모두가 쳤다. 네 명 다 다른 학교로 뿔뿔히 흩어진 탓에, 징어는 부모님도 없고 아무도 데려다 주는 사람 없이 쓸쓸하게 수험장으로 향했다.
부모님께서는 어제 긴 편지를 보내오셨다.
'보고싶은 딸, 징어에게.
징어가 어느덧 자라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구나.
수능은 중요한 시험이지만, 인생의 전부도 아니란다.
긴장하지 말고, 너의 실력을 전부 보여주어라.
엄마아빠는 실력에는 컨디션 관리도 포함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너도. 네가 만약 100만큼 준비를 했어도, 너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는 100이 될 수도 50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네가 마음 조절을 잘 하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네가 반드시 만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오고, 대학 합격증을 내민다고 해서 엄마아빠가 기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그 자체가 귀하고 감사한 것이니, 너무 무거운 마음으로 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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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모님들은 자식의 커다란 관문을 위해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손을 잡고 응원해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사실 엄마아빠가 너를 볼 면목이 없을 만큼, 우리는 지금 부모라는 이름 아래에 너무 소홀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네가 시험을 보기 전에 이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엄마아빠는 부모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잘 버티고 잘 커준 네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지금껏 해주었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면 된다.
엄마아빠는 직접 신체적으로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지는 못해도 마음으로는 어떤 부모에 뒤쳐지지 않을 만큼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다.
네가 제발 무사히 잘 끝낼 수 있길, 상처가 되는 일이 없기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고 있으니까, 그런 엄마아빠를 믿고 너는 당당하게 시험을 잘 치길 바란다.
… (생략)'
그 편지 안에는, 그런 내용과 함께 수능날에는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되고, 함부로 남이 주는 걸 받아먹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추가로 쓰여있었다.
징어는 그걸 보고 가슴이 뭉클해져왔다. 그걸 한참동안 끌어안고 있던 징어는, 정말 편지의 내용대로 부모님이 없지만 전혀 외로워하지 않았다.
어떻게 지나간 지도 모른 시간들.
언어 영역을 풀면서도 어떤 지문이 나왔고 내가 어느 정신에 밑줄을 쳤는지도 모르겠고, 수리 영역은 더더욱 그랬다.
점심시간에, 수정이네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소 잘 하던 외국어 영역에서는 자신 있게 풀려고 노력했다.
사탐 영역을 풀면서는 봉투에서 시험지를 분리하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던 것은 기억난다. 영어가 영 느낌이 좋지 않아서.
터덜터덜,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와서 가채점을 해 보았다.
언어는 93점이었다. 아슬아슬하게 2등급에 턱걸이를 한 성적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영어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평소 잘 하지 못하던 수학을 커버하려면 영어를 잘 봤어야 했는데, 79점이 나와버렸다.
3등급에 그치는 점수에, 눈물이 나왔다.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수리 영역은 차마 들여다 볼 자신이 없었다. 더 못 봤으면, 정말 죽고 싶을 것 같았다.
영어 3등급으로는 평소 수정이와 함께 가기로 했던 대학은 가지 못한다.
절망적일만큼 무서운 점수에, 징어는 우울한 기분으로 인터넷을 뒤졌다.
'지식 in - 이 점수로 어떤 대학 갈 수 있을 까요?'
저 글을 누를까 하다가, 미리보기에 뜨는 답변을 보고 그냥 뒤로가기를 눌러버렸다.
'그 성적으로는 그 대학 못 가요. 내신이 어떠냐에 따라 달려 있을 것 같은데요.'
징어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수학을 채점해보았다.
그런데 다 매겨보니 그 점수는 96점이었다.
유난히 어렵다고 했던 올해의 수리 영역이었는데,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점수가 나왔다.
한 번도 수학을 1등급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엄청난 점수를 받아서 사실은 조금 얼떨떨했다.
혹시 홀짝을 헷갈린 건 아닐까, 다시 확인도 해 보고, 또 맞춰보고, 다시 봤는데도 맞았다. 96. 징어의 성적이 맞았다.
징어는 문을 벌컥 열고 나가서 수정이를 끌어안았다. 울지는 않았지만, 너무 기뻤다.
저 정도면, 영어 3등급을 커버할 수 있을 거다. 영어는 평소 내신이 잘 되어 있었으니까.
수정이는 괜찮아? 하며 징어를 조심히 도닥였다.
나는 즉시 늘어놓았다. 내 점수들을. 언어가 93이고 영어가 79인데 수리가 96이라고.
그랬더니 수정이는 징어보다 더 좋아하며, 너무 수고했다며 징어를 막 끌어안았다.
-
대학 발표도 나고, 징어는 정말 수정이와 같은 대학에 붙었다.
엄마아빠께 그 소식을 알리자, 바로 전화가 와서 엄마는 울먹이셨다. 징어는 엄마를 달래드리고, 너무 감사하다며 인사를 드렸다.
겨울 방학이 되었고, 징어는 옅은 갈색으로 염색을 했고 수정이는 빨간 머리에 웨이브를 넣었다.
그리고 수능 보느라 수고했다며 휴가를 받은 찬열이와 경수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펜션을 빌려서, 2박 3일로 계획을 짰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가 보는 여행이라 많이 설렜다. 수정이의 부모님께서 늘 바쁘셨기 때문에, 여행은 잘 가지 못해서.
수정이는 일주일 전부터 짐을 모두 싸 놓았다. 그렇게 설레는지, 온갖 옷들을 다 사오는 수정이.
수정이는 온갖 곳에 수험생 할인을 받아가며 별 것을 다 했다. 영화도 보고, 놀이공원도 가고, 옷도 사고 머리도 했다.
징어는 천천히 커다란 백팩에 옷가지와 여러가지 물건들을 챙겨 넣었다.
그 중에는 카메라도 있었고, 여러가지 생필품도 포함되었다.
여행을 가기로 한 날 당일, 징어는 세 시 정각에 눈을 뜨고 씻었다.
사실 거의 낮밤이 바뀌어서, 어제 아직 해가 있을 때 부터 자기 시작했지만. 어쨌든 알람을 듣자 마자 반짝 눈을 떴다.
평소보다 꼼꼼하게 샴푸를 하고, 비누도 평소보다 거품을 많이 내서 은근하게 놀러간다는 것을 의식하며 씻었다.
수건으로 물기를 짜며 밖으로 나왔을 때, 징어는 쇼파에 앉아서 숟가락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수정이에 깜짝 놀랐다.
「뭐하는 거야?」
「눈 부어서. 가라앉힐라고.」
「짐은 다 싸 놨고?」
「응. 방에 있어.」
징어는 혹시 수정이가 빼먹은 게 있을 까봐, 아무 생각 없이 수정이의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야. 너 어디 이민가냐?」
엄청난 크기의 캐리어 두 개와, 백팩 하나가 문 앞에 있는 것을 보았다.
-
아침부터 바득바득 우겨서 꼭 필요한 물건만 다시 싸게 만든 징어와 수정이는 여유있는 시각에 집에서 나왔다.
경수와 찬열이와는 두 갈래로 나뉘는 지점에 있는 공원에서 다섯 시에 만나기로 했다.
강원도에 있는 펜션을 잡아 놓은 징어와 수정이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춘천행 새벽 기차를 탄다'는 여자들의 로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내 평생 소원을 드디어 이룰 수 있을 거야!'
'뭔데 그 소원이.'
'원래 그런 거 있잖아! 남자친구랑 춘천행 새벽 기차 타고 여행가는 거.'
'그래서. 이번에 니 소원을 이루나?'
'그렇지!! 무조건 춘천행. 새벽 기차로 잡아놔야 돼.'
그렇게 반쯤 억지로 정한 수정이와, 그냥 웃으며 그를 따른 징어.
그리고…
「아 왜 새벽으로 시간을 잡는데!!!」
「조용히 해. 사람들 다 깬다.」
「아 깨라 그래!!! 나 졸리다고!!!!」
…상당히 불만스러운 눈으로 퉁퉁 부어서 가방을 끌고 오는 찬열이와, 그런 찬열이를 달래며 질질 끌고 오는 경수.
그렇지만 그런 찬열이는 수정이를 보자마자 바로 꼭 끌어안고 여신님!!!을 외쳤다.
징어와 경수는 마치 아이들을 보는 부모같은 시선으로 흐뭇하게 그들을 지켜보면서 뒤에서 찬찬히 걸었다.
기차를 타고, 네 명이 서로 마주보고 두 명씩 앉았다.
그 새 눈이 가라앉은 찬열이의 가방에서는 마치 도라에몽 주머니를 연상시키듯 계속해서 먹을 게 나왔다.
저기 안에 과연 칫솔은 넣었을까,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나오는 과자들.
먹고 웃고, 기차를 타고 가는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진도 찍었고, 계속해서 서로에게 평소 섭섭했던 점이나, 불만을 토로하며 한 층 더 깊어진 우리 사이.
기차에서 내려 펜션으로 가는 길은 가까웠다.
조금만 걸으면 되는 거리라서 가볍게 걷기로 했다.
회색 후드집업에 보라색 패딩조끼를 입고 조심히 한 발 한 발을 내딛던 징어가, 갑자기 경수의 손에 붙들려 걸음을 멈췄다.
경수는 징어를 세우더니, 징어의 백팩 끈이 꼬여 있는 것을 다시 풀어주고, 징어의 모자를 정리해주었다.
징어가 고맙다고 하고 웃자, 경수도 마주 웃었다.
#50.
펜션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점심을 먹었다. 라면이 너무 먹고 싶다는 수정이의 말에 바로 라면을 꺼내 라면을 끓인 찬열이.
점심을 먹고 나서 한 세 시 쯤부터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수정이와 찬열이는 이 추운 날에 뭘 하는 지는 몰라도 밖에 나갔다. 아마도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것 같았는데…
여행을 와서 왜 시내를 나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둘은 집에 있어봤자 할 것도 없다며 집을 나섰다.
징어와 경수는 추운데 나가는 것은 별로라서, 그냥 따끈따끈한 바닥에 앉아서 영화를 봤다.
사실 둘은 아무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 같아도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하고, 둘이 함께인 것만으로도 행복하므로.
둘은 어울리지 않게도 SF영화를 좋아했다.
몇 주 전부터 인타임을 보자고 벼르고 벼르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다.
징어는 처음에는 앉아서 보다가, 나중에는 아빠다리를 하고 앉은 경수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이불을 끌어와 경수의 무릎에 덮어주고, 나머지는 징어의 나머지 몸을 덮었다.
경수는 계속해서, 징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영화에 집중했다.
그리고 징어도. 영화에만 집중했다. 조용하게.
두 시간 조금 못 되는 영화가 끝나고, 징어가 먼저 입을 뗐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되게 예쁘다.」
「그래?」
「응.」
무뚝뚝한 징어의 대답에도 경수는 계속 징어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징어도 무심코 위를 올려다 보았다가, 계속 웃고 있는 경수를 보고 웃었다.
「다른 거 볼까? 뭐 볼래?」
「음… 나 그거 보고 싶어. 트와일라잇.」
「너 그거 보지 않았어?」
「응. 그런데 그거 말고 뉴 문. 너도 책으로 읽지 않았어?」
「응. 잠깐만,」
경수는 조심스럽게 쿠션을 내려서 징어의 머리를 들고 조심스레 쿠션 위로 내려놓았다.
얼른 달려가 뉴 문을 튼 경수는 다시 징어의 옆으로 와서 징어의 머리를 자기 허벅지에 다시 눕힌다.
영화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는데, 나오는 장면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의 키스밖에 없다.
살짝 절제된 듯 하면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키스.
징어는 표정 없이 그를 보다가, 입을 열어서 경수에게 말을 건다.
「쟤네 자꾸 키스만 해.」
「그러게.」
「숨 안 막히나?」
「글쎄. 해 볼까?」
장난스런 경수의 말에, 징어는 몸을 살짝 일으켜 경수의 어깨를 기대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해 보자. 숨 막히나, 안 막히나.」
경수는 살짝 망설이다가, 분위기를 타서 조심스레 징어에게 닿는다.
사실 이제 곧 스무 살이 되는 두 사람인데, 서로가 첫 키스 대상이다.
해 본 적도 없고, 계획한 것도 아니라서 어떻게 해야 되는 지도 모른다.
그냥, 앞의 로버트와 크리스틴이 하는 것처럼. 그대로 따라한다.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갈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걸려 어둑어둑해진 저녁.
둘의 얼굴이 겹쳐진다. 조심스럽게, 하얀 얼굴이 하얀 얼굴과 맞닿는다.
처음에는 천천히, 입술을 맞댄다. 서로의 가장 예민한 부분이 예민한 부분과 맞닿아 짜릿한 전율을 일으킨다.
마치 서로에게 서로를 각인시키듯, 한참을 맞대고만 있던 두 사람이 본능을 발휘한다.
입술이 갈라지고, 두 개의 입이 하나가 된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입술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뱉고, 살짝 살짝 혀를 굴린다.
겉모습의 동요는 없이 차분하지만, 입 속에서는 둘만 아는 복잡한 상황이 계속 이리저리 굴러간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키스.
조금 떼어서 숨을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입술을 맞댄다.
푸흣, 하고 웃음이 터진 징어에게 경수가 잠시 입술을 떼고 조심스레 묻는다.
「왜?」
「아니, 그냥. 되게 좋다.」
이번에는, 징어가 먼저 다가간다.
해가 마치 부끄러운 듯, 산 너머로 숨어버린다.
어둑어둑해져서 티비의 빛에 비쳐 생기는 둘의 실루엣.
예쁘게 그려지는 둘의 사랑의 그림자 앞에, 크리스틴과 로버트가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에드워드는 벨라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이런 말을 한다.
자막에 뜬 대사.
'벨라, 네가 매일 숨쉬고 있는 게 나한텐 선물 같은 일이야.'
그 둘에게도, 서로가 매일 숨을 쉬고 있는 게 선물 같은 일이다.
계속해서 함께 붙어있을 수는 없지만, 존재 자체로도 고맙고 감사한 것.
-
"무슨 생각해?"
"어?!"
징어는 문득 회상에서 벗어난다.
"아니. 그냥. 아까 했던 말."
"아. 고기 식으면 맛 없어. 얼른 먹어."
징어는 경수의 말에, 다시 천천히 고기를 썰기 시작한다.
그 때의 기억으로 행복한 기억을 가득 안고.
-
To love is to receive a glimpse of heaven. -Karen Sunde
사랑하는 것은 천국을 살짝 엿보는 것이다.
Tis the most tender part of love, each outher to forgive. -John Sheffield
서로를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다.
The first duty of love is to listen. -Paul Tillich
사랑의 첫 번째 의무는 상대방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Life's greatest happiness is to be convinced we are loved. -Victor Hugo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It's not how much we give, but how much love we put into giving. -Mother Teresa
얼마나 많이 주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사랑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 * * * * * *
베브입니다.
지금껏 연재했던 00편부터 17편까지 모두 구독료를 없애고 소설 형식으로 바꾸어서 수정했습니다.
완결이 났기 때문에, 더 이상 구독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정말 정주행하셔도 괜찮아요!
00편부터 03편까지 브금이 추가된 것도 확인하실 수 있으십니다.
지금까지 비밀연애 중인 엑소 디오와 탑시드 홈마 썰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 후기 및 여러가지 복선 해석 (보시고 넘어가시는 게 속 편할 걸요?) 아 지금 벌써 한 시 반인데... 제가 두 시 반까지 글을 다 쓸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떡하죠ㅠㅠㅠㅠ 이따 밤에 올려야 되나... (원래 낮에 올리려고 했으나 집에 오니까 여덟 시여서 급하게 글을 쓰는데 후기까지 써야해서 똥줄이 타들어가는 베브의 모습) 이번 화는 징어와 경수의 행복했던 기억과 귀여운 현재의 연애를 그리고 싶었어요. H고등학교는 현대고가 맞습니다. 저희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서 그냥 쓰고 싶었어요. 찬열오빠 학교기도 하고... 그리고, 지나 - 애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 中 첫 번째 길거리에서 키스해보기 -> 과거 길거리에서 뽀뽀한 수정이 제가 이번에 수능을 보신 분들께 드릴 수 있는 선물이 없어서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인데, 어떻게... 오히려 더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요ㅠㅠ 징어와 수정이는 명문대 출신이라는 설정 탓에 저렇게 시험을 잘 본 거에요. 수학 96... 그게 어느 나라 점수죠? 그렇지만, 지금 수능을 잘 보지 못해서 기분이 좋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괜찮아요.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에요. 절대로 자책하지 마세요.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좋은 성적의 징어가 아니라, 징어의 부모님께서 징어에게 보내신 편지의 내용이니까요! - 사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왔는데 할 건 없고, 10월 3일 당일이 블락비 쇼케이스인데 저는 못 가서 화가 나서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처음으로 써 보는 글이었어요, 사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수정하면서 이게 뭐얔ㅋㅋㅋㅋㅋ 싶은 문장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처음엔 정말 반응이 없어도 쓰려고 했던 글인데, 제 글이 어느 샌가 00편부터 하나도 빠짐 없이 초록글에 올랐었어요. 여러번 초록글 1페이지 첫 번째 글에 오르기도 했고, 심지어 메일링 공지 마저도 초록글에 올라가는...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이런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 친구 (예. 초성 편지 받고 분노에 날뛴 너님이요. 독방에 내 글 올린 너님. 나랑 같이 사기친 너님이요.)가 이걸 보고 이게 뭐얔ㅋㅋㅋㅋㅋ 하면서 엄청 욕을 했었는데. 친구가 만 천하에 제가 인소 쓴다고 공개하려는 걸 몸을 던져 막아냈네요. 사실 얘 때문에 쓰기 시작한건데... (착잡) 징어가 눈을 잃는 장면을 쓸 때, 제가 굉장히 멘탈이 깨졌었어요. 베브 : 야 징어가 눈 한 쪽 시력을 잃어버려야 되는데 어떻게 없애지??? 친구 : 야 눈을 왜 없애!!!!! 베브 : 아 몰라 어떻게 없애지????! 그래서 생긴 상황들. 상황 1. 징어가 경수를 본다. "으악 시력을 포기한다!!!!!" 손가락 두 개로 눈을 찌른 징어. 시력은 영원히 사요나라. 상황 2. 까마귀 배때지 칼빵! "쿡. 니가 도경수 여친이냐? 나는 세계 서열 0위 변.백.현의 여자친구다. 너에게 칼빵을 선사하겠어-☆" "으악 내 눈!!!!!!!!!!!!" 상황 3. 징어의 신중한 대처 Lr는... ㄱr끔ㅆら 눈물을 흘린ㄷr...☆★ (아련한 징어가 조심스레 칼을 들어 눈을 찌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지도 않은 씁쓸한 과거... 이래저래 멘붕도 많고, 첫 글이라서 많이 설레는 마음으로 썼어요. 한 편을 쓰는 데 기본 네 시간에서, 많으면 일곱 시간까지도 걸렸네요. 사실 완결 내고 나서 엄청 좋아했는데, 제일 힘든 게 번외가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외전은 언제 쓰지...? (먼산) 제가 정말 키스신을 넣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까 위의 친구가 넣으라고 제게 강요하는 바람에 (ㅜㅜ) 넣게 되었습니다. 이상하죠?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래요. 보고있나, 회색빛깔 큰바위 얼굴? 'ㅅ' 저의 후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사실 뭘 더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나... 메일링은 아마도... 제가 외전을 다 쓰게 되는 대로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오늘 등장한 말 중에서 갑자기 뜬금 없이 이상하게 튀어나온 단어가 있을 겁니다. 그냥 한 번 넣어보고 싶었어요... 이루 까지 나오니까 너무 반가워서... - 기억 나는 대로 쓸게요. 일단, 열일곱 살에 만난 징어와 경수. 그래서 17편에 맞춰서 끝내려고 노력했어요. 단지 그 이유였어요. 그리고 징어의 핸드폰! 울리는데 안 보는 징어.. 계속해서 반복해서 넣어서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임을 암시했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빤히 본 사람. 결국 그게 진리였죠.... (저는 설리 좋아해요! 절대로 싫어서 그런 거 아님..) 그리고 사진사 제의 받고 고민하는 징어가, 경수를 위한 거니까. 하면서 생각하는 것에서 징어가 제의를 거절할 것을 암시했어요. 그리고 징어가 눈을 잃은 날, 자세히 보시면 세훈이가 맨 뒤에 있었다고 적혀 있어요! 저는 당연히 다 아실 줄 알았는데 아무도 모르셨다는... 그게 세훈이가 징어가 눈을 잃는 걸 볼 수 있었단 걸 암시했죠. 그리고 '열병'이라는 단어로 무언가 부정적이면서도 성숙의 단계가 되어주는 사건을 암시하고자 했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복선은 아마도 꿈 얘기가 아닐까...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해'와 '주황빛 햇살이 되어줘서 고마워, 경수야'에서 공통점을 찾아내실 줄 알았어요... 경수는 해이고, 결국 아침을 주었죠. 세훈이가 가로등인 이유는, 처음에는 켜지지 않아서 길을 잃을 뻔 하지만 이내 반짝 켜지며 징어에게 길을 찾아줬잖아요? 그게 꼭 글 속의 세훈이 같아서! 더 있던 것 같은데... 생각나는 건 이 뿐이네요. 제 복선을 알아채신 분들도, 이 글을 읽고 새롭게 아신 분들도. 모두 너무 감사드려요. 지금까지 비밀연애 중인 엑소 디오와 탑시드 홈마 너징 썰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두 번짼 말야 춘천행 새벽 기차 -> 과거의 여행
세 번째 소풍가기 -> ...여행이랑 일맥상통인걸로.
네 번째 등에 업히기 -> 수정이가 다 했죠!!
다섯 번째 커플링은 기본 Boo boo boo -> 이것도 수정이랑 찬열이..
여섯째 심야영화 -> 어쨌든 해 떨어지고 영화 보여줬어요.
일곱째 놀이동산도 -> 과거에 간 적이 있죠!!
여덟 번째 깜짝 이벤트도 Boo boo boo -> 쇼케이스... 때... 깜짝 발표...
오타 지적 / 맞춤법 지적 / 문법 오류 지적은 감사히 받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