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허기가 심하던 어느 날 오후였다. 칼처럼 얼굴을 때려오는 바람에 고개를 푹 숙이고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물에 젖어 풀이 죽은 듯한 오만원권을 발견했다. 창균은 재빨리 주위를 살펴보았다. 방금 지나간 사람이 떨어뜨렸나? 눈 속 깊이 파묻혀 있는 걸 보면 그건 아닌거 같고. 사람들이 코트 깃에 얼굴을 파묻고 저벅저벅 바쁜 걸음으로 창균의 곁을 스쳐지나갔지만 돈을 찾고 있는 사람이나 길거리에 주저앉아 있는 고등학생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다. 가져도 될까? 창균은 조심스레 눈을 헤치고 그것을 꺼냈다. 더럽고 물에 젖었을지라도 사용에는 지장이 없을 거 같았다.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꼭 들고선 뚫어지게 내려다보았다. "퍼지멜로 하나 주세요." 생일 날 맛있게 먹던 초콜릿이 생각났다. 알바누나는 뒤편에 있던 초콜릿을 꺼내 창균에게 건내주었다. 창균은 재빨리 포장을 뜯어 한 입 덥썩 깨물어 먹었다. 다시 한입, 또 한입. 알바누나가 천천히, 탈나지 않게 먹으라며 거스름돈을 계산대에 내려놓았다. 하도 급히 삼켜 숨이 찰 지경이었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창균은 거스름돈를 집어들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대로 멈췄다. 남은 건 사만원과 천원짜리 몇 장 이었다. 이 중에 하나를 더 써도 괜찮지 않을까? "누나 저 퍼지멜로 하나만 더 주세요." 알바누나는 초콜릿을 하나 더 꺼내서는 계산대 위에 놓았다. 창균은 초콜릿을 집어들고는 포장을 찢었다. 그리고 창균은 심장이 멎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알바누나가 눈을 두배로 키우며 여기 이 가게에서 골드카드가 나왔다며 소리를 질렀다. 순식간에 스무 명은 족히 되보이는 사람들이 창균을 에워쌌다. 거리를 오가던 사람들이 가게 안으로 밀려들어와 가게는 마치 시장 한 복판 같았다. 어지러웠다. 마치 풍선을 타고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발은 땅에 닿아있는지 어쩐지도 느낌이 없었다. 목구멍 깊숙히 어디에선가 쿵쾅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려 왔다.
더보기 |
작년에 적은 건데 컴퓨터 초기화하려고 올려둡니당 오랜만이예요♥ 사실 연재할수도 있어요.....ㅎㅎㅎ 학생이라 방학중이거든요.... 다들 소풍은 가세요? 전 1회차갑니당.....ㅎㅎㅎㅎ 가구역이예요! 거기서 농부 많이 보구시포~/!~!^ 아 찰리와 초콜릿 공장 보고 썼던거 같아요! 설정은 똑같습니당 그래서 초반은 아예 똑같을 거예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