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박지민] 과일 시리즈 ; 바나나
W. 어반
(포도에서의 여주인공이 ‘김연두’ 로 서술 됩니다.)
1. 바나나는 노랗다.
지민과의 첫 만남은 노란색이었다. 공부밖에 모르고 조용한 내 성격과는 다르게 지민은 너무나 밝고 해맑아서. 나와는 정반대의 색을 가지고 있어서. 그래서 나는 지민만 보면 얼굴에 웃음이 맴돌았다. 그는 그런 존재였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주는, 그런 아이.
“탄소야, 점심 먹으러 안 가? 오늘 급식 치즈 돈가스야!”
“어…가야지.”
“야 김태형! 그만 쪽쪽거리고 김연두 데리고 얼른 오지 그래! 우리 탄소 기다리거든?”
“아 잠깐만…!”
연두의 얼굴을 부여잡으며 영원히 뽀뽀를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태형은 지민의 보챔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연두의 손을 잡고 나와 지민의 앞에 섰다. 지민은 그런 태형과 연두를 보더니 우리도 질 수 없다며 급하게 내 손을 잡아왔다. 겹쳐 잡은 지민의 손이 꽤 차가웠다. 걱정이 된 내가 두 손으로 지민의 손을 감싸면 그는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뜨며 나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쳐다봐? ㅈ, 지금 탄소가 내 손 잡은 거지…? 응. 그게 뭐 어때서? 아니…갑자기 탄소가 먼저 내 손 잡아주길래….
나름 감동을 받은 건지 연신 헤실헤실 미소를 지으며 내 이름만 부르는 지민이었다. 내가 그렇게 표현에 무색했나. 연인 사이에 이 정도 스킨십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격하게 반응하는 지민에 조금 미안해지는 마음이었다.
“손이 차가워서.”
“…….”
“이렇게 잡아주면 따뜻해질 것 같아서.”
***
2. 바나나는 길다
지민은 키가 큰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담한 편에 속했다. 그래서 지민은 항상 키가 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였냐면 매번 키가 크고 싶다며 노래를 부르는 지민을 위해 정국은 지민의 생일 선물로 강력 접착제와 깔창을 이용한 수제 키 높이 슬리퍼까지 선물할 정도였다. 지민은 그 선물을 받아 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난 아직도 지민의 그때 그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키가 더 컸으면 우리 탄소가 더 나를 좋아해줬을까?”
“…글쎄.”
“그 대답은 뭐야…?! 탄소는 키 작은 지민이 싫어해?”
“그것도 글쎄다?”
“씨이…. 지금 나 놀리는 거야?”
지민이 유일하게 키 얘기에 예민해지는 때가 있는데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지민은 유달리 나와 관련해 키 얘기가 나오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죽거리곤 했다. 아마 지민은 내가 키가 작은 제가 남자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듯 싶었다.
"귀여워”
“…어?”
“귀엽다고, 너.”
“탄소야아….”
“그리고 너 키 안 작아.”
제가 키가 작아 귀여워 보인다는 걸 정작 본인은 모른다는 게 함정인 것 같다.
***
2-1. 바나나는 길다 (짧은 번외)
“야 김태형, 올해 박지민 생일은 뭐 해주냐. 이번엔 신발에 깔창을 넉넉하게 깔아서 선물 해야 하ㄴ…”
“전정국.”
“김탄소? 네가 박지민 옆이 아니라 여긴 웬일이냐.”
“박지민.”
“지민이 뭐.”
“…키 작다고 놀리지 마.”
“크흡…. ㅁ, 뭐라고? 푸흣 -”
“나만 놀릴 수 있어. 그니까 너넨 놀리지마.”
***
3. 바나나는 쉽게 색이 변한다.
"지민아.”
“흥이야. 탄소랑 대화 안 해.”
“…….”
“왜 아까 정국이랑 태형이한테 먼저 갔냐니까?”
“아 싫어. 말 못해.”
내 입으론 절대 말 못한다. 지민을 놀릴 생각을 하던 정국에게 한 소리 하려고 간 거라고 절대 말 못해. 이 정도 말 안 했으면 제 풀에 지쳐 더 이상 캐묻지 않을 것만 같던 지민이 오늘 따라 유난히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안돼. 부끄러워서 어떻게 말해. 내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푹 숙이자 지민은 단단히 화가 난 건지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가버렸고 그 모습을 본 정국이 내게 다가와 무슨 일이냐며 묻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데 쟤가 화가 나?”
“왜 너한테 갔었냐고 물어보잖아.”
“그게 뭐 어때서. 그냥 말 하면 되지.”
“…못 해.”
“뭐?”
“……부끄러워서 난 그런 거 못해.”
“미친….”
정국은 한심하다는 듯 나를 한번 흘겨보더니 이내 혀를 끌끌 차며 지민을 따라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까 전 화가 많이 나 보이던 그의 모습이 생각이 나 입술을 꾹꾹 깨물어가며 지민을 기다리기를 몇 분, 분명 방금까지 화가 나 있던 사람이 맞는지 얼굴에 미소를 잔뜩 지으며 내게 다가온 지민이 내 어깨에 붙어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지민이 놀림 받는 게 싫었어?”
“아…전정국….”
“나는 탄소만 놀릴 수 있어! 그렇지 탄소야?“
“…….“
박지민은 바나나처럼 색이 쉽게 변한다. 쉽게 화를 내다가 또 쉽게 화가 풀려 헤실헤실 거린다. 그래서 내가 지민을 미워할 수 없나 보다.
“지민아.”
“응? 왜?”
“너 바나나 좋아해?”
“으음…그건 왜?”
“난 바나나 엄청 좋아해.“
뭐야? 그럼 여주는 나보다 바나나를 더 좋아하는 거야? …몰라. 왜 몰라아…! 여주 또 나 놀리지, 맞지!
네가 바나나라 바나나가 좋은 건데. 바보 박지민.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나와 지민을 비추면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지민의 입술에 쪽 - 소리 나게 입을 맞췄다. 찡찡거리던 지민은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지민의 귀 끝이 붉게 달아올랐다.
“좋아해, 바나나.“
“…….“
“너도 나와 같아?”
암호닉 |
[유자청] , [테형이] , [흰찹쌀] , [우유] , [윤기윤기] |
어반 |
과일 시리즈는 바나나 지민이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ㅠ_ㅠ 정말 허무하죠...? 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 혹시 과일 시리즈 텍스트 파일로 드린다고 하면 받아가실 분 계신가요...? 텍파로 받으실 분들은 댓글에 이메일 주소 살짝쿵 남겨주시면 감사할 거 같아요 ^ㅁ^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암호닉 새로 신청해주신 세 분도 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