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계절에 널 봤을때 넌 꽃에 물들은 달처럼 아름다웠다고. 화월(花月)- 꽃 위에 비치는 달빛 #1 오늘따라 더욱 무딘 손으로 느리게 분을 칠하고 연지를 찍어냈다. 그 문지방을 벗어나는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 치맛자락을 붙잡은 손이 덜덜 떨린다. 이 상황은 언제나 적응이 될수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것은 조그마한 등으로 날 기다리는 저 아이일까. "언니 꼭 빛나는 별님같아요" "그래?" 해사하게 웃는 연제의 웃음이 몽글하다. 아이의손을 잡고 발걸음에 맞추며 천천히 마루를 걸어갔다. 벌써 이곳으로 위치를 옮긴지도 2년이 지났고 두번째 겨울이 찾아왔다. 처음엔 이곳이 그리도 역겹더니만 얼마나 지났다고 익숙해진것인지. "연제야 여기서부터는 언니 혼자갈께, 방에서 기다릴수 있지?" 아이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었다. 무릎을 꿇어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이에게도 날이 시린지 볼이 빨갛게 상기 되어있었다. 추울텐데도 힘든티 안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이는 연제의 볼을 꼬집고 같이 웃음을 지어보였다. 부스럭 "어?" "뛰지말고! 조심해서가" 아직 말도 안끝났는데 달려가는것을 보아 동물이 저리도 좋을까. 아무래도 장소가 기방이다보니 먹을것이 넘쳐나는데다 근처에 자그마한 수풀이 많아, 고양이라던지 조그마한 야생동물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부엌에서 일하는 연제는 종종 동물을 위해서 음식을 가져오는 일이 많았고 그것을 방 근처 수풀에 놓기도 했으니 이번에도 동물이 찾아온것일테였다. 나무사이에 비치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등을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언니!" 발걸음을 멈춘것은 아이의 외침이였다. 아이의 급한 목소리에 덩달아 마음이 급해졌다. 제발,아무일 아니길. 혹여나 무슨일이라도 생긴것일까. 급하게 수풀을 헤집으며 나뭇가지에 비단치마가 찢어지는것도 신경을 쓰지 못하고 달려가 바라본 연제의 모습은 어떤 남성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였다. "연제야!" 어정쩡한 자세를 고쳐잡고 아이에게 달려가 그손을 쳐낸후 아이를 끌어안았다. 손을쳐내 당황한 표정을 짓고있는 자가 높으신분이라면 뒷일이 문제가 될것이지만, 당장의 눈앞의 아이가 급했다. 불안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기.." 생긴것은 귀하게 자란 양놈같은데 억양에는 조선의것이 묻어있다. 머리칼의 색은 왜 저런것이며 옷차림은 대체 무엇인지 모든것이 낯선것 투성이였다. 아이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여기가 어디에요..?" 말하는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양반집 자제가 정신을 놓아버린것인지, 이리저리 헤메다 여기까지 흘러온것만 같았다. 그래 그러면 저 모든것이 이해가 간다. 안쓰럽긴 했지만 괜시리 엮이기가 싫어 남자에게 다가가려는 연제를 안아들어 수풀밖으로 걸어 나섰다. "저기..! 저 진짜 무서워서 그런데 같이 나가면 안될까요.." 소매가 끌리는것 같아 뒤를 봤더니 울상을 짓고선 제게 매달리는 남자가 있었다. "제발요.." 아무래도 오늘 손님을 받기에는 그른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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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다시피 저 남성은 재환이 인걸로..ㅎㅎ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