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나는 전에 내가 살던 집으로 이사를 했다 물론 정말 오랜만이라 한 10년만? 그 때문에 아는 친구도 뭣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사를 한 덕분에 학교와는 거리가 멀어져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지각을 서서히 하게 되어 버렸다. 내 의지로 지각을 한 건 절대 아니다 버스 시간은 멋대로니 적응이 안 되었을 뿐이다. 차차 적응했을 땐 2학년이 지나 3학년이 되었다 그런데 이사를 오고 나서 학교 가는 길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같이 탔을 때 처음 보았던 그 남자애가 잊혀지지 않았다. 왼손에 깁스를 한 그 남자애 처음엔 그냥 호기심이였다 ‘아 손 불편하겠다’ 그 후에는 관심이 되어 버려 점점 등굣길이 아닌 남자애에게 적응이 되었다. 그 남자애가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추려고 일부러 집에서 늦게 나와 지각을 했었던 적도 있고 또 하굣길에는 예상외로 빠르게 오는 남자애 덕에 항상 내 발걸음은 빨랐다 정류장에 네가 안 보이면 몇 번이나 버스를 보내고 너랑 같이 타려고 했는지 넌 가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3학년이 되어서 같은 동아리가 되었다 같은 아파트에 같은 학교, 작년엔 체육 시간이 같았고 이번엔 같은 동아리라니 여기에 동갑이였다면 공통점 많네 하면서 좋아라 했을 나 였다
그 애는 겉모습만 보면 나와 동갑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한 살 어린 2학년이란다 솔직히 조금 충격이였다 연하라면 쳐다도 안 보던 나였지만 연하처럼 안 보이는 그 애라면 뭐든 좋았다
시간이 점점 지나니 내 스스로가 인정을 해 버렸다 '내가 정말 그 애를 좋아하나 보다...' 까지 생각을 마치니까 정신이 팔렸다. 어디에? 어떻게 하면 그 애와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직접 물어보는 건 정말 용기가 안 나서 동아리 담당 선생님에게 물어봤다 친해지지 못한 애들이 많아서 그런데 이름표를 줄 순 없냐고 그 이름표를 하루 넘게 기다려서 얻었다 중요한 건 이름표를 받아도 그 애가 누군지 알 턱이 없었다 우선 우리 동아리는 남자가 적으니 남자 이름을 걸러내 보았다 2학년만.
2-1 권순영
2-4 김민규
2-4 전원우
2-6 최승철
2-5 이석민
우리 학교는 고등학교지만 과가 나눠져 있다 그것도 과끼리 같은 층 예를 들어 1층 게임기획학과, 2층 연극영화과, 3층 패션디자인과 마지막으로 4층 실용음악과. 그래서 등교할 때 그 애가 몇 층으로 가는지 보았는데 2층으로 갔다 2층은 연극영화과로 연영과는 1반부터 4반 까지다 결론은 권순영 김민규 전원우 중에 한 명이라는 거지 근데 그 애가 동아리 시간에 보면 항상 옆에 친구가 있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는 같은 반 친구와 같은 동아리에 왔다는 걸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민규 전원우 중에 한 명이다.
웃기게도 난 정말 사랑에 빠졌나 보다 내가 원래 페이스북을 안 하는 일명 문찐이라 불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애 때문에 페북을 다시 깔고 계정도 만들었다 그리고 아주 철저하게 사람 찾기에 김민규를... 이럴수가 우리 학교 김민규가 없었다 이런 결과를 생각치는 못 했다 그 덕에 난 점점 불안했다 이러다가 내가 못 찾고 영영 말도 못 건채 졸업하게 될까 봐 답답했다 저번에 보니까 여자 애들이 그 애한테 말을 많이 걸던데 아... 난 한 번도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괜한 열등감에 벽을 퍽퍽 발로 차 봤다 그래 내 발만 아프고 내 마음만 아팠다
허탈함을 안고 전원우를 쳐 봤는데 전원우 드디어 나왔다 하지만 내 눈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연애중?
설마 나 지금 임자있는 애 건든거니? 이 생각이 마치고 타임라인에 있던 프로필 사진을 얼른 확인해봤다
다행히도 내가 찾던 그 애가 아니였다 전원우는 내가 좋아하는 그 애의 옆에 있던 친구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애 이름은 김민규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그 애는 김민규였다. 2학년 4반 김민규
그리고 다짐을 했다 내일부터 마주치면 김민규를 계속 쳐다 볼 거라고 서로 눈이 마주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