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셤실
그는 살짝은 초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지 않고 무작정 달려 그에게 안겼다.
나는 팔을 감아 그의 허리에 둘러 얼굴을 상체에묻고 그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은 채 무례하게 펑펑 울어버렸다.
<추워. 춥고...춥고.......슬퍼.. 아무리 행복하다고 지껄여봐야 남는건 주변사람들의 냉소뿐이야. 살고 싶지 않아요.
금방이라도 저기 절벽으로 떨어져서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나는 울부짖으며 그의 옷자락을 꽉쥐었다.
그는 아무런 반응없이 나를 안아주기만 할뿐, 나에게 '미안해. 더이상 떠나지 않을테니 울지마.','아니야. 넌 충분히 행복해. 내가 있잖아' 같이 위로하는 말 조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더욱 초조해진 것을 그에게 나타내려고 하듯 무릎을 덜덜떨기 시작했다.
<왜...왜그러는 거에요?> 나는 눈물이 나는 것을 애써 참고 또박또박 말을 해보려고 하지만 목이 메어 더이상 그에게 말을 걸 수없었다.
이것조차도 설마 그가 나에게 마법을 건걸까? 그는 그의 코트로 내 몸을 감싸고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나와 함께 갔다는 건 아니었다.
그는 잠시동안만 나를 감싸준뒤, 그 혼자 그 장소를 떠났다. 나는 울음조차 안날정도로 이 상황이 이해가 안갔고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게 다 누구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내가 김원식이라는 사람만 만나지 않았어도.
내가 바람을 가르는 공기소리를 느끼지 않고 천천히 뛰었더라도.
앞을 보고 걸어갔더라도.
아마 이런 일이 일어날 틈을 보이지 않게 했었더라도.
정말 싫다. 세상이 싫다. 죽고 싶다. 근데 죽는건 너무 참혹하잖아. 특히 아프게 죽는건 정말 싫다고. 아직 이룬것조차 하나 없는데.
나는 다시 쏟아지듯 내리는 함박눈을 맞으며 한참동안을 그곳에서 주저앉아서 눈물흘렸다.
이게 다 진부한 스토리의 꿈이었으면.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단편소설의 절정이라면.
차라리 그랬으면.
꿈이었으면.
이제 밤이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발이 떼어지지를 않는다. 이제 난 집에가서 뭐하지.
또 어김없이 도서실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거짓말하고. 오늘은 다른 방법으로 푸는 공식에 대해 자세히 배웠다고 자랑하겠지.
하지만 정작 나에게 남은건 하나도 없는걸.
<수학문제를 푸는 공식은 얼마든지 알고 있어. 하지만...미칠듯이 꼬이고 묶여버린 인연을 푸는 공식은 어디도 존재하지 않는것 같아.>
생각해보니 그랬다.
<항상 모두가 나를 향해 올곧게 서있다고만 생각했어. 아니- 사실 난 모두가 나를 향해 올곧게 서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거였어.>
나는 하염없이 중얼거렸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서있지만 모두 같은 곳을 쳐다본다는 말은 전혀 진실이 아니야.
모두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는 건 다들 다른 곳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는 거겠지.
이제 정신차려야한다. 나에게 남은 동기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이미 충분히 느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행동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나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차가운 돌덩어리가 필요할까? 아니면 따스한 비단이 나를 감싸주기를 바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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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후하 당황하심 안되는데...8ㅅ8 하긴 이 소소한 글거리는 그냥 물마시듯 후루룩 지나가주셔도 됩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글.....'ㅅ'//
독자분들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언제나 항상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