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dozer
3.
- 저기, 누나….
- 아, 어?
- 아가 선생님께서 이거 작성하고 교무실로 오시라고….
무기력하게 책상에 볼을 맞대고 있다 머쓱한듯 주춤거리며 나의 얼굴 옆에 종이를 올려놓는 반 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민망한 마음에 고개를 바짝 쳐들고 머리를 긁적이는데 안경을 쓴 아이가 놀랐는지 몸을 움찔이다 떨어찔듯 아슬한 안경을 고쳐썼다. 얘가 반장이었나…. 전학 온 첫 날 나를 교무실로 데려다줬던 아이인 것 같아 잠깐 인상을 찡그리고 바라보다 내 시선에 한 걸음 뒷걸음질 치는 아이에 다시 몸을 뒤로 젖혔다. 괜히 미안하네. 시력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난시가 심해 멀리 있는 걸 볼 때면 습관처럼 미간을 찌푸리는데 초면인 사람들은 10명 중에 9명 꼴로 나를 오해하곤 했다. 그런 게 아닌데. 반장이 더러 오해를 할까 싶어 종이 한 장이 교과서라도 되는 듯 받아들어 열심히 읽었다.
- 고마워. 근데 혹시 이거 여기에, 뭐라고 적어야 되는지 알아?
'네? 아, 거기는요….' 잠시 당황했던 반장도 나의 질문에 금새 허리를 숙여 나의 눈높이에 맞추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착하네. 자퇴하기 전의 학교 생활에서도 원체 공동 생활은 하지 않았기에 설문지 작성이라든가, 팀 활동이라든가 하여튼 누군가와 어울리는 활동에 대해서는 젬병이었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그때와 영 딴판이지만. 아무래도 20살이 넘어가자 설렁설렁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겼던 학교에 미련이 생겼는지 이제와서 나이 좀 들었다고 느즈막하게 학교를 착실하게 다니자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제대로 따라주질 않아서 그렇지, 나름 나의 결심은 강했다. 그런 나에게 이렇게 친절히 도움을 주는 아이들은 오예이자 땡큐였다.
아, 그럼 여기는 그냥 선생 비위 맞춰가면서? 나의 툭 던진 질문에 반장이 두어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대충 물어볼 건 끝났는데, 이 대화를 어떻게 끝마무리해야 하지.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한 나는 눈치를 살폈다. 덩달아 반장까지도 눈동자를 도르르 굴리기 시작했다. 씨발, 어쩌지? 이럴 때 어떻게 하는지 아무도 안 가르쳐줬는데. 가만히 생각하다 저 멀리서 긴 생머리의 한 여학생이 제 친구에게 고맙다며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저렇게 하는 건가. 나는 억지로 입꼬리 한 쪽을 올렸다. '고, 고맙….'
- 자리를 비운 내가 존나게 잘못한 건지, 아니면 지 주제도 모르고 처 날아다니는 똥파리 새끼가 잘못한 건지.
- 지, 지민아….
- 좆도 모르겠으니까 지금 여기서 꺼져줬으면 좋겠는데.
내 말이 틀려?
박지민의 마지막 물음에 반장은 허둥지둥 제 자리로 사라진다. 개 같게도 오늘도 교우 관계 형성은 박지민 덕분에 거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오늘을 계기로 반 아이들의 시선은 따가움+1, 불편함+1 업그레이드 되었다, 좋지 않은 쪽으로. 몇 초 되지 않아 금새 정적이 자리잡은 교실 안은 신경쓰지도 않는지 박지민은 내 앞자리의 의자를 돌리더니 내 쪽을 보며 앉는다. 뒤 따라온 김태형 또한 내 옆 책상에 엉덩이를 붙인다. 꺼져줬으면 좋겠는 건 너네들이고. 하아….
- 누나, 다른 새끼들 앞에선 입꼬리 올리려고 하지도 마요. 알았어?
'와, 누나 방금 그거 웃으려고 한 거였어요? 나는 사람 하나 죽이려는 건 줄 알았지.' 살벌한 박지민의 말 뒤로 깐족거리며 들려오는 김태형의 말에 기분이 팍 상했다. 나름대로 웃으려고 한 건데, 그게 그렇게 별로였나. 억지로 올라가게 한 한 쪽 입꼬리를 손 끝으로 더듬으며 제 자리를 찾아간 반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내 볼을 한 손으로 가뿐히 잡아 아프지 않게 힘을 주어 제 쪽으로 돌린 박지민이 입꼬리를 만지고 있는 내 손을 잡아내린다. '다른 새끼들 앞에서 웃지 말라고 했지, 찐득하게 쳐다보라고 하진 않았는데. 그것도 이렇게 예쁜 짓 하면서.'
- 자, 쉬는 시간 끝났다. 자리들 앉고.
박지민의 마지막 말을 들은 김태형은 입을 손으로 가린채 능글맞게 웃으며 선생의 소리에 제 자리로 돌아갔고, 옆에서 안절부절하고 있던 내 짝꿍은 그제서야 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교우관계 형성은 개뿔. 붕괴만 안 돼도 다행이다, 개새끼들아. 한숨을 쉬며 칠판 옆에 붙여진 시간표를 힐끔 보고 국어책을 올려두는데, 앞에 앉은 박지민이 몸을 돌리지 않는다. 교탁 앞을 쳐다보자 막대기로 교탁 위를 탁탁 치던 선생도 그쯤하면 됐다 싶었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뒷통수를 달랑 보이고 있는 박지민을 무시한채로 분필을 잡고 수업을 시작한다. 이 좆고딩은 도대체 얼마나 꼴통이었길래 들어오는 선생들마다 이런 반응이야.
- 앞에 봐.
옆의 짝꿍도 부담스러워 계속 끙끙대고, 무엇보다도 뜨거운 시선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내가 너무 부담스러워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데시벨로 말하자 박지민이 빠지지 않는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의자 등받이에 팔을 올리고 그 위에 얼굴을 기댄다. '싫은데요, 누나.' 제 딴에는 눈치를 보는 것과 같은 나의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따라 제 목소리의 데시벨을 줄인다. 너 재밌으라고 이러는 거 아니거든, 씨발.
나 혼자서 피해를 받는 것 같았으면 무시하면 그걸로 끝인데, 그게 아니니까 문제인 거다. 전학 온 첫 날 내 자리가 정해지자마자 그 옆자리로 제 가방을 던진 박지민은 마치 원래 자기 자리인 마냥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고, 나는 그런 박지민의 가방을 들어 원래 박지민이 앉아있던 자리, 제 자리로 손수 옮겨주었다. '네 자리, 여기.' 손가락으로 콕 찝어 말한 나를 본 박지민은 못본척 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필통을 구경했고, 나는 박지민이 나를 돌아볼 때까지 망부석마냥 5분동안 그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딱 5분이 지날 때쯤 박지민은 못 이긴다는 듯 두 손을 들고 제 자리로 돌아왔고, 다시 가방을 들고는 내 앞자리로 향했다. '그럼 앞자리는 괜찮죠? 뭐, 누난 앞에서 볼 때가 제일 예쁘니까.' 쓸데없는 말은 재량으로 스킵하고 앞자리면 아무런 지장이 없을 거란 생각에 고개를 대충 끄덕였고, 정확히 10분 뒤에 나는 내 생각이 확실히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수업시간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아니, 자각하지 않는 박지민은 매시간마다 제 몸을 돌려 나를 보기 바빴고 그로 인해 죄 없는 내 짝꿍만 소리 없이 벌벌 떨고 있어 전혀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나 또한 공부는 무슨, 연필 하나 잡기도 어려웠다. 그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지민은 낭창히 앞자리에 앉아 시선이 우연이 마주칠 때마다 나를 보며 웃기만 할 뿐이다.
- 왜. 집중 안 돼요? 왜 자꾸 멍 때려, 귀엽게.
… 가끔씩은 말도 건다.
*
- 저, 선생님. 아까 반장이 가져오라고 한….
- 아, 그래, 이름아. 그거 여기다 두고 가면 돼.
- 네, 알겠습니다.
- 아, 잠깐만. 이름아.
조심스럽게 설문지를 책상에 두고 나가려는데 나를 붙잡는 선생의 목소리에 뒤를 돌았다. 그러자 나는 안중에도 없이 노트북을 열정적으로 두드리고 있던 선생이 제 앞의 간이의자를 툭툭 친다. 앉으란 뜻인가. 느릿느릿 선생 앞으로 걸어가 의자에 앉자 급하게 서랍을 뒤지던 선생이 저 깊숙한 서랍 안 쪽에서 커다란 청포도 알사탕 하나를 꺼내 내 손에 쥐어준다. 이러니까 진짜 애새끼 된 거 같잖아. 잠깐 미간을 찡그렸다 풀고는 사탕의 의도가 궁금해 고개를 들고 선생을 바라봤다.
- 저, 이름아, 그게 말이야.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요즘 우리 반에서 하도 얘기가 많이 나와서….
'너랑 지민이 있잖니…?' 어려운듯 빙빙 돌려가며 말문을 여는 선생의 말을 손을 모으고 잠자코 들었다. 듣자하니 원래 수업시간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박지민이 복학생이 온 뒤로 매 수업시간에 빠지지 않게 되었고, 수업도 듣지 않으면서 집중을 할 수 없게 방해를 한다며 반 학생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선생이 나를 앉혀놓고 말할만큼 심각했는 일인가 라는 생각에 사탕을 만지작거리며 허공을 바라봤다. 뭐, 방해가 됐긴 했지만 딱히 선생한테 말할 정도까지는…. 뭐, 워낙 내가 주변에 관심이 덜 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선생의 말이 끝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서 말인데….'
*
복도를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지나치던 학생들이 나를 보며 수근거린다. 그들 입에서 나오는 '박지민', '김태형' 소리에 대충 감이 오기에 아까 선생이 줬던 청포도 알사탕을 입에 털어넣었다. 스트레스 받을 땐 당이나 챙겨야지. 입에 넣으니 생각보다 더 큰 알사탕에 혀로 이리저리 굴리며 그 크기를 줄이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내 어깨 위에 낯선 팔이 걸쳐진다. 다시 말하지만 낯설다. 나는 절대 박지민에게 익숙해지지 않을 거다. 인상을 쓰고 뒤를 돌자 역시나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을 걸고 있는 박지민의 얼굴이 보인다. 웬일로 그 옆엔 김태형 대신 전정국이 붙어있었다. 아파트 주민. 전정국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힐끗 전정국을 바라보자, 박지민이 잠깐 얼굴을 굳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웃어보인다. 가끔 보면 무섭다니까.
- 이 자유분방한 눈을 어쩔까, 응?
아까 그러했듯 내 볼을 한 손으로 움켜쥐는데, 오른쪽 볼 안쪽을 한가득 차지하고 있었던 알사탕때문에 박지민의 손이 살짝 빗겨갔다. 입을 앙 다물자 안에 있던 알사탕이 튀어나갈듯 내 볼을 밀어냈다. 그걸 보곤 큭큭거리며 웃던 박지민이 알사탕이 들어 딱딱해진 내 볼을 쿡쿡 찔렀다. '나중에 커서 사탕 공장이나 세울까요, 나?' 실없는 말에 쿡쿡 찔리던 알사탕을 다른 쪽 볼로 밀어넣으며 박지민을 째려보곤 몸을 돌렸다. 모든 일의 원흉이다, 박지민은. 쉬는 시간은 5분 정도 남아있었다. 빨리 가야지 옮기든가 말든가 하지.
평소완 달리 발걸음이 빠른 나의 뒤를 여유롭게 따라붙은 박지민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허리를 살짝 숙여 내 얼굴을 살폈다. 전정국은 어디로 갔는지 박지민은 혼자였다.'볼 툭 내밀고 뚱해있으면 나 귀여워서 미쳐요, 누나.' 부러 내 시선을 마주하려고 보이는 행동인 걸 알기에 더더욱 얼굴을 피하며 반으로 들어가자 알듯 말듯 나와 박지민에게로 시선이 모인다. 박지민은 그걸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건지 문 앞에서 멈춰선 나를 가볍게 툭 밀어낸다. '왜 안 들어가고 그러고 서 있어.' 이 새끼 은근슬쩍 또 말 깐다. 결국 반 아이들의 시선에 몰려있던 집중이 박지민에 의해 흐트려졌고, 나는 내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 어? 누나 뭐해요? 자리 옮겨?
- 그럼 뭐, 내가 다시 자퇴할까봐?
- 그럼 내가 못 따라갈까봐?
- 아니, 내가 병신인 줄 아니?
어떻게든 따라 앞자리를 차지할 너를 내가 모르겠냐. 고개를 살짝 젓고는 교과서가 몇 개 들지 않은 책상을 두 손으로 번쩍 들어올려 1분단 맨 끝자리로 향했다. 그리 멀지는 않은 자리라 힘은 들지 않았다. 제 옆에 책상을 쿵 놓자 놀란 아이가 어깨를 들썩이고는 뭐냐는 듯 나를 올려다 본다. 뭐긴 뭐야, 비키라는 거지. 귀찮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다 알면서 왜 저러는 건지 모르겠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말까지 꺼내야 되잖아, 내가.
- 비켜. 선생한테 말한 거 너인 거 다 아니까 굳이 변명할 생각은 말고. 번거롭잖아.
애초부터 시선이 꼬롬하니 느껴지긴 했었다. 수업시간만 되면 나와 박지민을 흘겨보기 바빴고, 저번엔 도를 넘어 숙제로 냈던 내 수학 교과서를 중간에서 가로채기도 했었다. 내가 나이를 똥으로 처먹은 줄 아나. 나이 먹을수록 느는 게 눈칫밥인데. 박지민한테 개기긴 무서우니까 만만한 나한테 수작을 부린 거다. 잘못은 박지민이 다 처 했는데, 씨발.멍하니 나를 보고 있는 아이에 비키라는 뜻으로 고개를 휘저었다. '곧 있으면 수업 시작한다. 너 좋아하는 수업 열심히 들으려면 좀 빨리 비키지?' 조용한 분위기 속 늘어지듯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에 당황하던 아이가 금새 교과서가 가득해 무거운 책상을 들고 쭈뼛쭈뼛 자리를 옮긴다. 그제서야 빈 자리가 된 공간에 내 책상을 밀어넣었고, 끽 소리를 내며 끌린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 와, 우리 누나 무섭네.
- ….
- 지금 존나 섹시한 거 알아요?
저 병신이…. 박지민은 흥미롭다는 듯 나와 책상을 옮기고 있는 아이를 번갈아보고는 웃어댔다. 시끄러운 복도와 반대로 고요한 분위기의 교실 속 박지민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렸고, 아이들은 눈을 굴려가며 분위기를 파악하기 바빴다. 교우 관계 그딴 거 다 집어치울래, 씨발. 그냥 학교 이딴 거 조용히만 다니고 싶다, 조용히만. 그래, 내가 언제 평화로운 걸 바랬다고. 한숨을 쉬곤 책상 위에 팔을 얹어 턱을 굈다. 그런 나를 농밀히 관찰하던 박지민이 시선을 마주쳐왔다.
- 뭘 봐. 빨리 처 오기나 해. 다 알면서 그러고 있는 거 모를 줄 알아?
내 말에 박지민은 언젠가부터 빠지지 않는 키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언제나와 같이 홀쭉한 제 가방을 어깨에 걸친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누나랑 짝꿍, 그거 하게 생겼네. 고맙다?' 제 뒷자리로 자리를 옮긴 여자 아이의 어깨를 기분 나쁘게 툭툭 두드린 박지민이 가뿐하게 내 옆자리로 걸어왔다. 때문에 의도치 않게 내 옆자리에 자리하고 있던 아이가 허둥지둥 책상 위로 올라와있는 교과서를 제 가방으로 집어넣는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아이가 괜히 피해를 입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해져 몸을 일으켜 책상 위에 올라와있던 교과서 하나를 아이에게 건네는데,
- 아, 미안. 존나 실수.
- … 야.
- 그러게 자기 물건은 자기가 챙겨야지, 친구야. 어?
나에게 건네받아 가방 속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던 교과서는 박지민의 의도적인 손짓으로 인해 교실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 씨발. 인상을 찡그리고 위를 올려다보자 평소 나에게 보여주던 미소보다 인위적인 웃음을 짓고는 얼굴을 들이미는 박지민이 보였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옆의 아이의 입에서 조그만한 목소리가 나왔고 박지민은 얼굴을 굳히곤 그 쪽을 내려다봤다. 너는 내 아래에 있다는듯 무참히 내려다보는 모습에 간담이 서늘했다.
- 아, 씨발. 체육은 나만 싫어해~ 어? 우리 반 분위기 왜 이래? 뭐 재밌는 일 있어? 어?
일순간 굳었던 반의 분위기가 큰 소리가 나게 문을 열어젖힌 김태형의 눈치 없는 발언에 깨졌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아이들은 저마다 수근거리기 시작했고, 옆자리에서 짐을 챙기던 아이는 부리나케 박지민의 원래 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책상에 제 가방을 내치듯 올려놓고는 가볍게 내 옆자리에 앉은 박지민이 입꼬리를 씨익 올리곤 속삭인다. '좆같네' 가끔 얼굴이 굳고는 내 앞과는 다른 모습과 분위기를 풍기는 박지민의 모습은 조금, 아주 조금 무섭다.
- 어, 짐나. 자리 바꿨어?! 누나도 바꿨네요?! 아싸, 내 뒷자리.
- 결국 내 옆에 앉을 거, 뭣하러 버텼어요.
- ….
- 아, 둘이 내 말 맛있어요?! 씹는 거예요, 지금?
옆자리에 앉아 턱을 괴곤 나만 바라보는 박지민의 시선은 부담스럽고, 앞에서 몸을 돌려 앉아 우리에게 쨍알쨍알대는 김태형은 시끄럽다. 나 진짜 자퇴 안 하고 학교 끝까지 다닐 수 있을까. 나 자신이 심히 걱정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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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을 이렇게 많이 신청해주시다니 … 진짜 너무 감사드려요. (__) 늦게 찾아온 저에게 이런 선물을 주시다니 진짜. 감덩 머거써영. 8ㅅ8 앞으로 암호닉을 단 댓글을 달아주시면 제가 발벗고 달려가서 환영해드리겠습니다 헿 앞으로 더더 열심히 불도저로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쑤ㅖ여! 독자분들 소리 벗고 팬티 질뤄!!!!!!!!!!!!!!! 헿 ※ 불도저는 유교과와 비슷(?) 하게 짧게 짧게 에피소드 형식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다소 짧더라도 요, 용서해주세요... ※ 여주는 자퇴를 하고 3년이 지났으니 현재 21살입니다. 현실과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빙의글이니, 소설이니, 하고 둥글둥글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