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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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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모바일로 이어쓰기 하는 건데 왜 여주 이름 치환 설정이 안되죠...? 일단 올리고 내일 수정해야지ㅎㅎㅎ 연참입니다!

W.칸트

[방탄소년단] 뱀파이어 -04 | 인스티즈

 

 

내가 속으로 절규를 하든 말든 지민이가 먼저 밖으로 나갔다. 푸르스름한 새벽안개가 시야를 가린 탓에,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서야 지민이를 찾을 수 있었다. 지민이는 저 멀리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서있다. 잠이 덜 깨어 자꾸만 감기려는 눈을 일부러 꾹 감았다가 떴다. 눈을 떴을 때, 지민이가 내 얼굴 앞에다 자기 얼굴을 들이밀었다.

 

"추운 것 30분 정도만 참아봐. 이쪽은 파도가 없어서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지민이가 눈살을 찌푸리고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래, 애초에 뱀파이어 자체도 미신이나 다름없었으니 별달리 놀랄 것도 아니다. 나는 애써 그런 식으로 덤덤하게 생각하려 노력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지민이는 이내 나를 품에 안아들었다. 전처럼 장난기 있는, 나를 놀라게 만들기 위한 동작이 아닌 신중한 움직임이었다.

 

한차례 강한 바람이 불었다. 지민이가 웅크리듯 허리를 굽힌 자세로 달렸기 때문에, 그의 머리카락이 내 이마를 간질였다. 그에 화답하는 것 마냥 내 머리카락도 정신없이 휘날렸다. 이번에는 눈을 감지 않았건만 그리 멀미가 나진 않는다. 내 시야에 가득 들어찬 박지민의 핏기 없이 새하얀 얼굴이 정신을 쏙 빼놓았다. 깜빡이지 않고 오롯이 정면만을 응시하는 녀석의 적색 눈이, 그리고 꾹 다문 부르튼 입술이, 평소보다 붉다. 홀린 듯 지민이를 살피던 그 때 지민이에게서 정체 모를 낯선 향이 풍겨왔다. 그 향 탓인지는 모르지만, 멀미와는 다른 의미로 머리가 아팠다. 뒤늦게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짚는데 지민이가 멈춰 섰다. 눈을 감은 덕에 예민해진 내 청각에 철썩거리는 파도소리가 들렸다. 한동안 가만히 서있던 지민이는 내가 느리게 눈을 뜨자마자 말을 걸었다.

 

어지러워?”

아니, 무슨 냄새 때문에. 머리가 갑자기 아프네.”

하여튼 예민해.”

 

박지민은 내가 말하는 냄새가 무슨 냄새인지 충분히 아는 것처럼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에 설명을 요구하기도 전에, 지민이가 나를 조심스레 자갈 위에 내려놓는다. 장난스럽게 손을 두어 번 털어낸 녀석은 바로 다음 순간 바다에 무릎까지 잠겨 있었다. ‘준비 됐어, 누나?’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움직일 생각을 않는 나 덕분에 지민이는 바다에서 몸을 빼내 내게로 걸어왔다. 바지가 무릎까지 바닷물에 푹 젖어 그의 다리에 착 달라붙었다. 지민이가 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 상태로 내 앞으로 와 섰다.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다정하기 그지없다.

 

난 정말 괜찮아. 이러다 늦으면 괜찮지 않아지겠지만.”

……하지만,”

믿어, 누나.”

 

단호한 대답이 떨어졌다. 나는 입술을 물어뜯었다. 지민이는 그런 나를 더 이상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자갈 위로 들이닥치는 파도소리가 수십 차례 계속되었다. 이대로 망설이다간 정말 죽도 밥도 안 된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지민이의 젖은 하반신만 눈에 들어왔다. 지민이는 젖은 몸에 바람이 닿아도 추위조차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마침내 녀석이 차가운 손으로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가자.’ 이번의 끌어당김에는 저항하지 않았다. 박지민이 망설임 없이 바다에 몸을 담갔다. 잠영하듯 가로로 잠긴 녀석의 등에 조심스럽게 올라탔다. 웃는 건지 지민이의 등이 조금 들썩거렸다. 이건 뭐통나무 돛단배라도 타고 가는 것 같다.

 

바닷물은 무척이나 찼다. 나는 다리만 담갔을 뿐인데도 금세 온 몸이 떨려왔다. 지민이는 어제 말했던 것처럼 단 한 번도 수면 위로 얼굴을 내보이지 않았다. 방향은 알고 가는 건지 확인할 길이 없으니 어쩐지 막막해져서 한숨을 내뱉었다. 그 와중에도 몸의 떨림은 점차 심해져만 갔다. 여명조차 밝지 않은 캄캄한 바다에 나 홀로 떠있다. 그 심리적 압박감과 추위가 더불어져 이까지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지민이의 말대로 파도는 심하지 않아 상체가 젖는 일은 없었다. 가끔가다 조금 큰 파도가 올 때면 무의식중에 지민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는 일은 있었지만. , 물론 사과는 했다.

 

그렇게 얼마나 더 추위와 싸웠을까, 어느덧 푸르스름해진 하늘 아래 등대의 빛줄기가 보였다. 지민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등대의 시야에 닿지 않는 쪽으로 약간 비틀어 헤엄쳤다. 내가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 머리카락을 등대 쪽으로 잡아 당겨도 고개를 도리쳐 손을 떨쳐냈다. ‘항구는 저 쪽이야, 바보야!’ 물속에서도 들리도록 바다로 얼굴을 가져다 대서 소리쳤지만 꿈쩍도 않는다. 그래, 알아서 해라! 나는 박지민의 양 어깨를 손잡이 대신 잡고서 토라져버렸다.

 

지민이가 뭍으로 나온 건 항구에서 한참 벗어난 외진 절벽 밑이었다. 깊이가 얕아져서 지민이가 발장구를 칠 때마다 내게로 물이 튀었다. 첨벙, 하고 예고 없이 튀어나온 지민이의 손이 절벽 귀퉁이를 잡아챘다. 힘 있게 허리와 등을 들썩여 나를 먼저 절벽 위로 올려 보낸 지민이가 그제야 얼굴을 내밀었다. 푸하, 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을 내민 박지민이 젖은 머리카락을 신경질적으로 빗어 넘긴다.

 

"바보같이, 항구로 가라는 게 말이 돼?"

 

토라진 체를 하던 나에게 다그치는 어투로 다짜고짜 말한다.

 

우리 꼴이 어떤지 생각을 해봐! 그런데도 항구로 가자고?”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지. 미안해."

 

내가 바로 꼬리를 내려버리니 더 할 말이 없는지 괜히 자기 머리를 털어댄다. 물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아직까지 바다에 몸을 담근 채인 지민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물끄러미 내 손을 쳐다보던 녀석은 못 이긴다는 듯 한숨을 쉬고서 손을 잡았다. 지민이는 가벼운 동작으로 절벽의 튀어나온 돌을 밟고 뛰어올라왔다. 애초에 내 도움이 필요 없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것 마냥 조금 과장된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여긴 어딘데?"

"캐나다 밴쿠버 쪽."

 

젖은 몸에 바람이 불자 다시금 한기가 몰려들었다. 덜덜 떨리는 이를 악물고 묻는 말에 대답해준 지민이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때 녀석은 내 뒤에 있었다. 가방 문을 열고 무언가를 찾는가 싶더니 뒤에서 내 긴 바지 하나를 불쑥 내민다.

 

정작 바보가 누군데. 갈아입어. 젖은 옷보다야 낫겠지.”

……여기서?”

그럼 어디서?”

………, 뒤돌아.”

 

물이 뚝뚝 떨어지던 박지민은 어느새 내 뒤에서 먼저 옷을 갈아입고 난 후였다. 머리가 젖은 걸 빼면 물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이라고는 전혀 의심되지 않는 차림이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풀 한 포기 없이 휑한 돌무더기뿐이다. 이대로 가겠다고 우기기엔 나를 덮친 추위가 너무 매서웠다. 완연히 밝아진 시야로 본 내 손은 지민이의 얼굴처럼 창백했다. 반쯤 포기하고 바지를 건네받은 뒤 말하자마자 박지민은 뒤를 돈 채였다. ‘내가 봐서 뭐 한다고. 동생인데.’ 툴툴거리는 걸 가볍게 무시한 나는 빠르게 바지를 내렸다. 잔뜩 젖어 눌어붙은 탓에 벗는 것도 일이었다. 드러난 다리는 지나칠 정도로 새파랬고, 차가워진 내 손보다도 더 찼다. 손이 굳어서 손가락을 접기도 힘들다. 간신히 벗은 젖은 바지로 남은 물기를 대충 닦고, 새 바지에 발을 밀어 넣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바지 단추를 잠갔다. 달칵 하는 작은 소리가 남과 동시에 지민이가 내 쪽으로 돌아섰다. ‘심박수가 좀 적네. 서두르자.’ 지민이는 아직까지 내가 메고 있던 가방을 뺏어 어깨에 걸치고 나를 재촉했다. 그리고 끝자락이 젖은 내 코트 양 옆을 끌어당겨 단추를 잠가주었다. 떨리는 입술을 이로 씹으며 고개를 끄덕이기 무섭게 녀석이 나를 안아든다. 차갑게만 느껴졌던 지민이의 손이 지금은 미지근하게 느껴진다. 지민이도 그걸 느꼈는지 안 그래도 굳은 표정이 더 굳어졌다.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고, 지민이가 땅을 박찼다. 좀 따뜻해지라고 나를 더 끌어안는데, 녀석의 낮은 체온 탓에 역효과였다. ‘차가워.’ 중얼거리면서 가슴팍을 밀자 얼른 떨어져나간다.

 

"안으니까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구나, 뒤로 돌릴게, 누나."

 

박지민은 빠르게 말하고 공중에서 나를 업는 자세로 바꿨다. 달리며 행해진 일련의 동작인지라 당연히 나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느려졌던 심장박동이 빨라지자 만족스러운지 킥 작은 웃음을 흘린다. 반항의 의미로 어깨를 꽉 잡아봤지만 아픈 느낌이 들지도 않나보다. 차갑고 단단한 지민이의 등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떤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의 걸음이 느려졌다. 평소 사람이 걷는 속도로 어딘가를 응시하며 걸어간다. 숙인 고개를 들어 빼꼼 지민이의 어깨 너머로 본 것은, 작은 산장이었다.

 

"옆에 큰 호수를 끼고 있는 산이야."

 

주변을 둘러보는 나에게 지민이가 설명했다. 느린 걸음으로 산장 안으로 들어온 지민이가 나를 방 하나에 내려놓았다. 가방을 방 한 구석에 던진 지민이는 기지개를 한 번 켰다. 표정은 여전히 심난해보였기에, 나는 놀러온 것 같고 좋지, .’하고 애써 밝게 말했다. 자신을 달래기 위한 말이라는 걸 알아채고 눈을 세모꼴로 뜨는 게 새삼 아이 같았다.

 

어쨌건 몸을 훑던 찬바람이 없으니 살 만 했다. 코트를 벗어 던지는 나를 향해 둘러봐도 된다는 지민이의 허락이 떨어졌다. 얼른 방을 나와 본 산장은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생각보다 넓었다. 방이 세 개에 화장실과 부엌도 독립됐고 역시나 넓다. 최근까지 사람이 살았는지 화장실 선반에는 새것처럼 보이는 수건 몇 개가 접혀 있다. 부엌에도 필요한 식기가 전부 구비된 상태였다.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이 5년 정도 유통기한을 지났다는 걸 빼면 완벽했다. 정말로 놀러온 기분에 들떠서 방으로 달려갔다. 지민이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은 채였다.

 

"나 씻어도 돼?”

맘대로.”

앗싸. 진짜 찝찝했거든.”

 

얼른 가방에서 세면도구와 후드티를 꺼내 화장실로 향했다. 뒤에서 박지민이 웃는 것 같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입에서는 아직도 비린 고기 냄새가 났다. 세면대에서 양치질을 하고 샤워기를 틀었다. 샤워기에선 예상 외로 따뜻한 물이 잘 나왔다. 꽁꽁 언 몸이 점차 풀렸다. 간만에 제대로 씻으니 몸이 절로 노곤해진다. 느긋하게 씻은 나는 선반의 수건을 하나 펼쳐서 젖은 머리를 말리며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방문을 열 때만 해도 앉은 모습이었던 박지민은 어느새 내 뒤로 와서 손에서 수건을 뺏어들었다. 나를 바닥에 앉히고 자기도 뒤에 앉아 이리저리 수건을 비벼 머리를 털어주는 손길이 다정하다. 금방이라도 잠이 들 듯 눈이 감겼다.

 

머리 다 말리고, 만나러 가자.”

누굴?”

김석진 형.”

 

가만히 건네는 지민이의 말에 눈이 번쩍 떠졌다. 그 의문의 형이란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내 머리를 터는 손길이 조금 거칠어졌다. ‘전정국을 아끼긴 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나야.’ 의미 모를 말을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 머리는 물기가 좀 남긴 했어도 그새 거의 마른 상태였다. 도대체 어떻게 말리면 이 긴 머리가 이렇게 빨리 마르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정작 당사자인 내가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기에 더 미스터리다. 지민이가 나에게 처음 보는 외투를 건넨다. 두꺼운 검정색 야구잠바였다.

 

"이게 뭐야?”

저 코트는 다 찢어져서 이제 못 입어.”

아니, 어디서 났냐고.”

누나 씻는 동안슬쩍.”

 

이게 진짜. 손버릇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 아주. 뭐라 질책하기도 전에 박지민은 내 어깨에 잠바를 걸쳐준 뒤 방문 밖에 서있었다. ‘기다릴 거야. 얼른 가자.’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게 능청맞기 그지없다. 잠바 주인에게 애도를 표하고 팔을 끼워 넣었다. 지민이는 벌써 출입문을 열어 나가는 중이었다. 코트 주머니에 넣어놨던 핸드폰은 이미 잠바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핸드폰 테두리를 만지작대며 운동화를 신었다. 밖으로 나왔지만 아까처럼 바람이 차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완벽하게 낮이 돼버린 하늘은 맑았다. 길게 뻗은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햇빛이 땅을 비춘다. 지민이는 온몸으로 그 햇빛을 만끽하다가 나를 돌아보았다.

 

밝은 햇빛, 즉 형광등이 아닌 자연광 아래에서 지민이를 보는 건 지난 10년 간 처음이었다. 녀석은 지나치리만큼 햇빛에 민감했다. 학교를 갈 때든 언제든 날이 밝을 때 밖을 나가는 지민이는 늘 모자를 쓰거나 후드를 뒤집어 쓴 모습이었다. 지민이가 웃었다. 녀석의 주위로 빛 분자가 흐드러지는 것 같았다. 아니, 착각이 아니다. 먼지? 지민이의 주위로 새하얀 무언가가 부상했다. 지민이는 내 시선이 그것들을 향하자 곧장 손을 휘저었다.

 

햇빛을 받으면 늘 이래. 아예 갉아먹으려고 든다니까.”

그게뭔데?”

나도 몰라. 생긴 건 벌레인데, 희한하게 우리한테 달려들어.”

 

지민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드러난 팔뚝과 목으로 연신 달려드는 그것들을 쳐내는 녀석의 표정은 담담하다. 한 두 번이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다. 보통의 벌레들은 지민이와 함께 있을 땐 나에게도 오지 않는다. ‘살아있는 것의 천적인 자신의 본질 탓일 확률이 크다고 그는 말했었다. 그런데 저것들은 벌레의 형상을 띄었으면서 지민이에게 달려든다는 것이다. 흔히 고서들이 말하길, 뱀파이어들은 햇빛에 노출되면 타들어가 죽는다고 했다. 지민이는 아마 이 벌레들이 귀찮아서 낮에는 잘 나다니지 않아 생긴 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얘넨 아메바처럼 분열을 해. 죽이면 더 귀찮아져."

 

먼발치에서 그저 손만 휘저어 그것들을 내쫓으려는 시도를 계속하던 지민이가 훅 내 눈앞에 나타났다.

 

"나도 귀찮아지기 시작했어. 얼른 가자, 누나.”

, 그래. 예고는 좀 하고 가까워지지 않을래?”

우리 누나 또 놀랬다.”

 

내 심장 쪽을 가리키고서 작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꼬맹이다. 녀석 말대로 심장이 제멋대로 날뛰어 쿵쿵대는 게 느껴졌다. 내가 가슴을 쓸어내리기 무섭게 나를 안아든다. 갑자기 땅에서 발이 떨어진 것에 놀랄 새도 없이 박지민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눈을 떠도 괜찮겠지 싶었다. 살짝 실눈을 뜨자 드넓게 펼쳐진 호수가 있었다. , 예쁘다. 수면이 빛을 반사해 반짝반짝 빛났다. 지민이는 호숫가를 따라 달리는 중이었고, 나는 이제 완전히 눈을 떴음에도 멀미를 느끼지 못했다.

 

호수는 엄청나게 넓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느낌을 계속 받았는데도 호숫가를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반짝이는 호수에서 눈을 떼 정면을 보았다. 지민이는 웅장하게 위로 뻗은 큰 나무들 사이를 곡예를 하듯이 스쳐지나간다. 그 모든 장면들이 슬로우샷처럼 보였다. 다시 고개를 돌려 지민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나를 볼 때와 다르게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고 앞을 바라보는 적색 눈이 이제야 낯설다. 지민이는, 내가 틀에 가둘 수 없는, 나와 함께할 수 없는, 아름다운 존재. 문득 숨이 가빴다. 예의 그 머리를 아프게 하는 특유의 향이 나를 휘감았다.

 

내가 숨을 허덕이든 말든 지민이는 한참을 더 달렸다. 호숫가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작은 산장 하나가 있었다. 우리가 짐을 놓고 온 산장과 겉모습이 비슷한 곳이었다. 지민이가 산장 문 앞에서 나를 내려주었다. 얼어붙었던 호흡계가 뒤늦게 작동했다. 누군가 목을 조르는 것 마냥 벅찬 호흡은 금세 안정되었다. 그런 나를 보는 지민이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

 

"역시, 갈증을 해소하고 이틀은 붙어 있으면 안 돼."

 

잔뜩 자책하는 어조의 말에 반박한 건 내가 아니었다. 산장의 문이 가볍게 열렸다. 문을 등지고 있는 내 목을 누군가의 차가운 팔이 끌어안았다.

 

왜 안 되는데? 그 정도는 자제하면 될 텐데.”

……장난, 치지 말아요. 그 팔도 좀 떼고.”

내 말이 맞을 걸. 페로몬은 조절이 되니까. 그리고 떼기는 싫어.”

 

장난기가 덕지덕지 묻어나는 저음의 목소리. 지민이는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짚었다. 난 나를 끌어안은 팔에 조심스럽게 손을 얹었다. 약간 힘을 주어 당기자 예상 외로 그가 팔을 풀었다. 팔을 푼 대신 내 양쪽 어깨를 붙잡고 뒤로 빙글 돌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거기에 목덜미에다 고개까지 처박고 냄새를 맡는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진짜 엄청나구나?’ 한동안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가까이에서 마주 본 얼굴은, 미간을 한껏 찡그리고 있었다.

 

또 그 소리.”

이 말을 안 하는 애들이 진짜 위험한 놈들일걸.”

그렇다 쳐요.”

 

불쾌한 티를 숨기지 않고 내면서 대꾸하자 아직 나의 어깨를 잡고 있던 남자의 두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남자는 곧 위협하듯 이를 드러내고서 고개를 숙였다.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이마가 내 이마에 닿았다. 그의 키가 나와 머리 두 개는 차이가 날 정도로 큰 탓에, 난 자연스레 위축되어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남자는 밑으로 길게 뻗은 송곳니를 한껏 내보인 채 내가 물러난 만큼 다시 다가선다. 으르렁대는 추임새까지 곁들인 꽤나 실감나는 위협이었다. 한참을 계속 물러나는 나에게서 남자를 떼어놓은 건 지민이의 거친 손길이었다.

 

지민이는 순간 악 소리가 나게끔 세게 내 팔뚝을 잡아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지민이의 손이 내게 닿았을 때 남자는 이미 어깨에서 손을 뗀 뒤였다. 별다른 힘겨루기 없이 뒤로 당겨졌기 때문에 난 그대로 지민이의 품에 처박혔다. 무슨 백허그하는 연인처럼 민망한 자세가 되었다. 남자는 그런 우리를 쳐다보며 허허하고 점잖은 웃음을 흘렸다. 그는 어느새 다시 산장 문 앞에 서있었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양 손을 들어 올려 결백을 주장하는 남자는 우리 둘 다 무시했다.

 

조금이나마 위협적이었던 상황에서 분명 벗어났음에도 지민이는 나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팔뚝을 잡은 손은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위로 올라와 목을 끌어안았다. ‘지민아, 왜 그래?’ 지민이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남자만 직시했다. 슬쩍 고개를 뒤로 젖혀 지민이의 얼굴을 살폈다. 무서우리만치 딱딱하게 굳은 안색으로 지민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정국 냄새.”

, 이런. 들켰네.”

……지금 나랑 장난해요?”

그럴 리가. 정국이가 여기 들린 건 정말 우연이라고.”

 

남자가 옆으로 들었던 손을 내리며 능청맞게 리액션했다. 그 아이는 한참 전에 떠났어, 그가 말미에 덧붙이고 우리에게서 등을 보였다. 산장 쪽으로 돌아선 남자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따라오라고 고개를 까닥해 보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민이는 여전히 내 목을 감싸 안은 상태로 한동안 움직일 줄을 몰랐다. 먼저 산장 안으로 들어갔던 남자가 다시 문을 젖히고 나와서 미친놈이 빨리 안 오지!’하고 소리를 친 뒤에야 지민이의 발이 떨어졌다.

 

내 손목을 붙잡고 지민이가 앞서 걸어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발 밑에서 바스락대며 부서지는 마른 나뭇잎이 느껴졌다. 그제야 제대로 주변을 돌아보았고, 이곳은 죽은 나무들로 가득한 걸 눈치 챘다. 타원형으로 둥글게 산장 주변 몇 미터 정도만 황량한 대지다. 땅엔 풀 한 포기조차 없이 온통 말라비틀어진 나뭇잎들만 널렸고, 나뭇잎의 주인인 나무들은 물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흔적만 남았다. 그 바로 너머엔 생경한 푸른빛의 나무들이 빽빽한데도 말이다.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비정상적인, 그리고 비상식적인 현상에 절로 소름이 끼쳤다.

 

잠시간의 관찰은 금세 끝났다. 지민이가 나를 이끌고 산장 안으로 들어선 탓이다. 남자는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부엌에 있었다. 우리가 거실 바닥에 앉을 때까지 꼼지락대던 그는 이내 불투명한 텀블러 세 개를 들고 부엌을 나왔다. 그가 내게 핑크색 텀블러를 내밀었고, 지민이에게는 자신 것과 같은 검은색 텀블러를 내밀었다. 지민이는 그것을 받지 않았다. 손에 쥐어주려는 남자의 시도에도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서 고개를 돌렸다. 잠시 검은색 텀블러에 머물렀던 지민이의 적색 눈이 조금 더 옅어진 핏빛으로 빛났다. 이미 텀블러를 받아들었던 나는 의아함에 곧장 뚜껑을 열었다. 내가 받은 텀블러 안에는 오렌지 주스가 들어있었다.

 

난 필요 없어요.”

지금 보충해둬. 앞으론 더 정신없을 테니까.”

암만 그래도 그건 싫어. 차라리 지금 나갔다 올게요.”

형이 뭐랬어, 편식하지 말랬지? 얼마나 힘들게 빼돌리는지 알기나 해?”

……의사 면허를 그런 데 악용하지 말아요.”

 

두 남자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나는 눈치만 보며 오렌지 주스를 홀짝일 뿐이다. 차마 저 텀블러 안에 든 게 뭔지 물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편식은 나쁘다고 열변을 토하던 남자가 자신 몫의 검은색 텀블러를 한 번 흔들었다. 걸쭉한 느낌의 찰랑대는 사운드였다. , 확신했다. 역시 물어보지 않기를 잘했다. 남자는 텀블러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든 내용물을 꿀꺽꿀꺽 잘도 마셨다. 보기만 해도 비릿한 냄새가 맡아지는 것 같았다. 고개를 돌린 채인 지민이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지민이는 가만히 손을 들어 자신의 코를 막았다.

 

"선지도 아니고, 수혈팩 가져다 먹는 건 형 하나일 거예요."

 

지민이의 말에 남자가 입가를 닦으면서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입가를 문질러 닦은 손등에 선명한 핏자국이 남았다. 내가 대화에 끼지 못하고 어물거리는 걸 알았는지, 지민이는 얼른 남자와의 대화를 끝맺고 나를 챙겼다. 춥지는 않은지 배가 고프지는 않은지 따위를 묻는 지민이에게 괜찮다고 재차 대답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실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창문으로는 저 멀리 호수까지 어렴풋이 보였다. 아까 본 황량한 주변도, 그 바로 너머에 있는 푸른 나무들 덕분에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한창 밖을 구경하는 내 뒤편에서 두 남자가 빠른 속도로 말을 주고받았다.

 

몇 번 말이 오가고, 지민이는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린 뒤 산장을 나갔다. 어디 가느냐고 묻기도 전에 녀석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멍해져서 입구를 바라보는 나에게 남자가 말을 걸었다. 예고 없이 옆에 와 서있어서 움찔 놀라긴 했지만 남자는 그걸 신경도 쓰지 않는 기색이었다. 난 팔짱을 껴 창틀 위에 얹고 몸을 기댄 상태였는데, 얼른 몸을 일으켜 남자를 마주보았다.

 

##탄소라고 했나? 외국 나갔던 적 있었지? , 여권 봐서 아는 거야. 그렇게 보지 마.”

캐나다는 처음이에요. 엄마한테 연수 간다고 둘러대긴 했어도 설마 정말 올 줄이야.”

그래, 이제 와서 하는 소리지만 네 학교 기록하고 출국기록 같은 걸 갑자기 나한테 맡겼단 말이다. 30년 만에 연락해서 한다는 소리가 형이 필요해요라니, 어휴, 미친놈들 진짜.”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와다다 말을 내뱉었다. 딱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한계의 속도로 말했기에 듣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그래도 좀 빠르다 싶은 속도인지라, 나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해서 남자에게 되물었다.

 

김남준씨가 우리 학교 시스템은 본인이 손보셨다고 하던데.”

? 그 새끼가 지가 한 거래? 그거 내가 한 거야. 컴퓨터라곤 야후밖에 모르는 새끼가 어딜 감히.”

야후 진짜 오랜만에 들어본다. 김석진씨죠? 도대체 몇 살이에요?”

 

남자, 즉 김석진이 자기가 맞다 고개를 끄덕이고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누가 봐도 멋들어진 웃음이었다. 분명 조작된 것임이 틀림없다는 것을 아는 나조차도 한순간 혹할 정도로.

 

나는, 22.”

……22살로 지낸 지 얼마나 됐는데요?”

글쎄? 하도 오래 돼서.”

 

별 거 아니라는 식의 말투지만, 그 말투대로 지나가는 말로 치부하기엔 상당히 소름끼치는 말이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남자가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내게서 돌아섰다. 나는 일으켰던 몸을 다시 창틀에 기댔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문 밖은 유난히 아름다웠다. 지민이가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한참은 지난 후였다. 날이 깜깜해지고 시간은 흘러 밤 10시가 되었다. 내가 바닥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지민이가 돌아왔다. 지민이는 산장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나를 들쳐 업었다. 그리고 김석진에게 인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 말은 못 들은 체 하고 산장을 뛰쳐나갔다.

 

해가 지고 나니 손이 굳을 만큼 날이 춥다. 한국과는 달리 엄청난 일교차를 실감하며 지민이의 차가운 등에 더욱 얼굴을 묻었다. 짐을 푼 산장은 벌써 눈앞에 나타났다. 이곳까지의 거리가 아까보다 짧은 것처럼 느껴졌다. 지민이는 왜인지, 그만큼 빠르게 달렸다. 산장에 들어서서 불을 켜고 나를 내려놓은 지민이가 가만히 입을 열었다.

 

"말없이 나가버려서 미안해. 내가 갈증을 완전히 푸는 조건으로 형이 전정국의 얘기를 해줬어.”

아까 내 뒤에서 하던 얘기가 그거야?”

.”

 

놈은 멍청하게 후회를 하고 있어, 지민이는 옛이야기를 해주듯 눈을 가늘게 뜨고서 말을 이었다. 전정국이 김석진을 찾아와야 했던 이유, 그리고 그가 그다지도 이번의 게임에 집착하는 이유. 전정국은 인간일 때부터 이런 종류의 서바이벌게임을 좋아했다. 민윤기 또한 그 무료한 영생의 삶의 원동력을 게임에서 찾고 있었고, 취미가 일치하는 두 존재는 자연스레 함께 어울렸다. 민윤기는 전정국을 만들 때부터 이것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지민이가 덧붙였다.

민윤기가 전부터 전정국에게 제안해왔던 사소한 서바이벌게임들은 이번의 게임을 위해 준비한 초석. 전정국이 얼추 요령이 생기자마자 이 목숨을 건 데스매치가 시작되었다. 전정국은 그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사실 조금 후회중이에요, 그를 죽이고 싶진 않은데. 우린 각자 삶이 워낙 지루하다보니, 게임을 즐기다보니 이런 도박을 시작한 건데. 난 내가 죽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민윤기를 죽이고 싶진 않아요. 아이러니하죠?’

 

전정국이 김석진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라고 했다. 그는 이 말을 남기고 곧바로 김석진의 집을 떠났다. 지민이는 자신이 들은 말들을 내게 모두 말해주고 관자놀이를 짚었다. 그와 동시에 완벽한 핏빛의 눈동자가 눈꺼풀 뒤로 숨었다. 지민이가 눈을 감고서 거실 벽에 등을 기대고 주르륵 미끄러져 앉는다. 나도 생각이 많아져 그런 지민이를 달래줄 정신이 없었다. 산장은 난방이 되지 않아 밖보다 조금 덜 추운 정도였다. 가방이 있는 방으로 가 아까 눈여겨보았던 벽장을 열었다. 예상대로 벽장 안에는 침구류가 가득했다. 매트를 꺼내 바닥에 깔고 이불과 베개를 그 위에 던졌다. 이불 하나를 더 꺼내서 얼른 거실로 나가자, 지민이가 눈을 떠 나를 쳐다보았다. ‘이불, 덮으라구.’ 이불을 건네며 하는 말에 지민이는 그제야 피식 웃었다.

 

 

고마워, 누나. 거실은 추우니까 얼른 방으로 가.”

너도 이리 와.”

바보같이. 알았어.”

 

지민이는 나를 먼저 눕혀 이불까지 단단히 덮어주고 나서야 자리에 앉았다. 다시 벽에 몸을 붙여 앉은 자세였다. 이불 속에서 뒤척여 잠바를 벗고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내 손에 쥐었다. 얼마나 그렇게 누워있었을까, 잠이 들락 말락 하는 그때 내 핸드폰이 가볍게 진동했다. 카톡 하나가 왔다. [안녕]. 발신자는 엄마였다.

엄마, 갑자기 웬 안녕이야? 내가 읽고서 어리둥절해있는데 사진 하나가 전송됐다. 자고 있는 우리 부모님을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두 분 뒤에 깔려있는 이불은 안방 침대에 깔린 것이었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핸드폰을 쥔 손이 떨려왔다.

 

[지금 어디야?]

 

손가락이 굳어서 그 물음에 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1분이 지나자 참을성 없는 그는 다시 카톡 하나를 보냈다. [아직 아무 짓도 안 했어]. 나는 슬쩍 내 앞에 가만히 앉아 있는 지민이의 눈치를 봤다. 지민이는 눈을 감고 벽에 기댄 채 불편하게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내가 부스럭하는 소리라도 내면 바로 눈을 뜰 것이다. 이불과 몸이 스치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타자를 쳤다.

 

-[뭐를 원해요?]

 

엔터를 쳐 톡을 보낸 엄지손가락이 약간 경련했다. 답장은 몇 초 만에 왔다.

 

[위치]

-[캐나다]

[더 자세히]

 

머뭇거리다가 답을 보내자마자 1이 사라졌다. 역시나 답장은 바로 왔다.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살자고 우리 부모님을 인질로 잡혀 있게 할 수는 없다. 상대는 이미 나의 가장 중요한 패를 알고 있었다. 나는 두 눈을 꾹 감으며 엔터를 눌렀다.

 

-[벤쿠버]

 

이번에는 답장이 오지 않았다.

 

 

 

-

아...윤기...너므 섹시...(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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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코스모스입니다! 첫댓이네요ㅎㅎ
8년 전
독자4
일단 지민이가 너무 멋있고
민윤기의 카톡에 한 번 심쿵하고
그냥 방탄 모두 다 너무 좋아요ㅎㅎ
진짜 너무 좋잖아요ㅜㅜㅜ
작가님 사랑해요ㅜㅜㅜ♡♡

8년 전
독자2
후 윤기 톡으로 나왔을 뿐인데 왜 섹시해요ㅜㅜㅜㅜㅜㅠ??? 자까님 사랑합니다 진짜ㅜㅜㅡㅜㅠ 윤기 섹시해ㅜㅜㅜ 짐니 멋져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3
미늉기.... 카톡으로 사람 설레게 할거야....? 진짜.이러기 있어????
8년 전
독자5
ㅇ..으억 금방이라도 옆으로 올 것 겉아욬ㅋㅋㅋㅋ쫄깃쫄깃
8년 전
독자6
으아ㅠㅠㅠ 뉸기나빠요ㅠㅠㅠ 부모님을 ㅠㅠㅠㅠㅠ 하지만 너무 섹시한거슈ㅠㅠㅠ 정국이는 귀엽고 지민이도 너무 멋있어요ㅠㅠㅠ
8년 전
독자7
와....대박...윤기진짜 너무 나쁘다.ㅜㅜㅜㅜㅜ캐나다까지 어떻게 갔는데ㅜ
8년 전
독자8
있잖아요..?
자야되는데.. 망해써요 (울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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