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5세. 애정결핍 개새끼를 떠맡게 되었다.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다큐, 뉴스 성애자로서 해양 다큐멘터리를 티비로 전정국(19세 / 개새끼)와 본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누나! 저게 뭐예요? 눈에 쓴 거. 안경인가?"
"물에서 쓰는 안경이네."
"우와... 신기하다. 누나, 나 저거 쓰고 싶어요!"
존나 잠깐 1초 동안 그래서 어쩌라는 식의 표정을 지었다.
물론 현대사회 외모지상주의자의 표본인 나는 개새끼의 해맑은 미소에 사르르 녹아버렸지만.
"집에 있던 것 같은데. 옛날에 쓰던 거라 잘 모르겠다."
"찾으면 나 할래요!"
"찾기는 하겠냐... 찾으면 너 갖고 놀아."
"아싸!"
우리 똥꼬발랄한 개새끼... 신나서 물안경을 찾겠다며 집안을 들쑤셨다. 난 전정국한테서 해방된 기념으로 낮잠이나 자야지. 이게 일주일만의 평화던가...
(보라 안대가 누브라라고 생각합시다.)
"누나!!!!"
"악, 씨발! 깜짝아! 전정국!"
우렁찬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는데... 쟤 눈에 뭐 붙이고 있니?
미친 새끼가?
저거 내 누브라 아냐???!?!?!!
"정국아. 미쳤어?"
"왜여? 누나, 이거 앞이 안 보여. 이건 좀 다른 건가?"
"이리 내놔라."
"나 갖고 놀게 해준다고 했으면서..."
전정국이 시무룩해졌다.
근데 미안한데... 정국아 그건 물안경이 아니고 누나 누브라야.
누브라!!!!!
이 새끼!!!! 어디서 찾았어!!!!!
"됐고 내놔."
"...너무해. 싫어요!"
다음이 어떻게 됐냐고?
ㅋ...
피 튀기는 추격전이지 뭐.
"씨발, 야! 안 내놔?"
"갑자기 왜요!!! 나 준다며!!!"
"아니, 내놓으라고!!!!"
찌발째끼... 무한 체력 남고생과의 배틀에 반오십 내가 당해낼 리가 없다. 거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자 전정국이 옆을 기웃거렸다. 그럼 뭐 해. 난 말할 기력조차 없는데.
"누나는 왜 줬다 뺏어요?"
"그거 물안경 아니거든."
그러고 보니까... 내가 전정국한테 물안경 아니니까 내놓으라고 말한 기억이... 없네???!?!?!
전정국은 누브라가 물안경이 아니라는 소리에 순하게 내게 누브라를 내밀었다. 진작 말할 걸.
븅신.
"그럼 뭐예요?"
"누브라."
"누브라...? 그게 뭐야..."
"누나 가슴 보이지. 가슴이 출렁출렁하면 아프고 안 예쁘겠지? 이거 딱 붙여서 고정시키거나 모아주는 거야."
"네????? 가슴?????"
전정국은 있지도 않은 자기 가슴을 더듬거리며 나보다 더 기겁했다. 그리고 자기 가슴을 흘깃, 내 가슴도 흘깃. 저기, 기겁할 건 나 아니니? 순진한 여고생과 능글맞은 변태 아저씨가 된 이 기분은 뭐지? 왜 네가 놀라는지 누난 1도 모르겠는 걸????
"누나 미쳤나봐!"
"안 준 건 너잖아!"
"정말... 누나란 사람은. 후, 그래요... 그래. 앞으론 이런 일 없도록 해요."
찝빨째끼... 죄인이 된 건 나다^^! 나^^! 오늘도 누나가 죄인이지!
개새끼는 피코가 오진다. 다음에 같이 보험 사기나 한 번 쳐...?
지유임니당! 2 편도 부랴부랴 재업하러 들고 왔어여...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가 나븐 사람... 나븐 여자...
맞기 전에 전 도망가요! 뿅!!!!!
그런데 누브라 소재 좀 엄한가요...????
다시 보니까 좀 엄한 소재라서 5포인트 걸었는데... 3편은 어떻게 재업하죠... 3편은 엄한 수준이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하죠!!!!!!!!!!
하여튼 다시 도망갑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