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말이야?""헤어지잔 소리."너는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유난히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우아하게 움직인다. 무언가 믿기지 않는 상황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 살짝 얼굴을 찌푸린다.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그 모습 또한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아서. 그래서-. 더욱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너는 탁자에 놓인 커피 한모금을 마시고는 젤리같은 입술을 달싹거린다."더 할 말 없지?"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한다. 넌 이미 의자에 놓인 핸드백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려하고 있었다."왜?"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너의 움직임이 잠깐 멈추고- 난 또 그런 너를 관찰한다. 너는 후우-하고 한숨을 내쉰다. 핸드백에서 담배곽을 꺼내고, 한개피를 꺼내 입에 문다. 불을 붙힌 담배끝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정신을 혼란스럽게한다. 담배연기가 아지랑이가 되어 너의 얼굴을 가린다. 흐릿해진 연기사이로 너의 눈빛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미안해""왜 니가 사과하는데?"나의 사과에 화를 낸다. 약간은 거칠어진 목소리, 날카로운 고양이 같은 음색이 귀를 후빈다. 아프다. 널 화나게 한 내가 잘못한거다. 내 잘못이다.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무조건 잘못했어. 날 떠나지마. 날 버리지마. 내가 잘할게. 내가 뭐든지 해줄게. 그러니까. 그러니까...머리속에 수 많은 말들이 차마 말이되어 나오지 않는다."갈게"너는 가만히 있다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말릴생각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따각-소리를 내며 넌 몸을 돌렸다. 경쾌한 하이힐 소리가 들리며 저 멀리 사라져간다. 주먹을 움켜쥐고 바짓단을 쥐어뜯으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는다. 잔뜩 표정이 일그러졌을거다. 헤어진 것보다 잘해주지 못한게 더 많다는 사실에 더 마음이 아팠다."응"니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간신히 대답할 수 있었다."응. 잘가..."간신히. -----------------------------------자기 전에 급하게 쓴 글 하나.사실 별다른 내용은 없는 글.그냥 헤어지는 상황장면뿐이다.그런데.남자 참 바보같다.+그나저나 내일 교육받으러가야되는데
뭐하는거냐 난...
+
가끔 글 쓸때 와-이건 대박이야 와! 이건 진짜 딱 내 스타일!
하는 글들은 댓글이 없다.
그런데
아-이거 너무 대충썻나? 아- 이거 좀 그런가?
싶은 것들 중 몇개가 의외로 평이 좋다.
+
그냥 아무생각 없이 내가 예전에 쓴 글을 읽어보고 있는데
자주 등장하는 소재 몇가지.
거울, 핸드폰, 전화를 걸까말까 망설이는 모습,
헤어지고나서도 일상복귀 하는 모습.
특히 이 중에 거울이 많이 등장하는데
어디서 읽은건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예전에 활동했던 소설사이트에서 였던듯...)
거울을 소재로 자주 쓰는 사람들은
나 자신에 대한 비난, 자신감 결여 등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맞는 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