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고고싱 미니 바바렐라 쿠키 크림치즈 유후 행성 변골반 1118 키위 츄파츕스 다우니 늑대와민용 딸둥이 소희 정호 엘르 멜랑꼴리 백구 냐냐냐 바밤바 볶음밥 비타민 허거덕 종구몽구 ㅡ "아직도 이거하나 제대로 못하면 어떡해?" "아니, 그게.." "이리 줘, 내가 해." 내가 사실 체혈 어어어엄청나게 못하거든? 그것 때문에 대학때 실습할때도 애 많이 먹고 내 실습짝꿍이었던 김종대 팔뚝은 항상 시퍼랬지. 오늘도 아침부터 체혈한다고 애먹고있었는데 한 두번실패하니까 자신감 급 하락해서 손이 떨리는거야. 내 나이정도 되보이는 여자애였는데 아픈거 꾹 참는게 느껴져서 너므 미안한거.. 그래서 딴 간호사 부르려고 하는데 마침 변백현이 들어와서 자기가 대신 해주는거야. "너 언제까지 두세번씩 찌르고 체혈할래? " 병실 나와서 변백현이 다그치듯이 얘기하는데 진짜 면목이 없는거야. 그래서 고개 푹숙이고 미안하다구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어. 그랬더니 변백현이 아무소리도 않고 가버리는거야. 사실 변백현이 나 때문에 피곤해지는건 맞긴한데 또 신경질내고 가버리니까 섭섭해졌지. 그래서 그냥 터덜터덜 데스크 가서 앉았어. 컨디션도 안좋고 변백현은 성질내고 최악이다 싶어서 책상에 머리박고 으으윽 거리고 있었어. 그 때 변백현이 지나가다가 봤는지 머리망 잡아서 올리는거야. 아우 아침부터 공들여 묶는건데 건드리니까 짜증나서 손 탁 치고 고개 들었더니 변백현이 뒷머리 긁적이고 있어. "좀전에 짜증내서 미안." "됐어..아침부터 신경질 내고, 가서 일이나 해." "아이 삐졌어? 나와봐, 갈데있어." 변백현이 무작정 손목 끌고 주사실로 가더니 지가 침대위에 올라가서 앉는거야. 내가 멀뚱멀뚱 바라보니까 팔 걷고 아예 눕더라고. 그 때 내가 눈치채고 옆에서 주사기 꺼내서 포장 쭉 벗겼어. "아까 화내서 섭섭했어?" "당연하지, 것두 정색하고.." "니가 자꾸 혼나니까 그렇지. 몇년찬데 아직도 혼나고 살아?" 변백현이 자꾸 잔소리 해서 내가 그냥 주사기 푹 찔렀더니 앓는 소리를 내는거야. 스아실.. 예전부터 변백현 팔 가지고 체혈 연습 많이 했었어. 지금이야 혼나도 무덤덤한데 신규때는 혼나면 울면서 변백현한테 갔었거든. 그러면 변백현이 공부하다말고 팔걷어주고 난 찌르고. 피안뽑히면 또 울고 변백현은 눈물닦아주랴 피 닦느랴 정신없었지. "으, 느낌이 안좋다.백현아.." "어..나도 좀 아픈 것 같아.." "당길까? 그냥 뺄까?" "그래도 당겨봐, 잠시만, 마음의 준비 좀.." 딱 찔렀는데 사람 필이라는게.. 잘못한것같은 필이 딱 오는거야. 그래서 완전 울상으로 변백현 쳐다보니까 괜찮다구 당기라는거야. 저게 잘 찔러서 피가 뽑히면 별로 안아픈데 혈관 옆을 찌르고 피스톤 당겨버리면 진짜 아프단 말야. 근데 변백현이 그냥 해보래서..했다가, 싸맞을뻔. "아으으, 야 이번엔 진짜,진짜.. 빨리 빼봐." "많이 아파? 그러게 안한다니까.." "옆에 앉아봐, 가르쳐줄게." 변백현이 알콜솜으로 대충 문지르더니 옆에 앉으라고 탁탁 치는거야. 난 죄인이니까 얌전히 앉았지. 선반에서 새 주사 꺼내서 입으로 포장 북북 뜯더니, 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행동 마즘..무튼 뜯어서 내 손에 쥐어주는거야. 근데 내가 겁먹고 두번은 못찌르겠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 내 손 끌어다가 자기 팔에 갖다 댔어. "여기, 여기. 알겠어?" "어..모르겠는데." "여기가 오케이고, 여기는 안되는거고. 모르겠어?" "너는 딱 보면 보이는데, 혈선 안보이면 힘들어." "그러니까 느낌으로 찾아봐, 여기랑.. 여기, 알겠어?" "어,어. 다른것 같아." 내 손 포개잡고 차분하게 잡아주는데 사실 떨려서 집중 더 안됨. 덜덜..내가 긴장해서 손 차가워지니까 손이 왜이렇게 차냐고 두손으로 포개고 문지르는데 얼굴 벌게지고.. 그거보고 변백현이 그렇게 좋냐고 웃는거야. 그리고 나서 내 손에 주사기 들려주면서 혼자 해보라는데..!내가 계속 망설이니까 괜찮대 계속..그래서 눈 딱감고 변백현이 일러준대로 찔렀어. "어..어, 덜 들어갔나?" "잘했어, 잘했어. 조금 더 넣어봐." "으..안아파?" "괜찮다니까." 저러면서 내 손 잡고 꾸욱 누르는데 진짜 신기한거야. 나는 다른사람 찌르는건 잘해도 내 팔은 절대 못찌르거든. 사실 남이 내 피뽑아줄때도 못쳐다봐..근데 이건 내 동기들도 다들 그랬어. 근데 변백현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꾸욱 밀어넣더라고. 그리고 나서 해보라길래, 쫙 당겼더니 피가 쑥쑥 뽑혀. 흐흥 기분 좋아져서 웃었더니 변백현이 내 머리 문질문질 해줬어. 머리 헝클어졌는데 기분좋아서 암말도 안했어. "이제 할 수 있지?" "음..근데 또 까먹어, 니가 알려준거." "잘 기억해. 또 혼나면 혼나." "나 그럼 두번 혼나라고?" 변백현이 걷었던 소매 내리는거 보는데 아까 내가 잘못찔렀던 팔이 완전 시퍼런거야. 그래서 팔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니까 변백현이 엄청 아픈흉내 내면서 징징거리는거야. "아, 진짜아프다. 엄청. 죽을 것 같아." "..뭐해줄까." "말하면 들어줄거야?" "어.." "자기야, 나 그럼.." "뭐?" "자기야, 나.. 그럼.." "빨리 말 안하면 무효된다." "자기야..나..나..그럼.." "자기야 해 달라고?" "응. 매일 매일 그렇게 불러주면 안돼?" "싫어어, 나 그런거 잘 못해." "아 왜, 김종대 예전 여자친구는 잘만하던데!" "그건 김종대고." "나 김종대가 여자친구랑 통화할때 자기야하는거 진짜 부러웠단 말야, 딱 하루만. 안돼?" "하루?" "응..대신 내가 부를 때 응,자기야. 이렇게 해주기." 내 표정 점점 썩어가는데 변백현 혼자 신나서 계속 조르는거야. 내가 애정표현 진짜 안하는 스타일인거 나도 아니까, 미안해서 하루는 괜찮겠다 싶었지. 사실 변백현이 고등학교때 잠깐 여자친구 사귄 적 있었는데, 그때도 여자친구랑 자기야여보야 별 짓을 다했었거든. 원체 성격이 애교많은 성격이니까. 내가 살짝 고개 끄덕이니까 신나서는 이따보자하구 나가는거야. 오늘 하루는 변백현 피해다녀야지 생각하면서, 나도 일하러 갔지. 데스크 앉아서 눈알빠지게 차트정리하다가, 교수님 회진돌러 올라오셨길래 얼른 따라붙었지. 물론 쩌리 인턴인 변백현도. 졸졸졸 쫓아다니면서 열심히 받아적는데 변백현이 자꾸 툭툭 치는거야. 바빠 죽겠는데 건드니까 신경질나서 째려봤더니 그 눈 동그랗게 뜨고 깜빡깜빡하는 표정을 짓더라고..그래서 볼펜으로 이마 툭 쳤지. 그때 갑자기 교수님이 인턴,하고 부르셨어. 변백현 깜짝 놀라서 네, 네? 이러니까 환자가 거즈불편해한다고 교체해주고 나오라는거야. 어차피 마지막 환자였거든. 그래서 나랑 둘이 남아가지고 거즈 가는데 솔직히 변백현이 다 해서 내가 할건 없었어. 항상 변백현은 나랑 둘이 뭐 할때마다 자기가 다 하려고 하거든. 그냥 내가 궂은일 하는걸 눈뜨고 못보는 스타일이야. 거즈 교체 하고 나오는데 변백현이 내 이름을 부르는거야. "왜?" "왜라니? 그게 대답 끝이야?" "그럼?" "너 아침에 했던 약속 잊었어?" "아..아,응. 자기야..?" "왜 자기?" "니가 불렀잖아, 싸이코자식아." 결국 내가 주먹으로 배 치니까 아프다고 징징대면서 졸졸 쫓아오더라. 그래도 저 소리하나에 좋다고 헤헤거리는거 보니까 좀 미안해지기도하고..내가 먼저 성큼성큼 가버리니까 변백현이 탁탁 뛰어서 내 손목 잡았어. "너 다섯시 퇴근이지? 요 앞에서 저녁먹을까?" "어, 너도 오늘 퇴근해?" "응. 이제 슬슬 신입 인턴 들어오면 나도 2년차된다." "그래봤자 인턴이지, 퇴근도 눈치보면서 하고. 어느세월에 레지를 다냐.." 변백현은 그래도 좋다고 실실 웃으면서 이따 저녁에 정문에서 기다린다고 손 흔들고 갔어. 그리고 퇴근할 때 되서 아이스팩 하나 챙겨서 나갔지. 사실 아까 손목 잡았을 때 변백현 팔에 멍이 손목까지 내려왔더라고. 쟤가 멍이 잘 퍼지는 타입인가, 괜히 미안해지게. ㅡ 오랜만이예요 너무너무ㅠ..ㅠ제가 죄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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