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island - 마중
※ '* * *' 표시가 나오면 현재 또는 과거로 시상이 바뀌어 전개됨을 알려드립니다.
"..... 금방... 온다고 했잖아.. 왜... 왜... 여기 누워 있어"
목소리가 다 갈라지고 쉬어서 잘 나오지도 않는다. 덜덜 떨리기 까지 해 내 목소리는 볼품 없이 공기 중에 흩어졌다.
눈을 감은 채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는 그녀에게 그 어떤 말을 해도 대답할것 같지 않았다. 심장 박동수는 점점 느려졌고 나는 다급했다.
뽀얀 피부에 까만 머리, 큰 눈망울. 모든게 예쁘다 그녀는. 제발 일어나서 나에게 괜찮다고, 나 괜찮다고 말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제발..
잠시 뒤 간호사가 와서 수술에 들어간다며 수술실에 그녀의 침대를 끌고 들어갈 때 나는 마치 그녀를 다시는 볼 수 없는 마냥 울었다.
그녀가 수술실에 들어가고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수술이 막막하고 초조하고 걱정되어 대기실 의자에 털썩 앉아 있었다.
전화기가 수도 없이 울렸지만 받지도, 보지도 않고 옆 의자에 던져놨다. 땀에 절은 얼굴을 마른 세수를 하고 복도를 이리저리 돌아다녀 봐도 진정이 되질 않았다.
모니터엔 그녀의 이름이 뜨고 옆에 수술중이라는 붉은 글씨가 쓰여 있다. 떨리는 두 손을 맞잡고 떨림을 감추려 해도 도저히 감춰지질 않는다.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봤다. 아까의 그 설레임 가득한 표정은 온데 간데 없고 울고 싶어하는 표정만 역력하다.
얼굴의 물기를 털어내고 다시 수술실 앞으로 와 복도 벽에 기대어 섰다. 아까 부터 물어 뜯던 엄지 손톱은 이미 닳아 없어진지 오래 였다.
습관적으로 고개를 들고 모니터를 보니 수승중단이라는 글씨로 바꿔있다. 아까 간호사가 신신당부 하던 말이, 사형선고 하듯 하던 말이 불연듯 떠오른다.
'수술은 적어도 4시간은 걸릴거예요. 4시간이 넘어가면 수술은 잘 되었다는 뜻이구요 4시간이 안되서 나오면 수술이 잘 못 된겁니다.'
시계을 바라보니 수술 시작한지 이제 막 2시간이 넘어간 시간. 온 몸의 힘이 풀리고 탄력 좋은 고무줄을 당기고 당기다가 어느 순간 툭- 하고 끊어진 느낌.
곧 수술실의 문이 열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피투성이인 그녀가 나왔다. 간신히 눈을 반절 쯤 뜨고 날 보며 환하게 웃는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흥민아...."
"그래 나 여깄어.. 나 여깄어"
"나 어떡해... 니.. 니 데뷔 경기도.... 못 봤다...."
"그깟게 다 무슨 소용이야!"
"....고마..웠어.... 흥민아.... 사랑해"
그녀의 눈에서 맑은 눈물이 흘러나왔다. 울었다, 나도. 처음으로 보인 내 눈물에 그녀는 울지 말라고 힘이 없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줬다.
그녀는 이내 눈을 몇 번 깜박이더니 나와 눈을 맞추고는 눈을 감아 버렸다. 믿기지 않았다. 그녀를 흔들었다. 힘 없는 몸뚱아리가 흔들린다.
내가 흔드는 바람에 그녀의 손이 툭- 하니 침대 밑 쪽으로 떨궈졌다. 그제야 느껴졌다, 그녀가 죽었음을.
의사가 정확한 임종 시간을 말하며 흰 천을 덮으려 했다. 믿기지 않았다. 악을 쓰며 의사에게서 흰 천을 빼앗아 던져버렸다.
아직 죽지 않았다고, 좀 있으면 일어날거라고 쓸데없는 소리를 하며 의사와 간호사들이 혀를 끌끌 차게 했다.
결국 다른 간호사에 의해 그녀의 온 몸에 흰 천이 덮어지고 그대로 그녀의 간의 침대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멀어지는 그녀를 잡지 못하고 몇 걸음 걸어가다가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내가 아끼는 축구화 스터드가 다 깨지고 망가진게 눈에 들어왔다.
마치 그녀 같았다. 버스 탄다는 그녀를 말리기만 했었어도... 그녀의 죽음이 마치 내 탓인것 같아 한참을 간호사와 의사들이 지나다니는 복도에 주저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힐끗 힐끗 쳐다보며 혀를 차고 지나가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체념 했다는듯 한숨만 쉬며 지나갔다.
그녀의 부모님, 친구들, 친척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 장례식. 그녀의 부모님과 일가 친척들은 날 마치 살인자 취급하듯 바라봤다.
풀물이 잔뜩 든 축구복을 입고 땀에 쩔어 꾀죄죄하게 서 있던 나에게 어서 꺼지라고 말하는듯한 눈빛. '그 날'에 난 살인자가 되었다.
몇 일 후 난 꿋꿋하게 또 장례식에 참여했다.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죽을 만큼 죄송하다고,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용서를 바라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팔짱을 끼고 날 노려보며 서 있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날 외면하며 영정사진만 멍하니 바라봤다.
3일 내내 죄송하다는 말만 하다가 결국 장례식은 끝이 났다. 모두들 내가 그녀를 죽인것 처럼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그녀와 내 국가대표 데뷔를 맞바꾼것일 수도 있다. 그녀가 살아 있을 때도 난 그랬으니까.
내 욕심에 그녀를 놓지 못하고 그녀를 괴롭혔으니까. 결국 나는 내 꿈과 그녀의 목숨을 맞바꾼것이다.
결국 여주가......ㅠㅠㅠㅠㅠㅠ 이번 망상은 8편이 마지막이구요, After story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내일이 이 망상의 마지막편이 올라오겠네요... 아휴 아쉽네요... 비록 이상하긴 했지만요ㅠㅠㅠㅠ
마무리 인사는 내일 하도록할게요! 오늘 부터 하면 너무 슬프니까.....ㅠㅠㅠㅠ
저 이 글 쓰고 바로 다음 망상 쓰러갈거예요!!!ㅋㅋㅋㅋㅋ 무슨 내용인지, 어떤 선수인지 궁금하시죠?ㅋㅋㅋㅋ 비밀입니다~
Thanks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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