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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변우석 더보이즈 세븐틴
심(心) 전체글ll조회 934l 2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손으로 흘러내리는 소프트콘 아이스크림과 다른 손에 들린 하드바.

행복감과 불안감이 섞인 내 옆 누군가의 눈빛,


조심스레 잡아오는 기분좋은 서늘한 손


그런데, 그 후는? 그 뒤의 기억은 왜 없지?





꼬꼬마였던 어린 날들의 기억은 나에게 항상 이런 식이었다. 희미하고, 흐릿하고, 아지랑이처럼 드문드문 보이는.






센티멘탈 다이어리

-아무것도 타고나지 못한 나와 당신에게













I. 맑디맑은 바다 밑의 존재라고 믿었던 나의 기억들은








"이리 와."

"더어어업! 다아아아!"

"닥치고 이리 오라 했다?"

"구구구구구구! 구구구구구구!"

"아 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석민에게 욕을 한껏 날리며 바닥을 제외한 연무장 전체를 얼려버린 승철은 침 모양의 얼음화살을 인정사정 없이 석민에게 날렸다. 아! 형! 아프잖아! 팔에 한껏 박힌 뾰족한 얼음들이 팔에 박혔는데도 말과는 달리 아프지도 않은지 무심하게 그것들을 쑥쑥 뽑아낸 그는 목검도 내던지고 바닥에 발라당 드러누웠다.





"와, 듀얼러 나타나면 이 아카데미의 회장 자리도 형한테 그대로 있을지 장담 못하겠는데?"

"......"

"고대 문헌을 봐도 그들의 능력치는 거의 무한대라고 봐도 무방했어. 근데 형은 아직 가이드도 못찾은 채 힐러들의 처치로만 버티잖아."

"......"

"빨리 가이드 찾아서 각인해. 절차상으로 복잡해서 그렇지, 형네 집안 힘이면 A급 가이드 정도는 끌어오는거 일도 아닐 거 아니야."

"......"





석민의 옆에 무서운 표정으로 털썩 앉은 승철은 아무 말이 없었다. 자신의 것일 줄 알았던 훗날의 센터장 자리와 졸업 때 까지 쓸 수 있을 것 같았던 회장의 특권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듯이 느껴졌다. SS급, 그러니까 최상급 센티넬인 그는 이 때까지 센터의 요직을 독점해 온 몇개의 가문들 중 하나의 자제였다. 그래서 조금 재미없지만 자신의 인생이 평탄대로일 줄 알았다. 남들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남들보다 더 높이 올라갈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부승관, 학교 안 탐지기가 한창 수업 중일때 터졌다고 했지?"

"응. 이번에 새로 온 중국어 선생인 펑 사부가 그랬어."

"그럼 그 시간에 교실에서 나간 애 알아봐. 에스퍼던 노멀이던 다 모조리 리스트 뽑아."

"...뭐하려고?"




서늘한 한가운데서 유일하게 땀에 적은 푸른색 도복 상의를 벗어 던지며 승철은 승관에게 대답도 하지 않고 나가버렸다. 최상급 센티넬들만 쓸 수 있는 연무장에는 긴장감과 적막감이 맴돌았다. 권력구도의 중심이던 회장부터가 흔들리고 있었다. 뭔지 모를 한 사람때문에.






.

.

.







  태민은 느릿하게 학교를 훑었다. 그놈의 센터가 제일 애지중지하는 미래의 일개미들을 모아 놓으신 곳이니, 한번쯤 살펴봐줄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머릿속에 자만심과 오만함이 가득 들어있는 그 센티넬과 가이드 꼬맹이들의 얼굴들은 자신이 한 번 손 봐주고 나면 고분고분하게 바뀔 것이리라. 장난스런 얼굴로 신분증을 경비에게 거의 내던지다시피 전해주고 학교의 정문을 넘은 그는 다시 임무에 대해 생각했다. 듀얼러를 찾아 보호하고 센터로 데려와라.



 SS급 센티넬과 가이드의 능력치로도 터뜨리기 어려운 감지기가, 그것도 두 대가 수업시간에 동시에 터져 나갔다면, 분명 발현이 늦게 된 녀석이 지금 이 학교에 재학 중인게 분명한데, 전교생 몇백명을 전부 다 샅샅이 헤집어 보는 건 질색이었다. 차라리 북한놈들 기밀보관소에 침입하는게 낫지. 선생들의 협조를 받아 교무실에서 학생들의 리스트를 쭈욱 훑는 그는 어느 순간 투덜거림을 멈추고 눈에 이채를 띄었다.





"오호, 집안이 다 에스퍼(센티넬과 가이드를 합쳐 부르는 말)인데 본인만 노멀?"





ㅇㅇㅇ. 노멀이지만 머리 하나는 타고나서 선택하는 과목 족족 다 1등을 해 드신다는 알고보면 귀한 집 아가씨란다. 그러고 보니 매우 낯이 익었다. 순둥순둥한 눈망울에 자그마한 얼굴. 누굴 분명 닮았는데...





오빠가... 최민호?? 내가 아는 그 최민호?? 최민호??

가족관계를 기입하는 란에 적힌 자신의 원수같은 동료의 이름을 보고 태민은 순간 경악할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싸고 돌던 여동생이 얘였냐???!!!'





흥미진진해졌다. 센터에서 그렇게 입에 달고 살던 말인 '우리 막내 밥 챙겨주러 가야하는데...' 의 주인공을 만약 자신이 센터로 데려간다면 그 놈 성격에 뒤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이야기겠지. 오, 예스. 맞던 아니던 간에 센터로 데려가기는 해야겠네. 어제 안그래도 대련에서 져서 짜증났는데 오늘 엿좀 먹여야겠다. ㅇㅇ의 반으로 걸어가는 태민의 발걸음마다 푸른빛의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 주인의 기분은 잭의 콩나무처럼 자라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

.

.






"이번에 수학여행 어디로 갈거야?'

"난 제발 정재현이랑 떨어져보고 싶다. 그러니까 제주도나 해외로 도피를 선택하겠어."

"야, 진짜 이때만큼은 노멀로 태어난게 감사하게 느껴진다니깐."

"하긴, 걔네들, 잠깐 눈팔았다가 망명이라도 해봐, 진짜 국가적 손실이잖아."





수학여행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 법적으로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육지를 벗어나 섬에라도 가게 되면 절차가 엄청 복잡해지는 에스퍼들에 비해 노멀들은 제한이 없어 매우 선택지가 다양했다. 여섯 명만 넘으면 여행을 어디에나 신청할수 있었으며, 학교가 국립이고 명문인만큼 수학여행비도 전액 지원되었다. 그러므로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던 재현과 유타, 민규, 승관, 승철에게서 잠깐이라도 해방되고 싶던 ㅇㅇ에게는 이번이 최고의 기회였다. 시발, 존나 자유롭고 싶다. 자신의 옆에 스물 네 시간 거의 붙어있다시피 하는 재현을 반도에 남겨놓고 자신은 훈남 중국어 교사인 펑 사부를 꼬드겨 자기 조의 인솔자로 만든 다음 여섯에서 일곱 명끼리만 모여 선생님의 고향이라는 상해에서 야경을 보는거다. 오, 할렐루야. 이렇게나 좋을수가.





"박수영, 우리 상하이 콜? 야, 나 저번학기때 1등하고 아빠가 선물로 힐튼 상하이 스위트 숙박권 줬잖아. 그거 이번에 쓰자. 거기서 보는 야경 존나 끝내줄것 같지 않냐?"

"...야, 오늘따라 왜 이리 이뻐 보임? 콜!콜!콜콜콜콜콜! 개콜!"

"아, 행복해서 기분 째질 것 같다. 정재현이랑 최승철은 경주나 고작 많이 가 봐야 부산의 땡볕 아래에서 센터 욕을 한바가지 하고 있을 테지만 나는 럭셔리한 해외여해... 악!"

"우리를 떼 놓고 가시려고? 시스터, 그건 안 될 말씀! 내가 학생회에 한 마디만 하면 넌 어짜피 부산행이야."





어디있다가 나타난 것인지 뒤에서 헤드락을 약하게 건 승철은 곧 버둥거리는 ㅇㅇ를 풀어주고 이내 볼을 꼬집어 당겼다. 그스끼야! 이쁘장한 얼굴에서 나오는 욕은 듣기도 싫다는 마냥 이제는 입술을 살짝 꼬집어 그녀의 입술을 오리모양으로 만든 그는 자신의 동생에게 만족스럽다는 눈길을 날렸다. 아, 빨게졌잖아! 눈에 살짝 어릿어릿한 습기를 머금고 자신에게 투정 같은 화를 내는 그녀의 볼에 얼음송이를 띄워 급히 대 주었다. 자기 딴에는 무섭게 째려보는 눈빛이 귀엽기만 하다. 승철은 자신이 첫째인 민호처럼 빨리 태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쌍둥이라서 거의 매일 일상을 함께하지 않던가.





"우리 동생, 오빠 몰래 상해로 도주를 하려 했겠다?"

"겨우 30분 먼저 세상빛 본 주제에 무슨 오빠 타령이야. 꺼져. 나 펑 사부 꼬시러 갈거야."

"난 펑 사부는 반대다. 선생님이랑 싸우다가 폭주하는 한이 있어도 난 허락 못한다."

"어이고, 궁예도 참 저질스럽게시리. 인솔 교사 필요해서 가는 거거든?"

"소용 없어, 넌 이미 부산행이라니까?"

"으, 너나 부산행 하시고 좀비 되세요! 제발 그래라~~"





자신을 놀리고 교무실 문이 보이자 쏙 들어가버린 여동생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승철은 얼굴에서 미소를 거뒀다. 여동생에게 옅게 묻어있던 가이딩 기운. 낯설지만 익숙한 기운에 승철은 닫힌 문 앞에 서서 자신의 손만 떨리는 눈빛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십 몇년전에 사라진 줄만 알았던 힘, 그 힘이 자신의 동생 주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그 때 그 일 때문에 자신과 형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던가. 그리고 막내는,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저 아이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최승철, 전화했으면 빨리 말해라. 형님 바쁘다."

"...형,부탁 하나만 하자."

"무얼?"

"형 힘으로는 할 수 있지? 학교에 배치된 가드들 싹 다 S급으로 바꿔 주고 TEAM SHINE 중에 한 명만 책임자로 보내 줘. 아니, 그냥 형이 와."

"갑자기 왜?"

"그 녀석이 다시 나타났어. 그리고 들었겠지만 학교에는 누군지 모를 듀얼러가 있고. 상황이 좋지 않아."

"...... 그 녀석??"

"응. 십 년 전에 폭주했던 그 녀석."





자신이 왜 집안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지도 모르는 채 마음에 온통 생채기를 내고 꿋꿋이 웃으며 살아왔다. 더 이상 저렇게는 둘 수 없었다. 사랑만 받아야 할 어린 시절이 누구때문에 저렇게 곯아썩었는지 승철은 똑똑히 기억했다. 살아남았으리라고는 짐작했지만, 이렇게나 겁 없이 자신의 구역으로 기어들어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그동안 방심하면서 산 건이 후회가 되기 시작한 승철은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와 교실에서부터 같이 걸어 온 정한은 그런 승철의 모습에 다소 의외였긴 했지만 곧 표정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있었다.







감정 좀 다스리는 건 어때? 그게 센티넬의 제일 중요한 덕목인건 알잖아?"

"......"

"연무장으로 돌아가 있어. 나 교실에 들려야 할 일 있으니까."






어둡게 가라앉은 승철의 등을 툭 하고 친 정한은 이내 할 말을 마치고 뒤돌아서 걸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의 입꼬리에 걸려있던 미소는 그 상황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여유롭고 느긋해 보이는 아름다운 얼굴에는 그 미소와 함께 경멸과 증오가 승철이 시야에서 사라진 후 더해졌을 뿐이었다. 옥색 빛이 눈동자에 살짝 빛났다 사라졌고, 그가 바라본 창문밖의 산자락은 여름인데도 눈으로 뒤덮였다.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놓고 그것을 만족스레 응시하던 그는 무언가 묘하게 들뜬 기분처럼 보였다.






"어? 야! 윤정한! 마침 잘 만났다. 나 눈좀 뿌려주라! 더워! 더워더워!"

"ㅇㅇㅇ, 넌 아주 날 에어컨셔틀 눈셔틀 빙수셔틀로 부려먹지?"

"아이, 능력도 있으신데 능력기부도 좀 하고 삽시다. 최승철은 아직도 가이드가 없어서 막 부려먹을수가 없단 말이다!"

"...펑 사부는 설득했고?"

"응! 근데 선생님이 제주도 가고 싶으시다고 제주도 갔다가 상하이 가면 안되냐고 그랬어. 그래서 내가 알겠다고 했구."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너도? 너 센티넬 아니었어?"

"나 자치구역 영주권자잖아. 여행 제한 없어."

"...맞다... 그래! 뭐 센티넬 하나 있으면 든든하고 좋지! 근데, 네 가이드는?"

"...어...음...괜찮아. 이 주 정도는 가이드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아."

"그럼 콜! 근데, 정재현이랑 최승철한테는 너도 우리랑 같이 간다고 이야기 하면 안돼! 알겠지?"

"알았어, 알았어."






자신의 옆에서 신난 듯 조잘조잘 떠드는 자신의 친구를 이따금씩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아카데미의 복도를 걷는 정한은 여름을 그대로 느끼는 기분이라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떠나는 제대로 된 여행이었다. 그리고 그 여행 후에는 분명 행복하기만 하리라.







아카데미는 오늘도 어김없이 번잡스럽지만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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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작가님 제가 다음편을 얼마나 기다리는지 말 안해도 아시겠죠!!!!!!!!!!!!!!!!!!!!!! 브금도 글도 흥미진진해요 여주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듀얼러는 누굴까요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2
허류 뭔가 브금도... 의미심장하고 뭔가 큰 일이 생길것같은 느낌...! 잘 보고갈께요!
8년 전
비회원84.190
우와우와 앞으로 풀어나갈 여주의 과거와 발현되고 나서의 일들과 아직 나오지 않은 수많은 등장인물들, 다 너무 기대되네요! 이 세계관자체가 탄탄하게 잘 짜여진것 같아요! 근데...5개월전 글이라니...ㅠㅠ무슨 일 있으신거 아니겠죠? 다시 돌아오시는거 맞겠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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