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쓰리는 연애 할 시간이 없다?
입학 후 멀게만 느껴졌던 3학년 선배들이 졸업하고, 바로 윗 학년 선배들까지 졸업을 한 후 내가 그 멀게만 느껴지는 3학년이 되었다.
인문계 학교에서 예체능 특기생이란 정말 힘들었다. 알게모르게 무시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무시도 당하고, 오해도 받고 집에 가서 몰래 울기 바빴다.
뭐 예를 들면 성적이 안되서 선택했다라던가 놀고싶어서 선택했다던가. 처음 그림을 시작한 이유는 단지 디자인과에 진학하고 싶어서였는데 날 따라 다니는 낮은 성적과 내가 시작한 이유와는 다르게 정말 선생님들이 생각하시는 이유로 시작한 친구들로 인해 나까지 그런 오해를 받는다는게 억울했는데 이제는 그냥 저냥 넘길만 하다.
학교에서 받는 오해도 힘들지만 특강 기간이나 그냥 평일에도 식사 해결하는건 더 힘들다. 뭐 학원 아래 편의점에서 종류를 바꿔가면서 한달동안 컵라면만 먹기도 하고, 근처에 분식집이 없는 터라 밥집에 가 떨리는 손으로 비싼 밥을 먹던가. 솔직히 말하면 이게 더 힘들다. 급식밥이 얼마나 맛있는 밥인지 야자하는 애들은 모를것이다.
"탄소-"
"왜, 뭔데"
"오늘 저녁 뭐 먹을거야? 편의점 갈거야?"
너 뭐먹고 싶은데? 제 말에 금방 창밖을 보며 고민하는 김태형에 역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날에 학원에 들어갔는데 심지어 옆 남고에 다니는 김태형 때문에 본인 아니게 딱 붙어다니게 되었다. 학교 끝나고 학원 갈 때마다 항상 버스에서 저녁은 뭐먹냐 묻는 김태형은 호구다, 호구. 구박을 해도 못알아 쳐먹고 욕을 해도 헤헤 웃는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좀 얼굴이 반반해서 좀 설렜는데 설레긴 개뿔. 진짜 얜 아니야.
처음 학원에 갔을 땐 1학년 초반 때 였다. 그즘엔 디자인과에 진학하려는 아이들이 별로 없어 주변엔 대부분 예고 아이들이였다. 심지어 예고애들은 같이 입시를 하고 같은 학교에 다녀 나와 친해질 건덕지도 보이지 않았었다. 옆에있는 애도 똑같이 느낀것인지 그냥 둘이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살짝 놀림도 많이 받고 처음 온 친구들은 우릴 커플로 오해했다. 선생님들 까지도 날 보면 김태형을 찾았고 김태형에겐 장난 식으로 언제 사귀냐 묻기도 하였다. 멍청한 김태형은 그때마다 웃어 넘겼고 난 화를 냈다. 아니 쟤랑 나랑 왜 사겨. 나 대학 챙기기도 바빠 죽겠는데. 연애할 시간 없어. 특히 김태형이랑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