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김민규X아내너봉
W. 웨딩밍구
***
손 끝에서 느껴지는 촉감에 눈을 떴다. 내 앞에는 김민규가 내 손을 잡고 가만히 날 보고 있었다. 아침이라 얼굴도 퉁퉁 부어있을 날 생각하니 부끄러움이 얼굴까지 전해졌다. 붉게 변할 이 얼굴을 감추려 김민규의 품 안으로 더 파고 들었다. 빈틈없이 나를 꽉 안아주는 김민규에 행복했다. 일어나면 어젯밤 일이 그대로 떠오를까, 나는 김민규에게 안긴 채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그렇게 조용한 방의 정적을 깬 건 김민규의 한마디였다.
"김칠봉."
"응, 왜?"
내 어깨를 잡곤 자기에게서 날 떨어뜨리고 눈을 마주 보게 하는 김민규에 난 얘가 왜 이러나 눈동자만 도록도록 굴리고 있었다. "큼, 흠.." 헛기침을 하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 나가는 김민규에 무슨 중요한 얘기인가 싶어 가만 듣고 있었다.
"저, 그.... 허, 허리는.."
"허리...?"
"허리, 괜찮아?"
"미친, 변태야. 아파 죽겠어"
-아.. 익숙해져야 할 텐데.. -그거 무슨 의미야 -진짜 모르는 거야? -아, 몰라 진짜 김민규 상상 그 이상으로 변태야 진짜. 낯 부끄러운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김민규에 얼굴의 열이 식을 날이 없는 것 같다. 한참을 그렇게 마주 보고 있다가. 김민규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둘을 가리고 있던 이불이 조금씩 내려가니 보이는 김민규의 상체에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아직은, 아직은 이런 거 많이 부끄럽단 말이야.
*
방안에서 쉬고 있었는데 거실에서 들리는 소리에 방문을 살짝 열어 보니 김민규는 요리를 하고 있었다. 스파게티 냄새. 내가 좋아하는 크림 스파게티다. 안 그래도 배가 고팠음에 난 대충 옷을 둘러 입고 김민규에게 달려가 안겼다. 왔냐고 물어보는 김민규 목소리가 크림보다 더 부드럽게 느껴짐에 팔에 조금 더 힘을 줘 안았다. -이제 거의 다 됐어. 식탁에 앉아 있어. 김민규의 말대로 식탁에 앉아 가만 김민규를 쳐다봤다. 운도 좋지, 이런 남자랑 결혼도 하고.
"멋지지?"
스파게티를 식탁에 내려 놓으며 자신이 멋지다고 말하는 김민규다. 사실이지만 이런 거 하나하나 반응해주면 남편이 왕자병으로 자랄지도 모르다는 생각에 고개만 살짝 끄덕인다. 맞은편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날 빤히 쳐다보는 김민규에 뭐하냐고 물어본다.
"멋진 김민규"
"아, 또 그 소리냐"
"나, 네꺼야"
"김칠봉씨는 땡 잡았네요 이렇게 멋진 남편도 두고"
"제가 원래 운이 좀 좋아요"
내가 생각해도 능청맞은 대답에 김민규는 입꼬리를 올려 예쁘게 웃는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 지는 우리 둘 사이의 거리에 당황해 고개를 뒤로 뺐지만. 이미 붙은 입술에 그냥 눈을 감았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은 김민규 심각한 변태가 아닌가 싶다.
"김민, 규, 변태"
"예쁘 질 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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