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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푹신한 침대 매트리스에 누우니 잠이 솔솔 온다.

허리도 뻐근하고 목도 아픈 것 같고...으,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네

하지만 내 옆에 누워 새근새근 숨을 내쉬는 형태때문에 통증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 같다.

 

“..김형태”

“...”

“사랑해, 형태야”

“...저두여”

“뭐야!안 자?”

“말했자나여 저 불면증이라구”

“아..아 진짜!”

 

얼굴이 뜨끈뜨끈해오고 형태를 마주볼 수가 없어서 베개로 머리를 꼭 감싸쥐고

형태를 등지고 누웠다. 그러자 내 등 뒤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왜여, 난 사랑한다는 말 듣기 좋은데.”

“...나 이런 말한 적 거의 없단 말이야.”

“그르니까 여자가 안 생기지.”

“그 대신 너 있잖아”

“아, 진짜 얼굴 또 빨개질라 그러자나여!”

 

곧이어 쑥쓰러운 우리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형태를 꼭 껴안고서

자칫 쓸쓸할 수 있었던 밤을 달콤하게, 설레는 마음으로 지샐 수 있었다.

 

-

 

....아, 눈 부셔..살며시 눈을 뜨자 커튼을 걷으며 신음소리를 내는 날 쳐다보는 토끼 한 마리

형태다. 아 사랑하는 사람을 눈 뜨자마자 볼 수 있다는 게 이런 기분이라니.

좋구나, 이런 기분...널 볼때마다 항상 설레고 항상 기쁜 건. 불가항력일까.

 

“일어났어여?”

“응..좀 더 자지...”

“아니에여”

“히..일루 와”

 

형태를 향해 두 팔을 벌리자 총총 뛰어와서는 내 품에 쏙 안기는 형태.

아 귀여워...너무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다. 형용할 수 없는 기분.

베실베실웃는 형태의 볼에 쪽. 뽀뽀를 해줬다.

 

“...흐, 이거 너무 오그라들어서 못 하겠어..흐흣..”

“어우, 저도 막 닭살돋을라 그래”

 

서로 마주보며 어색한 웃음을 흘리다가 좋은 생각이 난 듯이 반짝이는 형태의 눈.

천천히 내 얼굴로 다가오더니 입을 연다.

 

“보답은 해야져.”

 

막 잠에서 깬 목소리로 말하고는, 내 목에 자기 것이라는 표시를 남겨버리는 형태

와, 이 이상한 기분. 그런데 김형태. 이런 게 어떻게 그렇게 익숙해?

나쁜 놈...내가 처음 아닌 거 아냐?

 

“와, 예쁘게 새겨졌네여”

“너 내가 처음 아니지?”

“네”

“..뭐?”

“농담인데여”

“..거짓말!”

 

내 품에 안겨있던 형태를 팍, 밀쳐버리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닫았다

아니 어떻게 내가 처음이 아니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해!!

나쁜 시끼..!!!이제 절대절대절대 상대안해줄거야, 순진하게 생겨가지고!!나쁜놈!!!

 

“혀어엉 삐졌어여엉?”

 

내가 한창 분노의 양치질을 하고 있을 때 쯤 아양을 떨어대는 그 놈의 목소리

됐어, 이제는 너의 그 가식에 다시다시다시는 절대절대!! 속지않을 거니까!

그 놈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다시 양치질을 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총총 화장실으로 들어와서는 초롱초롱한 눈을 치켜뜨고 손을 모으더니

 

“혀엉, 삐지지마라용. 응?”

“...”

“응?응?”

 

아. 놈의 애교에 홀딱 넘어갈 뻔했다. 두근두근,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가글을 한 뒤 수건으로 입을 닦고 거실로 무심하게 뚜벅뚜벅초 하게 걸어나가려는데

녀석이 날 나가지 못하게 꼭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남자가 왜 그렇게 잘 삐져여?”

“...”

“에?묵비권 행사하기에여?”

“....”

“겁나 까다로운 남자구만..형이 처음 맞아요!!

진짜라니깐?진짜에요!!왜 못 믿는 표정인데요!!”

 

나와 시선을 맞추려는 형태의 눈을 요리조리 피하며 삐진 티를 팍팍내자

대체 왜 이러냐며 자기도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다. 남의 마음도 모르고..

 

“진짜, 처음맞아?”

“진짜라니까요! 형, 나 못 믿어?”

“형 말고, 오빠해봐”

“에?”

 

내 요구에 당황했는지 놀란 표정이 역력하다.

입을 떼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오빠라는 소리가 나오질 않는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겨우 입을떼는 형태

 

“오빠!삐지지말아여!”

“풉, 오빠라고 부르니까 너무 좋다”

 

녀석을 품에 껴안고 머리를 부비부비 쓰다듬어주자 고개를 빼꼼 내밀며

살짝 웃음을 띈 얼굴로 이제 삐진 거 풀렸나며 물어보는 형태

 

“응, 아 우리 형태 애교에 내가 녹네 녹아..앞으로 자주 삐져야겠다!”

“헐!!다시 삐지면 안 풀어줄거거든여?”

 

나를 노려보며 툴툴거리는 형태. 으, 귀여운 녀석 안 이뻐하고는 배길수가 없다.

한 번 더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먼저 연습실로 간다며 집을 나왔다.

 

-

 

연습실로 들어서자 내 시야 들어온 건 홀로 연습실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예림이.

 

“오빠.”

“아...예림아”

“오빠...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그렇게 싫었어요?!!”

“아니야..예림아 그런 거 아니야..”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서는 나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러대는 예림이

우리가 지난 밤을 달콤하게 지새웠을 때 예림이는 혼자 쓸쓸히 나와의 이별을 생각하며 아픈 밤을 보냈겠지.

난 왜 이렇게 이기적이고 바보같은걸까. 날 위해서 항상 애써주던 예림이인데.

지난 밤에 예림이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하지 못했다.

 

“그런 게 아니라고요?뭐가 그런 게 아닌데요?하...오빠, 나한테는요 오빠가 전부였어!!

내 모든 걸 오빠한테 바쳤었다고!!!그런데 어떻게 오빠가 나를 그렇게 버릴수가 있어!!!”

“예림아..일단 진정..”

“진정!?오빠가 지금 나같으면 진정할 수 있어?우리 만난 세월이 얼만큼인데!!!

그 동안 오빤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었어요?!!어떻게 어떻게...흡...”

 

결국 흘러내려오는 눈물을 참지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린다.

한참동안이나 연습실에는 예림이의 서글픈 울음소리만이 가득 채워졌었다.

 

겨우 울음을 그친 예림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차가운 연습실 바닥에 앉아 얼마나 생각했을까.

끼이익, 괴음을 내며 문이 열리고, 빼꼼하니 얼굴을 내밀고 있는 형태가 보인다.

 

“괜찮아요?”

“아니, 생각했던 것보다 안 괜찮네..”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나봐요”

“..뭐가?”

“그냥, 내가 형 좋아하는 거 숨기고 있었으면 다들 아파할 필요없었...앗..”

 

치밀어오르는 감정에 형태의 손목을 꽉 쥐고 일그러져버린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그. 나를 더욱 화나게 만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의 눈.

 

“좋아하는 걸 숨겨?그럼 나는, 니 감정도 모른채로 혼자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고민했어야했다는거야?”

“그런 거 아닌 거 알잖아요, 지금 형 너무 흥분한 거 같은데..아..!”

 

나도 모르게 형태의 손목을 쥔 손에 힘을 더 실어버렸다.

화들짝 놀라 손을 놓아 붉게 부어오른 듯한 형태의 손목..

 

“...형이 화내서 미안해. 너처럼 형이 흥분해서....”

“...”

“형태야..”

“형, 형은 내가 아무 고민도 없이 형한테 고백한 것 같아요?”

“...”

“나도, 나도 충분히 고민했어요. 나도 남자 좋아해 본 적 한 번도 없고

이 감정은 대체 뭘까. 형만 보면 왜 심장이 뛰어대는 걸까. 충분히 고민했었다구요.”

“....”

“나 형한테 고백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어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지말아요.”

 

형태의 볼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그 눈물을 망설임없이 벅벅 닦아내는 형태.

 

“이런 얘기하기에는 타이밍이 좀 그런 것 같네요. 저 먼저 가볼게요.”

 

멀어져가는 형태. 이번에도. 또 그 때처럼 놓쳐버렸다.

아, 난 정말 바보인가보다...

 

 

-

 

 

길죠!!!!아 연애얘기 써놓는다고 했는데 또 싸우게 만들어버렸네요..ㅠㅠ

요즘 댓글달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나서 맨날 팬픽생각만 나구 그러네요^^ㅎㅎ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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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아가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윽흘ㅎ으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사탕맛볼펜
읽어주셔서 감사함다 고갱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서 눈물까지 흘리시다니...ㅠㅠ감동의 물결..
13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아좋아요!!ㅠㅠㅠㅠ담편기대할게요ㅠㅠ
13년 전
사탕맛볼펜
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올렸어요!
13년 전
독자4
아 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흑흑흑흐극 기대할께요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사탕맛볼펜
ㅎㅎ좋아하신다니 감사할따름이네요ㅠㅠ
13년 전
독자5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더 싸우게해요ㅋㅋㅋㅋㅋㅋ 아 싸워도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기대할께요ㅠㅠㅠㅠㅠㅠ
13년 전
사탕맛볼펜
7편 지금 올라왔답니다!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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