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능글따윈 버린 오글거리고 소심거리는 학원물 현성
" 성규야! 같이 가자! "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큰 목소리에 성규가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옆 반 우현이었다. 어…, 어, 그래….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 성규가 뛰어오는 우현을 기다리며 괜히 가방끈을 한 번 꾹, 눌러 잡았다. 아아, 어쩌지…, 사실 우현과 성규는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우현은 성규의 불알친구인 호원의 같은 반친구였고, 셋이 한 번 급식을 먹은 적이 있으나 그뿐이었다. 성규는 자연스레 어색해질 분위기에 땅을 바라보며 신발 앞코로 애꿎은 잔디바닥만 헤쳐놓았다. 그사이 우현은 성규의 앞에 도착해 무릎을 짚으며 숨을 골랐다.
" 기다려줘서 고마워. 어느 쪽으로 가? "
헥헥거리며 자신과 눈을 맞추며 묻는 우현에 공연히 얼굴이 붉어진 성규가 바라보던 땅에서 시선을 떼어 우현을 바라보며 자신이 사는 아파트이름을 말해주었다. 우현은 다행이라는 듯 웃으며 저도 같은 쪽으로 간다며 성규와 발걸음을 맞춰 걷기 시작했다.
사실 우현의 집은 성규의 집과 반대쪽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우현은 왠지 모르게 이 하얀 소년과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었다. 둘만의 시간을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비록 자신의 친구의 친구로 만났으나 서로에 대해 알아 나갔으면 좋겠고,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면 하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로 자신의 집으로부터 더 멀어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미련하게도.
그렇다면 성규는 어땠는가하면, 성규도 사실 이 하굣길이 싫지만은 않았다. 호원에게 소개를 받기 전에도 사실 성규는 우현을 알고 있었다. 점심시간마다 운동장에 나와 땀을 흘려가며 공을 쫓는 모습을 따라 시선을 옮긴 적도 있었다. 자신보다 키가 약간 작지만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운동 신경, 또래답지않은 의젓함, 훈훈한 이목구비, 사실 우현의 어느 하나 성규의 동경심을 사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함께 걷는 이 길이 괜히 설레는 것이, 성규는 그저 동경심에서 생겨난 호감이라고만 생각했다.
" 벌써 너희 집에 다 왔다. "
" 어…, 그러게. "
" 오늘 같이 와 줘서 고마웠어. 나도 이제 집 거의 다 왔다. "
" 내가 더 고맙지, 니가 집까지 데려다준건데. "
" 어? 그렇네! 성규야, 그럼, 고마우면, "
" 응? "
" 나 전화번호 좀 알려주라. 카톡할게! "
2. 남우현 질투에 눈이 멀어 바리케이트 강화하는 리얼물 야성현
" 이호원, 너 뭐하는 짓이었냐고 물었어. "
" ……. "
호원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저가 리더형을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몇 년을 함께 생활하고 연습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형을? 그래서 몰래, 쥐새끼마냥 자는 모습을 보고, 그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고? 당연한 일이었다. 호원이 입을 벌리고 무어라 말할 수 없었던 것은.
" 하, 제발 무슨 말이라도 좀 해 보라고! "
우현의 계속되는 다그침에도 호원은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그리고 호원에게로 우현의 화살같은 말이 쏟아졌다.
" 그래, 무슨 말이든 못하겠지, 이해해. 근데 이거 하나는 알아둬라, "
" …, "
" 성규형은 내 꺼야. 너같은 새끼는 손도 못 대게, 아니? 꿈도 못 꾸게 만들어버릴거야. 알아 들었어? 다시는 니 손에 성규형 머리털 끝하나도 닿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거라고. "
말을 끝으로 우현은 옥상문을 쾅, 닫고 내려가 버렸다. 우현이 옥상에서 빠져나간 뒤에도 호원은 그 자리에 서서 우현의 말을 곱씹었다. 옥상에 홀로 남은 호원의 뺨을 세차게 내리치는 겨울바람처럼 호원의 머릿속도 점점 차게 식어갔고, 모든 것이 흐트려졌다. 재빠르게 돌아가는 호원의 머릿속에서 내린 결론은 하나뿐이었다. 우현이 저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 그 마음의 방향 또한 같다는 것. 그 방향이 성규라는 것. 호원은 싸늘하게 굳어버린 손끝을 꾹ㅡ 눌러가며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옥상문을 열었다.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다른 멤버들이 깨지않게 조용히 현관문을 닫은 호원의 귀에 옥상에서 자신을 몰아세우던 것과는 다른 목소리 하나가 들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목소리의 주인은 같았으나 그 분위기, 내포된 감정들이 전혀 달랐다. 그것은 마치 자다 깬 연인의 잠투정을 들어주는 것처럼 달콤했고, 온화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다른 목소리. 그것은 호원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다고 생각하는 그것이었다.
" 으응…, 우현아, 어디 다녀왔어? "
" 아니야, 왜 깼어? "
" 아니, 니가 없어서, 근데 우현아 너한테서 바람냄새 나…. "
" 하하, 바람냄새가 뭐야. 나도 한 번 맡아보자. "
" 있어, 그런 거…. "
열려진 문틈 사이로 호원은 보았다. 칭얼거리는 성규와 그를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달래주는 우현을. 그리고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매서워지는 우현의 눈빛과 그의 입모양 역시 보았다.
봤지?
3. 알콩달콩 서로 좋아 죽는 동성
" 동우야ㅡ, 얼른 씻고 와! 니가 좋아하는 김성규표 닭볶음탕했어! "
" 와! 형 정말! "
서둘러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 동우가 푸짐한 밥상과 그 가운데에 놓인 닭볶음탕을 보며 감탄을 하기 시작했다. 우와ㅡ, 이거 진짜로 형이 한 거 맞아? 직접한 비쥬얼은 이렇게 나올 수가 없는데, 형! 요리사해도 되겠다! 내가 애인하나는 잘 뒀다니까?, 동우의 오버스러운 칭찬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평소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동우의 말에 맞장구쳐주었다. 그럼! 누구 애인인데! 완전히 접혀 반달이 되어버린 눈과 웃음으로 쑥 올라간 광대뼈를 사랑스럽게 보던 동우가 성규를 마주보며 미소지었다. 형, 너무 이쁘다….
" 그걸 이제야 알았어? 자, 식겠다! 얼른 먹어 봐! "
" 응, 응! 아, 진짜 맛있겠다! "
성규의 호들갑스러운 말에 동우가 그제서야 수저를 들었다. 밥을 한 술 입에 넣고, 성규가 밥그릇에 놓아준 닭다리 한 입을 맛 본 동우가 식탁 옆으로 쓰러지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형! 너무 맛있어! 우리 회사 그만두고 닭볶음탕집이나 할래? 장사 하루만에 맛집 될 것같은데! 성규는 역시나 감격스럽다는 투로 정말? 정말? 하고 물었다.
" 응! 휴ㅡ, 정말 형은 나에게 너무 과분한 사람같애…, 요리도 잘하고, 얼굴도 이쁘고, 돈도 잘 벌어오고, 집안일도 잘하고…. 못 하는 게 뭐야? 응? 없지! 맞지! "
" 아, 정말 부끄럽게! 자꾸 그럼 나 진짠 줄 안다! "
" 진짠데 뭘ㅡ, 아 형때문에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 "
" 나도, 나도 동우때문에 너무! 행복해! "
성규가 볼을 붉히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동우는 그런 성규를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오늘도 피곤한 일과를 마치고 하교를 하던 옆집 중학생 성종이는 생각했다.
어휴, 저 연애버러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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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드릅이예영~,~ 저는 아마도 조각밖에 못 쓰는 고자손인가 봅니다..ㅁ7ㅁ8 음, 하나하나에 코멘트를 덧붙히자면 1번을 쓰는데 저는 손이 오그라들뻔했습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 겨울이 되서 더 쉽게 오그라들듯 합니다 가정내에 고데기는 하나씩 있으시져?ㅎㅎ 그리고 2번째는..음..예전에 그드릅1일때 쓰던 야성현내용과 이어지는 부분이예요! 남우현 유치해 쥬금ㅜ.ㅜ불쌍한 호원이.. 이것도 역시 뒤를 못 잇겠어.. 그리고 대망의 3번째 저는 동성을 처음 써봅니다. 사실 제가 태어나서 처음 쓴 글이 그드릅1 야성현이예요! 두번째가 저번 그 현성 조각..이래서 고자손인가봅니다ㅎㅎ 여기서 성규가 만든 닭볶음탕은 사실 오늘 제 저녁입니다. 이걸 올리고 먹을 생각인데..하..벌써 8시 14분..여러분 저녁 맛있게 드셨져?^.ㅠ..
그럼 여러분 안뇽~,~ 다음 조각 때 돌아올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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