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메가가 험하디 험한 연예계에 발을 들인단 것
알파들은 능력 좋고 인맥도 몇다리만 건너면 연결되니 알파들은 연예인 되는게 비교적 쉬운 편이야. 얘넨 기본적인 실력이나 재능이 타고난 면이 많기 때문에 얼굴 반반하고 피지컬 좋으면 데뷔하기 쉬우니까. 베타들은 능력이 뛰어나면 캐스팅이나 오디션으로 연예계에 입성하지. 오메가...는 여자오메가면 모르겠는데, 남자 오메가는 그 수가 거의 없다고 보면 돼. 특히 아이돌은 오메가가 없지. 아이돌들은 스케줄도 살인적이어서 오메가들 체력으론 버티기 한계가 있기도 하고. 남자 그룹은 베타든 알파든 오메가 남성체를 임신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남자 아이돌 중엔 오메가가 거의 없어. 데뷔를 했었어도 형질 아웃팅 당하고 팀을 나가거나 활동을 안 하거나. 거의 연예계 추방이지.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남자 오메가에 대한 편견은 아직도 깊게 뿌리 내리고 있으니까. 근데 택운이 데뷔하고 히트사이클이라도 터지면 어쩔거야. ㄷㄷ.
택운이는 특이한 케이스지. 집안이 알파집안이니 인맥은 다른 알파 부럽지 않아. 근데 택운이는 오메가고, 그것도 언제 힛싸가 터질지 모르는 열성 오메가잖아. 택운이는 부모님이 엔터쪽에 안면이 있기도 하고 서류상 본인은 알파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봤던 젤피 오디션에 덜컥 붙어버렸는데 부모님은 물론이고 누나들 까지 택운이를 뜯어 말려. 하루 이틀 같이 사는 것도 아날텐데 잘못해서 힛싸라도 터지면, 그 땐 어떡할거냐. 연예계엔 알파들이 수두룩한데. 주사에 부작용이 생겨서 병원이라도 가면 그땐 진짜 끝장나는거다.
결국 택운이는 부모님께 대들었어. 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게 하냐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축구도 내 몸뚱아리 때문에, 거지같은 형질 때문에 포기하고 살았는데. 엄마 아빠는 다 알파인데. 누나들도 알파인데 난 왜 알파랑 발정에 휘둘려 사는 오메가로 낳았느냐고. 이젠 가족들까지도 남들처럼 남자가 오메가라 사람 취급도 안 해주냐고. 바락바락 대들면서도 그동안의 서러움에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지. 엉엉 울면서 나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게 해달라고 얘기해. 부모님은 한숨만 푹푹 내뱉으시고.
택운이는 잠도 안 자고 밤새 울었어. 몸의 발정에 휘둘리는 몸뚱아리가 너무 싫어. 오메가이기 때문에 알파들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움츠러 드는 것도 진짜 싫어.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난걸까? 분명히 엄마 아빠는 좋은 유전자를 물려 주셨는데, 난 왜 오메가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게 됐을까. 축구도 오메가라는 이유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못하게 됐는데 가수라는 꿈마저 오메가라는 형질 때문에 이룰 수 없게 됐잖아. 결국 택운이는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울기 시작해. 혼자 쭈그려 앉아서 소리가 새어 나갈까 마음껏 울지도 못하고 소리 없이 우는거지. 맴찢...
택운이가 며칠을 끙끙 앓자 누나들이 부모님 몰래 택운이를 보내줄 계획을 세워. 야심한 새벽에 캐리어에 짐 싸고 택시 태워서 애를 보냈지. 물론 다음날 집안은 난리가 났겠지만.
택운이는 오디션 참가 서류 형질 체크 란에 고심 끝에 '알파' 라고 적어넣었어. 물론 그 아래 '거짓으로 기입시 즉시 불합격 처리 후 오디션 기회 박탈' 이라고 써져있는 것도 읽어보았지. 혈액 검사 한 번이면 다 들통날 거짓날이었지만,택운이는 주사로 혈액세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
택운이가 연습생 처음 들어갔을 땐 연습생으로 있던 요니, 콩이,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식이랑 같이 지내.학연이네 집안도 모두가 알파. 홍빈이네 누나들은 베타. 부모님 두 분 모두 열성 알파. 원식이는 부모님이 베타, 동생도 베타. 오메가는 없지. 알파 집안에 오메가가 있는게 더 신기한 일이긴 하니까.
뭐 어찌어찌 택운이가 반빅스와 같은 연습실에 들어서는데, 운동으로 인해 풀린 페로몬 냄새와 땀냄새에 섞인 알파 체향에 택운이가 잠시 몸을 움츠려. 아무리 화학약품으로 만들어진 알파라고 하더라도 그 근본은 오메가니까. 그러다 정신을 차리지. 나는 얘네랑 같은 알파다, 하고. 근데 이렇게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 이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연습생들이 들어올 때도, 젤피 소속 선배 가수들을 만날 때도 계속 돼. 눈치 빠른 학연이는 쟤가 왜 저럴까 생각도 해봤지만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어. 그냥 연예계에 워낙 알파도 많고, 그런 만큼 우성 알파도 비교적 많은 편이라 그런가보다, 싶어. 근데 홍빈이는 안 그러잖아. 같은 열성인데. 뭔가 이상하긴 한데 의심할 경황이 없으니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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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가 데뷔하고 나서도 뭔가 이상한 일이 많아. 이상하게 혼자 끙끙 앓으며 힘들어 할 때가 많아. 심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특히 활동을 정말 끊임없이 했던 2013년엔 택운이가 거의 죽어갈 정도야.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발목 부상까지... 또 하나 이상한 게, 택운이 성격 자체가 내성적이긴 한데, 알파들이랑 쉽게 친해지질 않아. 그냥 알파 특유의 서열정리에 끼기 싫어하나보다 싶었는데, 그렇다기엔 열성이랑도 별로 친하게 지내질 않아. 그때 5빅스는 택운이가 내성적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만큼 내성적란 걸 새삼 깨닫게 되지.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결국 학연이가 택운이의 진짜 형질을 알아버렸지. 택운이는 학연이에게 제 실체를 들키고 늘 불안불안해. 학연이가 그럴 애는 아니지만 혹시나 다른 사람들에게 내 형질을 까발려버리면 어떡해? 이러면서 걱정을 하는거야. 그렇지만 택운이 예상관 반대로 학연이는 폭풍 정택운 걱정중. 플러스 폭풍 보호. 학연이가 형질 변경은 어떻게 하는지 검색해봤다가 충격. 이게 불법적인 거고 부작용도 심하다는 거야. 일단 투여하면 혈액에서 형질끼리 충돌이 생기기 때문에 고통스럽대. 이렇게 해서 형질을 변경해도 원래의 형질이 어디 가지 않기 때문에 형질은 불안정한 형질이 되고, 투여를 거르게 되면 여태껏 억제시켜왔던 호르몬들이 한번에 터져 히트싸이클이 억제제로는 그나마의 효과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폭발을 일으켜버린다는 거야. 학연이는 걱정되긴 한데 자기가 뭘 나서서 할 일은 없으니... 가만히 지켜보면서 택운이를 보호 할 수 밖에. |
세상에... 하나 쓰고 그만 둘 줄 알았는데 제가 이렇게 의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