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2016.03.01 내 이름은 전원우고, 17살이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키는 182정도. 부모님과 남동생 하나, 네 가족으로 나름 화목하고 취미는 글쓰기와 독서, 사진찍기이며 특기 역시 글쓰기다. 공부는 뭐 평균 이상 성적 유지하면서 중학교 졸업했고, 가끔 기타도 치고. 좋아하는 것 역시 글쓰기 책읽기, 사진찍기, 아 그리고 운동. 뭐 이 정도? 요즘 관심사는 인디차트에서 인디음악 중 좋은 노래를 찾는 일에 빠져있고, 내 또래 다른 애들과는 달리 중학교 때도 여자에 큰 관심은 없었다. 다 화장만 진하고 입도 거칠고, 별로야 진짜. 진실게임을 해도 단톡을 해도 눈길이 가는 여자가 없으니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애들이 나보고 신비주의라고들 한다, 뭐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올해는 또 얼마나 화장이 진한 애들이 달라붙을 것이며 올해는 얼마나 내신에 치여 살게 될지 벌써부터 지긋지긋하다. 내일이면 입학이구나, 내 10대 인생 마지막 입학식이겠네. 일찍 자야겠다. 01. 2016.03.02 오늘 입학식에 다녀왔다. 중학교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학교가 컸다. 이제 삼년동안 이 큰 건물들 여기 저기 교실들과 교과실을 다닐 생각을 하니 심란해졌다. 동네랑 좀 먼 곳에 배정이 되는 바람에 친구가 없어서 속상했는데 무대 앞쪽에 중학교 때부터 친하던 승철이형이 보였다. 나보다 한 살 위니까 고2인데 무대 쪽에 있는 걸 보니 학생회장인 것 같았다. 입학식이 끝나고 가서 인사도 했다. 당분간 형한테 의지를 해야 하나, 진짜 반갑다. 고립됐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인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1학년 7반에 배정이 됐고 교실에 들어서니 기분이 묘했다. 이제 일년동안 이 교실에 이 애들과 함께할 예정이구나. 정말이지 기분이 묘했다. 한명씩 자기소개를 했고 이것저것 규칙을 설명듣고 집에 왔다. 한 번 다녀왔더니 좀 기대되는 것 같기도 하고. 02. 2016.03.03 오늘 친구를 많이 사겼다. 남자애들이 여럿 다가왔다. 조그마한 남자애 하나가 다가와서는 "...야," 라고 부르길래 얼굴에 온통 물음표를 띄운 표정으로 바라보니 "..친해져, 친구하자 우리." 이러더라. 이름이 이지훈이였나? 솔직히 좀 귀여웠다. 아 그리고 되게 밝은 남자애 한 명이 다가와서는 "안녕!난 권순영이야 나랑 친해질래?" 라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고 했더니 엄청 기뻐하면서 "그럼 너랑 나랑 오늘부터 절친인거야!"이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잘생겼다고 칭찬을 막 했다. 그리고 통성명까지 마쳤고 주변을 살펴보니 권순영은 그 밝은 에너지로 이지훈이랑까지 친구를 먹었는지 어깨동무를 하고 있더라. 물론 이지훈은 거부하고 있었다. 그렇게 셋이서 친구가 됐다. 아 그리고 오늘 갑자기 임시회장을 뽑았다. 난 딱히 나서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지켜보고 있는데 임시회장할 사람 없냐고 담임샘이 물어보자 여자애들 몇몇과 남자애들 몇몇까지 한 여자애를 부추기고 있었다. 어떤 애길래 저러지, 하고 흥미가 생겨 계속 지켜보는데 권순영도 같이 부추기고 있었다. "너봉아 너 하라니까?완전 니 자리잖아 이거!!" 이름이 너봉 인가보네, 뭐하는 애지? 좀 잘 나가나?라는 의문을 품는 때 쯔음 그 여자애가 손을 들었고 그럼 그 여자애가 임시회장을 하면 되겠다며 앞으로 나와보라는 샘의 말이 끝나자 총총 교탁 앞으로 걸어나갔다. "..김너봉 이야, 잘 부탁해!" 뭐야, 잘 나가는 애인 줄 알았더니만 되게 수수하게 생겼네. 김너봉이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것이 자꾸 시선을 강탈하면서 좀 웃기고 귀여웠다. 근데 부끄러움 타는 귀와는 달리 말투는 굉장히 당당했다. 애들이 임시회장하라고 부추기는 애에, 부끄러움은 많으면서 당당한 말투라,,, 흥미가 생겼다, 오호 평범한 애는 아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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