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Jerry
Cinderella 完
욕실에서 볼멘 소리가 들렸다. 아 또 뜨거운 물 안나와! 성규씨네 보일러 이상한거 아니에요? 거꾸로 타는 보일러 설치 안해요? 투덜투덜. 성규는 아 틀었으니까 내가 30초 세고 물 틀으랬죠! 아오 진짜, 티격태격. 말소리가 집 안을 가득 울렸다. 아, 이제 나온다. 우현은 그제야 말을 거두고 물 소리만을 남겼다. 성규는 괜히 므흣한 기분이 들었다. 아까 키스를 한 것도 아니고 차인 것도 아니고 뻘쭘해질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혼자 쇼파에 앉아있는 기분은 이상야릇 했다. 건너편에서 물 소리까지 마구 들려오니 아주 시각적 효과를 만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티비에 집중해 보려고 해도 귀는 물 소리만을 쫓고 있었다. 곧 몇 분 지나지 않아 물 소리가 끊겼고, 수건을 꺼내는 소리도 들렸다. 다 벗은 몸으로 있겠지, 성규는 은근히 침을 삼켰다. 안돼, 부하직원을 갖다 뭔 생각을 하는거야.
곧 화장실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벌컥, 성규씨, 나 다 씻었는데, 안 씻어요? 하나도 안 가리고 나온 우현의 몸에서 물이 뚝뚝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었다. 성규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가지고 있던 리모컨을 던졌다. 퍽- 소리와 함께 강하게 우현의 몸에 닿았다. 악! 비명소리가 함께 들렸다.
" 아 뭐하는 거에요!, 내가 뭐 했다고! " " 으, 진짜, 옷 안 입어요? 풍기문란죄로 고소할거야. 빨리 입어요! "
지금 옷이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에요! 옷을 주던가! 우현은 잔뜩 상기된 성규의 목소리와 더불어 자신도 잔뜩 상기된 목소리로 답했다. 성규는 그래, 옷 하고 재빨리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기다려요, 거기는 좀 가리고 있고! 성규의 말에 우현은 민망한 듯 수건을 둘렀다. 아니 거길 왜 봐, 아주 이제 지꺼니까 맘대로 막 보겠다 이거지. 투덜거리는 소리는 제법 투덜거리는 소리라고 할 만큼 날카롭지 않았다. 성규는 옷 찾았어요, 던져줄테니까 알아서 입어요. 하는 소리와 함께 방에서 거실쪽으로 옷을 던졌다. 결국 우현은 물이 뚝뚝 흐르는 몸으로 옷을 주웠다. 빨리 입어요. 남사스러워서, 원. 방 안에서 여전히 툴툴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현은 옷을 입으며 볼멘소리로 성규의 말에 반박했다.
" 아니, 내 몸 보는게 어떻다고? 김명수씨 몸은 잘 빠져서 잘 봤나? " " 내가 언제 명수씨 몸을 봤어요, 어이없어 "
저번에 같이 잔거 내가 몰라요? 나한테 다 들켜놓고. 백만번 사골 마냥 우려먹을거야. 우현은 마지막으로 바지까지 갖춰입으며 투덜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그건 제정신이 아닐때 본거고요, 명수씨 거기는 기억도 안 나거든요? 성규는 우현의 협박에 별거 아니라는 듯 반박했다.
" 그럼 거기를 기억할라고요? 성규씨 이상한 사람이네 " " 아니 거기 갖다가 뭐라 하니까 그렇죠, "
거기가 중요하니까요. 우현은 단말마로 티격태격 하던 말 싸움을 중지시켰다. 성규는 할 말이 없는 듯 말을 잇지 않았다. 졸리니까 먼저 잘게요, 우현은 하품을 하고 머리를 긁적거리며 남은 조그마한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과 바닥이 맞닿으며 맨 바닥에 물기가 어렸다. 그제야 방에서 빠져나온 성규는 우현의 발에 남아있는 물기가 보이자 수건을 들고 우현의 다리를 붙들었다. 어딜 가요, 이 사람아. 우현은 긁적거리던 손을 내리며 아래에 붙은 성규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왜요? 내가 뭘.
" 누가 물기있는 발로 여기 걸어다니래요 " " 아 걸어다니면 뭐 어때서… "
물기 서리면 장판 썩는다고요, 책임질거야? 성규는 투덜거리며 우현의 발을 수건으로 박박 닦아내렸다. 아주 내가 이런거 다 해줘야 되, 우현씨네 집안 시녀들은 아주 고생 꽤나 하겠네요, 성규는 닦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우현은 돈 받는데 그 정도는 해야죠. 하고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그리고 말이 끊겼다. 성규는 여전히 우현의 발을 꼼꼼히 닦아댔다. 우현은 지루하다는 듯 불평했다. 아 언제 끝나요. 성규는 말 없이 묵묵히 발을 닦아내렸다. 다 닦인것 같은데 그냥 놔줘요. 우현은 힘을 써 성규의 손아귀에 존재했던 발을 빼냈다. 성규는 빼낸 발을 보자마자 다시 손을 이용해 붙들었다. 뭐해요? 우현은 황당하다는 듯 성규를 내려다 보며 물었다. 나 자게 좀 놔요. 우현은 말을 이었다. 성규는 고개를 돌렸다.
" 아 나 심심해요… " " 참나, 그래서 뭐 해달라고요. 아 이것 좀 놓고 얘기해요 "
우현은 발을 털듯이 성규를 떼어냈다. 떼어진 성규는 아 나 심심하다니까! 하고 아이마냥 소리를 질렀다. 우현이 그게 뭐 어쩌라는거에요. 하고 답답하다는 듯 답했다. 성규는 아 진짜, 하고 벌떡 일어나 우현의 얼굴을 붙들었다. 급작스럽게 가까워진 얼굴에 우현이 당황해 뭐해요, 하고 말을 꺼냈지만 그 후는 말이 들리지 않았다. 성규의 입으로 막힌 입이 오물거리기만 할 뿐 뒷 말을 잇지 못했다. 성규는 능숙히 고개를 돌리며 키스를 이어나갔다. 우현 역시 허리부근에 손을 가져다 대며 허리를 더듬었다. 으음, 나른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입을 뗐다 붙였다, 진한 키스가 이어지고 숨이 찬 듯 성규가 먼저 입을 떼었다. 숨소리를 가쁘게 뱉던 둘의 말의 시작은 성규가 이었다.
" 눈치 없어요, 사회 생활 덜 해본 티가 나네요 아주. " " 하아, 어디서 이렇게 키스를 배워오셨나 "
우현이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성규를 쇼파로 밀었다. 다리가 걸려 눕혀진 성규가 아, 왜, 왜이래요. 하고 당황한 티를 냈다. 우현이 에이, 먼저 시작하셨으면서 왜 부끄럼 타실까. 부장님. 하고 티셔츠 안 쪽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들이밀어 입을 맞췄다. 성규는 눈을 감고 고개를 능숙히 움직였다. 입술이 떼어졌다, 붙었다. 입술이 움직이는 모양이 보이고, 성규가 끝내 우현의 안에도 손을 밀어넣었다. 그 순간, 우현이 뭐에라도 깬 듯 벌떡 일어났다. 잔뜩 느끼던 성규가 놀란 듯 어버버 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벌떡 일어난 우현을 쳐다보았다.
" …뭐 해요?… "
우현이 다시 제 웃음을 지으며 성규의 얼굴로 서서히 다가갔다. 성규는 눈을 스르르 감았다. 그리고 돌아오는건 아픈 알밤 뿐이었다.
" 아! " " 아주 서른 두 살 되더니 응큼해라, 회사에 있는 직원들 다 홀리겠네. 저 피곤해서 먼저 잡니다. "
우현은 끝내 몸을 돌렸다. 성규는 얼빠진 표정으로 돌아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리는 냉정한 우현을 쳐다만 보았다. 저게 지금 뭐 하는거야? 잘 하다 말고? 성규는 여전히 얼이 빠진 표정으로 굳게 닫힌 문을 쳐다만 보았다. 아 저 얄미운 신입사원. 아, 남우현 아 진짜!, 아! 진짜!! 성규는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쪽팔려서 내일 어떻게 봐,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한거지? 아, 진짜, 진짜, 진짜!! 이번 일로 스코어, 1대 0.
If Your Cinderella
내일이면 본사로 가는 성규를 위해 사원들이 마구 케이크를 선물해 준 아침, 아직도 이벤트의 여운이 남아있는 사무실에는 달콤한 케이크 향이 감돌았다. 부장님 이제 가면 누가 저희 부서 맡아요, 여 사원들이 입에 발린 소리를 내뱉었다. 성규는 에이, 맡을 사람 많은데. 하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아직도 우현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이 건물로 회장님이 출근하신다는 소리를 듣고 우현은 일부러 성규보다 한참 더 빨리 온 듯 싶었다. 다들 업무시간 전, 잡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성규만이 우현의 생각으로 발을 달달 떨었다. 또 이상한 소리 하고 오는거 아냐? 손톱을 잘근잘근 물던 성규가 급 복도에서 들리는 소리에 손톱을 엇비켜 잇몸을 긁었다. 아, 단말마의 고통에 찬 소리를 뱉었다. 그것도 잠시, 곧 복도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성규는 집중했다.
" 아 내가 싫어서 안 한거라니까! " " 도대체 뭐가 문젠데 또 이래, 내가 너 결혼 맘대로 파혼시키라고 했어? "
파혼? 사원들이 놀란 듯 모니터에 고정시켰던 시선을 올렸다. 뭐야, 다 모르고 있었어? 성규는 사원들에 반응에 더 놀란듯 고개를 돌려 사원들을 훑었다. 성규는 무슨 일 이에요? 하고 모른다는 듯 되물었다. 사원들은 파혼이래요, 어머. 그때는 그냥 사정있어서 비공개로 갑자기 전환한다더니… 파혼이었나봐요. 어머, 웬일이야. 사무실은 금세 여 사원들의 수근거리는 소리로 가득찼다. 성규는 손톱을 여전히 먹으며 긴장을 잔뜩 한 채로 밖에서 이어지는 얘기들을 들었다.
" 너 이제 그쪽 회사랑 계약건 어떻게 할거야, 책임 질거야? " " 아 내가 본사가서 일 한다니까, 진짜 모든거 걸고 "
본사 가는데 딴 목적이 있는건 아니고? 성규가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왜 그러면 여자가 맘에 안든다고 말을 하지, 아주 대놓고 잘만 만나서 착각했잖아. 한 노인의 말이 볼멘소리로 들렸다. 아니 엄마 아빠가 너무 좋아하니까, 근데 결혼까진 하기 싫었다고. 우현이 여전히 투덜거렸다. 그렇다고 대놓고 파혼을 내? 넌 앞으로 골드카드고 뭐고 없어. 그냥 카드 써. 니 월급으로 써. 노인의 말이 점점 멀어져 갔다. 아, 아빠! 우현의 말이 허공에 맴돌았다. 어머, 이럴수가. 진짜 싫어했구나. 청첩장도 돌리고 이게 웬일이래. 사기였네. 수근수근, 여 사원들의 끊임없는 수다가 이어졌다. 저거 저거 남우현 나쁜 자식이야. 여자가 얼마나 상처받았겠어? 한번뿐인 결혼인데? 회장 아들이라는건 알지만 아주 기고만장해서… 성규는 헛기침 소리를 냈다. 남의 인생에 왜 이렇게 관심들이 많으십니까, 업무 보세요. 여 사원들은 민망한 듯 수다를 멈추고 다들 컴퓨터로 시선을 옮겼다. 곧 사무실 문이 열렸다. 아오, 진짜. 투덜거리는 소리와 함께 우현이 사무실에 발을 들였다. 여 사원들이 우현씨 파혼했어요? 하며 가장 먼저 말을 걸어왔다.
" 아, 사실 여자 맘에 안 들었는데, 결혼까진 조금 오버인거 같아서 " " 어머, 어머. 우현씨 그래도 파혼은 좀 그렇다… "
아니 그럼 싫은 여자 만나서 억지로 결혼해서 먹여 살립니까? 적어도 애인이 보는 재미랑 사는 재미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우현이 여 사원들이 타박하는 소리에 불만스럽게 반박했다. 그래도 우현씨, 반대편 여자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 공주 마음도 생각해야지, 우리 회사 왕자님께서 또 왜 이런데? 여 사원들이 경박스런 말투로 우현을 은근히 꼬집어 타박했다. 우현은 공주요? 하고 코웃음을 쳤다.
" 그럼, 저를 사랑했던 신데렐라는 얼마나 맘이 아팠겠어요? " " 어머, 요즘 세상에 신데렐라가 어딨어요, 우현씨 "
저한텐 있어요, 약간은 뾰루퉁한 말투로 우현이 대답했다. 여 사원들이 우현씨 답지않게 환상에 눈이 멀었네, 하고 하하호호 웃어대기 시작했다. 우현은 환상 아닌데요, 진짜에요. 하고 반박했다. 한 여자가 그럼 현실은 왕자랑 공주랑 이어지는데, 어떻게 신데렐라가 나타나, 하고 우현을 비웃었다. 우현이 전 좀 특별한 왕자라서요. 하고 제 딴에는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사원들이 우현씨 귀여워, 하고 하하호호 웃어댔다. 성규는 여전히 심기가 불편한 듯 또 헛기침 소리를 냈다. 업무 안 봅니까, 곧 있으면 3차 제출안인거 몰라요? 떠들던 여 사원은 에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성규의 구박에 반박했다.
" 어차피 부장님 본사 가시잖아요 " " 그래도 열심히 일은 하는겁니다. 빨리 자리에 앉아서 3차 기획안 예상안 작성해오세요 "
에이고, 일 벌레 부장님 또 납셨어. 여자는 투덜거리며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성규는 그제야 우현에게 고갯짓을 하며 말했다.
" 거기 계신 특별한 왕자님도 얼른 앉으시죠. " " 귀찮은데 "
얼른 앉아요, 성규의 보채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나른한 공기가 사무실을 감쌌다. 오늘도 업무 시작.
If Your Cinderella
아니 왜 일도 없는데 야근이야? 나는 내일 본사로 가고 성규씨도 본사로 가는데? 투덜투덜, 사무실이 투덜거리는 우현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성규는 일 많으니까 기다려요. 원래 왕자는 12시 까지 기다려야 하는거 몰라요? 하고 열심히 타자를 치며 답했다. 아니 어떤 신데렐라 동화에서 왕자가 12시 까지 기다립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 우현은 여전히 컴퓨터 모니터에 눈을 박고 답했다. 그래봤자 웹툰 열심히 볼 거면서, 일도 안하면서 불만이 왜 이렇게 많아요? 성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우현은 아니, 그래도 오래 남는게 싫으니까 그렇죠. 하고 여전히 계속 투덜거렸다. 할 일도 없으면서… 성규는 우현을 비웃듯이 답했다. 우현은 성규의 말에 말 없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성규의 자리로 향했다. 성규는 왜요? 하고 우현을 올려다보았다.
" 할 일 많은데요 " " 그럼 가서 하시던가요, 전 마무리 작업 하고 본사 갈 준비 하니까 "
근데 여기서 해야 할 거라서, 우현은 모니터 앞 책상에 걸터앉았다. 아, 안보여요. 타자 쳐야 하는데. 성규는 볼멘소리를 가득 담아 우현을 밀었다. 우현이 꿈쩍도 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아 나와요, 집에 가기 싫어요? 조금은 높아진 언성이 들렸다. 우현은 집에 가기 싫은데요. 하고 툴툴거리는 말투로 답했다. 진짜 집에 가기 싫어요? 성규는 얼굴을 찡그리며 재차 물었다. 네, 가기 싫어요. 우현은 고개를 숙여 의자에 앉은 성규의 입에 짧게 입을 맞췄다. 성규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짧게 떨어졌다 붙었다 한 입술을 쳐다보았다. 어제는 그렇게 내치고 가더니, 이제와서 불이 붙으셨나? 전 아니니 그냥 내려 가시죠? 성규는 뽀뽀를 연신 해대는 우현은 신경도 안 쓰고 우현을 밀어내었다. 결국 책상에서 내려온 우현이 의자에 앉은 성규의 뒤에서서 물었다.
" 야근이 왜 있는지 알아요? " " 남은 일 하라고 있겠죠 "
그 남은일이 뭔지 알아요? 우현은 여전히 웃음소리를 내며 물었다. 성규는 몰라요. 하고 귀찮다는 듯 뒤에서 중얼거리는 우현을 쳐다보았다. 아 일 좀 하게 가만히 좀 냅둬요. 우현은 싫은데, 하고 뒤에서 성규의 얼굴을 끌어 당겨 입을 맞췄다. 결국 눈을 감은 성규는 밀려오는 진한 키스에 어제마냥 입술을 진하게 움직였다. 결국 의자에서 일어난 성규가 우현의 목에 팔을 감았다. 쪽- 하는 외설적인 소리들이 사무실을 울렸다. 가뜩이나 아무도 없어 소리도 울리는데 거친 숨소리와 쪽, 쪽 하는 외설적인 소리만이 계속 울렸다.
" 흐음, 흠… 우현씨 " " 이런거 막 명수씨랑도 했나? "
그럼 섹스도 했는데 안했겠어요. 성규는 일부러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아이고, 이놈의 여우. 우현은 불만을 뱉으면서도 여전히 팔을 두르고 눈웃음을 짓고 있는 성규의 볼에 짧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다시 입으로 돌진. 성규가 고개를 유연히 뒤로 꺾었다. 아으, 으, 짧은 숨소리가 퍼졌다. 한창 키스에 집중하고, 달아올라 옷을 조금씩 손으로 벗길 즈음, 사무실 문이 덜컥, 소리를 내며 열렸다.
" 성규씨, 일 다……. "
성규가 화들짝 놀라 우현을 재빨리 떼어놓았다. 우현 역시 놀라서 몇걸음이나 뒤로 떨어졌다. 문을 열고 들어온 주인은 명수였다. 둘이서 뭐 하세요? 야근 시간에?……. 여기가 당신들 만리장성 쌓으라고 있는 곳인줄 알아요?…… 잔뜩 노려보던 명수가 커피나 마시세요, 하고 커피를 던져놓고 재빨리 사무실 문을 닫았다. 남사스러워라, 신성한 사무실에서. 밖에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성규가 민망한 듯 마이로 입을 슥슥 닦아내렸다. 커, 커피나 마시죠… 꽤나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땅에 굴러다니는 커피통 하나를 주웠다. 업무 이제 거의 다 끝났으니까… 우현씨도 퇴근하세요… 아까와는 대조되는 개미만한 말투가 들렸다. 우현은 벌써 퇴근해요? 하며 성규를 붙들었다. 성규가 일 해야 되니까, 이거 놓으실래요. 하고 조금은 민망한 듯 조심스런 손길로 우현의 손을 떼어놓았다.
" 이미 한 천리장성은 쌓은거 같은데 " " …예? " " 그냥 한 김에 만리장성까지 쌓아보죠 "
우현이 순간적으로 성규의 팔을 붙들어 안아 올렸다. 성규의 의자에 앉은 우현이 제 허벅지 위에 성규를 올렸다. 성규가 이러다 진짜 들키면 어쩔라고? 하고 푸흐흐 소리를 내며 웃었다. 우현이 그럼 광고하죠, 여러분,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찾았데요. 하고. 말을 하던 우현이 성규의 볼에 두 손을 올리고 얼굴을 제 쪽으로 천천히 당겼다. 성규의 눈이 천천히 감기고, 우현의 눈 역시 천천히 감겼다. 입이 맞닿고, 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If Your Cinderella
저 분이 새로오신 부장님이신가봐, 업무부 부장? 꽤 깐깐하게 생겼다.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익숙하다는 듯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업무 시작합니다. 잘 해보죠. 본사에 왔으니 모처럼. 딱딱하지만 유연한 말투가 사무실을 울렸다. 예전 사무실 보다는 조금 더 커진 사무실이 눈 앞에 펼쳐졌다. 꽤나 철저하고 바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나이가 많이 드신 차장분도, 팀장분도 계셨다. 어린 부장이 맘에 들지 않는 다는 듯 헛기침 소리를 내며 일부러 분위기를 잡는 사람들도 많았다. 본사다 보니 경력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이게 되는데 그 중 나이가 든 사람들이 항상 많았다. 은근 주눅이 들기 싫은 듯 다들 컴퓨터 부팅 시키세요, 뭐하세요. 일 안하세요? 서류로 책상을 한 두번 치자 그제야 부팅시키는 소리들이 들린다.
" 성규씨는 참 어린나이에 깐깐하네, " " …전 업무부 부장입니다. 죄송하지만 업무시간에는 호칭을 붙여주세요 "
업무부 경력 4년, 김 차장이 약간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성규는 그에 반해 냉담하게 답했다. 아직 안 오신 분들 몇몇 계시죠? 성규는 벌떡 일어나 사무실을 쭉 둘러보았다. 3명… 장부에 출석표시를 하던 성규가 갑자기 열리는 사무실 문에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나 안 늦었어요. 익숙한 목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또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이 회장 아들이라며? 어쩌다 본사까지 오게 되었데? 역시 빽의 힘이지… 성규는 알아요, 안 늦었어요. 장부에 표시하려던 손을 멈칫 하며 떼어냈다.
" 나 표시하지마요, 나 이번에 1번이라도 지각하면 확 짤라버린다고 협박 당했으니까 " " 알았어요, 안 표시 한다니까 "
우현의 다급한 말에 성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우현씨는 잘려도 살길은 많은데, 성규는 약간 장난어투로 답했다.
" 아,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어서 "
누구요? 다른 사원이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성규는 그냥 말 없이 베시시 웃었다. 아, 얄미운 사람 한 명 있어요. 우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사원은 그게 누구에요? 하고 재물었다. 우현은 있어요. 하고 능글맞게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사원은 그제야 더 이상 재묻지 않고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자, 다들 각자 맡은 부분 기획안 오전 업무 전 까지 작성해서 부탁드립니다. 성규의 말이 사무실을 울렸다. 그리고, 여전히 헤실헤실 웃으며 조금씩 업무를 하는 장난스런 왕자의 눈길이 가 닿는 끝에는 신데렐라가 서 있었다. 성규가 슬쩍 웃었다. 우현 역시 성규를 따라 웃었다.
만약 당신이 신데렐라가 된다면? 이렇게 살 자신이 있는가? 짧은 마음속 물음을 끝으로, 12시가 끝나고, 그들에게는 환상같은 현실, 다른사람들에게는 현실같은 환상이 시작되었다.
BGM. Sweet sorrow - 첫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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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번째 완! 결!!!!!! 으악!!!!!!!너무 아쉽고 막 그른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우 여러분 반가워요 제리입니다! 벌써 글잡에서 논지 몇달이 다 되어 가네요ㅠㅠ... 저는 고2의 학생이에용ㅎㅎ........이제 내년이면 수능을 본답니다 아참 이번에 수능보는 고3 분들 화이팅ㅋㅋ꼭 합격하실거에용!!!!!으익!! 이번에 저는 아주 짧은 단편을 끝으로 12월 말에 돌아옵니다. 저 치고는 긴 공백기이죠ㅠㅠ 항상 일주일 텀으로 매일 연재하고 소설 끝나면 바로 가져왔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으 너무 아쉬울거 같아여ㅠㅠ하지만 이번 시험은 진짜 망치면....인생 망칠거 같아ㅕ...... 그리고 내년에는 거의 못 들어옵니다...진짜......ㅎr.............☆★ 너무 슬프요 저는 왜 고 2일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여태까지 신데렐라를 사랑해주시고 보듬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아서 배터져 쥬금ㅇ<-<.............. 악 너무 아쉬워서 가기 싫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이번에 메일링 합니다!!!으악!! 제가 암호닉 그대들에게 너무 뭔가 안 드리는거 같아서 보너스 장편도 넣어 드려요! 대신 늦음...... 다음주 주말에 메일링 시작합니당! 번외 엘규 하나, 수위 하나 이렇게 두개 들어가요! 그대들 너무 감사하고 사랑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s2s2s 내 사랑머겅 두번머겅
제 사랑 그대들ㅠㅠㅠㅠㅠㅠ♥♥♥♥♥♥♥♥♥♥ |
♥♥♥ 밥보, 밤야, 슈슈, 장자녀, 모모, 다름, 감성, 규쁨, 갤넥, 매직홀, 능욕, 꿀꿀이, who, 다별, 감규, 스파게티, 개드립, 충청도, 익명인, 에몽, 퐁퐁이, 바카루, 미스트, 실시간, 케헹, 몽림, 모바일, 바나나, Sz, 왕소라, 유리구두, 제현, 무럭자라, 뚝이, 새벽, 한빛, 일급찐따, 틱장애, 관음러, 생크림, 남군, 농네, 투톤, 말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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