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치킨반반님
1. 수미상관? |
# 원룸 앞 술집 "아니라고." "맞다고." "우리 원룸이 최고라고." 밤 늦은 시간까지 나와 세하는 술집에서 술 퍼 마시고 있는 중이다. 빠지면 섭할 원룸 자랑과 함께. "너가 아무리 좋다고 해봤자 우리 원룸이 최고라고." "너가 아무리 최고라고 해봤자 우리 원룸이 좋다고." 시작에도 그랬듯 우리는 언제나 원룸 자랑이었다. 그것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물론 지금도!!!!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우리 원룸엔 뭐든지 해내는 민규가 있다고." "우리 원룸엔 준휘가 있어서 할수있다는 말만 나오면 게임끝이야. 포기하지 않는 그 끈기로 우리 원룸을 책임진다고." "끈기? 끈기 하나면 이석민이 최고지. 석민이는 그 대단한 끈기로 우리 원룸을 널리널리 퍼뜨릴 생각만한다니까? 관광객도 생길 지경이야." "널리널리 퍼뜨릴 생각? 윤정한이 최고지. 너네는 관광객이지?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 생길거다. " "외국인? 야 우리는 진짜 엘프같이 생긴 명호있다. 명호가 온 이상 우리 원룸은 글로벌원룸이나 마찬가지야." "엘프? 야 우리 원룸엔 디카프리오가 살아. 가끔 마주치면 여기가 뉴욕같다니까? 언제는 브런치 먹으러 갈 뻔했다니까?" "브런치 하니까 생각난 건데 우리는 츤츤데레데레한 지훈이있다. 브런치 안 사줄 것처럼 똥줄태워놓고 사준다고. 똥줄이 타다못해 이제는 탈 똥줄도 없어." "야 츤데레가 뭐야? 먹는 건가? 난 대놓고 다정한 전원우가 있는데? 츤데레 따위ㅋ" "다정? 다정하면 지수지. 다정의 뜻이 뭔줄알아? 정이 많은 거야. 우리 지수는 정이 많아서 뭐든지 퍼준다니까!?" "야 승관이는 변기를 잘 뚫어서 검정고무신 시대였으면 똥 퍼줬을 거야! 그만큼 야무져!!!!" 솔직히 내가 말했지만 느껴졌다. 이거, 자랑은 아니야.. 미안해 승관아.. 도저히 너를 표현할 좋은 말이 없었어.. "...? 그건 자랑이 아닌 것 같은.." "크흠, 아!! 우리 원룸엔 미친듯한 귀여움이 넘쳐나는 찬이 있다." "차나ㅠㅠㅠㅠㅠ 누나가 쇠고랑이 차는 한이 있어도 우리 찬이만은 누나꺼하자ㅠㅠㅠㅠㅠㅠㅠ" "야 찬이 내새끼야! 우리 원룸의 하나 뿐인 내 새끼라고!!" "원룸 그딴 거 다 집어치워ㅠㅠㅠㅠ 우리 찬이ㅠㅠㅠㅠㅠㅠ" 진짜 찬이의 엄마 된 마음으로 세하를 째려보고 있는데 문 위에 있던 종이 딸랑이는 소리가 들렸다. 유독 크게 들린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순영이와 승철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너도..?" "..형도?" 둘이 마주보더니 깊디 깊은 한숨을 쉬더라. 뭠마. 내 곁에 온 순영이는 세하와 승철이가 하고 있는 원숭이 얼굴색에 관한 대화를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사이다. 내가 먼저 한숨 쉴 뻔했거든. "누나 여기 있지 말고 나가자. 저 사람들 좀 이상해.." 지금 상당히 멀쩡한 척 하지만! 나도 좀 취했어, 순영아..ㅎ "수녕아.. 뭐니뭐니해도 우리 원룸이 최고야.. 그렇지?" "아니." "헐..? 왜?" "나만 좋아해야지 원룸 사람들 다 좋아하려고? 욕심쟁이를 뛰어넘었네." "으.. 너도 저사람들만큼 좀 심각한 것 같은데.." "일단 술부터 깨자. 저희는 이만 일어나볼게요. 형도 나중에 봐." "못일어나게써ㅠㅠㅠㅠㅠ 다리가 안 움직여ㅠㅠㅠㅠㅠ" "누나가 힘을 안 주는 거 아닐까?" 결국 부축해주는 순영이에 기대서 밖으로 나왔다. 아, 인사도 안하고 나왔는데, 다시 인사하러 들어가려 하는데 내 손목을 잡는 순영이었다. "왜? 인사해야지." "둘이 분위기 좋은데 방해할거야?" "저게..?" 입은 대빨나와서 툴툴 거리는 세하의 표정을 보면서 말하니 순영이가 애써 웃더니 날 잡아 끌었다. "누나 술도 깰 겸 좀 걷다 들어갈까?" "응? 아, 그래! 어디 걸을까?" "그냥, 누나랑 걸으면 국토대장정도 할 수 있을 듯." "아오, 오글거리게 왜 이런담." "좋아하니까. 원래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래, 누나. 그럼 난 누나 앞에서 언제 이기나." "...웩. 안 그래도 술 먹어서 속 이상한데." "알았어, 알았어. 가자." 내 손을 잘 잡아 깍지를 끼더니 웃는 순영이를 보며 나도 웃었다. 누구 남친인지, 자알 생겼네. 남녀사이에는 친구가 있다vs없다. 빛나라 지식의 별! 없다★ |
2. 전투 민족의 후손과 그냥 남자의 싸움 |
#101호 앞 101호 앞에 서서 문을 존나게 두들겼다. 이 새끼 안에 있는 거 확실한데 대꾸도 없고 없는 척 한다. 내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찬이가 주는 생수 마시고 존나 뛰쳐 내려왔다. "너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이 랜선 먹보 새끼야!!!!!" 이제 슬슬 손도 아파 질라는 그때 뒤에서 권순영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사람 진짜 없어." 오호라, 얼굴을 드디어 들이미셨다? 존나 뒤돌자 마자 권순영 멱살을 그러쥐며 말했다. "페메, 카톡, 문자, 전화 다 씹으니 좋디 랜선 먹보 새끼야?" "누나가 자주 하던 건데," "....뭐?" "데이트 하자면 씹고, 1박 2일로 놀러가자면 씹고, 집에 쳐들어간다면 씹고." "씨붱 이게 그거랑 같냐?!" "맨날 좋다고 따라다니던 남자가 막 연락이 안 되니까 화나셨나? 왜? 우리 사이가 뭔데?ㅎㅎ" 어디서 굴러먹다 온 능글거림이야? 존나 근데 뭔가 맞는 말이라 딱히 할 말이 사라졌다. 부드럽게 지 멱살 위에 있는 내 손을 잡아 내린 순영이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내 말이 틀려 누나?" "......" "솔직히 처음엔 나는 절대 혼자 들이지 않던 누나가 딴 남자 집에 들이니까 화 났거든? 괜히 무시당하는 거 같아서." "......"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건 친구기에 가능한 거지 남자로 보면 절대 안 그랬을 거 아냐. 나처럼." "뭐래." 존나 갑자기 찾아온 수치플에 얼굴이 붉어지는 게 느껴져서 뒤돌아 계단으로 향했다. 그대로 계단을 올라가는데 따라오며 쫑알대는 권순영이 없다면, 내 원래 얼굴 색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누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실 나 남자로 보던 거 아니야? 술 취하면 그렇게 내 집 문 두드리잖아. 본성 아냐?" "아니야! 아니야아!!!" "솔직해져봐, 누나." "아 그러면 어쩔 건데!!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솔직히 우리 사이에 오글거리게 사귀자, 막 이런건 하지 말자. 준비하고 나와. 데이트 하게." "....아오 짜증나 권순영." "응, 사랑해. 빨리 준비하고 나와. 보고싶으니까." 쓔밤.. 존나 해맑게도 웃으며 뛰어 내려가는 권순영을 보다가 마저 올라와 집으로 들어왔다. 진짜, 101호에 뭐 있나봐.. 씨발.. 근데.. 뭐 입지..? |
3. 끝이라 말하지만 끝나지 않은 |
#201 정한&찬이네 "와, 우리 한솔이, 저녁부터 미모가..(감격)" "누나?^^" "ㅎㅎㅎ하지만 사실인 걸." "ㅎㅎㅎㅎㅎ" "저 순영이 형한테 죽을 것 같은데요..?ㅎㅎ" "아냐 한솔아.. 아닐 거야..ㅎ" "와, 그나저나 우리 원룸에 또 다른 커플이 탄생할 줄이야. 그것도 똑같이 202호와 101호라니.." "그 씨부럴 새끼 꺼내지 말랬다." "근데 그 형 누나한테 엄청 잘해줬잖아요. 딴 여자 생겼다고 튄 게 문제지만.." "...인상착의가 어떻게 돼?" "야, 아서. 그 형 지방으로 내려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페북 보니까 여친도 생겼나보던데ㅋㅋㅋㅋㅋㅋ" 씨발. 괜히 짜증나네. 또 생수를 깡으로 들이키니 한솔이가 말렸다. 의아한 얼굴로 한솔이를 보니 물인 걸 확인한 후에야 그만 말리더라.ㅎ "ㅋㅋㅋㅋㅋㅋ최한솔ㅋㅋㅋㅋㅋㅋㅋ누나 깡소주 마시는 줄 알았냐?ㅋㅋㅋㅋㅋㅋ" "...그런 거 아니야.." 괜히 맥주가 땡기는 저녁은 깊어져만 갔다. 아직은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있어 건전하게 음료만 마시느라 뭔가 섭섭한 그때, 놬노카놔코나코나ㅗ카노카놬놬놬!!!!!!!! 하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곧 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양손 가득 과자를 들고 들어오는 준휘와 양손 가득 맥주와 소주를 들고 들어오는 원우였다. "와!!!!!!" "누나 술 마시기만 해 봐." "어쩔건데! 난 마실 거야!!" "아, 근데 나 보일러 고장나서 기사님 오시면 가야 돼." "너네 집은 고장나는 것도 많아. 청소하기 귀찮다고 산 로봇청소기는 왜 그런거야?" "파업했어. 아, 모르려나? 그만 뒀어." "나도 파업 알아. 괜히 배려하지 않아도 돼." 모두가 모인 원룸 정한이와 찬이네 집에서의 저녁이 깊어졌고, 한참을 무르익다 끝이 났다. 우리는 아마 내일도 이럴 거고 모레도 이럴 거다. 다르지만 다를 것 없는 하루가 반복되겠지. 지금보다 더 두터운 우정을 유지하고, 사랑도 유지하겠지. "잘들 가라!" "잘가요, 형들~" "내일 또 봅시다요." "누나 분리수거 해." "네, 기사님. 301호 입니다. 늦게 오시네요." "형 같이 내려가요." "빨리와 구팔이들. 누나 잘자." "너도 잘자! 다들 내일 보자!" 모두 굳나잇! |
(음표로 밝은 분위기를 조성해보았..)
(분홍과 하늘의 조화는 아름답..)
(노랑색으로 그림자를 표현해보았는데..)
(꽃으로 산뜻함을..)
(제주도는 감귤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