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생긴 사람을 찾아달라,이 말씀이십니까."
"부탁하네,도무인.워낙에 급한일 아닌가,"
"대가는 뭡니까."
"……내 후생을 걸지."
"좋습니다. 언제까지 준비해드려야됩니까?"
"빠를수록 좋구."
"……알겠습니다."
"일이 전부 다 끝나면,이곳에서 다시 만나지."
왕이 된 여인
w.우체국
:01:
"야 지훈아!"
"……여기가 니네 집이냐? 왜 막 들어,"
"됐고, 소주 하나 까라."
"……또 뭔 일인데."
"닥치고 소주나 까라."
"하……."
아무 대책도 없이 이지훈 집에 쳐들어갔어. 집 비밀번호야 뭐, 맨날 지 생일이니까.
무작정 이지훈 집에 들어가서 가방 내려놓고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아서 소주 까라고 짜증내니까 이지훈이 한숨 푹, 쉬더니 냉장고에서 맥주랑 소주랑 꺼내오더라.
'또 뭔 지랄인데.' 한심스럽다는 표정과 비속어는 덤이었고.
"……일단 마시자."
일단 마시고 보자면서 소주고 맥주고 막 퍼마셨어. 지훈아 내가 널 술로 망하게 하겠다,는 심정으로.
그렇게 몇 병째 퍼마시니까 혀고 몸이고 막 꼬이더라. 그래도 더러운 기분은 떨쳐지지 않더라고.
"또 취해서 내 침대에서 퍼질러 자지 말고 적당히 마시지?"
"……."
"야."
"어! 놰가! 뭐가 구뤟케 못 났냐고!"
"…또 시작이야……."
"야 지훈아. 나 정도면 진쫘 괜찮취 않냐?"
"……."
"얼굴도 이뻐, 성격도 뭐,어?! 구뤟게 파탄났냐 내가? 어?!"
"몰라서 묻는거냐……."
결국 거하게 취하고 말았지 뭘…….
내가 이지훈한테 막 술주정 부리면서 내 성격이 그렇게 안 좋냐고 칭얼대니까 몰라서 묻는거냐면서 한숨 쉬면서 얼굴 쓸어내리더라.
하지만 니가 몸서리를 치든 말든 난 내 술주정을 계.속.한.다.★
"큽……,하……, 누나 알바 짤려쒀."
"……또냐."
"아니이, 지훈아. 내가 뭐, 그래 뭐 성격?! 좀 안 좋다쳐!"
"좀이 아닐텐데."
"그래도 알바는 짜르면 안 되는거지이!"
"병신아, 니 때문에 손님이 끊기니까 그렇지."
"아…큽…구뤈과……."
맞아…ㅅ,사실 손님이 요새 좀 뜸하긴 했지만…….그게 나 때문이라는 증거 있냐고?
나도 내가 성격 좀 거지인거 인정해. 좀이 아니라……,그래 좀 많이.
아 그래도 알바를 갑자기 짜르면 그건 좀 아니지. 안 그래?
그렇게 한참을 투덜투덜댔어. 내 인생투정하느라 한 시간은 훌쩍 넘긴 것 같았고 지훈이는 불쌍하다만
알 바 짤린게 억울하니까 또 내 성격은 왜 이런지 억울하고 그러다보니까 내 인생이 억울해서 아무리 투덜대도 답답함은 여전하더라.
그렇게 인생주정이 두 시간이 넘어버렸고...☆
이지훈이 정말 칼로 찌를 기세길래 안주 있냐면서 화제를 돌렸어.
'미친놈이,진짜.' 이지훈이 또 욕을 막 하면서 청포도 사탕을 갖다주더라.
에이, 어차피 해줄거면서 욕을 할 건 또 뭐람.
"지훈아. 청포도사탕을 술안주로 삼기엔 좀 누추하지 않니?"
"……."
"치킨이라도 한 마리 사주는게?"
"그럴거면 니가 사 처먹어,"
"어어어, 와 사탕 너무 맛있겠는걸!"
정말 총으로 쏠 기세인 지훈이의 눈빛과 '죽여버린다'라는 말을 모른체하고
청포도 사탕을 하나 까서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는 척하면서 얼른 내 입속에 집어넣었어.
그러니까 지훈이가 죽여버린다는 말을 뚝 그치더라.
아……근데, 지훈이의 말만 끊긴 것 같지 않았어.
감았던 눈도 떠지지 않았고,
팔다리도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어.
그러다 내가 설마 지금 가위에 눌린 건가, 생각이 들더라.
아……,하다하다 청포도사탕 먹다가 가위 눌리냐,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순간 눈이 떠졌어.
'가위 풀렸다!' 하는 힘찬 함성과 함께 내 눈 앞에 펼쳐진 건,
……사극에서만 보던 왕들이 있던 방.
그리고 그 방에 한복을 입고 누워있는 나.
*
오 맨……. 대체……,이게 뭔…….
상황파악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어.
누워있는채로 눈을 뜨고 나서, 사극드라마에서만 보던 왕의 방의 천장이 떡하니 보였고, 내 손을 들어보니 내가 화려한 한복을 입고있었고,
'아악!'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보니 내 앞에 한 남자가 조그만 상에 턱을 괴고 앉아서 날 바라보고있었고.
'내가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도 못 하자 그 남자가 심드렁한 턱을 괸채 말했어. '깼어?'
"아아아악!……,읍,"
"쉿쉿, 조용조용. 밖에 사람들 다 들어요."
"음므!!! 으쁘!!!! 섈르즈!!!!"
"아기씨. 사람들 다 듣는다니까."
"으그 므흐는그으!! 으드으!! "
"야. 조용히 해."
Aㅏ…….
oh닥침oh
니가 그렇게 무섭게 정색하고 조용히 하란다고 해서 내가 가만히 입 닥치고 있을꺼야.
내가 놀라서 와악-소리 지르니까 그 남자가 화들짝 놀라서 한 손으로 내 목덜미를 잡고 다른 쪽 손으로는 내 입을 막더라.
그리고 문 쪽을 쳐다보면서 밖에 사람들이 듣는다고 조용히 하랬는데……, 응 조용히 했어.^^
초면에 야,라고 해서 좀 짜증났는데 그 남자 옷 입은 거 힐끔 보니까 높은 사람 같아서 그냥 시키는대로 했어.
왜, 사극에서는 빨간 옷 입으면 높은 사람이잖아.
겨우 진정을 했어. 심호흡 하면서 진정을 좀 하니까 그 남자가 내 입에서 손 떼더니 큼, 목을 가다듬고 말하더라.
"나는 정한이에요, 윤정한. 이 나라의 영의정. 그리고 여황제의 스승. 그냥 영의정이라고 부르면 돼."
"……."
"잘 알지는 모르겠는데 높은 사람이고. 아기씨 너랑 친했……,질 예정. "
"……."
"아기씨 니가 원했건 안 원했건 간에 니가 온 이 곳은 조선이고,"
"허어업……,조오오서어언-!"
"쉿. 내 말을 좀 들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꿈인 것 같지, 응."
"오 하나님……."
"잘 들어. 이건 꿈이 아니야. 아기씨 니가 직접 겪고 있는 현실이고, 겪을 수 밖에 없어."
저 남자가 뭐라 지껄이는지……난 1도 모르겠고……꿈인 것 같고……집에 가고 싶고……에이취유쥔넌너무잘생겼고……랩도 잘 하고……
아니 이게 아니고, 저 남자의 말에 의하면 지금 여기가 조선이라는 거지.
저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는 영의정에다가, 이름은 정한.
그리고……, 여황제의 스승?
조선에 여황제가 있었나. 아무래도 이 조선이랑 내가 아는 조선이랑 다른 것 같더라.
아, 너무 혼란스럽기만 했어.
판사님 전 그저 이지훈이 주는 청포도 사탕을 먹었을 뿐인데 갑자기 조선에 와서 한복을 입고 영의정을 만나고 있군요……,네…….
그럼 저 현실의 나는, 그니까 이지훈이랑 같이 있던 현실의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대로 쓰러져있을까, 아니면 지금의 나와 그곳의 나는 따로 행동할까?
내가 갑자기 사탕을 먹고 눈을 뜨지 않아서 이지훈이 놀라진 않았을까?
……아니면 그 곳의 시간은 멈춰있나.
"궁금한 것이라도 있는지."
"어……,조선에 여황제가 있어요……?"
"……어어, 그게 너였어."
"……네?"
"아 정확히는, 너랑 똑같이 생기신 분."
이지훈이랑 같이 있던 나는 지금 어떻게 됐는지 생각하느라 멍을 때리니까 정한이 질문 있는지 물어왔어.
뭐라도 질문해야겠다 싶어서 여황제가 있냐 물어봤더니 웬걸, 그 사람이 나랑 똑같이 생겼다네.
아하~이거 증말 꿈도 뭔 병신 개같은 꿈을 꾸네~^^* 웃겨버려~어이없어버려~
내가 웃기지도 않다는 듯이 팽,코웃음 치니까 정한이 갑자기 내 양 팔을 꽉 잡고는 정색하고 말하더라.
"아기씨. 너 잘 들어."
"……."
"많이 놀랐을 거 알아."
"……."
"이건 나랑 도무인 한 명, 그 둘이서 몇일 간 밤새 고생해 꾸민 일이라구."
"……."
"여황제폐하가 편찮으셔, 옥체가 많이 상하셨어. 정사도 제대로 못 돌보실 정도로."
그 후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너무 놀라워서 우스울 정도였어.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 조선은 내가 아는 그 조선과는 다른 조선인 것 같았고, 이 조선에는 여황제가 있었어.
그 여황제가 너무 아파서 정치를 못하니까 똑같이 생긴 나를 데려왔다고,
대접은 황제와 똑같이 해줄테니까 그저 자신 말만 듣고 따라달라고.
자신이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 어떻게 돌아가야하는지 묻지 말고 며칠만 있어달라고, 여황제가 돌아오면 무사히 보내주겠다고.
"아기씨 너를 이 곳으로 데려올 수 있었던 건, 도무인이 도와줘서 그런 거고."
"……."
"도무인을 쉽게 말하면, 무속인 같은 거."
"……."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주면 돼. 이런 상황에선 어찌 할지, 저런 상황에선 어찌 할지 내가 다 알려줄 터이니."
미칠 듯이 고민이 됐어.
안 쪽 허벅지 살을 정한 몰래 꼬집어보니 안 깨는 것이 정말 꿈은 아닌 듯 싶었어. 믿기 싫고 믿기지도 않지만 정말 현실이구나.
……그럼 이제 남은 건 내 결정 뿐이지.
지훈이와 함께 있을 또 다른 나도, 이지훈도, 그 곳에서 내가 알던 모든 사람들이 내가 사라졌다고 난리가 날 지는 모르지만,
날 여기로 데려온게 정한과 도무인 한 명, 그 둘 뿐이면 난 그 둘 아니면 돌아가지 못 해.
만약 이 일을 거절한다고 해도 정한이 순순히 내가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줄 것 같지도 않았고.
결국 해보기로 했어.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니까 정한이 환히 웃더라. 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고맙다고 연신 말해대는 걸 보니까 좀 매력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엄마아빠 미안, 지훈아 미안, 내 친구들아 미안.
……난 여기서 여황제 놀이 좀 하다 갈께.
"꼬마 아기씨. 아니, 여황제폐하."
"……."
"우리 잘해보자."
따르릉 택배 왔어요 |
안녕하세요 택빼입니다. 소재는 다른 작가님께 물려(?)받았고 글은 제가 쓰고 있씁니다. 암호닉 항상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ㅅ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