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결혼썰 1 (부제 : 아기)
집 안에 있는 윤기 작업실 문이 철컥 열렸어. 아빠 아빠 놀아주세요. 다섯 살쯤으로 보이는 아기가 윤기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쪼르르 달려왔어.
우리 공주님, 아빠가 만든 노래 들어볼래요? 윤기가 아기를 자기 무릎에 앉혀놓고 눈을 마주쳤어. 아이가 싫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쳤어.
"그럼 아빠가 좋아하는 쿠마몬으로 놀아줄까요?"
윤기가 오른쪽 서랍장 첫 번째 칸에서 쿠마몬 인형을 꺼내서 손에 꼈어. 아빠 제가 해볼래요! 아기가 자기가 해보겠다며 윤기 손에서 쿠마몬 인형을 빼앗아갔어.
아 내 쿠마몬인데- 아기가 쿠마몬 인형을 험하게 다루는 탓에, 윤기의 눈가가 살짝 찌푸려졌어. 하지만 그 모습마저 윤기 눈엔 귀엽게 보였어. 윤기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어.
아기가 금세 쿠마몬이 질렸는지 뽀로로를 틀어달라며 버둥거렸어. 뽀로로 틀어주세요~ 해야지. 윤기가 아기를 쳐다보며 말했어. 뽀료오, 틀어 주 세오... 아기가 입술을 조물조물하며 말을 했어.
윤기는 큰 모니터로 뽀로로를 틀어주고 아기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나왔어.
마침 부엌에서 윤기 부인이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어. 윤기가 살며시 부인 뒤로 가서 백허그를 하고 얼굴을 부인 어깨에 파묻어.
왜 이래 나 저녁 준비 해야 해. 윤기 부인이 좋으면서 징그럽다며 싫은척했어. 우리 이참에 둘째 낳을까? 윤기가 나지막이 부인 귓가에 말했어.
공주님~ 저녁 먹으러 가자. 윤기가 등짝스매싱을 당하고 작업실로 아기를 데리러 왔어.
**
민윤기 결혼썰 2 (부제 : 쿠마몬)
끼익- 집 안에 있는 윤기 작업실 방문이 슬쩍 열렸어. 아빠 제가 잘못 했어여.. 아이가 떨리는 목소리와 흔들리는 눈동자로 윤기에게 말을 걸었어.
"아빠 방금 돌아왔으니깐 나중에 이야기해요. 아빠 피곤해요"
네.. 아기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작업실 방문을 닫았어. 윤기의 눈가가 찌푸려졌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쿠마몬 아 한정판인데- 윤기가 한숨을 쉬었어.
곧 다시, 작업실 방문이 열렸어. 야 민윤기 애 울잖아. 윤기 부인이 어이가 없다 듯이 화를 내며 들어왔어. 아기가 미안하다고 하잖아. 윤기야. 윤기 부인이 윤기를 달랬어.
"싫어요. 누나도 내가 쿠마몬 제일 좋아하는 거 알잖아. 저거 심지어 한정판이라 이제 못 구한다고"
윤기 부인이 한숨을 쉬었어. 윤기야 너가 아기냐... 윤기는 눈도 안 마주치고, 아무 소리도 안 했어. 그리고 등을 돌리고 앉아, 컴퓨터를 켜고 작업을 시작했어.
어휴- 못 말린다는 듯이 윤기 부인이 한숨을 폭폭 쉬고 작업실 방문을 닫고 나갔어.
그 다음 날 역시 윤기는 집에 늦게 들어왔어. 윤기가 시간을 흘끗 보니 새벽 2시야. 방에 들어가 보니, 부인과 아기는 먼저 잠들어있어.
이미 늦은 김에 마무리마저 하려고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갔어. 책상 위엔, 편지와 미미 인형이 고장 난 쿠마몬 장난감이랑 같이 있었어.
그 미미 인형은 윤기 아기가 제일 아끼는 인형이야. 이게 뭐지- 윤기가 편지를 들었어.
윤기는 편지를 보고 피식 웃었어.
편지엔, 맞춤법도 다 틀리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아빠가 좋아하는 장난감 부러뜨려서 미안하다고 적혀있었어.
이제서야 겨우 말할 줄 아는데, 쓸 줄도 모르고, 읽을 줄 도 모르는 아기가 편지 쓴다고 옆에서 부인 도움 받아가며 적었을 아기가 너무 기특했어.
윤기는 아마존을 열어서, 아기가 부러뜨린 쿠마몬 장난감을 다시 구해봐.
**
그리고 부인 옆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
**
"윤기야 나 동창회 갔다 올게. 밥 챙겨 먹고."
윤기가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부인을 따라 현관문으로 눈길을 돌렸어. 어디 간다고? 윤기가 되물었어.
나 동창회 간다고! 부인이 하이힐을 신으면서 대답했어. 윤기가 부인 옷차림새를 위아래로 훑어봤어.
검은색 라이더자켓에, 검은색 스타킹에, 몸에 달라붙는 짧은 검은색 원피스에 아찔한 하이힐.
윤기의 눈가가 찌푸려졌어. 옷 꼬'라지가 저게 뭐냐- 윤기가 현관문으로 가서 부인의 손목을 잡고 방으로 들여보냈어.
야 민윤기 왜 이래? 윤기야 나 늦었어. 가야 해. 이거 놔. 윤기 부인이 윤기에게 끌려 하이힐을 신은 채로 방에 들어갔어.
윤기가 방문을 닫으며 말했어. 누나 옷 갈아입고 나와요. 옷이 그게 뭐예요. 윤기가 옷 안 갈아입고 나오면 문 안 열어줄 거라고 고집을 피웠어.
윤기 부인이 문 좀 열어달라고 늦었다며 차 막힌다고 애원했어. 누나 혹시 거기에 남자 와요? 윤기가 되물었어.
거기에 남자가 왜 와.. 나 여중, 여고 다닌 거 알잖아. 부인이 한숨을 푹 쉬면서 얘기했어.
"그럼 지금 그 옷은 다음에 저 꼬실때 입어요"
**
"휴.. 시간이 12시인데..."
잠들어 있던 핸드폰을 켰어. 카톡엔 게임 초대 메세지뿐이였고, 문자는 한 통도 없었어.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 좀 해주던가- 윤기의 눈가가 찌푸려졌어. 밖을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어.
삐리릭. 윤기가 우산 하나를 들고, 외투를 챙겨 들고 집 밖으로 나왔어.
우선 윤기가 걱정이 되서 나오긴 했다만, 부인이 어디로 갔는지 몰랐어.
또 집엔 아기가 있어서 멀리 나가진 못하고, 윤기가 집 앞 버스 정류장과 편의점과 집 주변을 왔다갔다 서성거렸어.
그때 마침 저기 멀리서 어떤 여자가 어떤 차에서 내리고 편의점으로 들어갔어. 옷 차림새를 봐서는 윤기 부인이야. 윤기가 따라 편의점으로 들어갔어.
편의점으로 들어가니, 그 여자가 우산을 보며 고르고 있었어. 꼴에 주부라고 가격들을 다 비교 해가면서 어떤 우산의 성능이 더 좋은지 비교하고 있었어.
누나. 여기서 뭐해요. 윤기가 뒤에 가서 피식 웃으면서 말했어. 아이고 놀래라. 부인이 깜짝 놀랐는지 가슴을 부여잡았어.
우산 들고 왔으니깐 나가요. 애 깼을라. 윤기가 부인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고 같이 나왔어.
비좁은 우산에 둘이 꼭 붙어서 쓰고 집으로 가고 있었어. 윤기야 왜 나왔어? 윤기 부인이 윤기를 쳐다보며 물었어.
아...ㅅ..샴푸! 샴푸 사러 왔는데 누나가 편의점에 있네? 윤기가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리면서 말했어.
아 난 또 너가 나 걱정되서 나온 줄 알고 좋아했잖아. 윤기 부인이 기대했는데 실망했다듯이 갑자기 어깨가 축 쳐졌어.
누나. 근데 연락 좀 하고 살아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지 알아? 지금 시간이 12시인데, 그것도 여자 혼자서! 윤기가 부인을 쳐다보며 잔소리를 시작했어.
아 알겠어 알겠어, 윤기야 미안해에~ 화 풀어~ 부인이 애교를 피우면서 윤기를 쳐다봤어.
둘 사이가 너무 가까워, 둘이 걸음을 멈추고 서로를 쳐다봤어.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에 윤기가 슬며시 부인에게 입을 맞췄어.
**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 냅두면 냄새나고, 벌레 꼬일텐데"
설거지를 할려고 해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고, 설거지 해라고 자고 있는 마누라 깨우기에도 참 그렇고- 윤기는 머리를 싸맸어. 별것도 아닌데 말야.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정이 났는지, 윤기가 폰을 켜서 녹색 창에 "설거지 하는 법"이라고 검색을 했어.
그리고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어깨 넘어로 본 마누라가 설거지 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설거지를 시작했어.
얼굴로 튀는 거품물에 윤기의 눈가가 살짝 찌푸려졌어. 아씨.. 계속 서 있는 탓에 허리도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어. 이걸 매일마다 한다니- 윤기가 몸서리를 쳤어.
윤기야.... 잠에서 막 깨어난 목소리가 윤기 귀에 들려와.
거실을 쳐다보니 부인이 막 깨어났는지 눈을 부비며 비몽사몽한 상태로 소파에 앉아 있었어.
윤기는 급히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부인이 있는 소파로 갔어. 먼저 자지 왜 기다렸어. 남편이 안 들어왔는데 부인이 먼저 자면 쓰나...
윤기 부인이 피곤한지 윤기에게 기대면서 말했어. 그런 부인을 윤기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어.
그리고 말해.
들어가서 자자.
**
"그래 거봐. 내가 뭐랬어요. 감기라고 했잖아요. 병원 가자니까 말도 안 듣고. 누나가 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