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다시 수술들어갔다는 소리듣고 변백현이 빨리 가봐야겠다는거야. 그래서 바로 택시 잡아타고 병원으로 갔지. 변백현이 가는 내내 나한테 미안하다 그랬는데,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 쟤 잘못도 아니고..괜찮다고 그랬지. 그래도 오랜만에 둘이 나간건데 아쉬워서 반지만 만지작 만지작ㅠㅠ 병원 도착하자마자 내려서 막 뛰어들어갔더니 주치의쌤이 백현이 부르는거야. 완전 심각한 얼굴로. 나 완전 당황타서 옆에 서있는 이지은 붙잡고 물었어. "변백현 뭐 잘못한거야?" "모르겠어요, 투약 오더 잘못내리신 것 같던데.." "그래서 환자는, 어떻게 됐는데?" "갑자기 복통있다 그래서..주치의쌤 콜했는데 바로 재수술 들어갔어요." "변백현 찾았을텐데.." "안그래도 수술 직전에 변쌤 불러달라고 울고불고 했는데, 수민이가 되게 좋아하잖아요." 수민이가 수술할 때마다 변백현 손잡고 마취했었거든. 그리고 깨고 나서도 항상 변백현 찾고. 근데 하필이면 변백현 나갔을때 딱 수술에 들어가버렸으니까..손톱 물어뜯으면서 변백현 나올때까지 기다리는데 수민이 수술 끝나고 회복실에 있다는거야. 그래서 이지은이랑 달려내려갔더니 막 깰랑 말랑 해서 옆에 앉아있었지. "..누나, 의사 선생님은요..?" "어, 어 수민이 깼구나. 선생님 와있어, 좀 이따 수민이 보러 올거야." "그 선생님 말고.." "아, 아. 변백..아니, 인턴쌤? 인턴쌤도 와있지." 이제 수민이 병동 올라가도 되냐니까 된다길래 베드끌고 엘레베이터 탔어. 그리고 엘베 딱 내렸는데 변백현이 서있는거야. 수민이 자고 있는거 보더니 한숨 푹 쉬고 지가 베드 끌고 가더라고. 수민이 병동 데려다놓고 변백현이 나오는데 가운도 제대로 안입고 엉망인거야. 그래서 옷 가지런히 해준다고 옷 정리하는데 변백현 얼굴에 상처나고 붓고 난리가 났어. "맞았어?" "어, 오랜만에." "이번엔 뭘로 때렸는데? 다 긁혔네." "차트로 때리고, 종이 던지고. 으.." "약은 발랐어?" "아니, 따끔따끔거려." 나도 신규때 엄청 맞았는데 쟤네도 별다른건 없나봐. 변백현은 실습때부터 자잘하게 많이 맞았어. 처치실 데려가서 연고 발라주는데 얼굴을 쫙 긁어놓은게 진짜 거슬리는거야. 변백현 성격이 누구한테 인상 잘 안쓰는 성격이라 차트로 내려쳐도 안피하고 고스란히 맞거든. 소독하고 연고바르는데 따가운지 자꾸 인상을 쓰는거야. "차트로 내려칠때 고개 숙이고 있으면 얼굴 안다쳐, 멍청아." "맨날 까먹지. 그게 생각나나.." "자꾸 맞을 짓을 하지마. 얼굴에 상처나고 이게 다 뭐야, 속상하게." "이야, 김간이 드디어 걱정해주네. 예전에는 맞고오면 좋다고 놀리더니." "그때야 뭐.." "너 3학년때 실습가서 맞고 울었던 날 있지," "어, 어 기억난다." "난 그때부터 속상했었는데." 순간 멍해져서 변백현이랑 눈 마주친상태로 굳었다가 뭔소리야, 하면서 변백현 탁 쳤어. 변백현도 슬깃 웃더라고. 약도 다 발랐겠다 싶어서 나가려고 문고리 잡았는데 변백현이 내 손 잡아서 돌려세웠어. 뭔가 싶어서 빤히 쳐다보니까 팔사이에 손 넣어서 들어올리더니 침대위에 앉혀놓고 눈을 맞추는거야. "니가 유니폼 안 입고 약발라주니까 되게 묘하다." "뭐가?" "그냥, 예전에는 환자대하듯이 했었는데." "지금은 뭐 다르냐.." "사복입으니까 진짜 애인같아." 저러면서 애기들 뽀뽀하듯이 쪽쪽 입맞추는데 너무 귀여운거야. 얘가 웃는게 촉감으로 느껴지는 그런게 막. 방금까지 축 쳐져있다가 내가 기분 좋아져서 웃으니까 이그이그하면서 볼따구 꼬집었어. "집가서 좀 잘래? " "너 언제 끝나는데?" "새벽 내내 있어야할걸." "그럼 나 아침에 깨워줘, 나 이따 7시 출근인데. " "알겠어. 우리집가서 자고있어. 이따 갈게." 나도 웬만하면 변백현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는데 밤 꼴딱새우면 근무할때 죽을 것 같아 진짜ㅠㅠ어차피 변백현 아침에 퇴근할 것 같으니까 깨워달라고했어. 지금 집들어가면 가족 다 깰 것 같고 아침 일찍 나오면 또 깨니까, 그냥 변백현네서 잔다했어. ㅡ "너 화장 자꾸 안지우고 잘래?" "아으..언제 왔어, 야 근데 너네 집 뭐이리 춥냐?" "니가 난방 안 켜고 그냥 자서 그렇지, 일어나 얼른. 출근해야지." "으으 진짜 가기싫다. 너 밤샜어?" 눈은 퀭해져서 애가 폭삭 늙어있는거야. 내 가방 뒤적여서 클렌징오일 꺼내더니 얼굴에 펴바르고 휴지로 닦아주는데 편해서 가만히 있었어. 눈도 제대로 못뜨고 이불에 비비적거리니까 변백현이 이불속으로 쏙 들어오는거야. 예전에도 같은 이불 덮고 잔 적은 많았는데 껴안고 잔 적은 술먹었을 때 밖에 없었거든. "아 뭐해, 나 출근해야돼.." "사실 아직 다섯신데." 저러면서 뿌듯하다는 듯이 웃는거야. 한시간만 더 잘래.하고 징징거리니까 엉덩이 투닥투닥해주면서 더 자라는거야. 얘 자취방이 난방 안돌리면 되게 춥단말야. 그래서 아까까지 오들오들 떨면서 잤는데 변백현 품에 안겨있으니까 엄청 포근한거야. 그래서 내가 고개들고 웃었더니 갑자기 주머니를 뒤적거려. "아, 나 약 다시 발라줘." "아까 바르고 다시 안발랐어?" "응. 걔가 발라준다고 했는데, 내가 됐다그랬어. 잘했어?" "오구오구, 근데 너 이거 수시로 안바르면 흉진단 말야." "지금 바르면되지. 아 해줘어어" 진짜 약발라주면서 그 싸이코 주치의 멱살 잡고 싶었어. 현실은 불가능이지만. 아니 몇대툭툭 치는 것도 아니고, 애 얼굴에 스크래치 날만큼 내려치는게 요즘 세상에 뭔일이래. 아니 그리고 내가 병원있으면서 진짜 골때리는 인턴을 얼마나 많이 봤는데 변백현정도면 진짜 모범생이야. 근데 주치의를 잘못만나서 저 개고생을 하고있으니. 변백현이 왜 본과를 외과로 잡았는지는 아직도 몰라. 내가 막 너 대체 왜 외과잡았냐고, 안과나 피부과 가면 편하지 않어? 이러면 외과가야 여자옷도 벗겨보지, 이러면서 능글거렸단말야. 얘가 외과가 잘 맞는것 같긴한데, 일이 힘드니까 실습할때도 인턴하는중에도 되게 힘들어한단 말야. 힘들다고 말한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내가 얘 실습할때 힘들어하는 얼굴 처음봤거든. 고3때 미친듯이 공부만 할 때도 그런적은 없었는데 진짜 충격받았었지. 그땐 변백현이 급 말도 없어지고 웃어도 씁쓸하게 웃어서 잘못될까봐 내가 우리집에 묶어놨었어. 내동생 방에서 자라고 하면서 몇달을 우리집에서 살았지. 어차피 우리가족이랑은 어릴때부터 알았으니까. 사실 저 때는 내가 많이 여유로워졌을 때고, 대학교3학년때 변백현이랑 하루가 멀다하고 싸웠었어. 둘다 실습나가느라 예민해져있어서 눈만 마주치면 싸웠었거든. 김종대는 아직도 그때얘기하면 진저리치는데. ㅡ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이 계셨는데, 제가 다 기억하는것 같긴한데..혹시나 또 모르니까 이번편에서 받을게요! 저번에 해주셨던 분들도 한번만 더 써쥬세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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