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흔살 아저씨랑 연애한다
w.1억
카페에서 일하는데 집중이 너무 안 됐다.
"아가씨!"
잠깐 아저씨 생각을 하다가 손님이 나를 부르는 걸 듣지도 못했다. 죄송하다며 고개만 꾸벅이다가도 손님이 없으면 또 한숨부터 나왔다.
나랑 대화하는게 그렇게도 싫을까? 잠깐이라도 나와 마주치는 게 싫은 것처럼 보였다. 한순간에 나는 아저씨와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된 것만 같았다.
아저씨가 나와 대화 자체를 하기싫어하는데 나는 이럴 땐 어떻게해야될까 아무것도 모르겠다. 기다리기만 하다가 아저씨가 헤어지자고하면 어쩌지 계속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야."
"…네?"
"세 번이나 불렀거든?"
"…엇 언제왔어?"
"걱정돼서 와봤어."
"……."
"곧 끝나지?"
"……."
"잠깐 얘기해."
"…마음은 고맙지만 됐거든."
"너 말할 사람도 없잖아."
"……."
"나한테 화를 내던, 억울하다고 짜증을 내던 하라고."
"……."
"얌전히 저기 끝에서 기다릴테니까. 마감하면 얘기해."
괜히 울컥했다. 그래도 제일 편한 게 이도현이기도한데.. 아저씨가 싫어하기도하고 애인이 있는데 남사친이랑 저렇게 만나는 건 말이 안 되니까.
근데 또 나는 마감을 하고선 커피 한잔 들고 이도현에게 건네주며 그 맞은편에 앉아보인다.
"아까 아저씨한테 다녀왔어."
"……."
"나는 열심히 미안하다고 내 상황 알려주는데.. 아저씨는 나랑 눈도 맞추기 싫어하더라."
"……."
"얘기하기 싫대. 나 아저씨 그러는 거 처음봤어. 물론 화나는 건 알겠는데.. 실망한 것도 알겠는데. 나한테 정떨어진 것 같아.. 이제 나 아저씨랑 좋아질 수는 없겠지?"
"……."
"솔직히..정말 솔직히 말해서.. 나도 너무 억울하거든?"
내 말에 이도현은 한참을 말없이 있어주었고, 내가 눈물을 꾹 참는 걸 본 이도현이 날 똑바로 보며 말했다.
"나였어도 화날 거야. 네가 억울하다는 일도 남자친구분이 당장 공감해주기도 힘들지않을까 싶기도하고.."
"……."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혼란스러워서가 아닐까."
저 한마디에 바로 나는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봤더니 싫어졌다-가 아니라 혼란스러웠다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렸다.
그래도 슬픈 건 슬픈 거였다.
"나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오빠 이렇게 찾아오는 거.. 너무 고마운데.. 내 얘기 들어줘서 너무 고마운데.. 부담스러워."
"……."
"아저씨한테 큰 잘못하고 있는 것 같고.. 기분이 이상해. 아저씨가 싫어하는 걸 아저씨 기분 안 좋은데 또 뒤에서 이러고있는 게.. 죄짓는 것 같아."
"……."
"너도 내가 걱정돼서 온 거일 텐데. 나도 나 힘들다고 다 떠들어놓고 이렇게 말해서 미안해."
"네가 왜 미안하냐. 찾아온 건 난데.."
"……."
"네 입장 생각 안 하고 막 찾아와서 미안해."
우리는 그렇게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오늘 새벽부터 비 많이 온다더라."
"……."
"데려다주고싶었는데. 너무 큰 욕심같네."
"……."
"간다."
저 말을 끝으로 카페에서 나가버렸고 기분이 더 이상해졌다.
새벽부터 온다던 비는 내가 집에 가는 길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카페에 있던 우산을 쓰고선 집까지 걸어가는데 괜히 아저씨랑 같이 찍은 사진도 보고..
아저씨한테 보낸 카톡도 다시금 보았다. 아직도 안 읽었네..
"밥 안 먹어?"
"…응."
엄마는 내 눈치를 보았다. 어제부터 기운도 못 내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다음 날 일어나서 움직이지도않고 방에서 나오지도않으니 엄마가 방에 들어와 소리친다.
"너 왜 그러는데! 밥이라도 먹어야될 거 아니야!"
"……."
대답도 안 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으니 엄마가 이불을 들추며 소리쳤다.
"왜 그러냐ㄱ.."
"엄마.."
"…너 왜 울어."
"……."
엄마한테는 우는 모습 보이기싫었는데.
"남자친구한테 잘못을 했는데."
"……."
"연락이 안 와."
처음이었다. 엄마한테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이는 게. 그것도 남자친구 때문에 우는 것이 처음이라 엄마는 당황한 것 같았다.
그럼 엄마는 내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란 듯 했지만 그것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
"연락 안 온다고 그렇게 하루종일 울고 밥도 안 먹을 거야? 일어나서 밥 먹고! 찾아가서 빌던가 해야될 거 아니야."
"……."
"일어나! 밥 먹어! 얼른!"
"…안 먹어."
"한끼도 안 먹을 거야? 어제부터? 어??"
"……."
"일어나. 더도말고 한숟가락만 먹어."
그렇게 나는 힘겹게 일어나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는데.
"한숟가락만 먹으라니까 두공기를 먹네..."
엄마가 날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아니 막상 먹으니까 또 맛은 있는데... 또 흐어어엉하고 울면 엄마가 나를 한참 바라보다 말한다.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술마시고 그냥.."
"뭐든지 술마시고 싸우면 술마신 사람이 잘못한 거야."
"……."
"만나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야."
"어?"
엄마가 뭐하는 사람이냐며 무심하게 물어봤고, 나는 그런 엄마를 빤히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고갤 돌렸다.
"…미련한 짓 하지 말고."
"……."
"계속 그렇게 울고있는다고 뭐가 달라져?"
엄마는 마치 내가 남자친구가 있었던 걸 알기라도 했다는 듯 날 보고 작게 웃었고, 나는 괜히 힝-하고 장난스러운 소리를 내어보았다.
이시연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사과도 받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왜 그랬냐고 따지고싶었지만 들어도 화가 풀리지 않을 거면 굳이 얘기를 나누고싶지 않았다.
무슨 일이던지 일을 크게 만들고싶지 않아서 피해다니는 나였기에 지금은 가만히 있는 게 내게 큰 도움을 준다.
다음날이 되었을까 준혁은 소파에 앉아서 시연에게 왔던 사진부터해서 라임이 울면서 말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
한참 생각을 하던 준혁은 이틀만에 라임이의 카톡을 읽었다. 잠깐 만나자는 수많은 카톡들 그리고 어제부터 끊긴 카톡에 준혁은 답장을 보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하다가 이내 카톡이 아닌 전화를 건다.
몇 번의 신호음 끝에 라임이 전화를 받았고, 라임이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라임아."
- …네.
"…일하고있어?"
- 네!..
"끝나면 잠깐 얘기 좀 할래?"
- …제가 끝나면 아저씨한테 갈게요.
"아니야. 내가 갈게."
- …….
"앞에 차 세워놓고 기다릴테니까 천천히 나와."
-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준혁은
"……."
많이 불편한 듯 보였다.
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으면서 왜 이렇게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심장이 빨리 뛰는지.
혹시라도 아저씨한테 차이지는 않을까 싶어서 불안했던 것 같았다. 마감을 하고선 급하게 나와 아저씨의 차를 보았다.
어색하게 차에 탄 나는 티내지않고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잘 지냈어요? 겨우 이틀이기는한데.."
"…응."
"…그랬구나."
"엊그제 일은 미안해."
"…네?"
"대화해볼 생각도 안 하고 돌려보내서 미안해. 내 감정이 너무 앞섰어."
"…아니에요. 아저씨가 왜 미안해요.."
"아무런 설명도 없이 피하기만 한 건 내 잘못이야."
"……."
"진작에 얘기했어야 됐는데.."
"……."
"전에 만났던 친구가 이랬던 적이 있었어. 그땐 그냥 헤어지면 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마음이 이상한지 모르겠다."
"……."
"조금만 시간 좀 줄 수 있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지금 당장은..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아."
"……."
"그렇게 해도 될까? 라임아."
"…괜찮아요."
"……."
"난 아저씨가 그런 아픔이 있는 줄도 모르고 조급해져서.. 계속 연락하고 그랬네요. 기다릴게요."
"…나한테 메세지 보낸 친구."
"네?"
"사이가 안 좋아?"
"…아, 그런 건 아닌데.. 예전부터 저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들었기는 했거든요."
"……."
"5년도 더 지난 일이라.. 아직까지 그럴 줄 몰랐어요."
"…그랬구나."
정적이 흘렀다. 그럼 나는 괜히 어색함에 내 손을 만지며 방황하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 저 영지가 온다고 했었어서요..! 먼저 갈게요!"
"……."
"아저씨 오늘도! 잘자요!"
"……."
"참, 오늘.. 얘기하자고.. 만나자고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아저씨가 나를 보고 있는 것 조차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다. 차에서 내려 영지를 기다리는 척 했지만..
아저씨가 가고나서 혼자 또 찐따처럼 울고있다. 영지는 개뿔... 혼자 우산쓰고 집에 갈 거야.
이틀만에 아저씨 얼굴을 보고 얘기하는데 난 왜 아저씨 얼굴도 제대로 못 본 걸까.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보고싶었는데.. 너무! 너무 보고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보니까 눈치보여서 얼굴도 제대로 못봤어.
잠깐 비운 가게에 다시 온 준혁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일을 다시 해야만했다.
직원들은 왠지 모르게 평소와 다르게 무기력한 준혁의 눈치를 보았다. 그렇다고해서 준혁이 인상을 쓰고다닌다거나 그랬던 건 아니다.
평소와 비슷하지만 왠지 모르게 힘이 없는 느낌이었다.
새벽시간 가게 마감을 하고선 나온 준혁은 가게 앞에 서있는 인물에 당황한 듯 했다.
"제가 이렇게까지 하고싶지는 않았는데요.사장님이랑 대화 좀 하고싶네요. 어어? 거절하시면 안 돼요. 진짜 그러면 속상한데."
"……."
"오죽했으면 제가 가게 끝나는 시간에 딱 맞춰서 여기 왔겠습니까. 진짜 잠깐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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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
요즘뇨....몸상태도 너무 별로고...............바쁘고................................
난리난리여서..........정신이 없었달까오..............? 애긔들더...현생 화이팅..
매우매우 짧지만....양해부탁드리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ㅇ어어웅유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