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 이것은 절대 로맨스물이 아니라 개그물이 라는 걸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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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하고 취준생 생활을 하다 최근에 취직했다. 그런데 그 회사가 하필 아버지 회사와 되게 사이가 안 좋은 회사였다.
그렇다면 몇몇 사람은 생각하겠지,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면 되잖아!
그게 가능했으면 이미 들어가고도 남았지, 당연히 아버지가 낙하산은 절대 안 된다고 하셔서
약 4년 동안 열심히 면접을 보러 다녔다. 그동안 힘든 일이 얼마나 많았지만 이제 모두 잊고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자라고 생각한 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상한 우리 팀장님에게 찍혀버렸다.
"혹시 우리 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뭐 복수 같은 건 아니죠??"
"네?"
"에이, 모른척 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요. 다 아니까."
"죄송한데,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요...?"
그것도 무지 이상한 이유로.
"여주 씨 아버님 회사 저희 회사랑 사이 안 좋잖아요, 다 알면서 왜 그래요?"
그건 잘 알지... 당연히 아는데... 내가 왜 이 회사에 복수를 해요...? 오히려 나 뽑아줬다고 감사해야 할판인데...
당최 이해가 안 돼서 고개만 갸우뚱 거리고 있으니 팀장님이 얼굴이 굳으며 말한다.
"지금은 그렇게 속일 수 있겠죠, 하지만 복수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있으니까."
그렇게 말만 하고 쿨하게 나가버린다. 어우 나 어떡하지? 나 살다 살다 저런 사람 처음 보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팀장님이 다시 들어오신다.
놀란 마음에 눈을 동그할게 뜨고 있으니 팀장님이 쥐구멍에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 제 팀장실이니까... 여주 씨가 나가세요..."
팀장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맘껏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잌 우리 팀장님 저런 귀여운 행동을 하시다니 살짝 제가 좋아하는 이그조 열매랑 닮으신 듯^^
이렇게 생각하며 한참 웃다가 화장실 안에 계셨던 다른 부서 팀장님에게 한 소리 들었다.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신입사원이죠? 무슨 일이 있길래 회사 화장실에서 그렇게 경박하게 웃어요."
Aㅏ... 내 웃음이 그렇게 경박했구나... 정신없이 웃다가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미모를 가지신 다른 부서 팀장님의 말씀에
내 입과 정신이 숙연해졌다. 나이가 그렇게 차이 안 나는 것 같은데 난 이 나이 먹을 때까지
공부도 안 하고 꾸미지도 않고 뭐 하고 살았니...
아, 덕질만 했구나... 2차 숙연 모드...
네 네 대답만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팀장님이 목에 걸린 사원증을 보시고는 놀라며 말하신다.
"어... 혹시 김여주 씨 맞아요?"
"네... 제가 본인인데..."
"혹시, 박 팀장이랑 만나봤어요?"
"아... 네... 방금 봤었는데..."
날 아시는 것 같아서 숙연에서 수줍으로 변할 때 즈음 팀장님이 충격적인 말을 하신다.
"여주 씨 박 팀장이 그렇게 자기 부서에 넣어달라고 얼마나 말을 하던지, 박 팀장이 잘해줘요?"
?
?
아?
당황스러워서 육성으로 아? 라는 소리가 나오자 팀장님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박 팀장이 또 이상한 소리 했죠? 뭐... 여주 씨 같은 경우는 복수?"
"헐, 네네... 그런 말 하셨어요..."
어떻게 다 맞추시는지 놀라움에 입이 떡 벌어졌다. 팀장님은 마치 그 새끼 또 그러네 라는 귀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걸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하죠?"
"네... 궁금해요."
"그럼 박 팀장한테 물어보고 저한테 따로 찾아오세요, 그럼 알려드릴게요."
아...? 익스큐즈미? 또 한 번 당황스러움에 팀장님을 바라보니 웃겨 죽겠다는 표정으로 훌훌 나가버리신다.
아니 여기에 정상인 없어요? 왜 이런 사람들만 있는 거야!!!
하지만 이런 내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도, 말할 사람도 없다. 에휴, 신입이 그렇지.
화난 마음을 달래고 내 자리로 돌아가니 내 예비 신랑감 경수 씨가 옆에서 일을 열심히 하시고 계신다.
아... 침 흘리지 마, 김여ㅈ
"아, 여주 씨! 오셨어요?"
이 회사에서 가장 정상인인 것 같은 사람. 또 내가 이 회사에 다니는 이유.
내 회사 생활의 활력소!!!! 바로 내가 들어오기 전 이 부서 막내였던 경수 씨다.
아직 막내라는 본능이 많이 남아서 그런지 내가 잡일을 할 때도 자주 도와주시고 힘들 때면 이렇게 하다 보면 또 새로운 사원이 들어온다며
내 인생의 명언을 해주시고... 여러모로 인생과 일상의 도움을 주시고 계신 경수 씨다. 물론 자신은 그걸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 근데 방금 너무 섹시했어.
"여주 씨?"
"아, 네네."
"저희 팀 오늘 퇴근하고 다 같이 회식하기로 했는데 괜찮으세요?"
"네! 당연하죠!"
"그럼 같이 가는 거로 해둘게요."
"네!"
사실 난 회식이 반가워서 가는 게 아니야... 경수 씨 취한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래...
경수 씨는 아니...? 흑염소 같은 이런 나의 마음을...
괜히 미안해지기 전에 일이나 똑바로 하자! 하고 일을 하려는데 맡겨진 일이 없네...
이 회사 사람들은 너무 일을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
저번에도 점심 먹고 신입으로서 커피나 돌려야지 하고 커피를 샀는데 다들 밥 먹고 바로 오셔서 일하시고 계셨다.
물론 내가 커피를 사 와서 다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지만...
그나저나 할 일도 없고 뭐 하나 싶어서 갤러리에 들어가 우리 옵하들 사진이나 보고 있으니
경수 씨가 나를 부른다.
"여주 씨, 여주 씨."
"아, 네!"
"혹시 점심시간에 밥 같이 먹어도 괜찮아요?"
아니, 경수 씨. 전 다 괜찮으니까 경수 씨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저를 가지고 노동시켜도 됨ㅇㅇ
사실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아직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고 있던 질문을 이렇게
경수 씨가 먼저 해주시면 저야 뭐 얼씨구야죠... 헤헤...
"네... 같이 먹어요!"
"알겠어요, 그럼 식당에서 봬요."
"아, 네."
최대한 수줍게 말했더니 뭔가 경수 씨와 나 사이에 핑크빛 구름이 몽글몽글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봤자 내 망상이지만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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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최대한 병맛스러움을 담으려고 했는데 망했네요
첫 화라서 짧은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음 화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