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그렇게 보았느냐..... "
" 예, 마마. 헌데 아직 계례식을 치르지 않은 나인 같았습니다 "
전하께서는 오늘 내가 호위무사를 교태전에 불러낸 것 처럼 강녕전에 계례식도 치르지 않아 보이는 나인을 불러내셨다, 나는 정말 완전히 전하의 눈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그건 정말이였다 강녕전에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새벽에 보았던 그 일이 생각나 움직이는 발을 멈춰버렸다, 난 전하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났다. 내가 그리도 싫으면 강녕전에 몰래 나인을 불러낼까 무거운 발걸음으로 향원정에 들어섰다, 연꽃들은 마치 어여쁜 아씨처럼 꽃을 활짝 피어내고 있었고 연꽃 잎을 한장 뜯으려고 무릎을 꿇고 앉았다. ' 톡 ' 연꽃잎은 뜯어졌고 나는 그것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결을 따라 꽃잎을 찢기 시작했다, 꽃잎을 찢는 느낌은 좋고도 슬펐다. 꽃잎을 찢고나서 손을 털어내려고 할 때 불어왔던 향기는 처음 향원정에 왔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작고 어리셨던 전하는 꽃 하나를 뜯으시고는 내 손에 쥐어주셨었다, 쥐어주셨던 이 꽃은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이쁘진 않다며 차라리 수수하게 이쁜 내가 더 아름답다고 얘기하셨다.... 내일 있을 조회는 또 나에 대해서 얘기를 꺼낼 것이다 , 아이를 잉태했다는 소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둘째 오라버니가 역모를 꾸몄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 그렇게 난 또 자리가 위태롭다 날마다 숨통을 죄여오는 살벌한 궁궐보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긋나긋 말하시는 어머니, 항상 나를 걱정해주던 둘째 오라버니, 그리고 셋째 오라버니. 귀양을 가신 첫째 오라버니도 보고싶다. 내가 만약 궁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곱절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이때까지 수십 번을 해봤다. 하지만 어떻게 되서 폐비가 된 후에도 난 가족을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 통촉하여주시옵소서 ' , ' 송구하오나 ' , ' 중전마마 ' . 근정전 앞을 걸어가다 들리는 소리이다, 이들은 기어코 내 오라비를 제거하기로 하였는지 또 다시 역모 얘기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하고 있었다. 만약 둘째 오라버니께서 돌아가시면 남은건 셋째 오라버니 밖에 남지 않았다, 오라버니께서 모두 돌아가시면 난 폐위 될 것이고 정빈이 나 대신에 중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것이 양심이라고는 손톱 만큼도 없는 저들의 소원이다, 그러면 정권을 휘어잡고선 전하를 허수아비로 만들 것 이다. 전하는 멍청한건지 그 속셈도 모르고 그들과 함께 정치를 논하고 있다 소집이 끝났는지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모두 사정전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 그들은 나를 보고선 내 앞까지 와서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 모습이 역겨워 억지웃음을 지어버렸다.. 영의정은 나를 보고선 「 그동안 강녕하셨습니까? 중전마마 」 라며 고개를 숙였다 , 나도 인사를 하며 교태전으로 돌아가려는데 저 멀리 전하께서 사정전에서 내관과 함께 나오고 계셨다 전하와 나는 눈을 마주쳤고 그때 전하의 눈빛은 매우 안쓰럽다는 듯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그 눈빛을 참을 수 없어 고개를 돌려버렸다. 전하께선 한참 동안이나 발걸음을 멈추시고 계시다 내가 걸음을 옮기자 전하께서도 걸음을 옮기셨다, 교태전에 들어서자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고 땅이 마치 한바퀴 도는 듯 보이다가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다, 주변의 상궁들과 나인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내 옆으로 모이고서는 의원을 부르라며 큰 일이라도 났다는 듯이 바삐 움직였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 지긋지긋한 궁은 하루하루가 괴롭고 지치니까.
02 : 關係 ( 관계 )
written by : 銀月
눈을 뜨자 누군가 내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손을 빼려고 하였지만 내 손을 잡고있던 사람은 더욱 세게 손을 눌렀다. 아파서 미간을 찡그리고 나서 눈을 뜨자 보이는건 전하였다 교태전에서 몇 일만에 보는지 모르겠다 , 전하는 아무 표정없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 나는 고개를 돌려 이리 저리를 살펴보았다, 아.... 내가 그때 쓰러졌였구나 차라리 죽지 이게 뭐야... 아직도 전하를 보기에는 어딘가 어색해서 고개를 돌리자 전하께선 입을 여셨다 " 미안하오 " 그렇게 입을 여시고선 작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무슨 일 있었냐고 하자 순간 떠오른건 둘째 오라버니 였다 . 내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고선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손으로 빗고선 나가려고 하자 전하께서는 팔목을 잡으셨다 , 무엇때문에 놀라셨는지 흠칫 하시다가 그대로 날 앉혔다 나는 전하를 뿌리치고선 밖으로 달려나왔다 , 옥중에 갇혀있을 오라버니를 생각하면 두통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의금부로 달려가서는 나를 붙잡으려는 몇몇 무관들을 밀어내고선 옥에 갇혀있는 오라버니를 찾았다, 저쪽 끝에 있는 오라버니를 보고선 한 걸음에 달려가 손을 잡았다 . 못 본 사이에 많이 커버린 오라버니는 놀랄 정도로 신기했고 나는 반가워 눈물을 흘렸다
" 많이 이뻐졌네. "
'' 오라버니..... 오라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
" 모르겠다..... 근데 왜이리 얼굴이 하얘? 어디 아프나? 무슨 일 있었나? "
'' 아무 일 없었습니다... 아.... ''
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한다, 의금부 지사는 나를 말리려고 다가오려다 머리를 붙잡고 주저앉아있는 것을 보고선 나를 일으켜세워 밖으로 업고 나왔다. 나는 오라버니에게 다시 돌아가려고 힘겹게 일어서서 되돌아가려고 했지만 의금부지사가 날 가로막고, 전하께서는 내 손을 잡아 이끌어 나오셨다 . 오라버니를 향해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교태전에 들어와서도 한참동안 눈물을 계속 흘렸다 , 목숨이 위태로운 첫째 오라버니를 이어서 둘째 오라버니까지 귀양을 보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 잠시 일어서서는 강녕전으로 발길을 향했다. 내관은 아무도 들이시지 말라 하셨다는 전하의 말을 전하며 막았지만 나는 내관을 무시하고선 문을 열었다 , 열자마자 보이는건 전하의 ' 왜 오셨는가 ' 이 표정이였다, 늘 보던 그런. 나는 전하 앞에 앉아서는 「 오라버니를 풀어주십시오, 절대 역모같은 생각을 하실 오라버니가 아니옵니다 」 라고 말하자 전하께서는 피식, 웃으시고는 용안을 가까히 내밀으셨다, 나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리자 어수(왕의 손)로 얼굴을 꽉 잡으셨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리셨다. 나는 전하의 행동에 안절부절 못하며 초조해 하고 있으셨고 전하는 즐기는 것 같았다
" 중전은 내가 필요할 때만 그렇게 애처로운 표정으로 말하나봅니다? "
'' 예.....? ''
" 그럼 그 부탁 들어주면 이 몸이 하고 싶은 것도 해주실 수 있습니까? 있다면 들어주겠습니다 "
'' ............말해보십시오, 가능한 것이면 그러겠습니다 ''
어떤 것이길래 저렇게 뜸뜰이나 싶어서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만 있다가 서로의 정적이 너무 오래 흐르나 싶어서 고개를 살짝 들자 전하께선 고개를 앞으로 내밀시고는 그대로 입을 맞추셨다 나는 깜짝 놀라서 가만히 있다가 가볍게 밀치자 전하께서는 정색하시더니 나를 바닥에 눕히셨다,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라 계속 거칠게 반항했지만 사내는 사내인지라 어깨를 짓누르자 나는 고통에 겨워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짓눌린 어깨 때문에 반항도 못하는 사이에 전하는 저고리를 살짝 풀으셨고 내 윗도리도 잡고 내렸다. 하얀 속살이 들어나자마자 전하는 다시 입을 맞추고 , 또 맞추고 , 다시 한번 더 맞췄다. 얼굴이 장미처럼 붉어지고 전하는 또 다시 웃었다 , 이번에 보여준 웃음은 예전의 세자저하의 웃음 처럼 밝고 환해보였다. 웃는 전하께 물었다
'' 어....어찌.... ''
" 왜 그러십니까 중전, 무슨 일 있습니까? "
'' 예, 이상할 만큼 전하는 지금 다릅니다. 소인은 쳐다보시지도 않으셨던 전하께서.. ''
" ...... 난 중전을 쳐다보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다만 중전이 피한 것 뿐입니다 "
'' ...... 그렇습니까...? ''
" 아, 그리고 오늘 피할 생각은 하지마십시오. 고통스러워도 난 모릅니다 "
예? 하고 전하를 올려다보는 동시에 거칠게 아랫도리마저 벗겨내시곤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오래전에 행동 그대로 하셨다 , 난 고통을 못 이기고선 신음이 아닌 소리를 지르며 전하의 등을 꼭 껴안았다. 숨을 고르며 한동안 하지 못한 사람처럼 급하게 하는 전하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그럴 필요 없다고 하자 전하께서는 들은채만채 더욱 더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셨고 덕분에 나는 몇번이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이 아파 소리가 나오질 않을 정도 였다. 흥분이 극에 달했는지 고개를 뒤로 젖히시고서는 내 위에 그대로 쓰러지셨다, 나는 힘없이 밑을 바라보았다. 전하께서도 위를 바라보셨고 나는 순간 웃음이 나와 입을 가리고 계속 웃었다. 전하께서는 많이 힘들었을텐데 이제 교태전으로 돌아가라며 윗도리를 건네주었고 나는 옷을 다시 입고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호위무사 홍정호가 나를 씁쓸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한숨을 쉬는 듯이 어깨가 축- 내려가더니 예전에 보여주었던 웃음도 보여주지 않고선 그대로 돌아서버렸다.
왠지 모를 흥분과 씁쓸함에 나도 뒤를 돌아서서는 비틀비틀 거리는 걸음으로 강녕전으로 나와 교태전에 들어서고 한꺼번에 피로가 쏟아지면서 나는 늘어져버렸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이라 아랫배가 조금 아파왔고 다리도 많이 후들거려서 앉아있을 힘도 없이 그저 기대고만 있었다. 눈을 감고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차갑고 웃음기 없던 호위무사의 표정이 떠올랐다
02편 마침.
은월이 음마씌임 |
음마같지도 않은 음마ㅋㅋㅋㅋㅋㅋ 처음 써보는거라 내가 뭐라는지 모르겠네여...ㅁ7ㅁ8 다음에는 더 화끈화끈하고 뜨거운 불을 가져올게요 난 도대체 뭘 하는거지... ㅋ..... 1편 올라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에 깜짝 놀랐어요 헐 사랑합니다 독자분들♥ 암호닉 신청해주신 기라드님, 고데기님, 똥코렛님, 옥메와까님, 별품달님, 구자첱님, 유월님, 길쿠님, 뚱이 하트뿅뿅님, 밥자반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인물 변경됬어요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ㅠㅠㅠㅠ
왕- 기성용 / 왕비- 읽는 여러분/ 둘째 오라버니- 박주영 / 호위무사- 홍정호 / 셋째 오라버니- 박지성 / 의금부 지사- 손흥민 / 新(새로운) 참상관 - 구자철 이렇게 됩니다! 또 추가 될지 몰라요 허허헣허허헣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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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것이 있다면 수정요청 부탁드리겠습니다♥
+ 필명 잘못 올려서 신알신 신청하신 분들께 쪽지 안갔을까봐 삭제하고 다시 올립니다ㅠㅠ!! 죄송해요..
내가 진짜 정신 없나봐요...자꾸 필명 잘못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