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랫만이다, 라는 형식적인 인사 후에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게 돼버렸어.
옛날엔 인사치레같은게 없어도, 그냥 만나자마자 할 말이 가득가득 쏟아져나왔는데. 이제는 인사조차 나누지 못하는 사이로 변해버렸고, 너는 내 곁에 없는 사람이 되었네.
사실 지금도 너에게 하고픈 말이 있겠지, 내 가슴 깊숙한곳에서 너와의 추억들을 헤집고 계속해서 뒤적이다보면 너에 대한 감사, 원망, 분노, 슬픔들이 줄줄이 달려나오겠지.
아, 물론 그 말들을 지금 꺼내고싶진 않아, 그건 너에게도 나에게도 힘든 일일테니까.
으음, 그 말들을 하지않을거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이렇게 고민하는 것 부터가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하네.
........................ 진짜, 아이러니하네.
....우리말야-, 처음엔 서로한테 죽고 못살았는데, .....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거야?
아니, 그전에 너는 왜 나를 떠났어? 내가 그렇게 힘들어한 걸 알고있었잖아. 내가 그렇게 힘들다고 말했잖아,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하면 내가 힘들거란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거야?
너는 어떻게 그렇게 나한테 잔인할 수가 있어...? 다른사람에겐 그렇게 친절하면서 나한테는, 마음을 칼로 쑤시고 후비고 날카롭게 베어버릴 수 있어?
나는 아직도, 나는 아직도 너만 생각하면 마음이 쑤시고, 아프고, 눈물이 나는데.
그래, 지금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 우린 끝났고 너는 내 곁에 없고 니 곁에 내가 없는데. 그런데도... 그런데도 나는 궁금하다.
우리가 이렇게 되버린 이유가.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이런 우중충한 날씨는 너와 나의 관계를 닮아 짜증이 나버릴정도야. 내 집에 있는 물건 중 너의 물건이 절반이 넘어 화가 날 정도야. 나에게서 나는 냄새는 너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진해서 울어버리고 싶어.
그런데- 그런데- 너의 '것'들은 있는데, 네가 없어서 나는 죽고싶을 정도야.
아니. 애초에 너는 내 곁에 있긴 했던걸까? 너와 나는 그저 하룻밤의 유흥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가.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던걸까? 나의 어디가 마음에 안들었던걸까? 대체 내 어디가 그리 고까웠는지, 아니꼬왔는지, 그정도라도 얘기해 주었다면 이렇게 질척질척한 사이로 변하진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
너로 인해, 너때문에 나는 지금 내 모든것들을 바꾸고 있어, 하지만 아직도 모르겠어. 하루 온종일 생각해봐도 하루 온종일 울어봐도 모르겠어. 아무것도 모르겠다구.
............ 그러니까 알려줘,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내게 찾아와줘. 찾아와서 알려줘. 아프고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을 고쳐줘.
부탁이야-
우중충한 오늘, 너에게 말해보는 내 마음이야기였어.
처음써보는 글이고 인티에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몰라서 횡설수설한것같네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 내용은 세훈이가 전 애인에게 하고싶은 말을 표현하는 내용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