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와라.너 안오면 무슨재미로 모이냐,애들도 다 너보고싶어서 안달인데.꼭 나와라?응?]
"아,알았어.갈게.토요일 7시 맞지?"
[아싸!ㅇㅇㅇ 넘어왔다!그럼 그때봐!]
이번 동창회는 꼭 나오라는 친구의 전화를 받으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싶다.지금까진 결혼생활과 바쁘다는 핑계로 동창회에 나가기를 거부했는데,올해는 바쁜일도 없고,오랜만에 친구들도 보고싶어 나가기로 했다.내 첫사랑 그아이도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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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여긴가.안이 시끌벅적 한걸보니 여기가 맞는 것 같다.조심스레 문을 여니 동창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로 향했다.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라고 차려입은 치마가 생소했다.
"어?ㅇㅇㅇ!오랜만이다!"
"야,ㅇㅇ얼굴보기 한번 힘드네"
저마다 반갑다며 인사를 건내는 친구들에게 일일히 악수를 해주며 웃어보였다.일찍시작한 결혼생활에 처음갖는 나만의 시간이라 기분이 붕- 뜨는 듯했다.앉을 자리를 둘러보다가 이틀전 나에게 전화를 했던 그 친구의 옆자리로 가 앉았다.몇명은 이미 술로인해 얼굴이 어느정도 달아오른 상태였다.
"너네 잘지냈냐?진짜 반갑다.그동안 남편때문에 얼굴도 못보고.미안하다,야."
"어련하시겠어요.ㅇㅇ님 얼굴뵈려면 저희가 시간내야죠.하하."
"짖궂기는.더 미안하잖아."
계속 미안해하는 나에게 미안해하지 말라며 호탕하게 웃어주는 친구들이 고마웠다.백현이도 오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려다가,괜한 오해를 살까싶어 입을 닫았다.마침열리는 문을 향해 눈을 돌리니 신기하게도 그애가 들어오고 있었다.깔끔한 얼굴과 옷차림은 역시나 그대로였다.학창시절에도 인기가 많았던 그답게 앉아있던 아이들이 손을내밀며 그를 반겼다.거의 4년만에 만나는 백현이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못하는 술을 억지로 홀짝거리고 있는데,내 앞에있던 종대가 그를 나의 맞은편 자리에 앉혔다.어색한 나와는 다르게 환하게 웃는 모습이 조금 쓰렸다.어쩔줄 몰라하는 날 위해 종대가 먼저 입을 뗐다.
"야,너네 학교다닐때 뭐 없었냐?나는 ㅇㅇ랑 준면이형이랑 결혼한다고 할때 놀랐잖아.변백이랑 그렇고 그런사인줄 알았더만."
"하하,그랬냐?'
이자리에 없는 그이의 이름을 언급하며 변백현과 나의 사이를 묻는 종대에게 변백현은 재밌다는듯 웃어보였다.그를 마주한 나는 싱숭생숭한 기분이였지만 티내지 않았다.우리는 이제 그저 대학동창일 뿐이였다.아무감정도 없는.
"준면선배,아니,남편이랑은 잘지내?"
제일구석에 있는 자리덕분에 자연스레 백현이와 나,단둘이 대화를 나누게 됬다.다른 아이들은 이미 술에 진탕취해 자기들끼리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고,나와 내 앞에 앉은 백현이만이 조용하게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한때 내가 사랑했던,나의 첫사랑인 백현이의 입에서 그이의 이름이나오니 마음이 저렸다.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저렇게 물어오는 모습이 더 슬펐다.이미 4년이나 지나 나는 나의 가정을 꾸리고 있었지만 나는 그를 잊은적이없다.사실 결혼도 그를 잊기위해 도망치듯 한것이다.아무렇지 않은 모습에 괜히 오기가 생겨 나도 아무렇지 않은듯 태연하게 대답했다.
"잘 지내지.그이가 나 엄청 아끼잖아."
"그래.선배가 너 엄청 아꼈지."
"넌 여자친구 없어?"
"난 결혼할 생각 없어.얽매이고 싶지도 않고,또.."
"또?"
"첫사랑도 아직 못잊었고."
그 첫사랑이 나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태연한 나를 앞에두고 조금씩 씁쓸함이 그의 얼굴에 비치는듯 했다.첫사랑이라는 말에 움찔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나는 아무렇지 않게 웃어보였다.
"으,첫사랑이래.하여튼 변백현 감성적인건 알아줘야된다니까?"
"내가 한 감성하지.그건 그렇고,아직도 피아노..쳐?"
조심스레 피아노를 치냐며 물어오자 나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사실 결혼한 이후로 피아노를 치기는 커녕 만져본적도 별로 없다.내가 피아노치는것을 유독 싫어하는 남편때문이였다.
"아니,그이가 싫어해.내가 피아노 치는거.."
"..아,난 너 피아노 치는거 보고 반했는데,아쉽네"
"그러게,나도 아쉽네."
한참을 백현이와 얘기하고 있는데,울리는 진동에 핸드폰을 꺼내보니 그이에게 온 전화였다.굳어지는 백현이의 표정을 살피며 전화를 받았다.
[자기야,어디야?]
"나 오늘 동창회 있다고 했잖아.지금 친구들이랑 있어"
[이렇게 늦는다는 말은 없었잖아.얼른 들어와.]
"자기야,그래도 나 오랜만에 만나는 거야.아직 8시 반 밖ㅇ.."
[화나기 전에 들어와 자기야.끊을게]
갑자기 가라앉은 기분에 한숨을 뱉었다.그랬더니 백현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온다.
"왜?준면선배야?"
"응..들어오라네."
"별로 늦지도 않았구만 뭘,그냥 조금만 더있다 들어가.우리가 얼마만에 만나는건데."
"..미안,가봐야 될거같아."
가봐야 될것같단 말에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이대로 가면 또 언제 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다.울컥하는 심정을 뒤로한채 가방과 자켓을 챙겨 일어나는데,백현이가 데려다 주겠다며 따라 일어섰다.사양하고 싶지않아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는 그를 따라 나도 인사를 건냈다.못내 아쉬운듯 울상인 친구들에게 다음에 또 연락할게,라고 소리친뒤 가게를 나왔다.술기운에 달아오른 볼이 찬바람을 맞으니 더 후끈거렸다.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자켓을 걸치려는데,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신 탓인지 몸을 제대로 가눌수가 없다.
"이 바보야.나이들어서 달라졌나,싶었는데 하여튼 ㅇㅇㅇ 칠칠맞은건 알아줘야되."
"히히.미안."
"어디서 눈웃음이야,이것아.결혼까지 한여자가.."
휘청거리는 나를 감싸 일으켜 자켓을 입혀주는 백현이가 좋아 실실 거리다가,나를 챙겨주는 그의 손길이 몇년만인지 기억조차 가물거려 눈물이 고였다.나는 아직 그를 사랑하는데 우리둘은 왜이리 멀리 와있을까.하는 생각에 고개를 떨궜다.우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않았다.못난얼굴임이 분명했으니까.나의 어깨에 팔을 두른 그가 자켓을 벗어 내 허리에 둘렀다.나는 백현이의 이런 다정한면이 좋았다.
"멋부린다고 짧은거 입었지.이런거 입지마.다 쳐다보잖아,너 유부년데.."
"뭐 어때!유부녀는 멋부리면 안되냐!"
"아오,쫌!가만히 있어!너 무겁거든?"
"..나 안무거워...백현아..나 안무거워...왜그래.."
"..우냐?ㅇㅇㅇ,너 울어?"
응,나 울어 백현아.살짝 고여있던 눈물이 무겁다는 백현이의 말이 기폭제가 되어 쉴새없이 터지기 시작했다.길가에 주저앉을듯 울고있는 나를 그가 곤란하다는듯이 쳐다봤다.백현아,백현아.그의 이름만 되풀이하며 우는 날보다가 이내 표정을 굳히고 날 안아들었다.나의 집쪽으로 향하던 걸음을 돌려 그의 차로 향했다.갑자기 차갑게 변한 백현이가 낯설어 울음을 거두었다.화나보이는 그를 달래려 작게 백현아,하고 불렀다.
"백현아.."
"조용히해.넌,진짜.."
왜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 졌는지 알수없었다.화가난듯한 목소리에 나는 아무말없이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그리곤 쉴새없이 울리는 핸드폰을 꺼내어 배터리를 분리한 뒤 아무렇게나 가방에 던지듯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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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예여여러분...힝힝
시험끝났어요!!!!!!!!!!!!!!!!!!예!!!!!!!!!!!!!!!!!!
하지만망쳤다는게함정.ㅋ.
얼른찾아뵈야될거같아서 똥글이지만 써봤습니당..흡
오랜만에 찾아오는 주제에 똥을 들고오다니 절때리세요!!!!ㅠ....
1/2라고 표시했기 때무네 다음편인 2편이 완결이예영
막쓴글인데 2편도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제가대단하네요.
첫사랑백현이흑흐그흐그흑흐그흐ㅡ흐긓그ㅡ흑ㅎ
백현이는 왜화가났을까요.백현아화내지말라능.....
아무튼독자님들사랑해영!댓글달아주면천사삉삉.암호닉신청하셔도천사삉삉.
다몬님.봉봉님.매점님 사랑합니다.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