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갓시옷
"이런데는 어떻게 알아?"
"아!여기는"
"누구랑 왔었어?"
"누구랑 왔냐면"
"그, 걔랑 온거 아니지? 그 쓰레기랑?"
"..."
"남자랑 와봤던거 아니지? 친구들이랑 왔었지?"
"한개씩 물어봐요!"
그렇게 차장님, 아니 오빠가 한국에 들어온지 2주가 지났다. 오늘은 간만에 일도 없고
주말이여서 한국 오랜만에 왔으니까 투어도 해 줄겸 데이트하고있는데 말이 너무 많다.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이게 순수하게 질문인건지, 질투인지 헷갈리지만 귀엽다.
"여긴 친구가 분위기 좋은 곳 찾아서 알게 된거고 여자인 친구랑
같이 왔었고, 그 개새끼랑 안왔어요. 그니까 그만 물어봐요, 차장님"
"말이 이상한데?"
"뭐가요?"
"맨 뒤에 맘에 안들어."
"알겠어, 계속 물어봐요. 그만 물어보라해서 미안해요."
"아니,더 뒤에 마지막 말"
"...?"
"차장님 말고 오빠라고 해주기로 했잖아, 나 차장님 싫어."
"그럼 안불러줄래. 애타는거 봐야지"
아, 이분은 나를 정녕 귀여움으로 죽이려고 태어난것인가?
질문을 연속으로 해대서 짜증났는데 오빠라는 말 한마디 들으려고
애쓰는게 너무 귀여워서 못불러주겠다. 이제 오빠라는 말은 아껴서 해야겠어.
그 이후로 밥먹을때까지 계속 뾰루퉁해있는 오빠에게
"차장님"했다.
"왜요, 성사원"
"아이, 왜 뾰루퉁해요. 내가 차장님이라고 그래서 그래요?"
"아니? 신경 안쓰이는데? 여기 밥 맛있네. 많이먹어요."
"진짜 하나도 맛 없어보여요. 나 맨날 이름이라고 잘만 불러주면서 갑자기 사원사원거리고"
"이름아, 나 오빠라고 불러주면 안돼? 내가 너보다 나이도 많고, 어 그렇잖아?"
"싫어요-. 너무 즐겨 차장님은."
"한번만, 응? 나 너가 오빠라고 불러주는거 너무 좋아서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엽다. 권오빠. 내가 지금 마음속으로는 백번 천번 부르고있어요.
근데 너무 귀여운걸 어떡해. 시켜놓은 밥은 안먹고 계속 입 튀어나와서 손톱만 만지고 있으니
오빠라는 말을 내 기억속에서 지워야겠다는 생각까지 해버렸다. 이제 밥도 먹고 투어도 했으니
영화나 보러 가야겠다. 이제 오빠라고 불러줘야지, 진짜 삐질거같아.
"오빠"
"이름아, 뭐라고? 나 못들었어."
"못들었으면 됐고, 우리 영화봐요!"
"영화 보러 갈테니까 아까 그 말 다시 해줘."
"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 됐지?"
"야,이름아. 너 영화관 가서 팝콘 종류별로 다시켜. 오빠가 쏜다."
왓씨, 오빠소리가 그렇게 좋나보다. 이제 내 입으로 모든 먹고싶은 음식을
얻을 수 있는건가. 내가 오빠라고만 해준다면 집도 사줄 기세다. 이분.
그렇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내 택시를 잡아준다며 사거리까지 걸어가는데
"오빠, 공효진 진짜 너무 이뻤다, 그쵸?"
"응, 나 진짜 그렇게 사랑스러운 여배우 처음 봤어!"
"나보다 사랑스러워요?"
"뭘 그런걸 물어요, 당연히 공효진이죠. 성사원, 양심이 많이 없어졌네."
"...됐어요. 나 갈게요. 이따가 연락하지마."
이 오빠는 뉴욕에서 살아서 그런건지, 여자를 만난지 오래된건지 눈치가 빵퍼센트다.
내가 눈치없는 9살짜리 꼬마를 만나는건지, 27살 회사원을 만나는건지 모르겠다.
아니 솔직히 공효진이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내 눈에도 막 하트 뿅뿅나오고 하는데
너무 칼같이 내 물음에 답을 내렸어. 양심없다는 말도 해주시고. 진짜 감사하다!
그렇게 뒤도 안돌아보고 바로 택시타서 집가는중에
"똥또로똥똥, 똥 똥똥똥!"
내가 연락하지 말랬는데 역시 한다. 내가 혼자 집가기 무서우니까 받아준다.
"여보세요"
"이름아, 집 도착했어요?"
"아뇨, 공효진보다 들 사랑스러운 저는 가는중인데요."
"ㅋㅋㅋㅋㅋㅋ 아, 왜그래. 부끄러워서 말 안한거야."
"우와, 대박이네요! 차장님."
"너도 오늘 나 완전 애타게 했잖아, 오빠라고 불러달라니까 안불러주고."
"결국 해줬잖아요."
"사실은"
"영화 못봤어."
"너만 봤어."
"내가 너 영화보는 중간에 뭐했는지 다 말해볼까?"
"너 내가 좋아하는 딸기향립밤 바르던거, 카라멜 팝콘 찾다가 장면 놓쳐서 어리둥절하던거랑
영화 보다가 졸던거 내가 다 봤어."
"공효진이 영화에서 무슨 역 맡았는지도 몰라, 영화 못보고 너만 봐서"
"결론은 난, 공효진보다 성이름!"
이 오빠, 눈치고자가 아니라 연애고수다. 속았어 내가
정말 미안해요, 다들. 제 필력을 이해해주세요...
저를 매우 치세요, 독자님들.. 쓰레기는 김민규가 아니라 접니다...
오늘도 똥망과 분량꽝 죄송해요..! 제 머리의 한계입니다.
다음 글 소재 추천 받아요 :-)
〈눈을 감아도 영원해주길!>♥
명호엔젤
우양
바나나에몽
고기국수
남양주
산아
8월의 겨울
누텔라
아인 밍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