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7
(+외전)
헤롱헤롱. 밤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나도 설레'라는 의미심장한 말만을 남겨두고 떠나버리면 나는 어쩌란 말인가. 결국 말똥말똥한 눈으로 밤을 새버리고만 나는 아침밥도 거른채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는 수많은 일본팬분들이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계셨다. 나는 인파를 피해 뒤쪽으로 출국 수속을 밟았다. 몇몇의 매니저님, 코디분들과 함께 면세점을 간단하게 돈 후에 비행기를 타러 갔다. 옆에서 영현이는 아미 너밖에 없어, 라는 둥 계속 재잘재잘 거렸다.
"어쩜, 우리 지민이는 그렇게 잘생겼다니?"
"우리 지민이라니. 너보다 나이많아."
"원래 팬은 다 우쭈쭈하고 그러는거야."
"그래라 그럼."
"아, 다음 대만 콘서트에선 뭐 입힐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얘."
정말 시끄러웠지만 행복해보이는 영현이가 밉지는 않았다. 주황머리가 너무 잘어울려서 심장이 아프다는 둥, 다음엔 꼭 흑발을 시키겠다는 둥, 양복은 올블랙이라는 둥.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무엇보다 내 상태가 그 말을 들을 상태가 아니었다. 비행기에 올라가니 나 혼자 일행과 떨어진 구석 자리에 배정받았다. 자리는 지금 중요하지 않았다.
'나도 설레.'
그런 말을 하고 덤덤하게 방 앞까지 데려다주는 저 남자의 머리는 무슨 생각으로 가득차 있을까.
그렇게 혼자 머리를 싸고 끙끙 앓고 있을때,
"옆자리, 비었지?"
"…네? 네…."
"앉는다."
제길, 윤기오빠. 여러분 비행기에 탈 땐 옆자리를 꼭 확인하세요.
비행기가 오늘따라 유난히 덜컹거렸다. 그래봤자 일본에서 한국인데. 평소엔 잠 한 번 자면 도착해있었던 거리가 이렇게나 긴 거리인지 새삼 깨달았다. 무엇보다 내 온 신경을 자극하는건 오빠와 내가 맞닿아 있는 손이다. 손잡이 위에 손을 올려놨는데 윤기 오빠가 바로 옆 손잡이에 자신의 손을 올려놨다. 분명히 고의적이다. 내가 너무 불편해서 손을 빼려고 하자 크고 흰 손이 내 손을 잡았다.
"뭐에요……."
"손 잡기."
슬쩍 빼내려고 했지만 그건 그거대로 이상할 것 같잖아. 뻔뻔스럽게 손을 잡는 이 오빠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느라 어떻게 한국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 * *
방탄소년단은 3개월 동안 일본을 시작으로 월드투어 콘서트를 떠나게 되었고 나는 드라마 촬영을 마무리 짓고 복학을 하게되었다. 원래 일문과인 나는 일본어 수업에서 레포트 과제를 받게 되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라는 영화를 보고 레포트 쓰기.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윤기오빠와 처음 본 영화이다. 혼자 질질짜면서 윤기오빠가 조용히 휴지를 가져다 주었던 그 영화. 나는 오후 수업까지 모두 마친채 회사의 그 작은 방에 들어갔다.
"강아미, 차기작도 준비해야지?"
"당연하죠. 들어온 대본 다 읽어보고 있어요."
"그래. 이번 주말에 음료수 광고 촬영 있는거 잊지마. 체중조절하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언니 퇴근한다. 무리하지 말고."
"네."
연주언니가 불을 끄고 나가셨다. 나는 스크린에 DVD를 넣고 재생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영화. 또 보면 울텐데.
한참 영화가 고조되어가고 있을 때, 누군가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순식간에 방 안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굳이 뒤돌아 확인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상대방도 아무 말 없이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나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흐어어엉어…."
조용히 휴지를 뽑아 가져다 주는 윤기오빠를 보자 더 눈물이 났다. 월드투어때문에 3개월이나 못봤단 말이야.
"그만 울어 아미야."
"흐읍…내가 얼마나…기다렸는지 알아요?"
"그렇게 울면 어떡해. 나 할 말 있는데 들어야지."
"몇 개월만인데 흐읍…."
"너 정신없으니까 말할래."
"……."
"나 너만 보면 설레. 이렇게 우는 순간에도 예쁘고, 키스하고 싶어. 사랑스러워."
"……."
"너 드라마 촬영할 때, 강동휘가 너한테 치근덕거리는거, 너무 싫었어. 질투나. 니가 태형이랑 쇼핑간 것도 너무 싫었어."
"……."
"비행기에서 손 잡았을 때도 가슴이 터져버릴뻔 했어. 위험했다고."
"……."
"내가 자존심 다 버릴게. 그러니까 그만 내빼고 나랑 연애하자."
"……."
"잘해줄게, 강아미."
이게 무슨 말인가. 나는 지금 울고 있어서 얼굴이 다 부은 상태인데. 혹시 못나보일까봐 거울을 무의식적으로 찾게 되었다. 그러자 픽- 웃으며 다시 들려오는 말.
"대답."
"네……?"
"'네'라고? 그래."
"…네?!"
"두번이나 대답했네. 그럼 오늘부터 1일."
"에……."
"잘해줄게. 좋아해.
그가 내 손을 살포시 잡았다.
아, 청춘이여.
* * *
"지민 씨, 메이크업 수정해야돼요."
"아 영현 씨. 여기요."
흐익, 너무 귀엽잖아.
아미친구 영현은 사실 방탄소년단의 데뷔팬이다. 연기자 지망생 친구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보게한 장본인이자, 그 친구 덕분에 방탄소년단 코디 인턴을 하게 된. 한마디로 덕.계.못.탈.출.
"영현씨, 뭐해요?"
"아. 지금 수정해요. 입술부터 할게요."
"잘해주세요."
너에게 뭔들 못해주겠니.
영현은 지금 눈을 감고 입술을 앙- 다물고 있는 지민을 보자 현기증이 나 쓰러질 지경이다. 원래 귀여운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이 귀여울 줄은 몰랐다. 인터뷰마다 자신은 상남자라고 우기고 다니는 지민이 그저 귀여울 뿐이다.
"영현씨. 정신차려요."
"네, 네! 제가 오늘 처음이라…."
"귀엽네."
네가 더 귀여워, 짜식.
영현은 우연한 기회에 월드투어를 같이 가게 되었고 원래 전공인 메이크업도 살리고 코디일도 병행하게 되었다.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서 지민을 깨웠다.
"지민씨. 일어나요."
"아…. 깨워줘서 고마워요."
"…빨리 나오세요. 늦겠어요."
기지개를 하는 지민이 귀여워 죽겠다. 어쩜 이렇게 귀엽지? 라고 생각을 하며 메이크업 박스와 의상을 차에서 내리고 화물로 보냈다. 일본투어에서 같이 고기를 먹는 것도, 대만 콘서트도 따라다니는 영현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점 다른 스텝분들과도 친분이 쌓이고 일도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영현씨, 오늘 의상은 뭐에요?"
"잠깐만요. 오늘 의상은 제복이에요. 그리고 중간에 화양연화 맨투맨을 입고요. 마지막에 다시 검은티로 갈아입어요."
"예쁘네."
"네?"
"아니, 의상이 예쁘다고요."
무대 뒤에서 지민을 바라보는 영현은 왠지 지민이 먼 사람처럼 느껴졌다. 원래 이렇게 날카로웠었나. 항상 웃어줬는데. 지민의 아름다운 춤선도, 특이한 음색의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 영현은 이번 월드투어가 끝나면 다시 팬으로 돌아가 묵묵히 지민과 방탄소년단을 응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신을 차려보면 자신은 원래 코디가 아닌 수많은 아미 중에 한 명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민씨, 여기 수건이요."
"고마워요."
…그렇게 월드투어가 끝이 났다.
* * *
정산을 받기 위해 영현은 빅히트 사무실로 향했다. 인턴치고는 매우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나오려고 할 때 지민을 마주쳤다.
"어디가요?"
"제가 사실 인턴이었거든요. 전공이 이쪽이긴 한데. 경험삼아서 일했던 거였어요."
"그럼 우리 이제 못봐요?"
"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다시 팬으로 돌아갈게요. 굳게 다짐하고 뒤돌아선 영현을 지민이 붙잡았다.
"연주누나! 우리 코디자리 비어요?"
"응. 한자리 비긴 하는데, 왜?"
"영현씨 같이 일하면 안돼요?"
"영현씨? 우리야 좋지. 익숙한 사람이니까."
"네……?"
신난듯이 지민은 계속 말했다.
"나도 익숙해서 좋아요. 같이 일해요."
"저……그……."
"우리 이번에 앨범 새로 내는데 거기서 꼬옥! 영현씨가 제 코디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저야 좋지만…."
"그래, 영현씨. 더 해보자."
작게 '네'하고 말해버렸다. 대학교 휴학를 내러 가야겠다. '역까지 데려다 줄게요'라고 말한 지민은 영현과 함께 건물 밖을 나왔다.
"나 때문에 괜히 하기 싫은거 억지로 하는건 아니죠?"
"아니에요. 저도 너무 좋아요."
"저도 좋아요."
"네?"
"영현씨가."
방탄소년단 덕질 4년차, 최애 박지민. 단 한 번도 다른 곳에 눈 돌린적 없던 영현, 빛을 보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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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하게도 저는 여기서 시즌1을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사실 새로운 소재가 떠올라서 그 글을 꼭 써보고 싶더라고요 ㅠㅠ
빠르면 올해 말, 윤기와 아미의 러브라인을 다시 들고 오겠습니다.
약속할게요!!
이 필명으로 계속 쓸겁니다.
다음 글은 예고가 언제 올라올지 모릅니다!!ㅠㅜㅜㅠㅠ
빠르면 다음 달, 들고 오겠습니다 엉엉
잊지 말아주세요ㅠㅜㅠㅜ
더 좋은 작품으로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메일링 안내)
[]안에 암호닉을 써주시고 메일주소 남겨드리면 늦어도 다음 작품을 들고오기 전에 메일링 해드리겠습니다!
꼭 이메일 남겨서 텍파를 받아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